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 18. 선고 2022구합8348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1964. 1. 4. 설립되어 상시 약 100명의 근로자를 사용해 교육업을 영위하고 있는 법인으로서, 그 산하에 고등교육기관인 L대학교(이하 ‘이 사건 대학교’라 한다)를 설립·운영하고 있고, 이 사건 대학교는 2014. 1. 19.부터 부설 평생교육시설로 M교육원(이하 ‘이 사건 교육원’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나.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들은 이 사건 교육원에 교원인 전임교수로 임용되어 매년 1년 단위로 재임용 계약을 체결해 근무하던 자들인바, 참가인들의 최초임용일, 직급 및 전공, 근로계약 종료일, 근속기간 현황 등은 아래와 같다.

다.

이 사건 교육원은 2021. 12. 21. 참가인들에게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계약만료를 통보하는 공문을 발송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 한다).

라.

참가인들은 2022. 3. 8. 이 사건 해고가 근로기준법에서 규정한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영상의 해고로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5. 9.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N/O 병합).

마.

원고는 2022. 6. 10.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2. 6. 1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8. 30. ‘이 사건 교육원의 폐업이 사업 전체의 폐지와 같다고 할 수 없어서 이 사건 해고는 통상해고가 아니라 경영상 이유로 인한 해고에 해당하는데, 이 사건 해고가 경영상 해고로서의 정당성을 갖추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J/K 병합,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바.

원고는 2022. 10. 11.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호증, 을가 제4, 13호증, 을나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증거는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해고는 정당하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 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독립적으로 운영된 교육의 폐지에 따른 통상해고(주위적 주장)

이 사건 교육원은 학점인정 등에 관한 법률(이하 ‘학점인정법’이라 한다) 상의 평가인정 대상 교육훈련기관에 해당하므로 고등교육법에 따라 설립된 이 사건 대학교와 동일시할 수 없고, 실제로도 이 사건 교육원은 독립적으로 운영되어 왔는바,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이 사건 교육원의 폐원에 따른 근로관계 종료는 일부 사업의 폐지에 따른 통상해고로서 그 정당성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2)

재임용 계약 거부에 따른 계약종료(예비적 주장)

참가인들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에서 정한 예외에 해당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었다고 볼 수 없어서, 이 사건 해고는 곧 근로관계 갱신에 대한 거절인데, 이 사건 교육원의 폐원으로 인하여 위와 같은 갱신 거절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가 인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및 원고의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이 사건 해고가 통상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어떤 기업이 경영상 이유로 사업을 여러 개의 부문으로 나누어 경영하다가 그 중 일부를 폐지하기로 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원칙적으로 사업 축소에 해당할 뿐 사업 전체의 폐지라고 할 수 없으므로, 사용자가 일부 사업을 폐지하면서 그 사업 부문에 속한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요건을 갖추어야 하고,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이다.

한편 사용자가 사업체를 폐업하고 이에 따라 소속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그것이 노동조합의 단결권 등을 방해하기 위한 위장 폐업이 아닌 한 원칙적으로 기업 경영의 자유에 속하는 것으로서 유효하고, 유효한 폐업에 따라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도 종료한다.

따라서 사용자가 일부 사업 부문을 폐지하고 그 사업 부문에 속한 근로자를 해고하였는데 그와 같은 해고가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지만 폐업으로 인한 통상해고로서 예외적으로 정당하기 위해서는, 일부 사업의 폐지·축소가 사업 전체의 폐지와 같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때 일부 사업의 폐지가 폐업과 같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는 해당 사업 부문이 인적·물적 조직 및 운영상 독립되어 있는지, 재무 및 회계의 명백한 독립성이 갖추어져 별도의 사업체로 취급할 수 있는지, 폐지되는 사업 부문이 존속하는 다른 사업 부문과 취급하는 업무의 성질이 전혀 달라 다른 사업 부문으로의 전환배치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업무 종사의 호환성이 없는지 등 여러 사정을 구체적으로 살펴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사업 부문의 일부 폐지를 이유로 한 해고가 통상해고로서 정당성을 갖추었는지에 관한 증명책임 역시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두64876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⑴ 원고는 이 사건 대학교를 포함하여 P고등학교, Q중학교, R초등학교 등 4개의 각급 학교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⑵ 이 사건 교육원의 설치 등에 대한 이 사건 대학교의 규정은 아래와 같다.

⑶ 이 사건 교육원의 원칙(院則) 중 구성 및 운영 형태와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⑷ 이 사건 교육원 원장에 대한 위임전결 사항은 아래와 같다.

⑸ 이 사건 대학교의 2022년 예산편성과 관련한 지침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5, 6, 8호증, 을가 제1, 2, 3, 15, 16호증, 을나 제9, 12, 2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이 사건 교육원이 인적·물적 조직 및 운영상 독립되어 있는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을나 제10, 1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교육원은 이 사건 대학교와 독립한 별개의 인적·물적 조직이라거나 운영상 완전히 독립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⑴ 이 사건 교육원 원장은 이 사건 대학교의 부교수 이상의 전임교원 중에서 이 사건 대학교의 총장이 임명하고, 부원장은 원장의 추천으로 이 사건 대학교 총장이 임명하며, 운영위원회를 구성하는 위원들도 이 사건 대학교 총장이 위촉하도록 되어 있는데다가 참가인들의 임용계약서에 ‘본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본원이 제규정 및 이 사건 대학교의 제규정을 준용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이 사건 교육원이 이 사건 대학교와 인적·물적 조직 및 운영상 독립되어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⑵ 이 사건 대학교는 원고가 설치한 학교 중 하나로서 그 단체명으로 고유번호증을 발급받아 통장을 개설하거나 교직원의 4대 보험에 가입하고 있는데, 원고 정관의 위임에 따라 제정된 이 사건 대학교의 학칙은 그 직제 및 업무분장 규정에서 부설기관인 이 사건 교육원에 대해서도 규정하고 있는바, 이에 의하면 이 사건 교육원은 이 사건 대학교의 조직기구에 편입되어 있고, 행정업무를 분장 받아 수행하며, 이 사건 교육원의 원장은 이 사건 대학교 총장의 지시를 받아 업무를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

⑶ 이 사건 대학교의 위임전결규정에도 이 사건 교육원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에 의하면 예산 등 중요한 사항은 이 사건 대학교 총장의 승인사항인 반면, 부수적인 업무의 결정을 이 사건 교육원 원장과 학과장, 팀장 등으로 나누어 규정하고 있다.

⑷ 이 사건 교육원의 학생들 중 상당수는 이 사건 대학교의 학위를 받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바, 이 사건 교육원의 전공, 학점, 학위 등은 이 사건 대학교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고, 실제 이 사건 대학교 학칙에 따라 엄격한 통제 하에 긴밀히 연계하여 운영되고 있는바, 이 사건 교육원의 학생도 이 사건 대학교 학칙에서 정한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이 사건 대학교 학위를 수여받고 있다.

⑸ 원고는, 이 사건 교육원 원장이 매 학기 학사관리지침을 수립하고(갑 제7호증), 이 사건 대학교 교원 인사규정과 구분되는 별도의 교원인사규정이나 교직원 평가규정을 수립하는 등(갑 제9, 10호증) 전임교수의 인사, 복무, 평가 등에 관한 권한을 행사하므로, 이 사건 대학교의 총장이 일부 구성원들에 대한 임명권한을 가진다는 이유만으로 이 사건 교육원의 운영에 개입할 수 있다고 볼 것은 아니며, 이 사건 교육원 원장이 교육과정을 독자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내부 인사, 예산 등에 관한 전적인 권한을 보유한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이는 앞서 본 이 사건 대학교 학칙이나 위임전결규정의 내용에 부합하지 아니할뿐더러, 오히려 실제로 이 사건 대학교 총장이 위촉한 운영위원들이 이 사건 교육원 운영위원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면서 이 사건 대학교 총장의 지시 하에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⑹ 나아가 원고는, 원고의 정관, 이 사건 대학교 학칙과 위임전결규정, 이 사건 교육원 원칙 등 명시적인 규정 내용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교육원이 그 실질에 있어서는 독자적으로 운영되는 사업으로서, 이 사건 교육원 원장이 전결권을 가지고 독립적으로 교육기관을 운영한다고 주장하지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 주장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라)

이 사건 교육원이 재무 및 회계의 명백한 독립성을 갖추고 있는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을나 제16,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교육원이 재무 및 회계의 명백한 독립성을 갖추고 있어 별도의 사업으로 취급할 수 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⑴ 원고의 예산처리지침에는 예산의 편성·운영에 있어서 예산단위부서를 그 기준으로 하면서, 예산단위부서를 이 사건 대학교 본부 내 교학처, 기획처, 사무처 등, 대학 내 음학대학, 미술대학 등, 부속기관으로는 이 사건 교육원 및 전자정보도서관 등으로 구분하고 있는데, 이는 예산단위부서라는 명칭 그대로 예산의 편성 및 운영에 있어 그 단위를 구분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이 사건 교육원 역시 수입·지출 예산의 편성 등에 있어 이 사건 대학교의 각 부처와 동일하게 이 사건 대학교의 예산편성지침의 적용을 받고 원고 이사회의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되는 점, 이 사건 교육원의 수입인 학습비 등이 이 사건 대학교의 교비회계에 포함되어 관리되는 점, 교비회계 중 이 사건 교육원의 수입 등에 해당하는 비등록회계에서 이 사건 교육원이 아닌 이 사건 대학교 교원의 급여가 지출되기도 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교육원의 재무 및 회계 역시 명백하게 독립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

⑵ 원고는, 이 사건 교육원이 별도의 세입추정표를 작성하고(갑 제11호증), 예산분리를 실시하며(갑 제12호증), 전용 등록금, 운영비, 전형료 등 통장을 사용할 뿐만 아니라(갑 제13, 14호증), 구체적인 지출 내역 및 수입 내역을 별도로 작성, 관리하면서 공시하거나(갑 제30, 31호증), 별도의 수익금 회계에서 비용을 분담하기도 한 사실(갑 제32호증) 등을 근거로 이 사건 교육원이 재무 및 회계의 독립성을 갖춘 것이라고 주장하나, 이 사건 교육원 원칙상 회계연도를 이 사건 대학교에 따르도록 규정한 점, 이 사건 교육원 원장은 매년 12월에 차년도 예산운영계획서를 작성하여 이 사건 대학교 총장의 승인을 받고, 일체의 수입을 이 사건 대학교 교비회계에 포함하여 관리하는 점, 이 사건 교육원은 이 사건 대학교로부터 보조금 지원을 받기도 하는 점, 이 사건 교육원에는 회계를 담당하는 부서 내지 담당자가 없어서, 이 사건 대학교 사무처 총무팀에서 이를 담당, 통제하는 점 등을 모두 고려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위에서 본 판단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마)

이 사건 교육원의 업무가 상이하여 전환배치에 어려움이 있는지

⑴ 살피건대, 갑 제15 내지 17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대학교의 교원과 이 사건 교육원의 교원은 그 신분이나 자격에 차이가 있고, 채용주체나 채용절차 등이 상이하여 참가인들을 곧바로 이 사건 대학교의 교원으로 전환배치하는 것은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⑵ 그러나, 갑 제18 내지 22호증, 을나 제18, 24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참가인들의 강의 과목이 이 사건 대학교의 개설 과목들과 일부 겹치는 부분도 있어 완전히 상이하다고 보이지 아니하고, 참가인들 중 일부는 이 사건 대학교에서 시간강사로 근무한 사실이 있을 뿐만 아니라, 실제 이 사건 교육원에서 이 사건 대학교로 전환배치 된 사례도 일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감안하면, 참가인들에 대한 이 사건 해고 외에 다른 방안을 고려할 여지가 전혀 없었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⑶ 무엇보다도 이 사건 해고의 실체적,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이 사건 해고의 적법성을 주장·입증할 책임은 원고에게 있는데, 원고가 이 사건 해고의 과정에서 참가인들의 경력, 자격이나 전환배치 희망의사 등을 개별적으로 확인하는 등으로 해고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다했다고 볼 만한 사정을 찾기 어렵다.

바)

이 사건 교육원이 실제 폐지에 이르렀는지

⑴ 갑 제1, 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교육원은 학점은행제 과정과는 별도로 평생교육시설로서의 일반 학습과정을 운영하고 있었고, 폐원 결정 후에도 폐원일정에 따른 폐원 예정시점인 2023. 2. 28.까지는 운영이 예정되어 있었을 뿐만 아니라, 참가인들과 사이의 근로계약이 종료되는 2022. 2. 28.경 이후인 2022. 3.경 내지 2022. 4.경에도 일반 학습과정인 ‘ESG 심사전문가 양성과정’에 대한 수강생 모집이 이루어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근로계약 종료일인 2022. 2. 28.경에는 이 사건 교육원의 사업이 폐지된 단계에 있었다고 볼 수 없어, 통상해고로서의 폐업 요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⑵ 한편, 원고는 이 사건 교육원을 폐원하기로 결의하고 일정까지 모두 정해졌음에도, 단지 일부 강의나 교육과정이 유지되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사실상 폐지 내지 폐업 여부에 영향을 줄 것은 아니라고도 주장하지만, 사업폐지나 폐업으로 근로자를 해고하는 것은 기업의 유지·존속을 전제하지 않는다는 측면에서 정리해고와 엄밀히 구별되는데, 앞서 살핀 바와 같이 이 사건 교육원의 폐지를 사업 전체의 폐지와 같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교육원의 폐지를 원인으로 한 해고는 이미 통상해고로 볼 수 없을뿐더러, 사업이 실제 존재하고 있음에도 사실상 폐지 내지 폐업 상태에 이르렀다고 하여 통상해고를 인정한다면, 엄격한 요건을 필요로 하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와의 구별을 모호하게 할 뿐이어서 받아들이기 어려운바,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사)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통상해고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다만, 이 사건 교육원의 수강생 감소 등을 이유로 한 경영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하는데, 원고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이외에 해고회피 노력,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른 해고대상자 선정, 근로자대표와의 성실한 협의 등의 요건을 모두 갖추었는지 여부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입증을 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결국 이 사건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이 사건 해고가 합리적 사유가 있는 갱신거절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관련 법리

⑴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며, 근로계약을 갱신 체결하지 못하면 사용자의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5. 4. 9. 선고 2013두11499 판결 등 참조).

⑵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⑴ 살피건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6호,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4호에서 정하는 근속기간 2년을 초과함에도 기간제 근로자로서 신분이 유지되는 경우는 고등교육법 제2조에 따른 학교(대학, 산업대학, 교육대학, 전문대학, 방송대학, 통신대학, 기술대학 등)에서 고등교육법 제14조에 따른 강사, 조교의 업무(가호) 또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제7조에 따른 명예교수, 겸임교원, 초빙교원 등의 업무(나호)에 종사하는 경우를 말한다. 한편 고등교육법 제14조의2, 같은 법 시행령 제4조의11은 대학에서의 강사의 임용기준(재임용 포함)과 절차(사립학교법 제53조의4 제1항에 따른 교원인사위원회의 심의·의결 등), 신분보장(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적용 등)을 별도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평생교육법 제30조의 학교부설 평생교육시설로서 학점인정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학점은행제 교육훈련기관으로 운영된 이 사건 교육원은, 학점인정에 관한 법률 제3조 제5항, 같은 법 시행령 제5조(학습과정의 평가인정에 필요한 교수 또는 강사의 자격, 학습시설 등의 평가인정 기준의 내용 등)에 근거하여 이 사건 교육원장이 임용주체가 되어 이 사건 교육원의 교원인사규정에 따라 참가인들과 임용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이와 같이 참가인들에 대한 임용주체와 임용절차가 고등교육법상의 강사와 상이한 점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들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6호가 규정하는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고등교육법 상의 강사라고는 볼 수 없다. 따라서 2년 이상 근로계약을 갱신한 참가인들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본문, 제2항에 따른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라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⑵ 나아가 참가인들이 원고의 주장과 같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제6호,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4호에서 정한 자에 해당하여, 그 근속기간이 2년을 초과함에도 기간제근로자로서의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고 보더라도, 그러한 경우에도 참가인들은 각 4년 7개월 내지 6년 동안 매년 1년 단위로 새롭게 근로계약서를 작성해 근로계약을 갱신하여 왔고, 실제 이 사건 교육원에 근로계약 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갱신이 이루어지는 관행이 존재하였던 것으로도 보이는바, 참가인들로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을 가졌을 것으로 보여서, 이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들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이 부당해고에 해당하지 않으려면, 그 거절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만 할 것인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교육원 내지 이 사건 대학교가 다소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사실은 인정되지만, 더 나아가 사용자로서 그와 같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경영상 또는 운영상의 절실한 필요가 있었던 것인지는 명확하지 아니할뿐더러, 원고 또는 이 사건 교육원이 참가인들에 대한 이 사건 해고를 회피하거나 갱신 거절의 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는지, 갱신 거절의 대상자를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선정하기 위한 절차를 밟았는지, 그러한 과정에서 차별적 대우가 있지는 아니하였는지 등에 관해서는 아무런 주장·입증도 하고 있지 아니한바, 결국 이 사건 해고를 갱신 거절로 보더라도 갱신 거부의 사유와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라.

소결론

따라서 참가인들에 대한 이 사건 해고는 통상해고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며, 합리적 이유가 있는 갱신거절이라고 할 수 없어서 부당해고에 해당하는바,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 중 부당해고에 관한 부분은 적법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

판사 정용석(재판장) 김규현 김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