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2. 14. 선고 2022구합70360 판결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주문

1.

원고 B회사의 소를 각하한다.

2.

원고 A회사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 B회사(이하 ‘원고 B’이라 한다)는 중화인민공화국 홍콩특별행정구에 사무소를 둔 법인이다. 원고 A회사(이하 ‘원고 A’이라 한다)는 서울에서 E학교(이하 ‘이 사건 학교’라고 한다)를 운영하는 법인으로서 원고 B의 분사무소이다.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10. 1. 1.부터 이 사건 학교의 입학처장으로 근무하였던 자이다.

나.

원고 A은 2021. 8. 31. 참가인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였고, 2021. 9. 6. 참가인에게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로 참가인을 2021. 9. 6. 자로 해고한다고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 26. ‘① 원고 A이 참가인에 대하여 사용자의 지위에 있고, ②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며, ③ 제1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제2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고, ④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이 과도하고, ⑤ 징계절차상 하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이유로,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G).

라.

원고 A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5. 9.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의 이유로 원고 A의 재심신청을 기각하였다(D,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 8, 18, 19호증,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1 기재와 같다.

3.

원고 A의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 A이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원고 A 주장의 요지

원고 A은 원고 B의 국내 분사무소로서 형식상 분사무소 등기가 되어 있을 뿐이고, 원고 A 명의로 체결된 계약이나 그에 따른 효과 등은 모두 원고 B에 귀속된다. 그리고 원고 A에는 별도 정관, 규약 등이 없고, 의사결정 기관, 집행기관 등의 조직도 없으며, 주요 의사결정은 원고 B의 이사회에서 결정한다. 또한 원고 B은 실체를 가진 조직으로서 페이퍼컴퍼니가 아니고, 설령 페이퍼컴퍼니라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원고 A의 사용자성을 인정할 만한 법리적 근거는 없다.

따라서 원고 A은 참가인의 사용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2)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ㆍ복무규정ㆍ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ㆍ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비품ㆍ원자재ㆍ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상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하는데(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근로기준법 소정의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이때에도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6도300 판결 등 참조).

3)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을가 제2, 3, 12 내지 16호증, 을나 제7, 8,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A은 참가인의 사용자에 해당한다.

①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28조 제1항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부당해고등을 하면 근로자는 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처럼 근로기준법상 부당해고구제신청 절차에서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인바, 누가 사용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삼아 누가 근로기준법상의 의무를 부담하여야 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비록 원고 A 명의로 체결된 계약이나 그 효과가 원고 A에 직접 귀속되지 않고 원고 B에 귀속된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계약의 귀속 주체만을 기준으로 사용자성을 판단할 것은 아니고, 원고 A 또는 원고 B과 참가인 사이의 실질적인 근로관계에 따라 사용자가 누구인지를 정하여야 한다.

②

원고 A과 원고 B은 모두 대한민국 서울에서 이 사건 학교를 운영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하여 설립된 법인이다. 그런데 이 사건 학교의 물적 시설 및 직원들은 서울에만 존재하였고, 홍콩에 이 사건 학교와 관련한 물적 시설 또는 직원들이 존재하였던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은 없다. 한편 구 외국인학교 및 외국인유치원의 설립ㆍ운영에 관한 규정(2014. 12. 3. 대통령령 제2579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5조 제1항 제2호는 “외국의 법령에 따라 설립되어 외국에 주된 사무소를 두고 있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는 법인”이 외국인학교를 설립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 B은 위 규정상의 요건을 충족하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설립된 법인인 것으로 보인다.

③

이 사건 학교는 서울에 위치하고, 이 사건 학교의 직원들 또한 서울에서 근무하여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모두 서울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는바, 결국 이 사건 학교의 운영에 관한 실체적 조직은 실질적으로 원고 A의 지배 아래에 있었던 판단된다.

④

이 사건 학교와 관련한 수업료, 수익사업 등의 수입, 각종 공사 등의 비용 지출이 원고 A 명의의 계좌에서 이루어졌다. 또한 법인통장 개설, 사업자등록, 세금계산서 발행 역시 원고 A 명의로 되어 있다(을가 제2, 13, 15호증).

⑤

참가인의 급여는 원고 A 명의의 은행 계좌에서 지급되었던 것으로 보이고, 참가인의 고용보험, 건강보험 사업주 역시 원고 A로 되어 있다(을가 제12호증, 을나 제14호증).

⑥

위와 같은 제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원고 A이 원고 B의 분사무소에 해당하기는 하나, 원고 B은 형식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이 사건 학교의 직원들과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구성하고 있지 않았고, 오히려 원고 A이 이 사건 학교의 운영에 관한 실체적 조직을 지배하며 자신 명의의 계좌로 수입 및 지출 등을 관리하였으므로, 이 사건 학교의 직원들과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구성하고 있던 것은 원고 A로 판단된다. 따라서 원고 A은 이 사건 학교의 입학처장인 참가인의 사용자에 해당한다.

나.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1)

원고 A 주장의 요지

이 사건 학교의 개교 전에는 참가인이 H회사(이하 ‘H’라고 한다)<각주1>의 사업파트너 및 원고 B의 등기이사 지위에 있었고, 이 사건 학교의 개교 후에도 원고 B의 등기이사로서 학교장 등의 지시를 받지 않은 채 경영 전반에 관여하는 실질적인 운영자의 지위에 있었다. 원고 A이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고, 참가인이 고용보험에 가입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참가인이 합법적인 절차를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루어진 조치에 불과하다. 따라서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

2)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이므로, 회사의 이사 또는 감사 등 임원이라고 하더라도 그 지위 또는 명칭이 형식적ㆍ명목적인 것이고 실제로는 매일 출근하여 업무집행권을 갖는 대표이사나 사용자의 지휘ㆍ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그 대가로 보수를 받는 관계에 있다거나 또는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외에 대표이사 등의 지휘ㆍ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러한 임원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3. 9. 26. 선고 2002다64681 판결 등 참조).

3)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3, 16, 47호증, 을가 제6호증, 을나 제3, 11, 15 내지 1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①

참가인은 2007. 7. 17. H에 서신을 보내 서울특별시의 외국인학교 설립 공모에 참여할 것을 제안하는 등(갑 제3호증) 어느 정도 이 사건 학교의 설립 과정에 관여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 후 참가인, 참가인의 남편 L, 참가인의 언니 M은 2009. 12. 4. 원고 B의 등기이사로 등재되었다.

②

참가인이 이 사건 학교의 설립 후에도 원고 A의 이사회에 참석하여 의견을 개진하는 등(갑 제47호증) 이 사건 학교의 운영에 관여하였던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참가인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그 실질에 있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원고 A에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특히 참가인은 2010. 1. 1.부터 이 사건 학교의 입학처장으로 근무하면서 급여를 받기 시작하였으므로, 2010. 1. 1. 이후에 이루어진 참가인과 원고 A 간 근로관계의 실질적 내용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③

참가인은 원고 A의 등기이사가 아니었고, 다만 원고 B의 등기이사 지위에 있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B은 형식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이 사건 학교의 직원들과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구성하고 있지 않았는바, 참가인이 원고 B의 등기이사 지위에 있었다는 것만으로 원고 A에서도 임원의 지위에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④

참가인이 이 사건 학교의 설립 후에 원고 A의 이사회에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하기는 하였다. 그러나 H의 CFO N은 2015. 12. 14.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 업무상횡령, 사립학교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참가인의 형사사건(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의 수사 단계에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이 사건 학교의 중대한 사항은 분기별로 1회 만나는 Board of Management에서 결정을 하는데, 구성원은 O, P, 저, 교장, H의 총괄 교육이사 5명입니다. 그리고 원고 A의 이사회는 1년에 3회 정도의 만남을 갖고 법인 및 학교운영 관련 회의를 하고 안건에 대하여 결정을 하는데, 이사회 멤버는 O, P, 저, M, 참가인, 그리고 L입니다. 한국인 이사 3명 관련하여, M은 인도네시아에 살기 때문에 관여를 하지 않고, 참가인은 학교 직원이기에 3명 중 일상적인 학교운영에 가장 많이 관여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L은 프로젝트 매니저로서 학교와 계약을 맺고 계약에 따라 도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의결권을 행사한 사안에 따라 다르겠지만, 한국인 이사 3명이 이사회에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학교의 운영에 참여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운영에 관련된 주요 사항은 Board of Management에서 결정을 합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을나 제17호증 13쪽).

그리고 이 사건 학교의 행정처장인 Q는 2015. 12. 10. 관련 형사사건의 수사단계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하여, ‘개인이 이 사건 학교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H가 운영을 합니다. H의 주요 멤버는 O, P, N 3명이고, 이 사건 학교의 운영에 관한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학교에서 고용한 사람으로 입학과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고 직접적으로 교장에게 보고하는 사랍입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을나 제16호증 4~5쪽).

또한 이 사건 학교의 재무부장 R은 2016. 11. 30. 관련 형사사건에서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운영과 관련해서 H의 Board of Management에서 주로 논의하고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을나 제11호증 51쪽).

위와 같은 진술 및 제반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학교를 운영한 주체는 H인 것으로 보이고, 원고 A의 이사회는 보조적 역할을 수행하였을 뿐 이 사건 학교를 직접적으로 운영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참가인이 원고 A의 이사회에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였다고 하여 이를 운영에 직접 참여한 것이라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⑤

참가인은 2010. 1. 1. 원고 A과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그 후 참가인은 입학처장으로서 입학 관련 업무, 학적 관련 업무, 마케팅 업무, 학교종합발전 업무 등을 수행하였고, 그중 입학 관련 업무를 중점적으로 수행하였으며, 구체적으로 지원자 프로필정의, 현재 학생 및 지원자 데이터베이스의 개발, 유지, 관리 및 감독, 연간 학생 모집계획 및 행사 시행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또한 참가인은 매일 08:00경까지 출근하여 17:00경에 퇴근하였고, 연차휴가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학교장에게 연차휴가 신청을 하여 승인을 받아 이를 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⑥

이처럼 참가인이 이 사건 학교의 운영에 직접 참여하였다고 평가하기 어려운 점, 참가인이 입학처장으로서 수행하였던 구체적인 업무 내용, 복무 상황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보면, 참가인은 실질적으로 입학처장 일을 수행하면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원고 A에 근로를 제공하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⑦

한편 원고 A은 ‘참가인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참가인이 고용보험에 가입한 것은, 참가인이 합법적인 절차를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루어진 조치에 불과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구체적인 사정이 보이지 않는바, 원고 A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절차적 위법의 존재 여부

1)

참가인 주장의 요지

가)

일반적으로 징계위원회는 원고 A의 대표자를 위원장으로, 학교장 및 임원을 위원으로 하여 3인 이상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그러나 원고 A은 학교장과 행정실장만을 위원으로 징계위원회를 구성하였는바, 징계위원회 구성상 하자가 존재한다.

나)

참가인은 원고 A에 징계위원회에서 한국어로 소명할 수 있도록 요청하였으나, 원고 A은 이를 거부하였는바, 참가인이 소명 기회를 가지지 못한 하자가 존재한다. 다) 원고 A은 참가인에게 재심 절차를 안내하지 않았는바, 이는 절차상 하자에 해당한다.

2)

관련 법리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당사자에게 징계사유와 관련한 소명 기회를 주도록 규정하고 있는 경우에도 대상자에게 그 기회를 제공하면 되며, 소명 자체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20. 6. 25. 선고 2016두56042 판결 등 참조).

3)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57호증, 을가 제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해고에 절차적 위법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①

원고 A은 이 사건 학교의 학교장, 행정실장을 위원으로, 비서실장을 서기로 하여 징계위원회를 구성하였다. 그러나 원고 A의 「취업규칙」상 징계위원회 구성에 관하여 별도로 정한 내용이 보이지 않는바, 학교장, 행정실장만을 위원으로 하여 징계위원회를 구성한 것이 잘못이라고 보기 어렵다.

②

원고 A의 「취업규칙」 제10조 제4항 제4호는 “징계위원회는 의결 전에 해당 직원에게 소명할 기회를 부여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참가인은 2021. 8. 31. 징계위원회에 참석하여 한국어로 회의에서 진술할 것을 요청하였고[원고 A의 2023. 3. 15. 자 준비서면(1) 31면 참조], 이러한 요청이 받아들여 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징계위원회는 더 이상의 절차를 진행하는 것을 중단하고 참가인에게 서면으로 소명서를 제출하도록 하였고, 이에 참가인은 서면 소명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이는바, 참가인이 서면 소명서를 제출할 기회를 부여받은 이상, 소명과 관련하여 어떠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③

참가인이 원고 A로부터 재심신청에 관한 안내 및 고지를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원고 A의 「취업규칙」상 재심 절차의 고지의무에 관한 규정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원고 A이 참가인에게 재심 절차를 고지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라.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1)

제1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갑 제57호증, 을가 제6, 10, 11, 17호증, 을나 제3, 1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참가인은 2018. 12. 6. 서울고등법원에서 공소사실 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일부 사립학교법위반이 유죄로 인정되어 징역 2년 6개월 및 집행유예 3년의 판결(이하 ‘관련 형사 판결’이라 한다)을 선고받은 사실(서울고등법원 2018노440), 관련 형사 판결에 대한 참가인의 상고가 2021. 7. 21. 기각되어 같은 날 관련 형사 판결이 확정된 사실, 참가인의 고용계약서 별첨 4 ‘징계규칙 및 종료규칙’에서 ‘피고용인이 학교 본원과 관련된 절도, 횡령 또는 이와 유사한 심각한 위법행위를 범한 경우’를 취업종료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 원고 A의 「취업규칙」 제10조 제2항 제4호에서 “직원이 고용계약, 본 취업규칙, 기타 종합적인 계약 혹은 학교의 규칙이나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한 경우”를 징계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참가인은 2021. 7. 21. 관련 형사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고용계약서 별첨 4에 규정된 내용을 위반하였고, 이는 원고 A의 「취업규칙」 제10조 제2항 제4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직원이 고용계약을 심각하게 위반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제1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2)

제2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

가)

원고 A 주장의 요지

참가인은 2010. 4. 30. 서울특별시교육청에 이 사건 학교의 설립에 필요한 보완 서류를 제출하였는데, 위 보완 서류에는 ① F이 공사비를 ‘출연’하겠다고 기재한 것과 같은 O 명의의 2010. 4. 25. 자 메모랜덤 국문본(이하 ‘이 사건 출연 확약서’라고 한다)이 포함되어 있었고, ② H 측이 ‘차입자금’ 확보 현황을 증빙하기 위해 보내준 예금계좌 잔액 증명서를 ‘출연자금’ 확보 현황인 것처럼 기재한 서류가 포함되어 있었으며, ③ 원고 A이 125억 원을 조달할 것처럼 기재한 서류가 포함되어 있었다.

위 ① 내지 ③의 내용은 모두 H 측의 의사에 반하여 참가인이 작성한 것인바, 사문서위조에 해당한다. 따라서 제2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나)

판단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 있어서는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주장ㆍ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자가 부담하고(대법원 1995. 2. 14. 선고 94누5069 판결 등 참조), 징계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그 징계처분의 적법성을 주장하는 자에게 있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37호증의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A이 제출한 증거와 내세우는 사정만으로는 제2 징계사유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제2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①

서울특별시교육청에 2010. 4. 30. 자로 제출된 보완서류(갑 제37호증의 2)에는 별지 2 기재와 같은 내용의 이 사건 출연 확약서가 첨부되어 있다. 이 사건 출연 확약서에는 H의 멤버이자 원고 A의 이사인 O의 개인 도장이 날인되어 있다. 또한 이 사건 출연 확약서에는 원고 A의 법인 인감이 날인되어 있다.

이에 대하여 원고 A은 ‘O의 개인 도장’ 및 ‘원고 A의 법인 인감’은 원고 A의 사무소에 보관되어 있었고, 참가인과 S만 위 도장 및 법인 인감을 사용할 수 있었으며, S는 2010. 4. 23.부터 2010. 5. 11.까지의 기간에 대한민국에 없었으므로, 결국 위 도장 및 법인 인감을 사용하여 이 사건 출연 확약서에 날인을 한 사람은 참가인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도장 및 법인 인감의 구체적인 보관 방법, 위 도장 및 법인 인감에 접근이 가능하였던 사람 등에 관한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있을 만한 직접적 사정이 보이지 않고, 참가인이 위 도장 및 법인 인감을 날인하였다고 볼 만한 구체적 사정도 보이지 않는바, 원고 A이 제출한 증거와 내세우는 사정만으로는 참가인이 위 도장 및 법인 인감을 날인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참가인이 이 사건 출연확약서를 위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②

서울특별시교육청에 2010. 4. 30. 자로 제출된 보완서류(갑 제37호증의 2)에는, ‘Ⅰ. 기본재산 확보를 위한 소요경비 조달계획’이라는 제목 아래 ‘향후출연계획(건축비 및 부족교구비 등)’이라는 문구가 기재되어 있고(1쪽), ‘Ⅱ. F 출연자금 확보현황’이라는 제목의 표가 기재되어 있으며(1쪽), ‘Ⅲ. 경비와 유지방법’이라는 제목 아래 원고 B이 125억 원을 조달한다는 취지의 기재가 있다(2쪽).

이에 대하여 원고 A은 2010. 4. 30. 자 보완서류의 최초 작성자 및 최종 저장자는 참가인이므로, 이는 H 측의 의사에 반하여 참가인이 작성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위 보완서류와 관련한 2010. 4. 26. 자 컴퓨터 파일의 ‘마지막 저장한 사람’이 참가인의 영문 이름인 ‘T’이고, 위 보완서류와 관련한 2010. 4. 30. 자 컴퓨터 파일의 ‘마지막 저장한 사람’이 ‘USER’이며, 위 2010. 4. 26. 자 컴퓨터 파일과 2010. 4. 30. 자 컴퓨터 파일이 모두 2010. 4. 21. 12:05경에 생성되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는, 2010. 4. 30. 자 보완서류를 작성한 사람이 참가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참가인이 2010. 4. 30. 자 보완서류를 위조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3)

소결

따라서 제1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나, 제2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마.

재량권 일탈ㆍ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가)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나)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위 대법원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다)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ㆍ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2)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제1 징계사유만으로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제1 징계사유만이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는바, 관련 형사 판결에 기재되어 있는 참가인의 범죄사실은 아래와 같다(참가인의 남편 L과 공동으로 인정되는 범죄사실이다).

②

결국 참가인의 범죄사실은, 참가인이 이사회의 의사결정에 참여한 것과 관련된 내용이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학교를 운영한 주체는 실질적으로 H인 것으로 보이고, 원고 A의 이사회는 보조적 역할을 수행하였을 뿐 이 사건 학교를 직접적으로 운영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바, 형사책임과는 별개로 징계와 관련하여 그 책임을 오로지 참가인에게 돌리기는 어려운 것으로 판단된다.

③

이 사건 학교가 교비회계에서 학교 건물 공사대금 대출금을 상환한 것 등은 모두 이 사건 학교의 채무 변제를 위하여 사용된 것이므로, 참가인이 이로 인하여 어떠한 개인적 이익을 얻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④

참가인은 약 10년 동안 이 사건 학교의 입학처장으로 성실히 근무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근무하는 동안 징계를 받은 전력이 없다.

⑤

참가인의 비위행위로 인하여 교비회계가 전용되는 결과가 발생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결국 이 사건 학교의 채무 변제에 사용되었으므로, 이 사건 학교가 입은 피해가 비교적 크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학교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참가인에게 가장 중한 징계처분인 해고를 하는 것은, 비위행위에 비하여 지나치게 참가인에게 불이익한 것으로 판단된다.

⑥

한편 원고 A의 「취업규칙」 제9조 제6항 제1호에서 “When the employee is sentenced to confinement or more severe punishment due to criminal charge(직원이 형사 고발을 당해 감금되거나 그보다 심한 처벌을 선고받는 경우)”를 해고사유로 규정하고 있기는 하나, 위 규정은 근로자의 인신이 구금됨으로 인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를 전제로 하여 이를 해고사유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되고, 달리 집행유예를 받은 경우까지 해고사유에 포함된다고 볼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참가인이 관련 형사 판결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고 하여 이를 곧바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참가인의 고용계약서 별첨 4 ‘징계규칙 및 종료규칙’에서 ‘피고용인이 학교본원과 관련된 절도, 횡령 또는 이와 유사한 심각한 위법행위를 범한 경우’를 취업종료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97조에서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기준에 미달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관하여는 무효로 한다. 이 경우 무효로 된 부분은 취업규칙에 정한 기준에 따른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 A의 「취업규칙」 제9조 제6항 제1호를 ‘인신이 구금됨으로 인하여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를 전제로 한 규정으로 해석하는 이상, 위 고용계약서 규정을 들어 참가인에 대한 고용 종료 사유가 당연히 발생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바.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 A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4.

원고 B의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행정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에서 원고적격은 해당 처분의 상대방인지 여부가 아니라 그 취소를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여기에서 말하는 법률상 이익이란 해당 처분의 근거 법률로 보호되는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을 가리키고, 간접적이거나 사실적ㆍ경제적 이해관계를 가지는 데 불과한 경우는 포함되지 않는다(대법원 2019. 8. 30. 선고 2018두47189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 B은 참가인의 사용자가 아닌바, 원고 B은 원고 A의 주사무소로서 이 사건 재심판정에 관하여 간접적이거나 사실적ㆍ경제적 이해관계만을 가진다고 할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상 원고 B에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할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이익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 사건 재심판정의 당사자도 아닌 원고 B은 이 사건 재심판정에 대하여 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대법원 1993. 11. 9. 선고 93누1671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 B은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할 원고적격이 없으므로, 원고 B의 소는 부적법하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 B의 소는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원고 A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일성 김찬미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