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 26. 선고 2023구합57227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2. 5. 12. 원고에 대하여 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취소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04. 1. 9. 설립된 법인으로 금속구조물창호공사업, 상 · 하수도 공사업, 청소업, 건물시설관리용역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나.

소외 B은 원고의 대표이사 C의 아내인데, 2005. 7. 1. 원고에 고용된 근로자의 자격으로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고용 · 산재보험'이라 한다)의 피보험자격을 취득하였다.

다.

피고는 원고로부터 B의 근로자성 판단에 관한 자료를 제출받은 후, 2022. 5. 12.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B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에게 B의 고용 · 산재보험 피보험자격 취득 취소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하여 고용보험법 제87조에 따라 고용보험심사관에게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고용보험심사관은 2022. 10. 13. 원고의 심사청구를 기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B은 원고의 지휘 · 감독을 받아 실제 근무한 근로자이므로 고용보험법상 원고의 피보험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처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나.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가)

고용보험법 제2조 제1호 (가)목은 피보험자를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이하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이라 한다) 제5조 제1항· 제2항, 제6조 제1항, 제8조 제1항 · 제2항, 제48조의2 제1항 및 제48조의3 제1항에 따라 보험에 가입되거나 가입된 것으로 보는 근로자, 예술인 또는 노무제공자'라고 규정하고 있고, 고용산재보험료징수법 제2조 제2호는 '근로자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고용보험법상 피보험자격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여야 하는데,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1호는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나)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내지 7, 11, 15, 16호증,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를 포함한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B은 실제 원고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원고의 지휘 · 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그와 다른 전제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가)

고용노동부가 마련한 「동거친족 등 근로자성 판단 업무처리 지침(을 제5호증)」 에는 하나의 사업장에서 동거친족과 일반 근로자를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경우 배우자, 직계존 · 비속 및 그 배우자는 원칙적으로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고, 동거친족만을 사용하여 사업을 행하는 경우 동거친족(배우자, 8촌이내 혈족, 4촌 이내 인척) 역시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위 지침은 고용노동부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할 뿐 대외적인 효력을 갖는 법령이 아니므로, 위 지침만으로 동거친족에 대한 근로자성을 만연히 부인하여서는 아니되고, 피고로서는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동거친족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나)

원고와 B 사이에 2005. 7. 1.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었는데, 임금은 월 800,000원(제수당, 상여금 포함), 직종은 사무직, 근로시간은 1일 8시간, 주 48시간으로 기재되어 있다. 실제로 B은 2010. 3. 25.부터 원고의 입찰참가 대리인으로 등록되었고, 그 근무형태가 위 근로계약서상 '사무직'에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55조, 같은 법 시행규칙 제41조에 따라 소독업자와 소독업무 종사자는 소독에 관한 교육을 받아야 하고, 해당 교육 이수의 유효기간은 3년인데, B은 2015. 3. 3. 및 2018. 3. 8. 소독에 관한 교육을 이수하였다.

또한 공중위생관리법 제17조 및 구 공중위생관리법 시행규칙(2022. 6. 22. 보건복지부령 제89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3조에 따라 공중위생영업자 또는 공중위생영업자가 영업에 직접 종사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종업원 중 공중위생에 관한 책임자가 매년 3시간의 위생교육을 받아야 하는데, B은 공중위생관리책임자 위생교육도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매년 이수하였다. 만일 B이 원고 사업장의 종업원으로서 소독업무나 공중위생관리 업무에 실제 종사하지 않았다면 위와 같은 교육을 이수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라)

갑 제16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던 근로자 D, E, F, G, H은 'B이 다른 직원들과 함께 출퇴근하였고 회사에서 입찰과 경리, 금융 사무업무를 총괄 처리하였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다. 원고 사업장을 방문하였던 보험설계사 I, J, 같은 건물에서 사업을 하는 K 역시 '원고 사업장을 방문할 때마다 B이 사무업무를 하고 있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하였는바, 위 내용이 달리 허위로 기재된 것이라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마)

B의 근무일지가 별도로 작성된 바는 없다. 그러나 원고 사업장의 다른 직원들 역시 근무일지가 작성된 바 없었다. 원고는 소규모 영세업자로서 단체협약, 취업규칙, 복무규정, 인사규정 등을 모두 구비하여 두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므로, 근무일지나 인사규정, 단체협약 등이 없다는 사정이 B가 근로자가 아님을 뒷받침하는 사정이라고 볼 수도 없다.

바)

B의 계좌로 입금된 2018년도부터 2021년도까지의 급여 내역을 보면, 2018년도, 2019년도에는 월 100만 원에서 300만 원까지, 2020년도에는 198만 원부터 300만 원까지 입금되어 매월 지급된 금액이 일정하지 않고, 2019년도에는 2월, 6월, 7월, 8월, 11월, 12월에만 급여가 지급된 사실이 확인되기는 한다. 그러나 2020. 10.부터는 매달 220만 원으로 일정한 금원이 지급되었던 점, 개별 사업의 입찰을 전제로 운영되는 원고의 특성상 급여가 불규칙하게 지급된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부인할 수는 없고, 원고 대표이사와 B이 부부임을 고려할 때 B의 동의를 받아 원고의 다른 직원에 대한 급여와 비용이 먼저 지출된 이후 나머지 금원으로 B의 급여가 지급되었을 가능성도 있는 점 등까지 함께 고려하면, B에 대한 급여 금액이나 지급일이 다소 일정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위 각 금원이 근로의 대가로서 임금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사)

원고 발행 주식 80,000주 중 B이 2004. 1.경 24,000주를 소유하고 있었고, 2022. 3. 기준으로는 32,000주를 소유하고 있는 점, B이 2010. 3. 12.부터 원고의 사내 이사로 등기되어 있는 사실, 원고의 이사회의사록에 B의 도장이 날인된 사실은 각 인정된다. 그러나 주주라고 하여 해당 업체에서 근로자로 근무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닌 데다가, B이 위와 같이 원고 사업장에 다른 직원들과 같이 고정적으로 출퇴근하여 특정한 업무를 처리한 후 비교적 일정한 금원의 급여를 지급받았는바, 달리 B이 원고 사업장의 이윤을 독자적으로 취득하거나 손실발생의 위험을 부담하였음을 인정할 사정도 없는 이상,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는 B이 원고의 대표이사와 같이 공동사업주의 지위에만 있었을 뿐 근로자가 아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라.

소결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서 B이 근로자가 아니라고 보아 고용보험법상 피보험자격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이루어진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주영(재판장) 박정미 강민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