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3. 8. 17. 선고 2022구합80466 판결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2. 8. 17. 원고와 B 사이의 C A 주식회사 부당해고 구제 재 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16. 4. 4. 설립되어 상시 약 37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텔레마케팅 서비스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나.

B은 2020. 4. 1. 원고와 계약기간을 2020. 4. 1.부터 2020. 12. 31.까지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원고에 입사하여 D 콜센터(이하 '이 사건 콜센터'라 한다)에서 고객 상담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후 B은 원고와 계약기간을 2021. 1. 1.부터 2021. 12. 31.까지, 2022. 1. 1.부터 2022. 3. 31.까지로 각 정하여 2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이하 위 각 근로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다.

원고는 2022. 3. 28. 이 사건 콜센터의 팀장 E을 통해 B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22. 3. 31. 기간 만료로 종료된다고 구두로 통보하였고,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22. 3. 31.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라 한다).

라.

B은 2022. 3. 30.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그러나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5. 27. 'B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정당하다.'는 이유로 B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F).

마.

B은 2022. 6. 13.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2. 6. 1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8. 17. 'B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갱신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없어 부당하다.'는 이유로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B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원고는 2022. 9. 14.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12호증, 을 제10,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 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는 정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 부존재

원고의 취업규칙이나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존재하지 않고, 달리 원고 내에 계약 갱신의 관행이나 계약 갱신 기준 등이 확립되어 있지도 않으므로, B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할 수 없다.

2)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 존재

B은 다른 직원에게 업무를 미루거나 업무시간 이후 다른 직원에게 업무를 부탁하는 등 근무분위기를 저해하고, 고객의 상담 요청에 응답하지 않는 등 근무태도가 불량하였으며, 미숙한 업무처리로 고객 불만 및 민원을 다수 야기하였음에도 업무능력 향상을 위한 노력이나 개선 의지가 부족하였다. 따라서 원고가 B에 대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에는 합리적 이유가 존재한다.

나.

관계 법령 및 원고의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G은 매년 조달청 입찰을 통해 이 사건 콜센터 운영을 위한 용역업체를 선정하고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 2017. 1. 1.부터 2017. 12. 31.까지는 주식회사 H(이하 'H'라 한다)가, 2018. 1. 1.부터 2020. 3. 31.까지는 주식회사 I(이하 'I'라 한다)가 이 사건 콜센터를 운영하는 용역업체로 선정되었다.

2)

B은 2017. 1. 1. H에 입사하여 이 사건 콜센터에서 고객상담 업무를 수행하였다. 이 사건 콜센터는 총 6명(팀장 1명, 팀원 5명)이 근무하고, 10시부터 24시까지 오전과 오후 2교대로 운영되는데, B은 15시부터 24시까지 근무하는 오후 조에 편성되어 팀원으로 근무하였다.

3)

B을 비롯한 이 사건 콜센터의 직원들은 이 사건 콜센터를 운영하는 용역업체가 H에서 I로 변경된 2018. 1. 1.부터 I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 사건 콜센터에서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계속 업무를 수행하였다.

4)

G은 2020. 3. 16. 원고와 계약기간을 2020. 4. 1.부터 2020. 12. 31.까지로 정하여 이 사건 콜센터 운영을 위한 용역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1차 용역계약'이라 한다). G이 1차 용역계약 체결에 앞서 용역업체 선정을 위해 2020. 1.경 작성한 이 사건 콜센터 운영에 관한 제안요청서(이하 '1차 제안요청서'라 한다)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만 포함되어 있을 뿐, I에 소속되어 이 사건 콜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B을 비롯한 직원들의 고용승계에 관한 내용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

5)

B은 2020. 4. 1. 원고와 계약기간을 2020. 4. 1.부터 2020. 12. 31.까지로 정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계약(이하 '1차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원고에 입사하여 이 사건 콜센터에서 기존과 동일한 방식으로 계속 업무를 수행하였다.

6)

G은 2020. 12.경 원고와 계약기간을 2021. 1. 1.부터 2021. 12. 31.까지로 정하여 이 사건 콜센터 운영을 위한 용역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이하 '2차 용역계약'이라 한다). G이 2차 용역계약 체결에 앞서 용역업체 선정을 위해 2020. 10.경 작성한 이 사건 콜센터 운영에 관한 제안요청서(이하 '2차 제안요청서'라 한다)에는 1차 제안요청서와 달리 이 사건 콜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의 고용승계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7)

원고는 2021. 1. 1. B과 계약기간을 2021. 1. 1.부터 2021. 12. 31.까지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이하 '2차 근로계약'이라 한다). 2차 근로계약은 아래와 같은 제1조 부분을 제외하고는 그 내용이 1차 근로계약과 거의 동일하다.

8)

G은 2021. 12.경 원고와 계약기간을 2022. 1. 1.부터 2022. 12. 31.까지로 정하여 이 사건 콜센터 운영을 위한 용역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이하 '3차 용역계약'이라 한다). G이 3차 용역계약 체결에 앞서 용역업체 선정을 위해 2021. 10.경 작성한 이 사건 콜센터 운영에 관한 제안요청서(이하 '3차 제안요청서'라 한다)에는 이 사건 콜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의 고용승계와 관련하여 2차 제안요청서와 동일하게 위 6)항과 같은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9)

원고는 2022. 1. 1. B과 계약기간을 2022. 1. 1.부터 2022. 3. 31.까지로 정하여 근로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이하 '3차 근로계약'이라 한다). 3차 근로계약은 아래와 같은 제1조 부분을 제외하고는 그 내용이 1, 2차 근로계약과 거의 동일하다.

10)

원고는 2022. 3. 28. 이 사건 콜센터의 팀장 E을 통해 B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이 2022. 3. 31. 기간 만료로 종료된다고 구두로 통보하였고,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22. 3. 31.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다.

11)

한편,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의 취지에 따라 B에게 2022. 12. 1. 원직복직을 명하였으나, B은 2022. 12. 8. 원고로부터 미지급 임금 상당액을 지급받은 뒤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하고 2022. 12. 12. 이 사건 콜센터에서 퇴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5, 12, 14호증, 을 제1 내지 3, 10, 11호증(가 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의 시행으로 사용자가 2년의 기간 내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 기간제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 기간제근로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되더라도, 기간제법 제4조의 입법 취지가 기본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데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기간제법의 시행만으로 시행 전에 이미 형성된 기간제근로자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배제 또는 제한된다고 볼 수는 없다. 나아가 위 규정에 의하여 기간제근로자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 형성이 제한되는 것도 아니다.

기간제법 제5조, 제8조 제1항, 제9조 제1항의 내용 및 입법 취지에 기간제근로자의 기대권에 관한 법리를 더하여 살펴보면,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고가 B의 H, I에서의 근로계약관계를 포괄적으로 승계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따라서 B이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당시 이미 계속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의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상태는 아니었음을 전제로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에 갑 제3호증, 을 제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B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를 지적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가)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당시 B의 원고에서의 계속근로기간은 2020. 4. 1.부터 2022. 3. 31.까지였고, 달리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 각호의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만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으므로, B은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될 경우 계속 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의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이 사건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B의 기대권은 단순한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아니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기대권이다. 그렇다면 B이 2020. 4. 1. 원고와 최초로 1차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래 2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기간제법 제4조 제1항이 정한 2년의 범위 안에서 기간을 나누어 근로계약을 갱신한 것에 불과하므로 그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B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나)

이 사건 근로계약은 B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2차 근로계약 제1조 제1항 단서가 '갑(원고)과 을(B)의 합의에 의하여 근로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단순히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취지일 뿐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도 아닐뿐더러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당시 기간 만료로 이미 효력을 상실한 상태였다. 오히려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 당시 효력이 유지되고 있던 3차 근로계약은 2차 근로계약 제1조 제1항 단서와 같이 근로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지도 않다.

다)

2, 3차 용역계약의 일부를 이루는 2, 3차 제안요청서에 이 사건 콜센터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들의 고용승계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이와 달리 보기 어렵다. 2, 3차 제안요청서 중 '기존 상담사 중 고용승계를 희망하는 콜센터 직원은 계약상대자에게 고용승계가 됨을 원칙으로 함' 부분은 새로 이 사건 콜센터를 운영하게 된 용역업체가 기존 용역업체에 소속된 직원의 고용을 승계하여야 한다는 취지이지, 고용을 승계한 이후 계약기간이 만료된 직원의 근로계약을 계속 갱신하여야 한다거나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시켜야 한다는 취지는 전혀 아니다.

라)

원고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또한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마)

B과 원고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원고는 2020. 4. 1.부터 이 사건 콜센터를 운영하였으므로, 2022. 3. 31. 이 사건 근로계약이 종료되기 이전에는 이 사건 콜센터에 원고에서의 계속근로기간이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의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이 문제된 기간제근로자가 존재하지 않았는바, 원고 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이 사건 콜센터의 기간제근로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는 관행이 성립되어 있었다고 할 수 없다.

바)

이는 이 사건 콜센터의 기간제근로자 중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사람이 단 1명(K)에 불과하고, 그 시점은 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일 이전이 아니라이 사건 근로계약 종료일과 동일한 2022. 3. 31.인 점, 이 사건 콜센터의 나머지 기간제근로자들은 계속근로기간이 2년에 이르기 전에 모두 퇴사하여 애당초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 여부가 문제되지 않았던 점에 비추어 보면 더욱 그러하다.

3)

소결론

B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 이상 이 사건 근로계약은 2022. 3. 31. 기간 만료로 종료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관계없이 정당하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달리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석(재판장) 김규현 김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