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B(C생)은 D광업소, E탄광에서 근무한 근로자로, 1992. 2. 20. 진폐를 진단받은 후, 2000. 2. 16. 진폐 정밀진단결과 '진폐병형 제4형(4A), 심폐기능 정상(F0)'을 진단받아 장해등급 제11급 판정을 받았고, 2010. 12. 31. 마지막 진폐 정밀진단 결과 '진폐병형 제4형(4B), 심폐기능 경미장해(F1/2), 합병증 기흉(px)'을 진단받아 장해등급 제9급및 요양 판정을 받고 요양하던 중 2023. 2. 11. 사망하였다(이하 '고인'이라 한다).
원고는 고인의 배우자로서, 2023. 5. 26. 피고에게 고인의 사망 전 폐기능검사결과에 따르면 고인의 심폐기능이 고도 장해(F3) 이상으로 악화되었으므로 고인의 장해등급은 제1급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상향된 장해등급에 따른 미지급 보험급여 및 미 지급 장해위로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3. 11. 13. 원고에게 고인의 2020. 1. 22.자 폐기능검사 결과에 따른 심폐기능 중등도장해(F2)를 인정하여 장해등급 제3급에 따른 보험급여(진폐보상연금 및 진폐유족연금) 차액를 지급하되, 미지급 장해위로금 청구에 대하여는 장해등급 제3급에 해당하게 된 진단일인 2020. 1. 22.부터 위 청구일(2023. 5. 26.)까지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경과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는 이유로 부지급하는 결정을 하였다.
원고는 2024. 3. 14. 재차 피고에게 고인의 장해등급을 제1급으로 상향하고 이에 따른 미지급 보험급여 및 장해위로금을 지급하여 달라는 취지의 청구를 하였고, 피고는 2024. 7. 3. 원고에게 위 종전 처분과 같은 이유로 미지급 보험급여 및 장해위로금 부지급처분(이하 통틀어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하고, 미지급 장해위로금 부지급처분을 '이 사건 장해위로금 부지급처분'이라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10, 12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위법 여부
원고의 주장 요지
고인의 2021. 1. 14.자 F병원 폐기능검사 결과 심폐기능장해가 고도장해(F3)에 해당하였고, 이는 진폐증의 악화로 인하여 폐기능 역시 저하된 결과로서 증상이 고정된 장해 상태에 해당한다. 따라서 고인의 장해등급은 위 악화된 심폐기능장해에 따라 제1급으로 상향되어야 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다.
설령 고인의 장해등급이 제3급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고인은 구 진폐의 예방과 진폐근로자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2010. 5. 20. 법률 제1030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진폐예방법'이라 한다)에서 정한 장해위로금 지급대상으로서, 진폐장해등급이 변경됨으로써 변경된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급여의 지급 대상이 되었을 때부터 장해위로금의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그때부터 소멸시효가 기산한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장해위로금 부지급처분은 위법하다.
판단
고인의 진폐장해등급이 상향되어야 하는지 여부
진폐증의 경우 현대의학으로도 완치가 불가능하고 분진이 발생하는 직장을 떠나더라도 그 진행을 계속하는 한편, 그 진행 정도도 예측하기 어렵다는 특성을 고려하여 다른 일반 상병과는 달리 진폐증에 대한 치료를 받아 진폐증이 완치되거나 진폐증에 대한 치료의 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되고, 그 증상이 고정된 상태에 이르게 된 것을 요구하지 아니하고 곧바로 해당 장해등급에 따른 장해급여를 지급하여야 하나(대법원 1999. 6. 22. 선고 98두5149 판결 참조), 이는 진폐 자체에 대한 완치나 증상 고정 여부를 요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진폐가 산재보험법령이 정한 장해등급기준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의 하나인 심폐기능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환자의 심신 상태나 일시적인 질환에 따라 변화가 큰 심폐기능의 특성을 고려하여 평상시의 심폐기능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급성질환이나 일시적인 합병증이 있는 경우회복 이후 안정된 상태에서 심폐기능을 평가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 11호증의 각 기재와 이 법원의 G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및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고인의 진폐장해등급을 기존 진폐장해등급(제3급)보다 상향하여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고인의 사망 전 심폐기능검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이 법원 진료기록감정의는 '2021. 1. 14.자 폐기능검사 결과는 기류 용적 곡선의 모양은 적합해 보이나, FVL E code가 111000으로 재현성을 만족하는 검사로 보기 어렵다. 문헌에 따르면 과거 탄광에서 근무했던 이직 근로자들의 경우 평균2.26년 동안 FVC가 0.11L 감소를 보인다고 한다. 고인의 경우 2021. 1. 14.에 시행한FVC 1.57L, 2020. 1. 22. 시행한 FVC 1.74L로 1년간 0.17L의 감소를 보여 매우 급격한 감소로 판단된다. 또한 FEV1의 경우 평균 2.26년 동안 0.12L 감소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고인의 경우 2021. 1. 14. FEV1 0.57L, 2020. 1. 22. FEV1 0.78L로 1년간 0.21L 감소하여 역시 매우 급격한 감소로 판단된다. 고인의 폐기능의 악화가 급진적이고, 2021. 1. 14. 이후 추가로 시행한 검사가 없어 상당 기간 증상이 고정된 상태임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부족하다. 고인은 만성 기관지염 등의 증상으로 인하여 폐기능 검사 결과가 망인의 폐기능보다 불량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기침, 가래, 호흡곤란 등의 호흡기 증상이 동반된 상태였기 때문에 만성기관지염이 악화된 상태에서의 검사 시행으로 인하여 폐기능이 비정상적 악화를 보였던 것으로 판단한다.
2021. 1. 14.자 폐기능검사 결과가 진폐증으로 인한 자연적 폐기능 악화를 반영한다고 보기 어렵고, 장해등급 결정 등 법적 판정의 기준으로 삼을 만큼 신뢰성 있는 결과라 보기 어렵다'는 의학적 소견을 제시하였다.
위 감정의의 의학적 소견이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없다는 등 이를 뒤집을 만한 다른 자료는 없고, 이는 피고 진폐심사회의 심의결과와도 일치한다.
2021. 1. 14.자 폐기능검사 결과는 진폐정밀검사가 아닌 진료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심폐기능검사의 결과이므로 그 검사 결과가 상당 기간 동안 일관된 고인의 심폐기능 수준이라고 쉽게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위 이 사건 검사 결과만으로그 무렵 고인의 심폐기능이 중등도 장해에 해당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
미지급 장해위로금청구권의 소멸시효 완성 여부
진폐예방법 제28조는 '제24조에 따른 위로금을 받을 권리는 3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하고, 진폐예방법 부칙(2010. 5. 20.) 제4조는 '이 법 시행 전에 종전의 규정에 따라 장해위로금을 받은 근로자(이 법 시행 전에 지급사유가 발생한 근로자를 포함한다)가 이 법 시행 후에 진폐장해등급이 변경된 경우(종전의 장해등급과 비교하여 등급의 급수가 다른 경우를 말한다)에도 종전의 규정에 따라 장해위로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구 진폐예방법 제24조 제3항은 '장해위로금은 진폐로 산재보험법에 따른 장해급여의 대상이 된 근로자가 퇴직하거나 퇴직한 근로자가 진폐로 산재보험법에 따른 장해급여의 대상이 되는 경우에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진폐예방법 부칙(2010. 5. 20.) 제4조, 구 진폐예방법 제24조 제3항에 따른 장해위로금을 받을 권리의 소멸시효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진폐근로자가 구 진폐예방법에서 규정한 장해위로금 지급요건에 해당하여 피고에게 장해위로금을 청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
고인에게는 진폐예방법 부칙(2010. 5. 20.) 제4조에 따라 구 진폐예방법 제24조 제3항이 적용되는데, 고인은 2020. 1. 22.자 폐기능검사에서 심폐기능이 중등도장해(F2)로 악화된 결과가 나왔고, 이를 근거로 피고에게 장해등급의 상향을 주장하며그에 따른 구 진폐예방법상 장해위로금을 청구할 수 있었으므로, 구 진폐예방법상 장해위로금청구권의 소멸시효는 고인의 장해등급이 제3급에 해당하게 된 진단일인 2020.1. 22.부터 진행한다고 보아야 하고, 원고의 미지급 장해위로금 청구일인 2023. 5. 26. 이전에 진폐예방법 제28조에서 정한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음은 역수상 명백하다. 따라서 이와 같은 전제에 선 이 사건 미지급 장해위로금 부지급 처분은 위법하지 않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유영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