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78. 7. 15. 설립되어 상시 약 12,150명을 사용하여 B병원 설치법 제6조에 따라 D대학교 의학계 학생의 임상교육, 전공의 수련과 의료 요원의 훈련, 의학계 관련 연구, 임상연구, 진료사업,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보건의료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원고는 2013. 11. 1. 원고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참가인이 운영하는 ‘E시설(이하 ‘이 사건 시설’이라 한다)‘에 입사하여 정신건강전문요원으로 근무하였다.
참가인은 2021. 5. 26. 원고에게 ’경영상의 이유 및 이에 따른 근로계약서상 계약해지‘로 인해 2021. 6. 30.까지 근무하고, 2021. 7. 1.자로 해고됨을 통지한다.’는 내용의 해고예고통지를 하였고, 2021. 6. 30.자로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원고는 2021. 9. 10.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11. 15. ‘이 사건 해고는 정리해고가 아닌 통상해고에 해당하고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F).
원고는 2021. 12. 13.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같은 날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2. 28.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재심판정서를 2022. 3. 31. 송달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1, 12호증, 을나 제2,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 주장의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해고는 통상해고가 아닌 정리해고에 해당하나, 근로기준법 제24조 제1항에 따른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해고 회피 노력과 같은 정리해고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가사 이 사건 해고가 정리해고가 아닌 통상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정당하다고 할 수 없다.
참가인이 이 사건 시설에 관하여 서울특별시와 체결한 보조금지원사업 협약(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을 해지한 것은 법률우위의 원칙, 비례의 원칙, 평등원칙 및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되므로, 이에 터 잡아 이루어진 이 사건 해고 또한 위법하다. 나) 이 사건 근로계약은 ‘이 사건 시설의 사업 종료’를 계약 종료의 정지조건으로 정하고 있는데, 참가인은 스스로 서울특별시에 이 사건 협약 해지 요청을 하고 이 사건 협약을 해지함으로써 이 사건 시설의 사업 종료 상황을 유발한 뒤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해고는 민법 제150조 제2항에 의하여 아무런 효력이 없다.
참가인과 서울특별시가 이 사건 시설의 운영과 관련하여 체결한 1, 2차 협약에는 고용승계의무가 명시되어 있으므로, 참가인은 이 사건 시설의 사업 종료를 이유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할 것이 아니라 원고의 고용을 승계하였어야 한다.
관계 법령 및 참가인의 규정
별지 1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참가인과 서울특별시의 이 사건 시설에 관한 위·수탁계약 체결
참가인은 2013. 10. 21. 서울특별시와 ‘아동·청소년 정신보건시설 E시설 운영 위수탁협약(이하 ’1차 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13. 10. 22.부터 2016. 10. 21.까지로 기간을 정하여 서울특별시로부터 이 사건 시설의 운영을 위탁받았다. 1차 협약 제7조 제2항은 ‘참가인은 수탁업무 수행 범위 조정, 협약해지, 협약기간 만료시 현 근로자의 의사를 존중하여 시의 위탁업무를 수행하게 될 수탁기관에게 고용승계가 될 수 있도록 협조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차 협약은 2016. 10. 22.부터 2017. 1. 19.까지 자동으로 갱신되었다. 이후 참가인은 2017. 1. 20. 서울특별시와 ‘E시설 운영 위·수탁 협약(이하 ’2차 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2017. 1. 20.부터 2020. 1. 19.까지로 기간을 정하여 서울특별시로부터 다시 이 사건 시설의 운영을 위탁받았다. 2차 협약 제7조 제2항은 ‘참가인은 이 협약 체결 전부터 수탁사무와 관련하여 고용된 근로자를 우선 고용함으로써 고용승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여야 하고, 위탁기간 중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고용을 유지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은 개정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을 반영하여 2018. 1. 12. 서울특별시와 ‘E시설 보조금지원사업 협약(이 사건 협약)’을 체결하고, 기간의 정함 없이 서울특별시로부터 이 사건 시설의 운영을 위탁받았다.
이 사건 협약은 1, 2차 협약 제7조 제2항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을 제외하고는 그 내용이 1, 2차 협약과 거의 동일한바, 이 사건 협약의 주요 내용은 별지 2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시설의 운영 현황
이 사건 시설은 참가인 이사회 의결을 거쳐 ‘E시설 운영규정(이하 ’이 사건 규정‘이라 한다)’이라는 별도의 내규를 제정하고, 시설장을 포함한 직원 6명으로 하여금 정서·행동장애 아동에 대한 치료 및 상담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하였다.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은 참가인 소아청소년의학과 교수의 추천을 받아 참가인 소아청소년정신의학과 교수 3인의 평가 및 면접을 거쳐 참가인 소아청소년정신의 학과에서 임명하고, 이 사건 시설 직원의 채용 및 보직 등 인사에 관한 일체의 권한을 가진다(이 사건 규정 제3장 제8조 제1항, 제2항).
이 사건 시설에는 운영위원회가 설치되어 있다. 운영위원회는 5인 이상 15인 이하의 위원으로 구성되어 시설운영계획의 수립 및 평가에 관한 사항, 서비스 프로그램의 개발 및 평가에 관한 사항, 직원의 근무환경 개선 및 권익증진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하는데, 운영위원회 위원은 구청장이 임명한다(이 사건 규정 제2장 제8조, 제10조, 제11조).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의 권한에 속하는 업무 중 직원 고용, 인사(승진, 승급, 채용, 포상, 징계 등), 예산, 결산, 세입, 세출 등, 운영규정, 사업계획 수립은 운영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이 사건 규정 제2장 제25조, 제26조 제1항 ).
이 사건 시설은 참가인과 별개로 사업자등록을 하였고, 원고를 비롯한 직원들의 고용보험을 참가인이 아닌 이 사건 시설 단위로 신고하였다.
원고와 참가인의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및 분쟁 발생
원고는 2013. 11. 1. E시설을 사용자로, 원고를 근로자로 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시설에 입사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정신건강전문요원으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서 기타조건 제1항은 ‘위 계약기간은 참가인과 서울시 간에 체결된 1차 협약서 상의 위탁기간으로 위탁기간의 만료로 근로계약은 자동 해지된다. 다만, 재위탁의 경우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참가인과 서울특별시 사이에 이 사건 협약이 체결됨에 따라 2018. 1. 12. E시설을 사용자로, 원고를 근로자로 하여 근로계약서를 다시 작성하였는데, 위 근로계약서 기타조건 제1항은 ‘위 계약은 참가인과 서울시 간에 체결된 이 사건 협약 기간 동안 유효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가 2020. 1. 2. E시설을 사용자로, 원고를 근로자로 하여 작성한 근로계약서 기타조건 제1항도 ‘위 계약은 참가인과 서울시 간에 체결된 이 사건 협약 기간 동안 유효하다. 법인의 E시설 사업 종료 시 근로계약은 자동 해지된다.’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조항’이라 한다).
원고는 2020. 8. 4.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며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2020. 8. 7.부터 2020. 11. 4.까지 정신과 치료를 이유로 휴직을 신청하였다.
원고는 2020. 10. 28. 참가인에게 복직신청서를, 2020. 11. 4. 의사 소견서를 각 제출하였는데, 참가인은 2020. 11. 4. 원고에게 ‘복직 여부에 관해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할 때까지 출근하지 말고 대기하라.’고 지시하였고, 인사위원회를 거쳐 2020. 11. 10. 원고에게 복직유예 결정(2020. 11. 5.부터 2020. 12. 31.까지, 이하 ‘이 사건 복직유예 결정’이라 한다)을 통보하였다.
원고는 2020. 12. 16. 이 사건 복직유예 결정이 부당하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복직유예기간이 경과한 2021. 1. 1. 이 사건 시설에 복직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1. 2. 19. ‘이 사건 복직유예 결정은 무급 휴직명령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G). 참가인은 이러한 초심판정에 대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1. 6. 7.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참가인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H). 위 재심판정은 참가인이 소송을 제기하지 않아 그대로 확정되었다.
이 사건 협약 해지 및 이 사건 해고
참가인은 2021. 3. 22. 서울특별시장에게 ‘E시설 보조금지원사업 협약 해지의 건’이라는 제목으로 ‘위탁 기관수의 과다로 인해 부득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이 사건 협약 제18조에 따라 이 사건 협약의 해지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협약 해지 요청’이라 한다).
서울특별시장은 이 사건 협약 해지 요청을 받아들여 참가인과 2021. 6. 30.까지 이 사건 시설을 운영한 뒤 이 사건 협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하였고, 2021. 4. 28. 참가인과 서울특별시 서초구청장에게 이 사건 협약 해지에 따른 후속조치에 관한 공문을 발송하였다.
참가인은 2021. 5.경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시설의 직원들에게 2021. 6.
30.까지만 이 사건 시설을 운영할 것이라고 알린 뒤 권고사직을 제안하였다. 이에 이 사건 시설의 직원들 중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4명은 모두 사직서를 제출하였다.
참가인은 2021. 5. 26. 원고에게 ’경영상의 이유 및 이에 따른 근로계약서상 계약 해지‘로 인해 2021. 6. 30.까지 근무하고, 2021. 7. 1.자로 해고됨을 통지한다.’는 내용의 해고예고통지를 하였다.
참가인은 2021. 6. 30.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해지하는 이 사건 해고를 하였고, 2021. 7. 1.자로 이 사건 시설에 대하여 폐업 신고하였다.
한편, 이 사건 시설의 새로운 운영자로 I재단이 선정되었는데, I재단은 2021. 7. 6. 이 사건 시설에서 근무할 직원 5명을 모집하는 채용공고를 하였다. 원고는 2021. 7. 15. I재단에 이 사건 시설의 팀장직 지원서를 제출하였으나 채용되지 못하였다.
참가인은 2021. 7. 27. 원고에게 ‘이 사건 협약을 2021. 6. 30.자로 해지하였으며, 이 사건 시설은 2021. 6. 30.자로 폐지된 바, 이 사건 조항에 따라 2021. 6. 30.자로 근로계약이 종료되었음을 알려 드립니다.’라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발송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5 내지 12호증, 을가 제1 내지 5호증, 을나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이 사건 해고의 법적 성격
관련 법리
어떤 기업이 경영상 이유로 사업을 여러 개의 부문으로 나누어 경영하다가 그 중 일부를 폐지하기로 하였더라도 이는 원칙적으로 사업 축소에 해당할 뿐 사업 전체의 폐지라고 할 수 없으므로, 사용자가 일부 사업을 폐지하면서 그 사업 부문에 속한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요건을 갖추어야 하고,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사업체를 폐업하고 이에 따라 소속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그것이 노동조합의 단결권 등을 방해하기 위한 위장 폐업이 아닌 한 원칙적으로 기업 경영의 자유에 속하는 것으로서 유효하고, 유효한 폐업에 따라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도 종료한다. 따라서 사용자가 일부 사업 부문을 폐지하고 그 사업 부문에 속한 근로자를 해고하였는데 그와 같은 해고가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지만, 폐업으로 인한 통상해고로서 예외적으로 정당하기 위해서는 일부 사업의 폐지·축소가 사업 전체의 폐지와 같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때 일부 사업의 폐지가 폐업과 같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는 해당 사업 부문이 인적·물적 조직 및 운영상 독립되어 있는지, 재무 및 회계의 명백한 독립성이 갖추어져 별도의 사업체로 취급할 수 있는지, 폐지되는 사업 부문이 존속하는 다른 사업 부문과 취급하는 업무의 성질이 전혀 달라 다른 사업 부문으로의 전환배치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업무 종사의 호환성이 없는지 등 여러 사정을 구체적으로 살펴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1조에 따라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사업 부문의 일부 폐지를 이유로 한 해고가 통상해고로서 정당성을 갖추었는지에 관한 증명책임 역시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두64876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4, 1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시설은 참가인이 운영하는 병원 등 다른 시설과 별개로서 그 사업 중단은 이 사건 시설 사업 전체의 폐지와 같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시설에서 근무하는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정리해고가 아닌 통상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시설의 인적 조직은 참가인이 운영하는 병원 등 다른 사업의 인적 조직과 독립되어 있다.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시설의 직원들은 참가인이 서울특별시로부터 이 사건 시설의 운영을 위탁받음에 따라 오로지 이 사건 시설의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신규 채용되었고, 참가인이 운영하는 병원의 취업규칙이 아닌 이 사건 규정의 적용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시설은 참가인과 별개로 사업자등록을 마쳤고, 원고를 비롯한 종사자들의 고용보험을 참가인이 아닌 이 사건 시설 단위로 신고하였다. 이 사건 시설의 고유번호증에 참가인의 법인등록번호가 기재되어 있다는 사정은 위 인정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이 사건 시설의 물적 조직 또한 참가인이 운영하는 병원 등 다른 사업의 물적 조직과 독립되어 있다. 이 사건 시설은 그 소유권이 서울특별시에 있어 참가인이 연고권, 매수권 등 권리를 주장하거나 제3자에게 처분할 수 없고(이 사건 협약 제5조 제5항), 이 사건 협약이 해지 등으로 종료될 경우 원상회복하여 서울특별시에 인도하여야 하는바(이 사건 협약 제19조 제1항), 참가인이 배타적인 소유권을 가지고 운영하는 병원 등 다른 시설과 구별된다.
이 사건 시설의 운영 또한 참가인이 운영하는 병원 등 다른 시설의 운영과 구별된다. 참가인은 이 사건 시설에 관한 사업계획 및 자부담계획에 따른 집행계획을 수립하여 서울특별시의 승인을 받아야 하고(이 사건 협약 제6조 제2항, 제8조 제1항), 필요한 경우 보조금의 적정 집행 여부 및 이 사건 시설과 관련된 사업의 추진 현황 등 사업 전반에 대하여 서울특별시의 지도·감독을 받는다(이 사건 협약 제13조 제1항).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시설의 직원 채용 및 보직 등 인사에 관한 일체의 권한은 참가인이 아닌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이 행사한다(이 사건 규정 제3장 제8조 제1항).
이 사건 규정 제3장 제8조 제2항에 의하여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을 참가인 소아청소년정신의학과에서 임명한다는 사정만으로 이와 달리 볼 수 없다.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은 구청장이 임명 또는 위촉한 위원들로 구성된 운영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만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이 사건 규정 제2장 제11조, 제25조, 제26조 ), 시설장의 인사권은 결과적으로 참가인이 아닌 운영위원회에 의하여 통제되고 있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 사건 시설의 인사권 행사 방식은 참가인이 운영하는 병원 등 다른 사업의 인사권 행사 방식과 명백히 구별된다.
이 사건 시설의 재무 및 회계 또한 참가인이 운영하는 병원 등 다른 사업으로부터 독립되어 있다. 참가인은 이 사건 시설의 운영과 관련하여 서울특별시로부터 지급받은 보조금의 관리를 위해 별도의 계좌를 개설하여 보조금과 고유재산을 분리하여야 하고(이 사건 협약 제10조 제1항, 제3항), 이 사건 시설의 시설장이 가지고 있는 예산, 결산, 세입, 세출 등 재무 및 회계에 관한 권한은 운영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만 행사할 수 있다(이 사건 규정 제26조 제1항 ).
이 사건 시설의 업무는 참가인이 운영하는 병원 등 다른 시설의 업무와 그 성질이 달라 원고를 참가인이 운영하는 다른 시설에 전환 배치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이 운영하는 병원은 D대학교 의학, 약학 등 학생의 임상교육, 수련의의 수련 및 의료요원의 훈련, 의학 및 약학 등의 연구, 임상연구, 진료사업 등을 주된 업무로 하는 반면, 이 사건 시설은 정서행동장애아동 치료 및 상담 프로그램 운영 등을 주된 업무로 하는바, 참가인이 운영하는 병원의 업무와 이 사건 시설의 업무 사이에 호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관련하여 원고는, 참가인의 주요 사업에 공공보건의료사업이 포함되어 있고, 이 사건 시설 관련 사업은 아동·정신질환에 관한 공공보건의료사업이므로, 이 사건 시설의 업무와 참가인이 운영하는 다른 시설의 업무가 이질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① 참가인이 수행하는 공공보건의료사업은 특수학교 건강검진, 교정기관 원격진료, 공공보건의료정책포럼 및 컨퍼런스 개최, 의료취약계층 의료비 지원 등으로 이 사건 시설의 업무와 그 내용을 완전히 달리 하는바, 참가인의 주요 사업에 공공보건의료사업이 포함된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시설의 업무와 참가인이 운영하는 다른 시설의 업무 사이에 호환성이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② 참가인이 서울특별시 중구청장으로부터 이 사건 시설과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중구청 정신건강센터의 운영을 위탁받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중구청 정신건강센터는 참가인과 서울특별시 중구청장이 체결한 별도 위·수탁계약에 의하여 운영되고 있으므로, 참가인이 서울특별시 중구청장과의 협의 없이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시설의 직원들을 중구청 정신건강센터에 전환 배치하기는 어려운 점, ③ 달리 이 사건 시설의 직원들이 참가인이 운영하는 다른 시설로 전환 배치된 사례를 발견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해고가 통상해고로서 정당한지 여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이 사건 시설의 폐업 과정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정당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이 사건 해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정한 계약 해지 사유를 이유로 이루어졌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일부를 이루는 이 사건 조항은 ‘이 사건 근로계약은 참가인과 서울시 간에 체결된 이 사건 협약 기간 동안 유효하다. 법인의 E시설 사업 종료 시 근로계약은 자동 해지된다.’고 규정하고 있고, 참가인과 서울특별시는 참가인의 이 사건 협약 해지 요청에 따라 2021. 6. 30.자로 이 사건 협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이 사건 조항에 따른 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참가인은 서울특별시와 이 사건 협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한 뒤, 이 사건 조항에 따른 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원고에게 2021. 6. 30.자로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내용의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
참가인과 서울특별시가 참가인의 이 사건 협약 해지 요청에 따라 2021. 6. 30.자로 이 사건 협약을 해지하기로 합의한 것이 법률우위의 원칙, 비례의 원칙, 평등원칙 및 신뢰보호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협약 해지가 위법하므로 이 사건 해고 또한 위법하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의 주장처럼 참가인이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시설 직원들과의 고용관계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 이 사건 협약을 해지하지 말아야 할 법률상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고, 참가인이 공공보건의료분야 예산을 증액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취지의 공적 견해표명을 하였다고 볼 수도 없기 때문이다.
이 사건 해고가 민법 제150조 제2항에 의하여 무효라고 할 수도 없다. 이 사건 해고에 대하여 민법 제150조 제2항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이 사건 협약의 종료를 해제조건으로 정하였음이 전제되어야 하나, 이와 같이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일부를 이루는 이 사건 조항이 해제조건에 해당한다면 이 사건 근로계약은 이 사건 협약의 종료와 동시에 별도의 의사표시를 기다릴 필요 없이 곧바로 효력을 상실하여야 한다(민법 제147조 제2항). 그러나 이 사건 조항과 같이 이 사건 협약이 종료될 때에 이 사건 근로계약이 자동 종료되는 것으로 약정하더라도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므로(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7다2231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근로계약은 이 사건 협약의 종료를 이유로 한 별도의 해지 의사표시가 있을 때 비로소 효력을 상실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이 사건 조항이 해제조건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주장처럼 참가인에게 원고의 고용을 승계할 계약상·신의칙상 의무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해고 당시 적용되던 이 사건 협약에는 1, 2차 협약 제7조 제2항과 같은 규정이 존재하지 않고, 1, 2차 협약 제7조 제2항은 ‘1차 협약이 해지될 경우 향후 이 사건 기관의 위탁업무를 수행하게 될 수탁기관에게 고용승계가 될 수 있도록 협조하여야 한다.’거나 ‘2차 협약 체결 전 이 사건 시설에 고용된 근로자를 우선 고용하여야 한다.’는 내용일 뿐, 참가인이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시설 직원들을 참가인이 운영하는 다른 시설에 전환 배치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아니다. 결국 1, 2차 협약 제7조 제2항에 의할 때 원고의 고용을 승계할 계약상·신의칙상 의무를 부담할 여지가 있는 상대방은 원고의 뒤를 이어 이 사건 시설의 운영자로 선정된 I재단이지, 원고가 아니다.
참가인이 원고에 대한 이 사건 복직유예 결정과 관련하여 자신에게 불리한 노동위원회 판정이 내려지자 이 사건 협약을 해지하고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해고를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추측에 불과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소결론
결국 이 사건 해고는 통상해고로서 정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같이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정용석
판사 최승훈 김규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