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7. 13. 선고 2022구합60905 판결

주문

1.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2. 5. 24. 설립되어 상시 약 7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전세버스 운송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참가인은 2017. 12. 21. E 주식회사(이하 ‘E’라 한다)로부터 계약기간을 같은 날부터 2018. 12. 30.까지 1년으로 정하여 E 광주공장 및 곡성공장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통근버스 운행업무를 위탁받는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이후 1년 단위로 E와 통근버스 운행업무에 관한 위탁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오고 있다.

나.

원고(선정당사자, 이하 ‘원고’라고만 한다)는 2018. 1. 29., 선정자 C(이하 ‘선정자’라고만 한다)은 2017. 12. 21. 각 참가인에 입사한 이후 매년 12. 20.을 기준으로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원고의 통근버스 운전원으로 근무하였다. 원고 및 선정자(이하 ‘원고 등’이라 한다)는 F노동조합의 조합원이다.

다.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원고에 대하여 2021. 7. 26., 선정자에 대하여 2021. 7. 30. 각 회의를 개최하여 징계절차를 진행한 뒤 ‘참가인의 출근명령에 불응, 무단결근’이라는 징계사유로 참가인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 제74조 제12항 및 제15항의 규정에 근거하여 해고를 의결하였고, 원고 등에게 이를 각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라.

원고 등은 2021. 9. 2. ‘원고 등에게 배차를 하지 않은 것은 부당 배차거부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고,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G/H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1. 22. ① 부당 배차거부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 대하여는 ‘참가인의 배차 행위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그 밖의 징벌”에 해당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참가인이 원고 등에 대하여 한 선행 해고에 관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종전 구제명령에 따라 참가인이 원고 등을 복직시킨 이후 바로 배차하지 않고 본사로 출근을 지시한 것이 참가인의 배차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참가인이 배차를 하지 않은 행위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 판정을 하였고, ② 이 사건 해고에 대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 대하여는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타당성을 결여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참가인이 원고 등의 조합활동을 이유로 불이익하게 배차하지 아니하였다는 근거가 부족하며 이것이 참가인의 부당노동행위 의사에서 비롯되었다거나 기타 참가인의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정하기 어려우므로 참가인의 행위가 불이익취급 및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마찬가지로 기각 판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

마.

이에 원고 등이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D/I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원고 등은 재심 단계에서 구제명령의 신청취지 중 ‘부당 배차거부’ 부분을 ‘부당 (본사) 배치전환’으로 변경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2. 16. ① 부당 배치전환 및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대하여는 ‘원고 등은 참가인이 원고 등을 본사로 발령한 행위가 부당한 배치전환이라고 주장하나 위 배치전환은 그 행위나 처분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구제명령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② 이 사건 해고에 대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부분에 대하여는 ‘원고 등의 무단결근 및 정당한 업무지시 위반은 이 사건 취업규칙 제74조 제12항 및 제15항의 징계사유에 해당하므로 이를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정당하다’, ‘참가인이 원고 등에 행한 해고는 기업질서의 유지 측면에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 등의 각 재심신청을 모두 기각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나 제1 내지 3, 6,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련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1>

이 사건 해고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

1)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 등에 대한 무단결근 및 정당한 업무지시 위반의 징계사유는 존재하지 않는다.

가)

원고 등에 대한 선행 해고가 노동위원회 등에서 위법하다는 판정을 받았고 원고 등과 참가인 간에 새로운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아니한 이상 기존의 근로계약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었던 것이고, 그럼에도 참가인이 종전에 제시한 것과 동일한 조건이 기재된 근로계약서를 제시하며 서명할 것을 요구하면서 본사로 출근할 것을 지시한 것은 권한 남용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 등이 이에 응하지 않고 출근하지 아니한 것은 징계사유로서의 무단결근 또는 정당한 업무지시 위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나)

원고 등의 1일 소정근로시간은 4시간 45분임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이 본사에 출근하여 1일 8시간을 근무할 것을 지시하고 이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무단결근을 징계사유로 삼은 것은 부당하다.

다)

원고 등이 본사에 출근하여야 한다고 볼 경우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출근할 의무가 없으므로 원고 등의 근무형태(2일 근무, 1일 휴무)를 기초로 무단결근 일수를 산정할 때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여야 함에도 이를 포함시켜 산정한 피고의 계산방식(갑 제2호증, 39쪽)은 타당하지 않다.

2)

설령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최고 수준의 징계인 이 사건 해고를 한 것은 명백히 부당하다.

나.

이 사건 해고의 징계사유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취업규칙 등에서 징계사유와 그에 대한 징계종류를 규정하고 있는 이상 그 규정 자체가 신의칙에 위반한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규칙의 정함에 따르고 근로자의 비위 사실이 취업규칙 소정의 해고사유에 해당한다면 위 취업규칙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위법․부당하다는 어떤 사정이 없는 한 그 규정에 따른 해고의 징계처분은 일응 정당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20173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가)

참가인은 2020. 12. 18. 원고를 포함한 통근버스 운전원들에게 ‘2020년 근로계약은 2020. 12. 20. 만료될 예정이고, 참가인과 E 사이의 위탁도급계약 체결이 완료되면 2021년 근로계약서 작성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2020년 인사평가 결과를 기초로 2021년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대상자는 개별적으로 통보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를 한 후, 원고에 대하여 참가인은 원고와 2021년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을 예정이므로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2020. 12. 20.자로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음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통보’라 한다).

원고<2>는 2021. 1. 6.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J/K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3. 4.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대하여는 ‘원고에게 근로계약의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데, 원고에 대한 근무평가가 객관적이고 타당하게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 사건 통보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는 인용 판정을 하였고,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 대하여는 ‘이 사건 통보가 원고의 노동조합 활동에 기인하여 행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참가인에게 부당노동행위 의사가 있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도 확인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기각 판정을 하였다. 이에 원고와 참가인이 각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L/M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6. 8. ‘원고에게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원고에 대한 2020년 근무평가가 객관적․합리적 기준에 의해 공정하게 평가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참가인의 근로계약 갱신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인정할 수 없다’, ‘이 사건 통보가 원고의 노동조합 활동이나 소속 노동조합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려는 의도에서 비롯되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와 참가인의 재심신청을 각 기각하였다.<3>

나)

선정자는 2021. 2. 18. 참가인으로부터 해고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O/P로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하였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5. 6. 부당해고 구제신청에 대하여는 ’참가인이 선정자와 근로조건 합의가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것은 해고에 해당하고(이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통보와 통칭하여 ‘이 사건 선행 해고’라 한다),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없으며,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는 인용 판정을 하였고, 부당노동행위 구체신청에 대하여는 기각 판정을 하였다. 이에 참가인이 불복하여 2021. 6. 9. 중앙노동위원회에 Q로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2021. 7. 22. 재심을 취하하여 위 초심판정이 확정되었다.

다)

참가인은 위 각 초심 내지 판정 결과에 따라 원고 등에게 복직통보서를 보냈는데, 참가인이 2021. 6. 23. 원고에게 보낸 복직통보서에는 “① 전남지방노동위원회 판정에 따라 2021. 6. 24.자로 복직을 명령합니다(09:00까지 본사로 출근하시기 바랍니다). ② 해고기간에 대한 임금상당액 지급일: 2021. 6. 23., ③ 임금상당액 산정 기준 및 내역(2021. 1. 7. ~ 2021. 6. 23. 각 월별 합계 금 15,464,096원)”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참가인이 2021. 7. 6. 선정자에게 보낸 복직통보서에는 “① 전남지방노동위원회 판정에 따라 2021. 7. 7.자로 복직을 명령합니다(09:00까지 본사로 출근하시기 바랍니다). ② 해고기간에 대한 임금상당액 지급일: 2021. 7. 6., ③ 임금상당액 산정기준 및 내역(2021. 2. 18. ~ 2021. 7. 6. 각 월별 합계 금 10,883,854원)”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이하 이를 통칭하여 ’이 사건 복직명령‘이라 한다).

라)

원고는 2021. 6. 24., 선정자는 2021. 7. 7. 각 복직명령일에 참가인 본사로 출근하였다. 참가인은 원고 등에게 참가인 도장이 날인된 근로계약서(계약기간: 2020.

12. 21. ~ 2021. 12. 20.)를 전달하고 위 계약서에 기재된 근로조건을 설명하면서 근로계약 체결을 권유하였다. 원고 등은 참가인이 제시한 근로계약서를 자문 노무사와 검토한 후에 본사를 방문하여 근로계약서를 제출하겠다고 답변한 뒤 귀가하였고, 그 이후부터는 출근을 하지 않았다.

마)

참가인은 원고에게 2021. 6. 25., 2021. 6. 30. 2차례에 걸쳐, 선정자에게 2021. 7. 12., 2021. 7. 15., 2021. 7. 20. 3차례에 걸쳐 각 ’근로계약 체결에 대한 의사표명 및 출근 요청‘ 등의 통보서를 보냈는데, 원고에게 보낸 통보서에는 ’귀하는 참가인의 복직명령 이후 현재까지 근로계약서 체결에 대한 의사표시는 물론 출근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참가인은 다시 한 번 귀하에게 근로계약 체결에 대한 명확한 의사를 표시하여 줄 것을 요청하오니 본 통보서를 수령한 즉시 회신하기 바랍니다‘라고 기재되어 있고, 선정자에게 보낸 통보서에는 위 기재에 더하여 ’본사로 출근하여 참가인의 지시에 따르시기 바랍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바)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2021. 7. 20. 원고에게 2021. 7. 26. 개최되는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였고, 2021. 7. 26. 선정자에게 2021. 7. 30. 개최되는 인사위원회에 출석할 것을 통지하였는데, 당시 각 출석통보서에 인사위원회 회부 사유를 ’무단결근, 정당한 업무지시 위반‘으로, 구체적인 행위를 ’회사의 출근 명령에 불응하여 무단결근‘(원고: 2021. 6. 25. ~ 2021. 7. 20., 선정자: 2021. 7. 8. ~ 2021. 7. 26.)이라고 기재하였다.

사)

참가인의 인사위원회는 원고에 대하여 2021. 7. 26., 선정자에 대하여 2021. 7. 30. 각 회의를 개최한 뒤 징계절차를 진행하여 이 사건 해고를 의결하였고, 원고 등에게 이를 각 통보하였다. 위 각 통보에는 징계사유가 위 출석통보서에 기재된 것과 동일하게 기재되어 있고, 적용규정은 ’이 사건 취업규칙 제74조 제12항, 제15항‘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호증, 을나 제1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구체적인 판단

원고 등이 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복직명령에 따라 통보받은 각 복직명령일 당일에만 참가인 본사로 출근한 뒤 그 다음 날인 2021. 6. 25., 2021. 7. 8.부터 각 인사위원회 출석 통지일인 2021. 7. 20., 2021. 7. 26.까지 출근을 하지 않은 사실은 다툼이 없고, 참가인이 원고 등의 각 무단결근 및 정당한 업무지시 위반을 징계사유로 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원고 등이 출근을 거부한 것에 정당한 사유가 있으므로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들은 정당한 출근 거부 사유가 될 수 없으므로, 원고 등이 이 사건 복직명령을 받고도 출근을 하지 않은 행위는 무단결근으로서 이 사건 취업규칙상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가)

사용주가 지방노동위원회의 원직복직명령에 따라 해고되었던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해고 이후 복직 시까지 해고가 유효함을 전제로 이미 이루어진 인사질서, 사용주의 경영상의 필요, 작업환경의 변화 등을 고려하여 복직 근로자에게 그에 합당한 일을 시킨 경우, 그 일이 비록 종전의 일과 다소 다르더라도 이는 사용주의 고유권한인 경영권의 범위에 속하는 것이므로 정당하게 복직시킨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7. 5. 16. 선고 96다47074 판결,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등 참조).

참가인은 이 사건 선행 해고에 대한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각 구제명령에 따라, 원고에게 2021. 6. 24., 선정자에게 2021. 7. 7. 각 참가인의 본사로 출근하라는 취지의 이 사건 복직명령을 하였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원고 등에 대하여 본사로 출근할 것을 지시한 것을 두고 원고 등을 본사로 배치전환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고,<4> 이는 근로계약서 작성 등을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정당하다고 판단되므로, 원고 등이 이 사건 복직명령 당일에만 출근하고 이후에는 출근하지 않은 행위는 무단결근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1)

원고는 2021. 6. 24., 선정자는 2021. 7. 7. 각 참가인의 본사로 출근하여 근로계약서 작성 여부에 대하여 참가인으로부터 설명을 들은 이후 근로계약 조건을 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후 근로계약서에 서명․날인하지 아니한 채 전혀 출근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참가인이 명시적으로 본사로의 ’배치‘를 명령하지 않은 이상 참가인들이 본사로 배치전환되었다고 볼 수 없고, 실제로 참가인은 ’근로계약서 작성을 위하여 본사로 출근하라‘고 지시하였을 뿐 명시적으로 본사로 배치전환하는 취지의 인사명령을 내린 사실이 없다.

(2)

원고 등의 근로계약서(원고 등이 가장 최근에 서명한, 2019. 12. 21. 계약기간이 개시되는 것을 말한다. 이하 ’종전 근로계약서‘라 한다) 제2조 제1항에는 원고 등의 근무장소가 ’E 공장 또는 참가인이 지정한 장소‘로, 담당업무가 ’E 출퇴근버스 운행 업무 및 이에 수반되는 업무‘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처럼 원고 등의 업무 직종은 운전직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 등은 이 사건 복직명령 이후에도 운전 업무에 배치되어야 하고, 운전 업무만을 수행해 온 원고 등을 참가인 본사로 배치전환함으로써 참가인이 제공받을 수 있는 노무의 정도나 수준도 제한적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원고 등 및 참가인 모두 원고 주장과 같은 배치전환에 관한 인식이나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3)

참가인은 원고 등이 마지막으로 출근한 이후 수차례에 걸쳐 원고 등에게 근로계약 체결에 대한 의사 표명을 서면으로 촉구하였다. 이때 참가인은 선정자에게 보낸 문건에 (원고와 달리) “본사로 출근하여 회사의 지시를 따르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을 추가한 사실이 있기는 하나, 위와 같이 참가인이 근로계약서 작성을 촉구한 과정에 비추어 볼 때 참가인이 원고 등을 본사로 배치하거나 근무명령을 할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4)

그런데 종전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근무장소와 담당업무가 근로계약서에 의하여 지정 또는 결정되어 온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복직명령에 따라 원고 등의 근무장소와 담당업무가 지정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 등이 운행하던 노선에는 원고 등의 해고기간 동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하여 이미 다른 운전기사가 배치되어 근무 중이었을 것이므로, 원고 등을 포함한 일부 근로자들에 대한 노선의 배치에 대한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였다고 보인다. 따라서 참가인으로서는 원고 등을 곧바로 운전 업무로 복귀시키지 않고 그에 앞서 본사에 출근하여 구체적인 근무장소와 담당업무를 기재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것을 요청할 만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5>

(5)

이 사건 복직명령 당시 참가인과 원고 등의 근로계약 자체는 정당한 갱신기대권의 존재나 구제명령 등으로 인하여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기는 하였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17조는 사용자에 대하여 근로조건이 기재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여 교부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점, 원고 등은 참가인과 1년 단위로 근로계약서를 새롭게 작성하면서 근로계약의 내용이 형성되어 왔는데 이 사건 복직명령 당시 원고 등의 구체적인 근로조건을 명시한 근로계약서는 존재하지 아니한 상태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등이 이 사건 복직명령에 따라 참가인 본사로 우선 출근하여 근로조건의 협상 등을 거쳐 ‘2020. 12. 21.부터 2021. 12. 20.까지‘를 계약기간으로 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절차는 필수적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6)

근로조건은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함은 자명하다. 다만, 앞서 본 바와 같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게 근로계약서의 작성 및 교부 의무가 부여된 이상 설령 참가인이 제시한 근로계약서에 원고 등이 수용하기 어려운 근로조건이 기재되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계약 과정에서의 협상을 통해 이를 수정하거나 추후 정당한 절차를 통해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이를 두고 근로계약서 작성을 강요한 행위라거나 근로계약서 작성을 위하여 본사로 출근을 지시한 행위가 부당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나아가 참가인이 이전보다 불리한 근로조건을 관철시키기 위해 무리한 계약체결을 강요하였다고 볼 만한 근거도 없다. 무엇보다 원고 등 스스로도 이 사건 선행 해고에 대한 구제명령과 이 사건 복직명령으로 근로계약 관계 자체가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참가인이 제시한 근로조건이 부당하면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고 임의로 판단하고 출근을 하지 않은 행위가 정당화되기는 어렵다.

(7)

원고 등은 이 사건 복직명령에 따른 복직일 당일만 출근한 이후에 무단결근의 징계사유로 인사위원회에 회부될 때까지 출근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에게 근로계약서 작성에 대한 동의 내지 거부 의사도 전혀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이 사건 취업규칙 제20조 제1항은 부득이한 사유로 결근할 경우 2일 전까지 결근계를 제출하거나 유선으로 먼저 보고하고 나중에 서면으로 사유서를 제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나, 원고 등은 결근계 제출, 유선보고, 사유서 제출 등의 조치를 취한 사실도 없다.

(8)

원고 등은 참가인이 즉시 배차할 것을 기대하여 무단결근 기간 중 일부 새벽에 본사로 출근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객관적인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종전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근무장소와 담당업무는 근로계약서에 의하여 비로소 지정 또는 결정되는 점, 원고 등에 대한 차량 배차의 권한은 사용자인 참가인에게 부여되어 있으므로 원고 등은 이 사건 복직명령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이후 참가인의 노선별 배차 상황을 고려한 참가인의 배차지시에 따랐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하면서 차량 배차를 기대하여 임의로 참가인이 지시하거나 정한 바 없는 방식으로 출근한 행위가 정당한 출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9)

원고는, 원고 등의 1일 소정근로시간은 4시간 45분임에도 불구하고 참가인이 본사에 출근하여 1일 8시간을 근무할 것을 지시한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도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이 원고 등을 본사로 배치전환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상 원고 등에게 본사에 출근하여 1일 8시간을 근무할 것을 지시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단지 근로계약서 작성을 위하여 일시적인 본사 출근을 지시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나)

무단결근 기간에 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이 원고 등의 무단결근 기간을 잘못 산정하였고, 원고가 주장하는 산정방식에 의하면 이 사건 취업규칙상 징계사유인 무단결근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1)

원고 등에 대한 인사위원회 출석통보서나 결과통보서에는 원고 등이 무단 결근을 하였다는 일수가 정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으나, 이 사건 재심판정 중 해당 부분에는 다음과 같이 기재되어 있다.

이처럼 이 사건 재심판정은 ① 원고 등이 본사로 출근하여야 한다고 볼 경우에는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한 평일만을 기준으로, ② 기존의 근무형태를 따른다고 하더라도 토요일과 일요일을 포함한 전체 기간의 2/3를 기준으로 원고 등의 무단결근일수를 산정하였다.

(2)

원고 등의 기존 근무형태에 의하면, 원고 등은 평일과 주말을 구분하지 않고 2일 근무, 1일 휴무하는 체제를 유지해 왔다. 원고 등이 본사로 출근하여야 할 경우에는 평일을 제외한 토요일과 일요일에는 출근할 의무가 없기는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구체적인 근로조건이 기재된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던 이상 이 경우에도 앞서 본 기존의 근무형태(2일 근무, 1일 휴무)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볼 수는 없다.

(3)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의 무단결근 일수 산정방식은 정당한 것으로 판단되는바, 그 산정방식에 따른 무단결근 일수(원고 18일 또는 17.3일, 선정자 13일 또는 12.6일)는 ’무단결근 계속 3일 이상, 또는 월간 결근 누계 5일 이상이거나 연간 결근 누계 9일 이상인 자‘라는 이 사건 취업규칙상 징계사유의 요건에 해당한다.

다.

이 사건 해고의 징계양정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그중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2)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들을 고려하더라도 원고 등에 대한 이 사건 해고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가)

원고 등이 이 사건 복직명령에 응하지 않고 출근하지 않은 행위는 무단결근으로 이 사건 취업규칙 제74조 제12항, 제15항에서 정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제74조 단서는 ’횟수가 잦거나 사안이 중대할 경우 해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원고 등은 각 복직명령일 다음 날인 2021. 6. 25., 2021. 7. 8.부터 각 인사위원회 출석 통지일인 2021. 7. 20., 2021. 7. 26.까지 출근을 하지 않았고, 무단결근일수는 원고의 경우 18일(본사 출근 기준) 또는 17.3일(기존 근무형태 기준), 선정자의 경우 13일(본사 출근 기준) 또는 12.6일(기존 근무형태 기준)에 해당하는 장기간 동안 정당한 사유 없이 무단결근을 하였다. 무단결근은 근로계약상 근로자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거부하는 것인데, 새로운 근로계약서도 작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단결근을 한 기간이 길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그로 인하여 참가인의 사업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되었을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 등의 비위행위는 중대하다고 판단된다.

다)

원고는 2018. 1. 29., 선정자는 2017. 12. 21. 각 참가인에 입사하였는데, 원고 등과 참가인 사이에는 2021. 1.경부터 이 사건 선행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법적 분쟁이 지속되어 왔고, 각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에 대한 노동위원회 판정에 따라 원고 등과 참가인 사이의 분쟁 사항들에 대하여 공적 판단이 내려졌다. 그럼에도 원고 등은 참가인이 복직 절차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근로계약서 작성을 위해 본사로 출근할 것을 지시한 이 사건 복직명령에 불응함으로써 분쟁을 지속시켰는데, 이로 인하여 원고 등과 참가인 사이의 신뢰관계는 무너져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인다. 이처럼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인 원고 등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므로, 이 사건 해고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소결론

이 사건 해고는 징계사유가 인정되고 징계양정이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거나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이와 같은 결론을 내린 이 사건 재심판정에 어떠한 위법이 없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정대(재판장) 신철민 김찬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