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1. 29. 선고 2023구합76914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참가인(D생)은 2012. 11. 27.부터 2014. 12. 31.까지 한국남부발전 주식회사 소속으로 원고에 파견되어 근무하다가 2015. 8. 1. 원고에 입사하여 경영부서 업무를 담당한 사람이다.

나.

원고와 참가인은 2015. 8. 1. 체결한 근로계약에서 계약기간을 ‘2015. 8. 1.부터 2022. 12. 31.까지(만 60세에 도달하는 연도의 말일)’로 정하고, ‘원고와 참가인은 2년 범위 내에서 1년 단위로 상호 협의 하에 급여조건 등을 별도로 정하여 재계약을 체결하되, 원고는 참가인의 인사고과에 따라 계약기간을 1년 단축할 수 있다’고 정하였다가, 2019. 11.경 계약기간을 ‘2015. 8. 1.부터 2024. 12. 31.까지’로 변경하면서 2021. 1. 1.부터 2022. 12. 31.까지는 한국남부발전 주식회사 전적일에 통보받은 기준연봉(이하 ‘기준연봉’이라 한다)의 100%를 지급하고, 2023. 1. 1.부터 2024. 12. 31.까지의 임금에 관해서는 상호 협의하여 연봉협상을 체결하기로 하였다(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다.

원고는 2022. 10.경 임금피크제 운영 규정(2016. 9. 8. 제정하여 2017. 1. 1. 시행한 것)을 개정하면서 51명의 근로자 중 참가인을 제외한 49명의 동의를 받아 2022. 11. 1. 이를 시행하였는데(이하 ‘개정 임금피크제 규정’이라 하고, 개정 전 규정을 ‘개정 전 임금피크제 규정’이라 한다), 주요 개정내용은 아래와 같고, 참가인은 개정 임금피크제 규정을 최초로 적용받는 근로자이다.

라.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을 근거로 참가인과 2022. 12. 1.부터 2022. 12. 28. 사이에 4차례에 걸쳐 아래와 같이 연봉협상을 진행하였으나 협의가 성립되지 않았다.

마.

원고는 2023. 1. 1.자로 참가인을 2급갑 직급의 ‘고객지원본부 사업개발실장’에서 별도 직급인 ‘책임전문위원’으로 변경하고, 참가인에게 ‘안전/소방, 시설점검 및 순찰 업무’(기존 임금의 60%, 주 24시간 근무)를 부여하는 내용의 전보발령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전보’라 한다).

바.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4. 20.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 필요가 인정되고, 원고에게 발생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났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에 대하여 제기한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F).

사.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7. 17.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 필요가 인정되지 않고, 참가인에게 발생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상당하며, 원고가 이 사건 전보에 앞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 14 내지 16호증, 을가 제1 내지 4, 6 내지 8호증, 을나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3.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개정 임금피크제 규정에 따라 참가인을 전보한 것으로,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 필요가 인정되고, 참가인에게 발생한 연봉 감소는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것이며, 이 사건 근로계약에서 연장된 근무기간에 받을 구체적인 임금을 정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에게 감수하기 어려울 정도의 생활상 불이익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 전보 전에 참가인과 4차례에 연봉협상을 진행하여 충분히 협의를 거쳤으므로, 이 사건 전보를 부당한 인사권의 행사로 볼 수 없다.

4.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관련 법리

1)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는 것이나,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무효가 된다고 볼 것이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6다33531 판결, 대법원 2014. 6. 12. 선고 2012다93596 판결 등 참조).

2)

근로기준법 제94조가 정하는 집단적 동의는 취업규칙의 유효한 변경을 위한 요건에 불과하므로, 취업규칙이 집단적 동의를 받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된 경우에도 근로기준법 제4조가 정하는 근로조건 자유결정의 원칙은 여전히 지켜져야 한다. 따라서 근로자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변경된 취업규칙은 집단적 동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보다 유리한 근로조건을 정한 기존의 개별 근로계약 부분에 우선하는 효력을 갖는다고 할 수 없다. 이 경우에도 근로계약의 내용은 유효하게 존속하고, 변경된 취업규칙의 기준에 의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을 변경할 수 없으며,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가 없는 한 취업규칙보다 유리한 근로계약의 내용이 우선하여 적용된다(대법원 2022. 1. 13. 선고 2020다232136 판결 등 참조). 또한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 집단 이외에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 집단만이 동의주체가 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두223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보는 업무상 필요가 인정되지 않고, 참가인에게 발생하는 생활상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전보는 부당하다. 이 사건 재심판정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1)

업무상 필요성 유무(임금피크제 적용 여부)

가)

참가인이 이 사건 전보 이후 부여받은 직무는 ‘안전‧소방, 시설점검 및 순찰 업무’로 참가인이 기존에 수행하던 경영부서 업무와 차이가 있고, 이미 ‘안전‧소방, 시설점검 및 순찰 업무’를 법정관리자 외에도 다른 근로자가 수행하고 있어 참가인이 이를 수행하여야 할 업무상 필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전보가 개정 임금피크제 규정에 따른 것으로 업무상 필요를 인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참가인에게 개정 임금피크제 규정을 적용할 수 없으므로, 이를 근거로 이 사건 전보의 업무상 필요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①

참가인의 ‘계약기간’은 62세가 되는 해의 말일인 2024. 12. 31.까지인 반면 원고의 취업규칙에서 정한 ‘정년’은 만 60세가 되는 월의 말일이고(제57조, 제58조 제1항), 개정 전 임금피크제 규정은 만 58세부터 만 60세까지를 대상자로 하나, 참가인은 개정 전 임금피크제 규정 시행 후 체결된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2021. 1. 1.부터 60세가 되는 해의 말일인 2022. 12. 31.까지 별도 기준(기준연봉의 100%)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기로 하여, 개정 전 임금피크제 규정의 적용대상이 아니었다.

②

참가인과 원고 소속 다른 근로자는 정년과 임금피크제 적용 여부 등에 관한 근로조건이 달라 이해관계가 다르다. 개정 임금피크제 규정은 개정 전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들에게는 불이익하지 않으나, 참가인은 개정 임금피크제 규정에 따라 새롭게 임금피크제의 적용을 받게 되어 불이익이 발생한다. 따라서 원고는 참가인에게 개정 임금피크제 규정을 적용하기 위해 참가인으로부터 동의를 받아야 함에도 개정 임금피크제 규정에 관한 동의를 받지 않았다.

③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라 연봉협상을 통하여 참가인의 2023. 1. 1.부터 2024. 12. 31.까지 임금을 정하여야 할 것이고, 참가인이 개정 임금피크제 규정의 적용을 거부한 이상 참가인에게 일방적으로 개정 임금피크제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

④

한편 원고는 참가인이 개정 임금피크제 규정에 동의하지 않은 것이 동의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조건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조건을 결정하여서는 아니 되고, 근로자와 사용자가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결정하여야 할 것인바(근로기준법 제4조), 설령 참가인이 개정 임금피크제 규정에 동의하지 않았더라도 이를 동의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2)

원고의 생활상의 불이익 정도

참가인은 이 사건 전보로 인해 종전 2급갑 직급인 ‘고객지원본부 사업개발실 실장’에서 개정 임금피크제 규정에 따른 별도 직급인 ‘책임전문위원’으로 변경되었고, 담당 업무도 기존 업무와 다른 ‘안전‧소방, 시설 점검 및 순찰 업무’로 변경되었다. 또한 참가인은 이 사건 전보로 인해 근로시간이 주 24시간으로 단축되었고, 연봉협상 결과와 관계없이 종전 임금의 60%를 지급받게 되었으며, 근무 장소도 사업개발실에서 회의실로 변경되었는바, 참가인에게 사회 통념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히 벗어난 생활상의 불이익이 초래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이와 같은 불이익이 이 사건 전보가 아닌 개정 임금피크제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에게 개정 임금피크제 규정을 적용할 수 없고, 참가인에게 발생한 직책 변경 및 임금 감축 등 생활상의 불이익은 이 사건 전보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의 준수 여부

원고가 참가인과 4차례에 걸친 연봉협상을 진행하였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참가인에게 불이익한 개정 임금피크제 규정을 참가인의 동의를 받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적용하여 이 사건 전보를 한 것이어서 원고가 이 사건 전보에 앞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다고 보기 어렵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준영(재판장) 김민아 김성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