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1. 14. 선고 2023구합61097 판결

부당정직구제재심판정 취소의 소

주문

1.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2. 15.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C, D 병합 B기관 부당정직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중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한 부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 중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은 피고보조참가인이,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1942. 3. 1. E법에 따라 F의 공정한 시행과 원활한 보급을 통하여 G의 진흥 및 축산의 발전에 이바지하고 구민의 여가선용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설립되어, 상시 5,000여 명의 근로자를 사용해 F의 시행에 관한 사업, G의 진흥에 관한 사업, H 내 간이체육시설 및 시민위락시설의 설치·운영 등을 영위하는 공기업이다.

나.

원고는 1994. 8. 1. 참가인에 입사해 2021. 4. 9.부터 2022. 2. 18.까지 비서실장(2급)으로 근무하였고, 2022. 2. 19. 청담지사장으로 인사발령 받았는데, 2022. 8. 27.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로 정직 3월의 징계를 받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정직’이라 한다).

다.

원고는 2022. 9. 2. 이 사건 정직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는데,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2. 10. 31. 이 사건 정직이 정당하다고 판단해 원고의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J).

라.

원고는 2022. 12. 1. 초심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2. 12. 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2. 15. ‘원고는 징계사유가 전부 인정되는 등 적극적 가담행위로 징계양정이 적정하며 징계절차에도 하자가 없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한편, 참가인이 I에 대한 부당정직 구제명령에 관하여 재심을 신청한 사건(D)이 병합되었으나, 이하에서는 원고의 재심신청에 관한 판정만을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마.

원고는 2023. 3. 28. 이 사건 재심판정서를 송달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 2, 3, 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및 참가인의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가.

원고 주장의 요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정직은 부당하므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여 취소되어야 한다.

1)

징계 절차의 부적법

참가인은 당초 2022. 7. 23. 초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한 근신 10일의 징계를 의결하였는데, 현재 회장인 K(이하 ‘현 회장’이라 한다)이 2022. 7. 31. 참가인 인사규정 제47조 제3항에 따라 위 징계에 대해 재심의를 요구하였고, 이에 참가인이 2022. 8. 20. 재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정직을 의결한 것이다. 초심 인사위원회의 징계의결이 중대하고도 명백한 흠이 있다거나 그에 상응할 정도로 의결에 부당성이 있었다고 볼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현 회장이 재심의를 요구하였기 때문에 재심 인사위원회가 모종의 정치적 이유로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을 매우 중하게 변경한 것으로 보여서 위법하다.

2)

징계사유 부존재

가)

제1 징계사유

⑴ 인사 발령은 인사권자의 재량행위이고, 참가인의 전 회장인 L(이하 ‘전 회장’이라 한다)으로부터 2차 가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M와 N에 대한 인사 발령이 무보직 또는 지방으로의 좌천도 아니었던 데다가 그들에 대한 2차 가해 관련 조사도 이루어지지 않았는바, 원고로서는 위 M, N이 직장 내 괴롭힘의 일환으로 부당한 인사 발령을 받았음을 인지하지 못하였다.

⑵ 원고는 비서실장으로서 전 회장의 의전, 대외활동과 관련된 업무를 수행하였을 뿐 인사 발령에 직접 관여하는 직책에 있지 않다. 2021. 6. 25. 인사 부서가 전 회장의 지시를 거부한 채 처리하지 아니함에 따라 전 회장이 그 내용을 직접 수기로 작성하는 모습을 가만히 두고 볼 수 없어 이를 보조하였던 것에 불과하므로, 원고로서는 단순히 비서실장의 직무행위를 한 것이지 직장 내 괴롭힘이나 2차 가해에 적극 관여한 것이 아니다.

⑶ 원고는 2021. 5. 29. 안내데스크를 통해 습득한 보이스펜의 소유자를 찾기 위하여 거기에 녹음된 내용을 들어보았는데, 당시 인사부장 N이 전 회장으로부터 결재를 받는 과정이 녹음되어 있었다. 그 무렵 전 회장 관련 녹취로 인하여 논란이 있었던 시기이므로 비서실의 직무상 필요하다고 판단해 이를 보고하였던 것뿐인바, 원고가 전회장의 2차 가해를 조장하거나 방조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

제2 징계사유

⑴ 원고는 2021. 6. 24. 감사부서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들의 2차 가해 신고 사실을 전 회장에게 보고해 달라는 요청을 받기는 하였으나, 그 당시 전 회장이 외부 일정 중이어서 직접 보고하는 것은 불가능하였고, 이를 감사부서에도 전달하였기 때문에 감사부서에서 직접 보고하리라고 생각하였다. 원고는 2021. 6. 25. 11:00경 O로부터 같은 내용의 공문을 받아 전 회장에게 보고를 마쳤으므로, 이를 미보고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⑵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들의 2차 가해 신고 사실에 관한 보고의무는 소관 부서의 장에게 있고, 비서실에서는 소관 부서의 요청에 따라 보고를 위한 일정을 조율하는 역할만을 할 뿐인바, 단순히 2차 가해라고 주장하는 인사 발령 시점(2021. 6. 25. 9:00)보다 원고의 전 회장에 대한 보고 시점(2021. 6. 25. 11:00)이 늦었으므로 보고의무 해태에 해당한다는 것은 부당하다.

다)

제3 징계사유

원고가 근무하였던 비서실에서는 전 회장의 대외활동 내역을 작성, 관리하는 업무를 수행하였고, 실제 전 회장이 간부들을 발탁하기 위해 직접 현장에 찾아가 면담을 진행한 사실도 있는바, P, Q 등이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제기한 부당전보 구제신청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인사부가 관련 자료를 요청하여 ‘역량 면접내역’이라는 문서를 작성해 전달한 사실이 있다. 다만, 전 회장이 해임된 이후 위 문서는 파기되었는데, O가 2012. 12. 초경 감사를 진행하면서 재차 같은 자료의 제출을 요청하기에, 원고가 기억에 의존하여 다시 작성해 제출하였을 뿐이지, 허위로 자료를 가공하거나 이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

3)

징계양정 부적절

이 사건 정직은 면직 다음으로 가장 무거운 징계처분이므로, 원고가 고의로 중한 비위행위를 저질렀고, 개전의 정 등 양정에 고려할 만한 사정이 전혀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포함하는 것이다. 그러나 원고가 M, N에 대한 인사 발령이 2차 가해에 해당한다는 사정을 알지 못했던 점, 원고의 비위행위는 직무 수행의 일환이었을 뿐, 윤리의식이나 소명의식 없이 저지른 것이 아닌 점, 원고는 포상을 받은 이력도 있고, 30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근신 10일 이외에는 징계처분을 받은 이력이 없으며, 위 처분과 관련하여 형사고발을 당했으나 무혐의 처분을 받기까지 한 점 등을 모두 고려하면, 징계양정이 부적절하여 위법하다.

나.

인정사실

1)

전 회장은 제17, 18, 19대 국회의원을 역임하고 O 장관의 제청으로 2021. 2. 26. 대통령으로부터 참가인 회장으로 임명되었고, 자신의 비서실장으로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이었던 R을 특별채용하고자 하였는데, 주무기관인 O로부터 위 특별채용이 정부지침에 위배되어 불가하다는 답변을 수차례 받았다. 그럼에도 당시 부회장 S, 인사노무처장 M, 인사부장 N 등 인사담당자들에게 R에 대한 비서실장 특별채용 검토를 지시, 진행하도록 강요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M, N 및 당시 시설처장 P 등에게 욕설, 폭언, 협박을 하였다.

2)

참가인 소속의 일반직 직원 위주로 결성된 T노동조합은 2021. 4. 11. 전 회장의 부당한 측근 채용 시도와 폭언 등 갑질을 고발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였고, 이어 2021. 4. 13. 주요 언론사에서 해당 내용을 보도하였다. 대통령이 즉시 감찰을 지시함에 따라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공직감찰반은 2021. 5. 6.까지 전 회장을 비롯한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감찰한 후 그 결과와 관련 자료를 O에 이첩하였다.

3)

O는 2021. 5. 24.부터 2021. 6. 11.까지 참가인에 대한 특정감사(1차)를 실시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참가인의 직원들이 전 회장으로부터 2차 피해를 당하였다는 진술을 청취하였고, 2021. 6. 15. 참가인 감사실에 2차 피해 사례를 조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을 통보하였다. 이에 참가인 감사실은 2021. 6. 18.부터 N 등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2차 피해 사실관계 및 발생 경위 등에 관하여 조사에 착수하였다.

4)

M, N은 2021. 6. 24. 참가인 감사실에 ‘2차 가해 및 직장 내 괴롭힘 추가 신고서’를 제출하였고, 당시 감사부장 U은 같은 날 16:00경 원고와 V에게 ‘인사관련 2차 가해 및 직장 내 괴롭힘 신고 접수 사실 통보’라는 제목으로 메일을 발송하는 한편, 전회장의 비서실을 방문해 2차 가해 신고서 접수 사실을 알렸다.

5)

참가인은 2021. 6. 26. 자로 M를 해외사업처장, N을 발매총괄부장, I를 경영지원처장 겸 인사노무처장으로 각 인사 발령하였고, 2021. 6. 27.에는 감사실장 Q을 W개발처장으로, U을 단속1부장으로, P을 도봉지사장으로 각 발령하는 등 직원 70여 명에 대한 인사 발령을 하였다.

6)

O는 2021. 7. 16. 전 회장에게 ‘재직 중 측근 채용 시도 및 우회채용, 직원들에 대한 욕설·폭언·협박, 감사방해·2차 가해 행위’ 등의 비위사항을 이유로 해임건의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감사 결과를 통지하였고, O장관은 2021. 9. 24. 공공기관운영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에게 전 회장에 대한 해임 건의를 하였으며, 대통령은 2021. 10. 1. 전 회장을 참가인 회장에서 해임하는 처분을 하였다.

7)

한편 국민권익위원회는 2021. 7. 1. 전 회장의 감사 방해 및 2차 가해행위 등에 임직원들이 관여하였다는 신고 2건을 접수하고, 2021. 9. 2. 이를 O에 이첩하였다. O는 2021. 12. 9.부터 2021. 12. 26.까지 재차 참가인에 대한 특정감사(제2차)를 실시하였다.

8)

O는 2022. 3. 31. 참가인에게 감사 결과를 통보하면서, 전 회장의 비위행위에 가담·조력한 총 7명에 대한 처분을 요구하였고, 그 중 원고에 대해서는 ‘감봉 이상 징계’, I에 대해서는 ‘근신 이상 징계’를 각 조치사항으로 요구하였다.

9)

이에 원고와 I가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O는 2022. 6. 14. 위 청구를 기각하고 같은 내용의 최종처분을 통지하였으며, 참가인은 2022. 7. 23. 원고와 I가 참석한 가운데 초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각 ‘근신 10일’의 징계를 의결하였다.

10)

그런데 현 회장이 2022. 7. 31. 참가인 인사규정 제47조 제3항에 따라 2022.

7. 23. 자 초심 인사위원회에서 심의·의결한 원고, I에 대한 각 징계 의결에 대해 재심을 요구하였고, 참가인은 2022. 8. 20. 원고와 I가 참석한 가운데 재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각 ‘정직 3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0, 12 내지 16호증, 을가 제8 내지 12호증, 을나 제4, 5, 6, 10, 11, 13, 17, 22, 23, 36, 3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징계 절차의 부적법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을가 제15, 16호증, 을나 제14, 16, 32, 3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정직은 참가인의 인사규정에서 정한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이루어진 것으로서,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정직에 어떠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1)

참가인 인사규정 제47조 제3항은 “회장은 인사위원회의 징계의결이 중대하고도 명백한 흠이 있거나 그 의결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면 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요구할 수 있으며, 재심에 따른 징계의결이 전과 같은 경우에는 그 의결로써 확정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에서 ‘의결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사례를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지는 않으나, 전 회장이 징계의결에 영향력을 행사한 경우와 같이 중대하고도 명백한 흠에 상응할 정도여야만 하는 것으로 한정하여 해석할 만한 합리적인 근거는 없으므로, 참가인 회장으로서는 인사위원회가 징계사유에 관한 사실을 오인하거나 그 징계양정이 적절하지 아니하여 결과적으로 의결이 부당하다고 판단하였다면 충분히 재심을 요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2)

현 회장은 2022. 7. 31. 원고에 대한 2022. 7. 23. 자 징계의결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취지 및 이유를 들어 인사위원회에 재심을 요구하였는바, 이는 참가인 인사규정 제47조 제3항에 따른 것으로서 적법한 재심의 요구라고 판단된다.

3)

원고는, 이 사건 정직이 표적 징계로서, 현 회장이 원고에 대한 악의적인 의도를 가지고 초심 인사위원회의 징계의결에 대해 재심을 요구하였고, 재심 인사위원회는 그 구성에 하자가 있음에도 정치적인 이유로 중징계 의결을 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한다. 살피건대, ① 참가인의 ‘2022년 제15차 중앙인사위원회’는 원고와 I에 대한 초심 인사위원회(제14차 중앙인사위원회)가 개최된 후 바로 다음날인 2022. 7. 24. 서면심의 방법으로 개최되었고, 심의안건은 ‘X’으로서 징계심의와는 전혀 무관한 것이었던 점, ② 이후 현 회장은 2022. 7. 31. 원고와 I에 대한 초심 인사위원회의 징계의결에 관하여 재심을 요구하였고, 참가인은 2022. 8. 12. 원고와 I에게 재심 인사위원회 개최를 통지한 다음 2022. 8. 20. 재심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였는바, 참가인 인사규정에서 회장이 재심을 요구한 경우 그 재심의를 개최하여야 하는 기한에 대해서는 특별히 정하고 있지 않지만, 징계대상자가 징계처분에 불복하여 재심을 청구한 경우 회장이 재심청구서를 접수하여 인사위원회에 부의한 날부터 30일 이내에 재심의를 하여야 한다고 규정(제49조 제1항)한 것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 대한 재심 인사위원회(제16차 중앙인사위원회)는 부당한 지체 없이 합리적인 기간 내에 개최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점, ③ 원고와 I에 대한 초심 인사위원회(제14차 중앙인사위원회)에 참여하였던 외부위원 3명은 2021. 8. 12. 임기를 1년으로 정하여 위촉된 자들이었는바, 2022. 8. 11. 임기가 만료되어 교체될 것이 이미 예정되어 있었던 점 등의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정직의 중징계를 의결한 재심 인사위원회(제16차 중앙인사위원회)의 외부위원 구성에 특별한 하자가 있었다고 보이지는 아니하고, 달리 이 사건 정직이 표적 징계라거나 위 재심 인사위원회가 정치적인 의도로 부당하게 과중한 징계의결을 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라.

징계사유 부존재 주장에 관한 판단

1)

제1 징계사유에 관하여

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을나 제34, 3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제1 징계사유 중 ‘원고가 N 소유의 보이스펜을 습득한 뒤 동의 없이 녹취록을 작성하여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들을 비방하는 자료로 사용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는 부분은, 전 회장의 M, N에 대한 2차 가해행위를 조장, 방조한 행위로서,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⑴ 원고가 2021. 5. 27. N이 분실한 보이스펜을 취득한 다음 거기에 전 회장과 관련된 사항이 녹음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전 회장에게 해당 사실을 보고하였으며, 이후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위 녹음 내용을 따로 정리하여 보고한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다툼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⑵ 원고가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직후 전 회장의 부당한 측근 채용 시도 내지 폭언 등 갑질과 관련하여 참가인 T노동조합이 성명서를 발표하였고, 주요 언론사가 해당 내용을 보도하였으며,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실 공직감찰반이 감찰을 실시하는 한편, O가 참가인에 대한 특정감사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또한, P이 2021. 4. 15. 감찰 조사를 받은 다음 원고에게 “아침에 출근하니 감사실에서 빨리 올라오라고 해서 갔더니 민정수석실 직원한테 안내하더라. 다 들었다고 하면서 욕 얻어먹은 것 얘기하는데 자세히도 알더라. 4. 1. 임원회의 때 감사, 본부장 5, Y 처장, Z 실장, AA 처장 같이 있었거든. 맞는 건 맞다 하고 아닌 건 아니다 했어. 회장님이 나한테 이 새끼 임마 그랬거든. 너무 자세히 알고 얘기하는데 할 말이 없더라.”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한 점까지 보태어 보면, 원고는 M, N, P 등이 전 회장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던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⑶ 더욱이 N은 2021. 5. 27. 대학 동문이자 입사 선배였던 원고를 직접 만나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로서 고충을 토로하였고, 그 자리에서 유실한 보이스펜을 우연히 원고가 습득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로서는 다른 직원으로부터 위 보이스펜을 전달받는 즉시 그것이 N의 소유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으리라고 보인다. 그럼에도 굳이 거기에 녹음된 내용을 청취한 다음 전 회장에게 보고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후에도 이를 끝내 N에게 직접 돌려주지 아니한 채 안내데스크에 반환하였을 뿐이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전 회장이 N의 보이스펜에 녹음된 내용을 자신의 비위행위를 정당화하는 데에 유리하게끔 사용하리라는 점을 예상하였음에도 불구하고(실제로 2021. 6. 4. ‘B장 몰래 녹취한 간부 또 있었다. 조직적 공모’라는 제목으로 ‘B 간부들이 전 회장을 상대로 몰래 녹취해 온 것으로 드러났는데, 전 회장을 감시 또는 음해하려는 조직적 공모가 의심된다’는 취지로 전 회장에게 유리한 언론보도가 있었다) 이를 전 회장에게 제공함으로써,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행위에 적극적으로 관여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나)

한편, 제1 징계사유 중 ‘원고가 전 회장의 폭언·욕설 피해자인 M, N에 대한 전보인사명령이 이들에 대한 추가 가해이고, 해당 피해자들이 2차 가해를 주장한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으면서 회장의 지시라는 이유만으로 이들에 대한 인사명령 문서를 작성하도록 하급자에게 지시하였다’는 부분은 참가인의 2021. 6. 26. 자 인사 발령이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갑 제3, 9호증, 을가 제2, 5호증, 을나 제8, 12, 20, 21, 24, 38, 4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참가인의 M, N에 대한 2021. 6. 26.자 인사 조치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에서 금지하는 ‘불리한 처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행위라고 할 수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가 전 회장의 2차 가해행위에 관여하거나 2차 가해행위를 하도록 하급자에게 지시하였다는 부분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일부 이유 있다.

⑴ 전 회장은 2021. 12. 30. M에 대한 강요미수, P에 대한 모욕 및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기소되었는데, 제1심법원은 2024. 2. 8. 강요미수죄, 모욕죄에 대하여는 각 유죄로 판단하고, 아래와 같은 내용의 근로기준법위반죄에 대하여는 2021. 6. 26.자 인사 발령이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6항이 금지하는 불리한 처우가 아니라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하였다(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1고단2501호). ⑵ 또한 전 회장은 2021. 10. 18. 대통령이 2021. 10. 1. 자로 한 해임 처분의 취소를 청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제1심법원은 2024. 5. 16. 위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으나, 다만 해임의 처분사유 중 ‘전 회장으로부터 욕설·폭언 피해를 입은 인사처장과 인사부장이 2차 가해 및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였음에도 다른 부서로 전보조치 하였다.’라는 내용의 2차 가해 행위에 대해서는 아래와 같은 이유를 들어, 2021. 6. 26. 자 참가인 인사노무처장과 인사부장에 대하여 한 인사 발령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에서 금지하는 불리한 처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서울행정법원 2021구합81752호, 이하 수원지방법원 안양지원 2021고단2501호와 함께 ‘관련 사건 판결’이라 한다). ⑶ 참가인은, ‘불리한 처우’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피해 근로자의 주관적 의사인데, 관련 사건 판결이 사실을 오인하고 법리를 오해하여 이와 달리 판단한 잘못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① 참가인은 통상 신임회장의 취임 이후 인사 조치를 단행하여 왔고, 전 회장 역시 취임 직후 인사 발령을 준비하였으나, 특정 감사 등으로 시행하지 못하였다가 2021. 6. 26. 자 및 2021. 6. 27. 자로 ‘경영 정상화를 위한 단계별 인사’가 시행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처럼 통상 예상된 인사 과정에서 전 회장이 M, N에 대한 교체 의사를 미리 밝혔다거나 이들에 대한 인사 발령이 다른 직원들보다 하루 앞서 시행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2021. 6. 26. 자 인사 발령이 2021. 6. 27. 자 인사 발령과는 별개의 표적 인사로서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부족한 점, ③ 그 밖에 관련 사건 판결에서 근거로 든 앞서 본 사정들 등을 종합하면, 참가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 징계사유에 관하여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참가인 감사1부장 U은, M와 N이 2021. 6. 24. 16:00경 전 회장 관련 직장 내 괴롭힘 2차 가해 신고서를 제출한 사실을 원고에게 알렸는데, 원고는 같은 날 전 회장에게 위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을뿐더러 U이 직접 보고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율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M와 N이 2차 가해 신고서를 제출하였을 당시 그들에 대한 인사 발령이 2차 가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는 다툼의 여지가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 무렵 전 회장의 부당한 측근채용 시도와 폭언 등 갑질에 대한 O의 감사 및 직원들의 가담 행위에 대한 참가인 감사실의 감사절차가 이미 진행되고 있었으므로,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들의 2차 가해 신고는 그 자체로 전회장의 신분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봄이 상당한바, 결과적으로 2021. 6. 26. 자 인사 발령이 그대로 시행되었다는 사정만을 들어 중요한 사안이 아니었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③ 설령 원고가 U에게 전 회장이 외부 일정으로 부재 중이어서 당장 보고할 수 없다는 사정을 알렸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원고가 이후에도 계속하여 보고하지 아니한 행위까지 정당화하기 어려운 점, ④ 원고는 2021. 6. 25. 11:00경 O로부터 공문을 받았을 무렵에 위 2차 가해 신고서 접수 사실도 보고하였다고 주장하나, 전 회장이 전달한 문자메시지(갑 제11호증)의 내용만으로는 그 당시 2차 가해 신고서 접수 사실까지 알렸는지 전혀 알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전 회장은 이후 조사 과정에서 일관되게 원고로부터 보고를 받지 못하였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면, 회장 신분과 관련된 중요사안을 보고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제2 징계사유는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제3 징계사유에 관하여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다가 을가 제1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 즉 ① 원고는 O의 특정감사(제2차) 과정에서 2021. 6. 27. 자 인사 발령의 정당성을 입증하기 위해 ‘6월 직원 인사 관련 회장 주관 역량면접 내역’이라는 문서를 제출하였는데, 이는 공식적으로 등록된 사실도 없을뿐더러 그 기재 내용의 진위를 확인할 아무런 근거가 없는 점, ② 원고가 제출한 사실확인서(갑 제4, 6호증)는 그 작성자와 작성 경위 및 시기 등에 비추어 기재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증빙서류(갑 제17호증)로 제출한 확인서나 업무수첩, 보고서에도 전 회장이 지사 등을 방문해 현장순시를 하거나 당부 및 지시한 사항만이 기재되어 있을 뿐, 실제로 임원들에 대한 역량 면접을 실시하였다고 인정할 만한 내용은 찾을 수 없는바, 위 ‘6월 직원 인사 관련 회장 주관 역량면접 내역’은 전 회장의 외부 일정에 끼워 맞추어 사후적으로 작성된 문서로 보이는 점, ③ 원고는 전 회장이 해임된 이후 굳이 거짓 자료를 제출하여 감사를 방해할 동기나 유인이 없다고 주장하나, 전 회장이 해임되기 이전부터 일부 참가인 직원들이 비위행위에 가담하였다는 신고가 접수되어 그에 대한 참가인 감사실의 감사절차가 진행되기도 하였는바, 전 회장의 비서실장이었던 원고로서는 자신의 책임을 면하거나 가볍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자료를 작성할 동기나 유인이 전혀 없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④ 인권위 진정서 및 결과통지서(갑 제5호증)의 기재에 의하더라도, 감사관들이 편향되고 부적절한 태도로 조사하였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원고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고, 달리 ‘6월 직원 인사 관련 회장 주관 역량면접 내역’ 문서의 진정성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가공된 자료의 작성을 지시하였다는 취지의 제3 징계사유도 충분히 인정된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마.

징계양정 부적절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더라도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다만, 여러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근로자에 대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는 해당 기업의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사용자가 징계처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주된 징계사유, 전체 징계사유 중 인정된 징계사유의 내용과 비중,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은 이유, 해당 징계처분의 종류, 해당 기업이 정하고 있는 징계처분 결정 절차, 해당 기업의 규모·사업 성격 및 징계에 관한 기준과 관행 등에 비추어 인정된 징계사유만으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고려하여 해당 징계처분을 유지하는 것이 근로자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31조에 의하여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을 다투는 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에 관한 증명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해당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지에 대한 증명책임도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7두57318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위 관련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 내지 참가인이 주장하는 사정들이나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에 대하여 인정되는 일부 징계사유만으로 이 사건 정직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정직은 그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과중하여 위법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

가)

당초 이 사건 정직의 징계사유는 원고가 전 회장의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행위에 적극 관여하거나 방조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가공의 자료 작성을 지시하였다는 것인데, 각 징계사유의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모두 M, N에 대한 2021. 6. 26. 자 인사 발령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사실관계에 해당하는바, 앞서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판단한 부분, 즉 원고가 M, N에 대한 인사명령 문서를 작성하도록 하급자에게 지시한 행위가 전체 징계사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고 보인다.

나)

참가인 인사위원회는 원고에 대한 징계사유가 모두 인정되는 것을 전제로 이 사건 정직을 의결하였으므로, 참가인으로서는 제1 징계사유 중 인정되지 아니하는 부분을 제외하는 한편, M, N에 대한 2021. 6. 26. 자 인사 발령이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행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다시 판단하더라도 마찬가지로 동일한 징계처분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점을 충분히 주장·입증하여야 한다. 그런데 참가인은 막연히 원고에 대하여 인정되는 각각의 징계사유가 중대하므로 그 징계사유들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아니하더라도 징계양정은 적정하다는 취지로 주장할 뿐, 달리 원고에게 인정되는 징계사유만으로도 동일한 징계처분을 할 가능성이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인정된 징계사유와 관련한 참가인 사업장의 징계기준 내지 관행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하고 있지는 않다.

다)

이 사건 정직은 참가인이 선택할 수 있는 징계의 종류 중 근로자의 신분을 해제하는 면직을 제외하고는 가장 무거운 처분인 점을 감안하면, 원고에게 인정된 징계사유만을 들어 이 사건 정직을 유지하는 것은 원고에게 예측하지 못한 불이익이 될 우려가 있으므로, 그 판단에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바.

소결론

이 사건 정직은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지 아니하고, 인정되는 나머지 징계사유만으로는 징계양정이 과중하여 부당징계에 해당하는바, 이와 달리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강재원(재판장) 김준영 류지선

[별지]

각주1) 원고는 당초 소장에 ‘중앙노동위원회가 2023. 2. 15. C,D 병합 사건에 관하여 한 재심판정 전부를 취소한다’는 취지로 기재하였으나, I와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부당정직 구제 재심신청 사건(D)에 관하여는 원고에게 당사자 적격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주문과 같이 선해하여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