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원고 및 참가인들의 지위
원고는 생산공장인 ‘D 화성’(제1, 2, 3공장이 존재한다. 이하 ‘화성공장’이라 한다)에서 상시 근로자 약 8,000명을, ‘D 광주’(이하 ‘광주공장’이라 한다)에서 상시 근로자 약 6,300명을 각 사용하여 각종 자동차 및 수송용 기계기구와 동 부분품의 제조 및 판매 등 영업을 하고 있다.
참가인들은 별지 2 표<각주1>의 ‘사내협력업체 최초입사일’ 해당란 기재 각 일자에 원고의 협력업체들에 입사하여 그 무렵부터 화성공장과 광주공장에서 근무하여 왔다.
관련 민사판결의 확정 등
참가인들은, 참가인들이 입사한 협력업체들과 원고가 체결한 도급계약은 그 실질이 참가인들을 파견근로자로 하는 근로자파견계약에 해당하고, 원고는 2년을 초과하여 파견근로자인 참가인들을 계속 사용하였으므로, 원고와 참가인들 간에 직접 고용관계가 형성되었거나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한 고용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고 주장하며 2011. 7.경 원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근로자지위확인 등의 소를 제기하였다.
서울중앙지방법원[2014. 9. 25. 선고 2011가합75831, 2011가합75909(병합), 2011가합113115(병합) 판결 및 같은 날 선고 2011가합75848, 2011가합75916(병합), 2011가합126630(병합) 판결] 및 서울고등법원[2017. 2. 10. 선고 2014나48790, 2014나48806(병합), 2014나48813(병합) 판결 및 같은 날 선고 2014나50458, 2014나50465(병합), 2014나50472(병합) 판결]은 참가인들과 원고 사이에 원고를 사용사업주로 하는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였다는 이유로 구「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어 2007. 7. 1. 시행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파견법’이라 한다) 제6조 제3항 또는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어 2007. 7. 1. 시행된 것, 이하 ‘개정 파견법’이라 한다) 제6조의2 제1항에 따라 참가인들이 원고의 근로자임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 판결은 대법원의 상고기각 판결로써 확정되었다[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17다9732, 2017다9749(병합), 2017다9756(병합) 판결 및 같은 날 선고 2017다9763, 2017다9770(병합), 2017다9787(병합) 판결. 이하 위 확정판결을 ‘관련 민사판결’이라 한다].
이에 참가인 1 내지 7, 9 내지 13, 15 내지 18, 20 내지 24, 26 내지 30, 32 내지 34, 36 내지 38, 41 내지 48, 50, 51(이하 ‘고용간주 참가인들’이라 한다)은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에 따라 각 고용간주일(협력업체 최초 입사일로부터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에 소급하여 원고와 고용관계가 성립한 것으로 간주되었고, 참가인 8, 14, 19, 25, 31, 35, 39, 40, 49(이하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이라 한다)는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따라 관련 민사판결 확정일에 각각 원고와 고용관계가 성립하였다.
원고와 E노조 F지부 등의 특별 노사협의
참가인들은 원고의 단체협약 제6조 제1항 등에 따라 E노동조합(이하 ‘E노조’라 한다) F지부의 조합원이 되었고, 원고는 2022. 12. 15. E노조 F지부 및 비정규직지회를 비롯한 각 지회, 수급업체들과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특별 노사협의를 실시하였다.
원고의 참가인들에 대한 인사발령 등
원고는 2022. 12. 26. 화성공장에서 근무하던 참가인들(참가인들 중 참가인 15, 27, 43을 제외한 나머지 참가인들, 이하 ‘화성공장 소속 참가인들’이라 한다)에게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여 2023. 1. 1. 자로 화성공장 인사팀으로, 2022. 12. 29. 광주공장에서 근무하던 참가인 15, 27, 43(이하 ‘광주공장 소속 참가인들’이라 한다)에게 각각 문자메시지를 발송하여 2023. 1. 1. 자로 광주공장 인사팀으로 각각 인사발령하였음을 통보하였다.
이어 원고는 2023. 3. 2. 광주공장 소속 참가인들을 2023. 3. 6. 자로 광주공장 조립부로, 이어 2023. 3. 16. 화성공장 소속 참가인들을 화성공장 조립부로 각각 인사 발령하였다(이하 ‘이 사건 각 전보’라 한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
참가인들은 2023. 3. 24. 주위적으로 이 사건 각 전보가 모두 부당전직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예비적으로는 인사팀 발령 및 이를 전제로 한 이 사건 각 전보에 대하여 구제신청을 하였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5. 22. 이 사건 각 전보가 부당전직임을 인정하고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각 전보를 취소하도록 명하는 한편, 나머지 구제신청(원직 또는 기존에 수행한 업무와 동종·유사한 업무로의 복직 신청, 임금상당액의 지급 신청 등)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G).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원고와 참가인들은 모두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에 불복하여 2023. 7. 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 9. 5. 이 사건 각 전보가 부당전직임을 인정하고, 원고로 하여금 참가인들을 원직 또는 원직과 동종·유사한 업무로 복직시키도록 명하는 한편, 원고와 참가인들의 나머지 재심신청은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B, 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참가인들의 담당 공정 등 현황
참가인들이 원고의 협력업체에 입사한 날, 고용관계 성립일(성립간주일 또는 관련 민사판결 확정일), 인사팀 인사발령 전 담당 업무 등은 별지 2 표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호증, 을가 제1, 1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관계 법령 및 행정규칙: 별지 3 기재와 같다.
원고의 2022년도 단체협약: 별지 4 기재와 같다(갑 제4호증).
원고 주장의 요지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은 관련 민사판결이 확정된 때에 비로소 원고와 고용관계가 성립한 신규 입사자들이므로, 이들에 대하여는 ‘전보’ 및 ‘원직’이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없다. 나아가 참가인들이 인사부로 발령되기 전에 수행하였던 업무 중 포장업무 등 일부는 도급업체가 수행하고 있거나 폐지되어 사실상 참가인들을 원직에 복귀시키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은 법령상 혹은 사실상 실현할 수 없음이 명백하므로 노동위원회규칙 제60조 제6호에 따라 각하되어야 한다.
근로자의 배치는 사용자의 재량영역에 해당하고, 구 파견법이나 개정 파견법의 규정 및 그 입법취지 등을 고려해 보더라도 고용간주 참가인들 및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이 고용간주 시점 또는 관련 민사판결 확정 당시에 근무하였던 기존의 공정이나 부서에 계속하여 배치되어야 한다고 볼 수는 없으며, 참가인들에게 위와 같이 기존에 하던 일만 계속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은 도리어 원고와 정식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입사한 대다수 엔지니어직 근로자들에 대한 역차별을 야기하거나 근로자 간의 인화를 해칠 수 있다는 점에서도 타당하지 않다.
나아가 설령 원고가 참가인들에게 기존에 수행하였던 업무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직무를 부여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가정해보더라도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각 전보는 정당하다.
원고의 단체협약 제26조 제4항은, 신규 입사자(엔지니어직)는 입사와 동시에 제조부서에서 근무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가 위 단체협약 조항에 따라 참가인들을 제조부서로 발령한 것은 정당하다.
원고는 전체 자동차 판매량을 계속하여 증가시키고 있고, 이에 조립부의 직원을 늘릴 필요가 있다. 나아가 특히 화성공장과 광주공장에 다수의 정년퇴직자들이 발생할 예정이고, 화성공장 조립부의 결원은 30여 명, 광주공장 조립부의 결원은 72명 가량(전체 결원의 약 98%)에 달하는 반면, 조립부서를 제외한 나머지 공정은 자동화 등 개선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고, 물류업무의 경우 결원이 존재하지 않아 참가인들을 원직에 복직시킬 경우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원고는 전문대학의 자동차 관련 학과 재학생 또는 졸업생을 산학인턴으로 채용하고 있는데, 위 산학인턴 186명 중 109명(59%)은 부서 배치 전 8시간의 안전교육과 부서 배치 후 1~2시간의 스킬업(skill up) 교육을 받은 후에 곧바로 조립공정에 투입된다. 또한 원고는 주말에 생산인턴(일용직)을 조립부서에 배치하여 근무하도록 하기도 하는데 이들 역시 화성공장에서는 6시간, 광주공장에서는 2시간가량의 교육만을 받고 곧바로 단독으로 업무 수행이 가능하다. 그리고 화성공장 또는 광주공장 조립부의 편성효율이 50~60%에 지나지 않아 실질적으로 근로자 1명분의 일을 2명이 담당하고 있다. 이상의 사정에서 알 수 있듯이 조립부의 노동 강도나 난이도가 객관적으로 높은 수준이 아니므로, 이 사건 각 전보를 하여야 할 업무상 필요성에 비하여 참가인들이 입게 될 인사상 불이익이 크다고 보기도 어렵다.
특히 ‘도장공정’ 관련 업무를 수행하였던 참가인들은 도장공정과 같은 ‘직접공정’에 해당하는 조립공정을 수행하도록 조립부로 전보되었고, 이에 이 사건 각 전보 전후로 동일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따라서 이 사건 각 전보 중 적어도 위 참가인들에 대한 부분은 이 점에서도 부당전보라고 할 수 없다.
원고는 참가인들이 속한 E노조 F지부 등과 특별 노사협의를 거치는 등 신의칙상 필요한 협의절차를 거쳤다.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이 각하되어야 하는지 여부
앞서 든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전보 중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에 대한 조립부발령이 ‘전보’가 아니라거나, 위 참가인들의 원직을 상정할 수 없음을 전제로 위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이 각하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이 원고와 직접 고용관계를 형성하게 된 시기가 형식적으로 관련 민사판결 이후이기는 하다. 그러나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은 실제로 2005. 10. 4.경부터 2007. 11. 12.경까지 원고의 협력업체에 입사하여 2022. 10. 27. 관련 민사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적어도 14년 이상 동일 내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여 왔으므로,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의 원고의 영업에 대한 기여도, 업무 숙련도 등은 신규 입사자와는 양적, 질적으로 전혀 다르다.
더구나 원고는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에 따라 2007. 10.경부터 2009. 9.경까지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하였음에도 10년 이상 이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를 해태하였고, 관련 민사판결이 확정되자 그 무렵에서야 비로소 이들을 직접 고용하였으므로, 참가인들은 원고가 직접 고용할 의무를 해태한 기간 이들은 원고의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원고가 이들을 뒤늦게 직접 고용하면서 신규 입사자로 대우하는 것은 원고의 의무해태로 인한 불이익을 이들에게 전가하는 결과가 되어 매우 부당하다. 그러므로 원고가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로 하여금 기존에 오랫동안 수행하여 오던 업무와 다른 업무를 수행하도록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에 대하여 인사발령을 하였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23조가 적용되는 ‘전보’라고 봄이 상당하다.
이 사건 각 전보 인사발령문에 고용간주 참가인들 및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에 대한 인사발령이 구분되지 않은 채 ‘전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갑 제4호증 참조)에 비추어 보면 원고 스스로도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에 대한 조립부 인사발령을 ‘전보’라고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원고가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에 대한 이 사건 각 전보를 위한 사전 단계로 2023. 1. 1. 자로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을 인사팀으로 전보한 바 있는데, 앞서 본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이 위와 같이 인사팀으로 발령되기 직전에 종사하였던 업무가 ‘원직’이라고 볼 수 있다.
원고는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이 인사부로 발령되기 전에 수행하였던 업무 중 일부가 폐지되는 등으로 인해 사실상 참가인들을 원직에 복귀시키는 것이 불가능하다고도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별다른 증거가 없는데다가 설령 원고의 주장대로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 중 일부가 인사부 발령 이전에 근무하였던 ‘원직’에 복귀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위 참가인들의 원직에 준하거나 원직의 업무 특성, 난이도 등에 상응하는 업무에 복귀하도록 한다면 그로써 이 사건 재심판정을 이행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고(이와 같은 입장에서 노동위원회 규칙 제79조 제1항은 같은 직급이나 직무가 없는 등 불가피한 사유 발생 시에는 유사직급이나 직무를 부여하였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원직복직을 명한 구제명령의 이행여부를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실제로 원고는 참가인들을 생산관리부, 자재관리부, 품질기획부 등에 배치함으로써 이 사건 재심판정을 이행한 것으로 보인다(원고의 2025. 4. 3. 자 참고자료 원고 구두변론 PT자료 제25면 하단 표 참조).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각 전보가 부당전직인지 여부
관련법리 등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도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안에서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7두20157 판결 등).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지 여부는 당해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가 속하는 노동조합(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본인)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에 의하여 결정되어야 하는데, 업무상의 필요에 의한 전보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난 것이 아니라면 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서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고, 전보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근로자 본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는 정당한 인사권의 행사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는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리고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0다52041 판결 등).
개정 파견법 제6조의2는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경우의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은,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는 경우 해당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에 따르도록 하고, 그러한 근로자가 없는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의 기존 근로조건의 수준보다 낮아지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위 규정에서 바로 사용자가 직접 고용하는 파견근로자로 하여금 반드시 기존에 수행하였던 업무와 동일 또는 유사한 업무만을 수행하도록 보장하여야 할 의무가 도출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과 복지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파견법의 목적, 파견의 상용화·장기화를 방지하고 나아가 파견근로자로 하여금 사용사업주에게 직접 고용된 이후에도 합리적인 근로조건을 보장받도록 함으로써 안정적인 고용관계를 유지하도록 하려는 파견법 관련 규정의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사용자는 장기간 동일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여 오던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한 후 이들에 대한 인사발령을 함에 있어 해당 근로자가 파견근로자로서 동일 또는 유사 업무에 종사하여 온 기간, 해당 근로자가 새로이 맡게 된 업무와 종전에 수행하여 오던 업무 간의 유사성, 해당 근로자로 하여금 종전과 다른 업무에 종사하도록 할 경영상 필요성 등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인정사실
조립공정 업무
조립공정은 컨베이어벨트를 따라 이동하는 차체에 부품을 직접 조립하는 작업으로, 뼈대만 있는 차체가 거대한 컨베이어벨트를 통하여 이동하면 근로자들이 컨베이어벨트의 일부 구역을 맡아 해당 위치에서 전동드라이버 등을 이용하여 부품을 차체에 부착하는 업무를 말한다. 1분 13초마다 한 대의 차체가 컨베이어벨트를 통하여 지나가게 되므로 컨베이어벨트가 움직이는 속도에 맞추어 부품을 부착하여야 하고, 부품 조립에 요구되는 자세는 350여 가지에 이른다.
조립공정은 원고의 자동차 공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공정이고, 2023년 기준 화성공장에서 약 4천 명 이상(그중 여성은 40여 명 정도)의 정규직 근로자가 종사하고 있다.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2023. 5. 17. 화성공장에 대한 현장조사 실시 후 작성한 보고서에는 조립공정에 관하여 ‘다른 업무에 비교해 육체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다른 직무 대비 높은 수준의 급여가 지급되나, 좀 더 편한 업무를 선호하는 직원도 있어 통상적으로 필요인력을 모두 채우고 있지는 못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다(을가 제2호증 제4면 참조).
기타 공정 업무
생산관리
생산관리공정은 조립공정 단계에서 제품의 조립과 생산이 원활하고 신속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차종별, 사양별, 국가별로 부품을 구분하여 정리한 후 이를 조립공장에 운송하는 등 업무를 수행하는 작업으로, 부품공급 및 범퍼공급 서열, 공파렛트 정리 등이 포함된다.
출고(PDI, Pre-Delivery Inspection)
출고공정은 생산된 자동차를 4개의 대기 라인에 투입하여 근로자가 몇 분간 차량 주변을 돌며 외관 검사를 실시하고 차량에 탑승하여 장치를 작동해보는 등 완성된 자동차를 출고하기 전 그 상태를 점검하는 작업이다.
포장
포장공정은 해외에 수출할 목적으로 완성된 자동차가 아닌 자동차의 반조립부품(KD, Knock Down) 등을 포장하는 작업으로, 도장, 조립 등과는 달리 포장 업무는 주간에만 작업이 이루어졌다.
도장 및 도장청소
도장공정은 용접이 완료된 차체에 방청액(자동차의 부식이나 백화현상을 방지하고 자동차의 내구연한을 높이기 위한 액체)이나 외관 향상을 위한 도료 등을 칠하는 작업이고, 도장청소는 도장 작업이 이루어지는 부분 내 라인쓰레기 수거, 습진차를 이용한 바닥 청소, 도장 설비 청소 등의 작업이다.
원고의 생산량 증가를 위한 활동
원고는 2023. 4. 6. 투자자를 대상으로, 2030년까지 전세계 전체 차량 판매량 430만 대, 연간 전기차 판매량 160만 대, PBV(Purpose Built Vehicle, 고객의 비즈니스 목적과 요구에 맞추어 낮은 비용으로 제공하는 친환경 다목적 모빌리티 차량) 1위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하였다.
원고는 2023. 4. 11.경 무렵부터 화성공장에 제1, 2, 3공장에 추가로 제4공장을 신축하는 공사를 진행하였다.
조립공정과 도장공정 근로자의 라인수당 차등 지급
원고는 2022년도 기준 조립공정의 근로자들에게 ‘S급’ 85,000원의 라인수당을 지급한 반면, 도장공정의 근로자들에게 ‘A급’으로서 60,000원의 라인수당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앞서 든 증거, 갑 제8, 13호증, 을가 제2, 6, 12, 22, 26, 27호증, 을나 제9, 11, 12, 14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과 앞서 든 증거, 갑 제8호증, 을가 제6, 12, 25호증, 을나 제4, 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참가인들에 대하여 이 사건 각 전보를 하여야 할 업무상 필요성이 크거나 그 필요성에 비하여 참가인들이 입게 되는 생활상의 불이익이 적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고용간주 참가인들은 파견근로기간이 2년을 경과한 2002년부터 2008년까지 사이에 원고의 근로자로 간주되었으므로, 이 사건 각 전보 당시에 신규 입사자가 아니다. 그리고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은 형식적으로는 관련 민사판결이 확정되었을 때 원고와 고용관계가 성립하였지만, 그 이전 오랜 기간 원고의 사업장에서 동일 내지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여 왔고, 원고는 이미 2007. 10.경부터 2009. 9.경까지 위 참가인들을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었으므로,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을 통상적인 신규 입사자와 동일하게 대우하는 것은 부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단체협약 제26조 제4항을 이유로 이 사건 각 전보를 할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의 생산 목표 내지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차량 생산량이 늘어날 경우 조립 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뿐만 아니라 참가인들이 종전에 수행하였던 생산관리, 출고, 포장, 도장 등 다른 공정에 종사하는 근로자 또한 증원할 필요가 있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으로 참가인들을 조립부로 전보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설령 화성공장 및 광주공장 조립부에 원고 주장과 같은 규모의 결원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화성공장 상시근로자 수는 약 8,000명이고, 광주공장은 약 6,300명인 점에 비추어 결원의 수준이 아주 심각하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위와 같은 사정만을 들어 참가인들을 모두 조립부로 전보하여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사용자가 전직처분 등을 함에 있어서 요구되는 업무상의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과 인원 배치의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고,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 그런데 조립공정의 작업속도, 노동강도 등에 비추어 참가인들로 하여금 기존에 오랜 기간 수행하여 오던 업무와 상이한 조립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업무능률을 증진하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이지 않고, 직장질서의 유지·회복 또는 근로자 간의 인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가 참가인들을 조립부로 발령할 인원으로 선정한 것이 합리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편 참가인들이 기존에 수행하여 오던 업무와 조립공정을 수행하는 근로자의 노동강도는 질적으로 상당히 차이가 있다. 즉, 앞서 본 바와 같이 조립공정 근로자의 경우 1분 13초 마다 차체 한 대씩을 운반하는 메인 컨베이어벨트의 속도에 맞추어 350여 가지 동작을 하면서 작업하여야 하는 등 상당한 육체적·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반면, 참가인들이 수행하여 온 업무는 대부분 메인 컨베이어벨트의 속도에 구애되지 않고 육체적으로 여러 가지 동작을 취할 필요가 없어 조립 업무에 비하여 그 노동강도가 낮다고 보인다.
도장공정은 조립공정과 같이 메인 컨베이어벨트의 속도에 연동되는 특성을 지니는 소위 ‘직접공정’에 해당하나,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조립 업무는 350가지에 이르는 다양한 동작을 하면서 작업을 수행하여야 하는 반면, 도장 업무는 그에 비하여 적은 동작을 하며 수행할 수 있는 점, ② 실제로 원고는 조립공정과 다른 공정의 노동강도 차이를 반영하여 조립공정 근로자들에게 ‘S급’ 85,000원의 라인수당을 지급하였던 반면, 도장공정 근로자들에게는 ‘A급’ 60,000원의 라인수당을 지급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역시 조립공정이 다른 공정에 비하여 육체적으로 어려움이 있다는 현장조사결과를 보고한 점, ③ 원고는 2022. 10. 19. E노조 F지부와 조립공정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근무여건을 개선하고 노동강도를 완화하기 위한 ‘H’를 설립하기로 합의한 점(을나 제5호증 참조) 등에 비추어 보면, 도장작업 근로자들과 조립작업 근로자들 간 노동강도의 차이가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참가인들은 관련 민사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10년 이상 원고의 사업장에서 조립공정 이외의 업무를 수행하여 왔고, 그 연령이 대부분 40대에서 50대 사이에 해당하는데, 참가인들이 갑작스레 기존의 업무보다 상당히 높은 강도의 조립작업에 투입된다면 이들이 겪게 될 불편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참가인들 중 상당수는 이 사건 각 전보 이후 경추, 요추, 손가락, 전완부, 둔부 등 다양한 부분의 염증 등을 진단받아 병원 치료를 받기도 하였다(을가 제25의 1 내지 14호증 참조).
조립공정 업무가 단순반복적인 업무에 해당하여 비교적 짧은 기간의 교육만을 받고도 수행할 수 있는 업무일 수 있으나, 그렇다고 하여 조립작업의 난이도가 다른 공정에 비하여 낮다고 볼 수 없고, 참가인들이 장기간 동일 또는 유사 업무를 수행하여 오다가 위 업무와는 다른 조립 업무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육체적·정신적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들이 이 사건 각 전보로 겪게 될 불이익이 적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가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거쳤는지 여부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 사건 각 전보는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난 부당전직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직복직 명령의 위법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전보가 부당전직에 해당하므로,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재심판정이 원직복직 명령을 내린 것은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정당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가 이 사건 각 전보에 앞서 참가인들을 인사팀으로 전보하였는데, 참가인들이 인사팀으로 발령되기 직전에 종사하였던 업무가 ‘원직’이라고 볼 수 있는 점, ③ 원고의 주장대로 참가인들 중 일부가 인사부 발령 이전에 근무하였던 ‘원직’으로 돌아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하더라도 참가인들의 원직에 준하거나 원직의 업무 특성, 난이도 등을 고려하여 원직에 상응하는 공정에 복귀하도록 한다면 그로써 이 사건 재심판정을 이행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고, 실제로 원고는 참가인들을 생산관리부, 자재관리부, 품질기획부 등에 배치한 점(원고의 2025. 4. 3. 자 참고자료 원고 구두변론 PT자료 제25면 하단 표 참조), ④ 그 밖에 원고는 고용의무 대상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이 부적법하다거나 이 사건 각 전보가 부당전직이 아니라는 주장 외에는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원직복직 명령이 위법하다는 점에 관하여 별다른 구체적 주장·증명을 하지 아니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재심판정 중 원직복직을 명한 부분 역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각 전보가 부당전직에 해당함을 전제로 참가인들을 원직 또는 원직과 동종·유사한 업무로 복직시키도록 명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정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별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