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및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18. 2. 9. B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이 사건 조합'이라 한다)과 지하 2층, 지상 29층 아파트 19개동 약 2,282세대를 건축하는 정비사업을 공사대금 약 4,630억 원에 시공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2020. 9. 28. 주식회사 C(이하 'C'라고 한다)에 정비사업 중 비계, 구조물 해체공사(이하 '이 사건 해체공사'라 한다)를 공사기간은 계약일로부터 2021. 7. 31.까지, 계약금액은 5,077,935,464원으로 하여 하도급하고, C는 같은 날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에 해체공사 중 '내부철거 및 구조물해체 공사'를 공사대금 1,163,000,000원에 재하도급하였다.
D는 2020. 10. 초순경부터 2021. 6. 9.경까지 정비사업 현장(이하 '이 사건 공사현장'이라 한다) 내 J빌딩(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포함하여 총 622개 건물 중 약 587개 건물의 해체공사를 진행하였다.
이 사건 해체공사 작업 중, 이 사건 건물은 2021. 6. 9. 16:22경 도로 쪽으로 전도되어 붕괴되었고, 때마침 이 사건 건물 앞 버스승강장에 정차 중이던 **번 시내버스를 매몰시켜(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버스에 승차하고 있던 피해자 17명 중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상해를 입었다.
피고는 2022. 3. 30. 원고가 이 사건 해체공사를 부실하게 시공하여 이 사건 건물이 붕괴되고 일반 공중에 인명피해를 끼쳤음을 이유로 건설산업기본법 제82조 제2항 제5호, 구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2023. 5. 9. 대통령령 제3345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80조 제1항 [별표 6](이하 '이 사건 부과기준'이라 한다) 제2호 가목 17)에 근거하여 원고의 토목건축공사업에 대해 8개월(2022. 4. 18.부터 2022. 12. 17.까지)의 영업정지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청구취지
피고가 2022. 3. 30. 원고에게 한 영업정지 8개월 처분을 취소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1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처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인정사실
이 사건 건물의 해체 전 현황 ➀ 이 사건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5층 및 옥탑 구조물이 있는 본관과 지하 1층, 지상 2층의 별관으로 구성된 철근 콘크리트조 건물로서 1993. 10. 21. 사용승인되었다. 이 사건 건물은 사용승인 후 약 28년이 경과하여 노후화된 상태였고, 사람과 차량의 통행이 빈번한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본관 건물 앞에 버스승강장이 있었다. 본관은 코어구간(내력벽이 설치된 계단실과 엘리베이터실을 가리킨다)을 제외한 대부분이 마감재료로 유리를 사용하는 커튼월로 시공되어 있어서 수직하중 및 수평력을 일부 분담하는 벽체(내력벽)의 시공면적이 다른 면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구조였다.
이 사건 건물 등에 대한 해체공사 허가 C가 이 사건 건물 등에 대하여 해체허가를 받을 당시 제출된 'B구역 철거 허가 건물 철거 공사 계획서'(이하 '이 사건 해체계획서'라 한다)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 건물의 해체공사 진행 경과 ➀ D의 E는 2021. 5. 27.경부터 C의 이 사건 해체공사 현장대리인인 F 및 주식회사 G(C와의 이면계약으로 C와 이 사건 해체공사를 공동으로 수행하고 공사 이익금을 분배하기로 합의한 업체이다) 소속 현장대리인인 H 등의 작업 지시에 따라 무게 약 30t인 굴착기를 직접 운전하여 이 사건 건물의 해체작업을 시작하였다. E는 지상에서 뒤편에 있는 별관(지하 1층, 지상 2층)을 먼저 해체하기 시작하여, 2021. 5. 28.경 건물 후면부에서 지상 1층 바닥의 보 2개(별지2 도면의 보1, 보2)와 슬래브 가운데 부분을 건물 전면방향으로 약 4m 정도를 해체하여 해체물과 토사를 지하층 빈 공간 및 건물 후면에 밀어 넣었고, 2층도 그와 같이 보 2개와 슬래브를 해체한 뒤 2층 높이까지 성토작업[압쇄기가 상층부를 해체할 수 있는 작업 높이를 확보하기 위해 해체 폐기물과 반입토사가 혼합된 성토체(일명 '밥')를 건물 2, 3층 높이까지 형성하는 작업]을 하여 2021. 5. 31.경 건물 후면부 별관 위치에 3층 높이까지 성토체를 조성하였다. 이후 E는 2021. 6. 1.경부터 2021. 6. 2.경까지 건물 우측 후면부에 성토를 하면서 계단실 뒤쪽의 화장실 외벽을 제거하고 계속 성토하였고, 2, 3층에 있는 건물 후면부의 외벽과 기둥2, 기둥3을 해체하여 건물 3층 내에 성토체를 조성하였으며, 2021. 6. 5.경 성토작업을 마무리한 후, 2021. 6. 7.경 굴착기를 조종하여 그 성토체 위에 올라가 건물 3층부터 옥상까지 굴착기 압쇄기가 닿는 범위에서 4층 외벽, 4층 슬라브 중 일부 및 5층 외벽, 5층 슬라브 중 일부를 순서에 상관없이 번갈아 가면서 해체하였다. 그런데 굴착기의 붐과 암의 길이가 합계 9.3m여서 기존 성토체 높이로는 건물 안쪽까지 해체작업을 할 수 없게 되자, E는 2021. 6. 8.경 재차 성토작업을 하여 2021. 6. 9. 오전경 옥탑 구조물의 아래쪽 1/2 깊이까지 건물 후면부를 모두 해체하였다. 그럼에도 압쇄기가 옥탑 구조물에 닿지 않자, E는 같은 날 14:00경 건물 안쪽으로 추가로 성토작업(건물 3층 높이에서 약 40cm 더 쌓은 높이)을 한 다음, 같은 날 15:40경 압쇄기로 옥탑 구조물 해체를 완료하였다. E는 이후 이 사건 건물 좌측 부분 보 및 슬래브 해체작업을 진행한 후, 건물 3층 내부 성토체 위에서 건물 안쪽으로 전진하여 5층 슬래브 해체작업을 진행하였다. 그러던 중 이 사건 건물이 16:22경 성토체 침하에 따른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도로 쪽으로 붕괴되었고, 때마침 이 사건 건물 앞 버스승강장에 정차 중이던 시내버스를 매몰시켜 버스에 승차하고 있던 피해자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상해를 입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다툼 없는 사실, 갑 제6 내지 21, 25, 26, 28, 30 내지 34호증,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하거나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더하여 살펴본다. 이 사건 건물은 스스로 붕괴된 것이 아니라 해체공사가 진행되던 중 붕괴된 것으로서, 그 해체공사 과정에서 아래와 같이 원고와 그 관계수급인들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시공한 결과 이 사건 건물 내부에 11~12m 높이로 쌓인 성토체의 횡하중에 의해 이 사건 건물이 도로 방향으로 전도된 것이고, 달리 해체공사 시공과 무관한 외력에 의하여 이 사건 건물이 붕괴되었다고 볼 사정은 없다. 나아가 이로 인해 이 사건 건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발생시킨 것을 넘어 순식간에 완전히 건물이 붕괴되어 일반 공중에 인명피해까지 끼쳤는바, 붕괴의 태양, 시간, 속도 등과 공사현장의 위치, 피해 현황과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해체공사에 부실이 있었고 이를 진행한 원고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이 사건 처분의 처분사유를 인정할 수 있다.
이 사건 건물 해체공사의 부실시공에 관하여
위 인정사실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재해조사의견서, 사고조사위원회의 조사보고서 및 이에 기초한 관련 형사사건의 제1심 및 항소심 판결을 종합하면, 이 사건 건물의 붕괴 원인과 과정을 아래와 같이 인정할 수 있다. ➀ 건물 후면부의 보 2개를 해체하고 지하실 내부에 성토체를 밀어넣은 뒤 건물 후면부부터 건물 안쪽까지 약 11~12m의 높이로 성토체를 조성하여 해체작업을 진행함으로써 건물이 ┏┓과 같은 형태가 되어 구조적 불안정성이 심화됨 성토체의 연직토압, 굴착기의 작업하중, 해체폐기물 및 살수로 인한 하중으로 인하여 이 사건 건물 1층 바닥 슬라브의 3번, 4번, 5번 보가 순차 붕괴(취성파괴)되면서 보와 연결된 전단벽 단부가 손상되어 횡저항능력을 상실함 상부층의 토사의 이동으로 인한 횡하중이 위와 같이 약화된 1층 엘리베이터 전단벽을 파괴함 기둥1-기둥5 구간부터 균형을 잃고 도로방향으로 비틀림 전도 시작됨 (2) 이 사건 해체계획서에는 고층을 건물 내부에 성토하여 해체하라고 정하고 있지 않다. 그럼에도 E는 이 사건 건물 내부로 진입하여 해체작업을 진행하고자 해체계획서와 달리 먼저 1, 2층의 외벽과 보 2개를 제거한 뒤 건물 내부에 성토를 하기 위하여 지하층에 성토체를 밀어 넣어 채웠고, 3층도 그와 같은 방식으로 외벽과 보 2개를 제거를 한 뒤 건물 안쪽에 성토를 하여 이 사건 건물의 4층 바닥 슬라브 높이에 달하는 높이 약 11~12m, 좌우 폭은 후면부가 40m, 전면부가 23.5m, 앞뒤 길이는 약 36m 정도의 거대한 성토체를 쌓은 뒤 고층부에 대한 해체작업을 진행하였다. 이로 인해 성토체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지하층의 보3 내지 보5가 붕괴되어 결국 이 사건 건물이 도로로 전도되면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 사건 전체 건물은 전체 면적에 상응하는 가로 21.775m, 세로 21.742m의 지하 1층이 존재하고 있었고, 본관 후면부 지상에 성토체를 조성한 후 그 위에 굴착기를 올려 해체작업을 진행하면서 본관 건물 전체(가로 21.775m, 세로 10m)가 굴착기의 작업 범위에 들어올 수 있을 때까지 건물 1층~3층 바닥 슬래브를 철거하고 철거된 건물 내부 공간에 해체물과 토사를 섞어 성토를 하고 그 위에 굴착기를 올려 작업하려고 하였으므로, 건물 후면부에서 전면부로 계속하여 성토를 하면서 그 위에서 해체작업을 하면 성토체 등의 하중으로 인해 본관 건물의 지하층이 붕괴될 우려가 높아지게 된다. 따라서 이 경우 사전에 중기, 해체작업 시 발생하는 폐기물 등으로 인한 작업 및 충격하중, 적재하중 등에 대한 구조적 안전성을 확인하고 본관 건물 지하층 전체 공간에 잭서포트를 설치하는 등의 하부 보강 조치를 충분히 해야 했다. 그러나 이 사건 건물의 해체 과정에서 본관 후면부 지하층 일부 공간에만 해체물 등을 밀어 넣는 방식으로 보강조치가 이루어진 후 본관 후면부에서 전면부로 계속하여 성토를 한 다음 그 위에서 해체작업을 함으로써, 그 성토체의 토압(土壓)으로 인하여 이 사건 건물 전면부 등이 인근 도로 쪽으로 붕괴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중시켰고, 결국 이 사건 건물이 성토체 침하에 따른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도로 쪽으로 전도되면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사유가 되는 부실시공의 내용이 '해체계획서와 다른 철거 시공'과 '과도한 살수'로 국한된다는 전제에서, C가 해체계획서와 다른 순서로 이 사건 해체공사를 진행하거나 과다한 살수작업을 진행한 것이 이 사건 해체공사의 안전성을 훼손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 사건 행정처분 통지서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해체계획서와 다른 철거가 시공되었고, 과도한 살수로 인하여 건물 무게 증가 및 성토체 하중 증가 등'으로 인하여 철거 중인 5층 건물이 붕괴되어 인명피해가 발생하였다는 것이므로 처분사유가 되는 부실시공의 내용을 원고 주장과 같이 한정하고 있지 않다. 그뿐만 아니라, 이 사건 건물의 해체공사 시공 과정에서 해체계획서와 달리 임의로 해체작업을 변경하여 진행함에 따라 성토체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지하층의 보가 붕괴되어 이 사건 건물이 도로로 전도된 것이 부실시공의 주된 내용에 해당하고, 이는 이 사건 행정처분 통지서에 부실시공의 내용으로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부실시공에 대한 원고의 중과실에 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조합과 사이에 이 사건 정비사업에 관한 시공계약을 체결한 후 그중 이 사건 해체공사를 C에 하도급한 건축법상 공사시공자(건축법 제2조 제1항 제16호 참조)이면서 산업안전보건법상 사업주(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4호 참조)이자 한솔건설에 이 사건 해체공사를 도급한 사업주로서 도급인(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7호)에 해당한다. 따라서 원고는 관련 건축법령 및 산업안전보건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건축물의 해체에 따른 공사현장의 위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최소한 수급사업주에 의하여 안전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수급사업주에게 해당 안전·보건조치를 취하도록 시정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관리·감독하며, 불응 시에는 직접 이행함으로써 산업안전보건법령이 정한 안전조치의 이행을 확보해야 할 의무가 있다.
법령상 주의의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건축물의 공사시공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사현장의 위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건축법 제28조 제1항). 그 위임에 따른 건축법 시행령 제21조는 '건축물의 시공 또는 해체에 따른 유해·위험의 방지에 관한 사항은 산업안전보건에 관한 법령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공사시공자의 공사현장 위해방지를 위한 주의의무에 관하여 건축법령이 준용하고 있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는 '토사·구축물 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38조 제3항 제2호). 따라서 원고는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은 내용의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한다.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의 안전조치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을 위임 받은 구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2023. 11. 14. 고용노동부령 제39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안전보건규칙'이라 한다) 제38조에서 규정한 바와 같이, 원고는 '건물 등의 해체작업을 하는 경우 별표 4에 따라 해당 작업, 작업장의 지형·지반 및 지층 상태 등에 대한 사전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기록·보존하여야 하며, 조사결과를 고려하여 별표 4의 구분에 따른 사항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여야' 하고(제1항 제10호), 위와 같이 작성한 작업계획서의 내용을 해당 작업자에게 알려야 한다(제2항). 사전조사와 작업계획서의 내용에 관하여는 구체적으로 별표 4에서 정한 바에 따라, 건물 등의 해체작업을 하는 경우 '해체 건물 등의 구조, 주변 상황 등'을 사전조사 하고, '해체의 방법 및 해체 순서 도면, 가설설비·방호설비·환기설비 및 살수·방화설비 등의 방법, 사업장 내 연락방법, 해체물의 처분계획, 해체작업용 기계·기구 등의 작업계획서, 해체작업용 화약류 등의 사용계획서, 그 밖에 안전·보건에 관련된 사항'에 관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여야 한다.
구 안전보건규칙 제52조에 따라 '구조물, 건축물, 그 밖의 시설물이 그 자체의 무게·적설·풍압 또는 그 밖에 부가되는 하중 등으로 붕괴 등의 위험이 있을 경우(제3호)'나 '그 밖의 잠재위험이 예상될 경우(제6호)' 안전진단 등 안전성 평가를 하여 위험성을 미리 제거하여야 한다.
특히 해체대상구조물에 대해서는 구조물의 해체 공사시 발생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해 마련된 해체공사표준안전작업지침(고용노동부고시 제2020-11호)에 따라 해체공사 전 해체대상구조물에 대해서 '구조의 특성, 배근상태, 해체시 주의하여야 할 구조적으로 약한 부분, 해체시 전도의 우려가 있는 내외장재, 구조물의 노후정도, 해체공법의 특성에 의한 비산각도·낙하반경 등, 기타 당해 구조물 특성에 따른 내용 및 조건' 등을 조사하고(제14조), 해체 대상건물과 관련된 부지상황에 대해서 '도로상황, 차량대기 장소 유무 및 교통량(통행인 포함) 등'을 조사하고 그에 따라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는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자신의 근로자와 관계수급인 근로자의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 및 보건 시설의 설치 등 필요한 안전조치(제38조 참조) 및 보건조치(제39조 참조)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66조 제1항에서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인의 사업장'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에 관계수급인 또는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도급받은 작업과 관련하여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하면 관계수급인에게 그 위반행위를 시정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는 자신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고 원고가 부담하는 공사시공자로서의 안전조치의무의 이행을 위하여 수급사업주인 C, D가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의 안전조치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고, 만일 관계수급인인 C, D나 그들의 근로자가 도급받은 작업과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 또는 동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하는 경우 이들에게 그 위반행위를 시정하도록 조치를 취함으로써 자신의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
원고는 건축법이나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주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펴본다.
원고는 해체공사가 문제된 이 사건의 경우 건축법이 아닌 건축물관리법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이유에서 원고가 건축법상의 주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➀ 건축물관리법은 2019. 4. 30. 건축물을 안전하게 해체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정하는 등 건축물의 생애 동안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국민의 안전과 복리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되어 2020. 5. 1. 시행되었다. 건축물관리법은 제4장 의 제30부터 제34조까지 건축물의 해체 및 멸실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데, 그 구체적인 내용은 ➊ 관리자가 건축물을 해체하기 위해서는 허가권자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제30조, 일정한 경우에는 신고를 하면 허가를 받은 것으로 간주한다), ➋ 허가권자는 해체공사감리자를 지정하여 해체공사감리를 하게 하여야 하며(제31조), 해체공사감리자는 해체작업순서, 해체공법 등 해체계획서에 맞게 공사하는지 여부의 확인 등의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고(제32조), 관리자는 해체공사를 끝낸 날부터 30일 이내에 해체공사 완료신고를 하여야 하며(제33조), 관리자는 건축물이 멸실된 날부터 30일 이내에 건축물 멸실신고서를 제출하여야 한다(제34조)는 것이다. 한편 건축물관리법 제5조에서는 "건축물 관리(관리자가 해당 건축물이 멸실될 때까지 유지·점검·보수·보강 또는 해체하는 행위, 동법 제2조 제2호)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건축물 관리(해체를 포함한다)에 관하여 다른 법률의 적용을 배제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건축법 제28조 및 건축법 시행령 제21조는 건축물관리법이 제정·시행되기 전에도 건축물의 공사시공자에 대하여 공사현장의 위해 방지 조치 의무(여기에는 "건축물의 해체"에 따른 유해·위험의 방지 조치 의무도 포함된다. 시행령 제21조 참조)를 규정하고 있었고, 건축물관리법 제정 이후에도 동일하게 규정되어 있다. 건축법 제2조 제1항 제8호는 '건축이란 건축물을 신축·증축·개축·재축하거나 건축물을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건축법 시행령 제2조 제3호는 '개축이란 기존 건축물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체하고 그 대지에 종전과 같은 규모의 범위에서 건축물을 다시 축조하는 것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건축물의 해체 역시 건축법의 규율 대상인 '건축'에 명백히 해당된다. 특히 이 사건 사고는 건축물이 스스로 붕괴된 것이 아니라 해체공사가 진행되던 중 붕괴된 것이다. 해체공사 현장에서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해체대상 건축물의 붕괴나 전도라는 점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해체대상 건축물의 붕괴나 전도로 인한 위험을 건축법령상 공사시공자의 위해 방지 조치 의무 규정을 통하여 예방하려는 위험에서 제외시켜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원고는 건축법상 공사시공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살피건대, 건축법상 '공사시공자'란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4호에 따른 건설공사를 하는 자'를 가리키고(건축법 제2조 제16호),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4호는 건설공사에 기계설비나 그 밖의 구조물의 설치 및 해체공사를 포함시키고 있다. 또한 건축법 제15조 제2항은 "건축관계자 간의 책임에 관한 내용과 그 범위는 이 법에서 규정한 것 외에는 건축주와 설계자, 건축주와 공사시공자, 건축주와 공사감리자 간의 계약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24조 제1항에서는 "공사시공자는 제15조 제2항에 따른 계약대로 성실하게 공사를 수행하여야 하며, 이 법과 이 법에 따른 명령이나 처분, 그 밖의 관계 법령에 맞게 건축물을 건축하여 건축주에게 인도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2018. 2. 9. 시행자인 이 사건 조합과 사이에 이 사건 해체공사를 포함한 이 사건 정비사업 일체를 계약금액 약 4,630억 원으로 정하여 도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위 도급계약서 문언상으로도 원고의 지위는 "시공자"이다), 위 건축법 규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건축법상 공사시공자에 해당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는, 산업안전보건법은 근로자의 안전한 작업환경을 조성하여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률이므로, 작업 내용에 문제가 있어 근로자가 아닌 일반인이 사망하거나 다친 이 사건에서 원고가 산업안전보건법령에 따른 주의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 내지 3항, 제63조, 제168조, 제169조는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하기 위한 목적에서 사업주와 도급인에게 근로자에 대한 안전교육, 구체적 안전작업지시 등을 시행할 의무를 부과하고 의무 위반에 따른 결과가 발생하였는지 여부와 무관하게 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 자체에 대한 책임을 부담시키는 것인바, 해당 안전조치를 이행하지 아니한 것으로 인하여 발생한 사고의 피해자가 근로자인지 아니면 일반인인지 여부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법의 적용 여부가 달라져 피해자가 근로자인 경우에만 산업안전보건법이 적용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는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안전조치'의 구체적 내용이 고용노동부령에 위임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➀ 안전조치, 보건조치라는 용어와 관련하여 살펴보면,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는 사업주의 안전조치의무를 위험의 종류, 작업 내용, 작업 장소에 따라 제1 내지 3항에서 나누어 규정한 뒤, 제4항에서 "사업주가 제1항부터 제3항까지의 규정에 따라 하여야 하는 조치(이하 '안전조치'라 한다)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라고 규정하여 이후에 사용하는 "안전조치"라는 용어는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제1 내지 3항에 따른 안전조치로서 고용노동부령에 의하여 정하여진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약어 정리를 하였고, '보건조치'라는 용어에 대해서도 같은 법 제39조 제1항에서 같은 방식으로 정리하였다. 이후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는 도급인의 안전·보건조치 의무와 관련하여 위와 같은 의미의 '안전조치', '보건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다.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전부 개정되어 2020. 1. 16. 시행되기 전의 것) 제29조 제3항은 같은 조 제1항에 따른 사업주에게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는 안전·보건시설의 설치 등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었고, 위 법 시행규칙 제30조 제5항은 위 도급사업주가 하여야 할 조치는 의 내용에 따른다고 정하고 있었으므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의 도급사업주의 의무는 안전보건규칙으로 구체화되는 수급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 의무와 동일한 내용으로 해석되었다. 그런데 현행법인 개정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는 도급사업자가 관계수급인 근로자에 대하여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를 하여야 하는 장소를 "도급인의 사업장"으로 확대하여 도급인의 관계수급인에 대한 산업재해 예방책임을 강화하였고, 도급사업주의 의무에 관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과 달리 도급인이 취해야 할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의 범위를 시행규칙에 위임하지 않고,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약어로 정리된 '안전조치', '보건조치'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규정하였다. 다만, 도급인은 관계수급인 근로자가 산업안전보건법 또는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하는 경우 관계수급인에게 그 위반행위를 시정하도록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고 관계수급인은 정당한 사유가 없으면 그 조치를 이행하여야 하도록 규정하였다(동법 제66조 제1항). 위와 같은 산업안전보건법의 연혁 및 입법취지, 각 규정의 내용 및 체계, 용어정리에 비추어 볼 때,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으로 구체화되는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 의무는 도급인과 근로자를 고용한 수급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및 제38, 39조에 따라 중첩적으로 부담하는 의무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도급인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를 모두 직접 이행하지는 않더라도, 동법 제66조 제1항에 따라 최소한 수급사업주에 의하여 그러한 안전조치가 이루어지고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 제1항에 의하여 수급사업주에게 해당 안전·보건조치를 취하도록 시정을 요청하는 방식으로 관리·감독하고, 불응 시에는 직접 이행함으로써 산업안전보건법령이 정한 안전조치의 이행을 확보해야 할 의무가 도급인에게 부과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의 위임을 받아 안전보건규칙이 도급사업주의 안전조치 및 보건조치에 관한 구체적 사항들을 규정하고 있는 것이므로,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가 명확성의 원칙이나 법률유보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해체공사를 C에 하도급하였으므로 원칙적으로 원고에게는 해체공사에 대한 구체적인 관리·감독의무가 없다는 취지로도 주장한다. 그러나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에 따른 사업주의 안전·보건조치 의무는 도급인과 근로자를 고용한 수급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 제63조 및 제38, 39조에 따라 중첩적으로 부담하는 의무임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 당시 C, D의 근로자들이 이 사건 정비사업 전체를 도급받은 원고의 사업장에서 이 사건 건물의 해체작업을 하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는 위 법령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법 제38조 및 안전보건규칙이 정하는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를 직접 부담하고, 수급사업주인 C, D 역시 동일한 안전조치의무를 중첩적으로 부담한다. 따라서 원고는 자신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수급사업주인 C, D가 동법 제38조의 안전조치를 제대로 이행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고 관리·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다. 구체적으로, 원고는 ᄀ 건물 등의 해체작업 시의 사전조사, 이를 고려한 작업계획서 작성 및 그에 따른 작업 수행, 작업자에 대한 작업계획서 내용통지가 이루어졌는지(구 안전보건규칙 제38조), ᄂ 구조물 기타 시설물이 붕괴의 위험이 있거나 잠재위험이 예상되는 경우 안전진단 등 안전성 평가를 하였는지(구 안전보건규칙 제52조), ᄃ 위 사전조사와 관련하여, 해체공사 전 해체대상구조물에 대한 조사 및 대상건물 관련 부지상황에 대한 조사를 하였는지(해체공사표준안전작업지침 제14, 15조)에 대하여 확인하고 관리·감독해야 할 의무가 있다. 또한, 만일 관계수급인인 C, D나 그들의 근로자가 도급받은 작업과 관련하여 "산업안전보건법 또는 동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하는 경우" 원고는 이들에게 그 위반행위를 시정하도록 조치를 취함으로써 자신의 안전조치 의무를 이행하여야 한다(동법 제66조 제1항).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원고에게 법령상 위와 같은 주의의무가 인정됨에도 불구하고, 우선 앞서 본 부실시공의 내용 중 '해체 방법 미준수 및 임의적 해체작업'과 관련하여, 원고의 현장관리자들은 이 사건 건물의 해체공사 기간 동안 매일 현장을 순회점검하면서 F, H, E 등 해체작업자들이 해체계획서의 내용을 전혀 준수하지 않은 채 임의로 해체방법을 변경하여 이 사건 건물 하층부 일부를 먼저 해체한 후, 이 사건 해체계획서에서 고층을 건물 내부에 성토하여 해체하라고 정하고 있지 않음에도 건물 후면부와 안쪽에 성토체를 조성하여 건물 3층 내지 5층 일부, 옥탑 구조물을 해체하는 방법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을 확인하였음에도, 공사를 중단하고 해체계획서를 준수하여 공사하게 하는 등의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만연히 이를 방치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또한, 부실시공의 내용 중 '부실한 하부 보강 조치'와 관련하여, 원고의 현장관리자들은 이 사건 건물에 건물 전체 면적에 상응하는 지하층이 존재하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고, 이 사건 건물의 해체공사 기간 동안 매일 현장을 순회점검하면서 F, H, E가 이 사건 건물 후면부 1층~3층 일부를 해체한 후 3층 내부까지 성토작업을 하고 그 위에서 굴착기로 해체작업을 진행하는 상황을 인식하였다. 즉, 이 사건 해체공사는 이 사건 건물의 1-3층의 외벽과 보 2개를 제거한 뒤 건물 내부에 성토를 하여 이 사건 건물의 4층 바닥 슬라브 높이에 달하는 거대한 성토체를 쌓은 후 굴착기가 그 위에 올라가 고층부에 대한 해체작업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고, 그 과정에서 건물의 내력이 저하되고 하중 지지구조가 변경되는 등 구조적 불안전성을 유발할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는 '건축물이 부가되는 하중 등으로 붕괴 등의 위험이 있을 경우나 그 밖의 잠재위험이 예상될 경우'에 해당하므로, 원고는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구조 안전진단 등의 안전성 평가를 하였어야 한다. 그럼에도 원고는 이러한 안전조치를 취하거나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지시하지 않은 채 이를 만연히 방치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나아가 산업안전보건법상 주의의무와 관련하여서도 살펴보면, 원고의 사용인이자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보건총괄책임자인 I는 2021. 5. 27.경부터 2021. 6. 9.경까지 이 사건 건물의 해체작업을 진행하면서 해체의 방법 및 해체 순서 도면, 가설설비·방호설비·환기설비 및 살수·방화설비 등의 방법, 사업장 내 연락방법, 해체물의 처분계획, 해체작업용 기계·기구 등의 작업계획서, 해체작업용 화약류 등의 사용계획서, 그 밖에 안전·보건에 관련된 사항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거나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지 아니하였고, E가 이 사건 건물 후면부에 성토체를 조성한 후 그 위에서 무게 약 30t인 굴착기를 사용하여 이 사건 건물의 해체작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굴착기를 유도하는 사람을 배치하지 않고, 지반의 부동침하 방지, 성토체 붕괴 방지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도 아니하였다.
위와 같은 원고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내용에다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과 사정으로 알 수 있는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를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게는 이 사건 건물 해체공사의 부실시공에 대하여 중과실 또한
기계·기구 등의 작업계획서, 해체작업용 화약류 등의 사용계획서, 그 밖에 안전·보건에 관련된 사항을 포함한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거나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지 아니하였고, E가 이 사건 건물 후면부에 성토체를 조성한 후 그 위에서 무게 약 30t인 굴착기를 사용하여 이 사건 건물의 해체작업을 진행함에 있어서 굴착기를 유도하는 사람을 배치하지 않고, 지반의 부동침하 방지, 성토체 붕괴 방지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도 아니하였다.
위와 같은 원고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 내용에다가 위 인정사실 및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과 사정으로 알 수 있는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를 종합하여 보면, 원고에게는 이 사건 건물 해체공사의 부실시공에 대하여 중과실 또한 충분히 인정된다. ➀ 원고가 위와 같이 언급된 주의의무 중 하나라도 준수하였다면 이 사건 사고를 방지하거나 적어도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가령 이 사건 해체공사 당시 이 사건 건물에 관한 구조 안전진단 등의 안전성 평가만이라도 이루어졌다면 평가에 따른 후속조치가 이루어져 이 사건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건축물 해체공사 현장에서의 가장 큰 위험요소가 해체대상 건축물의 붕괴나 전도라는 것은 원고와 같은 건설업자에게는 일반 상식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사건 건물은 사용승인 후 약 28년이 경과하여 노후화된 상태였고, 본관은 지하 1층, 지상 5층 구조에 별도의 옥탑 구조물까지 있는 형태였던 데다가, 사람과 차량의 통행이 빈번한 대로변에 위치하고 있고 본관 건물 앞에는 버스승강장까지 있었다. 이 사건 건물의 현황과 입지를 고려할 때, 이 사건 건물 해체작업 자체의 위험성뿐만 아니라 구조적·입지적 상황으로 인해 해체작업의 난이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해체작업 과정에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이 사건 건물 자체의 내외장재와 구조상, 이 사건 건물의 본관은 코어구간(계단실과 엘리베이터실)을 제외한 대부분이 마감재료로 유리를 사용하는 커튼월로 시공되어 있어 수직하중 및 수평력을 일부 분담하는 벽체의 시공면적이 다른 면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하므로, 해체작업 시 이러한 특징이 고려되지 않은 채 별다른 조치 없이 본관 후면부의 상당 부분이 바로 해체될 경우 구조적 불안정을 가중시킬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원고가 이 사건 해체공사 현장에 투입한 현장소장이나 안전부장, 공무부장 등은 건물 해체 시 위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원고가 직접 부담하는 최소한의 업무상 주의의무라 할 수 있는 건축법령 및 산업안전보건법령상의 주의의무를 중첩적으로 위반하여 이 사건 해체공사가 부실하게 시공되고 있음에도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하고 이를 방치하였다. 이로써 단지 건축물 자체 또는 해체공사의 안전성을 훼손하거나 다른 사람의 신체나 재산에 '위험'만을 초래한 것이 아니라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발생시키고 일반 공중에도 인명피해를 끼쳤다. 위와 같은 중첩적인 주의의무 위반 사실은 건설업자로서의 업무상 주의의무를 현저히 위반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고, 건물의 붕괴와 대규모 인명 피해라는 중첩적인 중한 결과가 실제로 발생하였다는 점 또한 이를 뒷받침한다.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관한 판단
건설산업기본법 제82조 제2항은 건설업자가 하도급 제한을 위반한 경우 등에 영업정지를 명하거나 영업정지를 갈음하여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그 위임에 따른 대통령령인 이 사건 부과기준은 법 제82조 제2항 제5호의 사유로 행정처분을 하는 경우에는 과징금처분이 아닌 영업정지처분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고[1. 일반 기준, 나. 1)의 나)항], 그중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부실하게 시공함으로써 시설물의 구조상 주요 부분에 중대한 손괴를 발생시키거나 일반 공중에 인명피해를 끼친 경우 영업정지기간을 8개월로 정하고 있다[2. 개별기준, 가.의 17)항].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 사건 처분이 이 사건 사고의 원인이나 부실시공 및 인과관계 있는 고의·중과실에 관한 사실오인에 근거한 것임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이 사건 건물의 해체공사가 부실하게 시공되었음은 명백하고, 이는 원고가 건축법령과 산업안전보건법령에 따라 직접 부담하는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과 인과관계가 인정되며, 이러한 원고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의 정도는 현저하여 중과실에 이른다는 점은 앞서 자세히 살펴본 바와 같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이 사건 부과기준 제1호 마목에서는 제2호의 개별기준에 따른 영업정지 등의 가중·감경사유를 정하고 있는데, 그중 2)의 가)항에서는 '해당 위반행위로 인하여 타인(위반행위를 한 해당 건설사업자와 그 소속 직원 및 근로자는 제외한다)을 사망하게 하거나 1억 원 이상의 물적 피해를 발생하게 한 사실이 있는 경우'를 가중사유로 정하고 있다. 이 사건 사고의 경우 9명이 사망하는 등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였으므로, 2분의 1 범위에서 영업정지 기간을 가중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사건 부과기준은 대통령령으로 법규명령이고, 위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에 대하여 영업정지 8개월을 명한 이 사건 처분에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없다.
소결론 이 사건 처분에는 적법한 처분사유가 인정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도 없으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보없음
사건정보
서울행정법원
판결
사건
2022구합62116
판결선고
2025. 4. 21.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