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는 2021. 4. 28. 설립되어 서울 강남구 D, 2층에서 상시 약 1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전자상거래 및 관련 유통업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참가인은 2021. 10. 1. 원고와 사이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CS팀에서 CS 운영·기획업무 등을 담당하던 사람이다.
원고는 2022. 7. 21. 참가인에게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이 2022. 7. 31.자로 종료된다’는 내용의 아래와 같은 해고예고 통지서(이하 ‘이 사건 통지서’라 한다)를 교부하였고, 참가인으로부터 서명을 받았다(이하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라 한다).
참가인은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2022. 9. 1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1. 14.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경영상 해고에 해당하고, 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E)을 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2. 13. 이 사건 초심판정과 마찬가지 이유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F,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가 제1, 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경영악화로 인하여 참가인에게 사직을 권유하였는데 참가인이 이를 승낙하여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계약은 합의해지로 종료되었으며, 이 사건 통지의 실질은 권고사직 합의서인데 참가인의 요청에 따라 그 명칭을 해고예고 통지서라고 기재한 것뿐이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이 사건 근로계약의 합의해지 여부
근로관계의 종료 원인에 관하여 근로자는 ‘해고’를, 사용자는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를 각 주장하는 경우, 사용자의 근로계약의 해지 의사에 관하여 상호 다툼이 없고 근로자에게 근로계약 해지의 의사표시가 있었는지가 문제되므로, 결국 사용자가 근로관계의 종료 원인이 근로관계의 합의해지, 즉 근로계약 해지에 관한 의사 합치가 있었음을 증명하여야 한다.
앞서 인정한 사실에 앞서 든 증거, 을가 제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통지서에는 ‘원고의 경영상 이유로 CS팀 해산을 결정하게 되었고, 참가인에게 부득이하게 2022. 7. 20. 권고사직을 제안하였으나 참가인의 요청에 의해 이 사건 통지서를 작성해 교부한다’는 취지가 기재되어 있을 뿐, 위 기재만으로 참가인이 원고의 권고사직을 수용하였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권고사직 거절의 의미로 원고의 일방적 해고를 명확히 하기 위하여 해고예고통지서의 교부를 요청하였다고 볼 여지도 충분한 점, ② 원고는 참가인에 대한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 사유를 “경영상 필요 또는 회사 불황으로 인원 감축 등에 의한 퇴사(경영상 필요에 의한 인원 감축)”로 신고한 점, ③ 원고가 권고사직으로 퇴사한 다른 근로자들로부터는 사직서를 제출받은 것으로 보이지만 참가인으로부터는 사직서를 제출받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 사건 근로계약이 합의해지로 인하여 종료되었음이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결국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일방적인 해고로 말미암아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고의 위법 여부
관련 법리
어떤 기업이 경영상 이유로 사업을 여러 개의 부문으로 나누어 경영하다가 그중 일부를 폐지하기로 하였더라도 이는 원칙적으로 사업 축소에 해당할 뿐 사업 전체의 폐지라고 할 수 없으므로, 사용자가 일부 사업을 폐지하면서 그 사업 부문에 속한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근로기준법 제24조에서 정한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요건을 갖추어야 하고, 그 요건을 갖추지 못한 해고는 정당한 이유가 없어 무효이다.
사용자가 일부 사업 부문을 폐지하고 그 사업 부문에 속한 근로자를 해고하였는데 그와 같은 해고가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로서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지만, 폐업으로 인한 통상해고로서 예외적으로 정당하기 위해서는 일부 사업의 폐지·축소가 사업 전체의 폐지와 같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한다. 이때 일부 사업의 폐지가 폐업과 같다고 인정할 수 있는지는 해당 사업 부문이 인적·물적 조직 및 운영상 독립되어 있는지, 재무 및 회계의 명백한 독립성이 갖추어져 별도의 사업체로 취급할 수 있는지, 폐지되는 사업 부문이 존속하는 다른 사업 부문과 취급하는 업무의 성질이 전혀 달라 다른 사업 부문으로의 전환배치가 사실상 불가능할 정도로 업무 종사의 호환성이 없는지 등 여러 사정을 구체적으로 살펴 종합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1조에 따라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사업 부문의 일부 폐지를 이유로 한 해고가 통상해고로서 정당성을 갖추었는지에 관한 증명책임 역시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21. 7. 29. 선고 2016두64876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24조에 의하면, 사용자가 경영상의 이유에 의하여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어야 하고, ②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하며, ③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에 따라 그 대상자를 선정하여야 하고, ④ 해고를 피하기 위한 방법과 해고의 기준 등을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대표와 성실하게 협의하여야 하는데, 위 각 요건의 구체적 내용은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구체적 사건에서 다른 요건의 충족 정도와 관련하여 유동적으로 정해지는 것이므로, 구체적 사건에서 경영상 이유에 의한 당해 해고가 위 각 요건을 모두 갖추어 정당한지는 위 각 요건을 구성하는 개별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 26. 선고 2003다69393 판결 등 참조).
정리해고의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란 반드시 기업의 도산을 회피하기 위한 경우에 한정되지 아니하고,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기 위하여 인원삭감이 필요한 경우도 포함되지만, 그러한 인원삭감은 객관적으로 보아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2두25873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정리해고의 요건 중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여야 한다’는 것은 경영방침이나 작업방식의 합리화, 신규채용의 금지, 일시휴직 및 희망퇴직의 활용 및 전근 등 사용자가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방법과 정도는 확정적·고정적인 것이 아니라 그 사용자의 경영위기의 정도, 정리해고를 실시하여야 하는 경영상의 이유, 사업의 내용과 규모, 직급별 인원상황 등에 따라 달라진다(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4다20875, 2088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을가 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CS팀이 명백하게 별개의 사업으로 독립성이 인정되어 그 폐지·축소가 원고 사업 전체의 폐지와 같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고가 CS팀 업무를 중단하면서 참가인에 대하여 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는 통상해고가 아니라 경영상 필요에 의하여 이루어진 정리해고에 해당하는데, 이는 경영상 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당해고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와 같이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지 않다.
원고의 손익계산서에 따르면, 원고는 2021년도와 2022년도에 영업이익이 전무한 반면 상당한 규모의 영업손실만 발생하였고, 2022. 10.부터는 매출이 없는 등 경영 악화로 인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가 문제된 2022. 7.경에는 원고에 다수의 근로자가 재직하고 있었고, 당시 조직 통·폐합 등 구조조정이 있거나 법인의 해산 결의, 폐업이 예정되어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을 확인할 수 없으며, 2022. 11. 1.경에야 소속 근로자들 대부분과 근로관계를 종료하였는데, 이 사건 재심판정 단계에 이르기까지도 원고의 고용보험은 소멸되지 않았고 사업자등록도 유지되며 계속 사업자로 확인되었다.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 단계에서는 물론 이 사건 소송절차에서도 CS팀의 영업 중단을 결정한 구체적인 이유나 배경, 조직 개편 및 인력 조정에 관한 필요성 등에 관한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CS팀의 영업 중단은 물론이고 원고 회사 전체의 경영사정을 종합적으로 놓고 보더라도 참가인에 대한 이 사건 근로관계 종료에 어떠한 긴박한 경영상 필요성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가 제출한 이사회 의사록(을가 제7호증)은 원고가 설립된 2021. 4. 28. 개최된 이사회 자료인데, 이에 의하더라도 원고는 사업 초기 단계의 자금 사정을 고려하여 운영 여건이 안정될 때까지 대표이사의 무보수 근무를 의결한 것일 뿐이므로 이를 두고 원고가 정리해고하면서 해고범위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한 것으로 평가할 수 없고, 달리 원고가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나아가 원고가 참가인을 정리해고하면서 해고대상자 선정을 위한 객관적 합리성과 사회적 상당성을 가진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였다는 등 해고대상자 선정 과정의 합리성과 공정성을 갖추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전혀 찾을 수 없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각엽(재판장) 심용아 오민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