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6. 4. 14. 선고 2024구단76785 판결

주문

1.

피고가 2023. 11. 30. 원고에게 한 장해급여 일부 부지급 처분을 취소한다.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주식회사 B에서 근무하면서 분진에 노출되는 작업에 종사하였다.

나.

원고는 2021. 6. 15., 2021. 12. 14. 2022. 6. 14., 2022. 6. 21. 2023. 1. 12. C병원에서 주상병명 '고립성 폐결절', 부상병명 '상세불명의 진폐증'으로 진료를 받았다.

다.

원고는 2023. 1. 12. C병원에서 '폐결절, 진폐의증'의 소견서를 발급받아 진폐요양급여 등을 신청하였고, 2023. 7. 18.부터 20.까지 진폐진단을 받아 병형 '2/2', 합병증'em', 심폐기능 'F0'으로 제11급 제16호의 장해를 판정받았다.

라.

피고는 2023. 11. 30. 위 판정 결과에 따라 원고의 재해발생일을 2023. 1. 12.로 보고 원고에게 2023. 2.부터의 진폐보상연금을 지급한다고 통지하였다.

마.

원고는 이에 대하여 2021. 6. 15.을 기준으로 진폐보상연금이 지급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4. 3.경 기각되었고, 원고가 재심사청구를 하였으나 2024. 7. 11. 기각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 내지 8호증, 을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가.

원고

원고의 진폐보상연금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시행령 제25조 제3항에 따라, 호전 불가능한 진폐증으로 의학적 진료를 받기 시작한 2021. 6. 15.로 보아야 한다.

나.

피고

현행 산재보험법은 법률로써 진폐진단절차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를 거치지 않은 임의검사 결과에 따른 진단일, 더구나 아무런 진단서나 소견서도 없는 초진일에 근거하여 진폐보상연금을 지급할 수는 없다.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25조 제3항은 평균임금 산정의 특례에 관한 규정일 뿐 보험급여 지급사유 발생일에 관한 규정이 아니다.

3.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4.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한지

가.

산재보험법은 2010. 5. 20. 법률 제10305호로 개정되면서, 기존에 시행규칙으로 규정되어 있던 진폐정밀진단 등 진폐증의 판정 절차의 중요한 내용을 직접 법률로 규정하였다. 이러한 개정 산재보험법의 개정 연혁과 입법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진폐보상연금 수급권자가 진폐판정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망하였다는(대법원 2022. 5. 26. 선고 2022두33385 판결 등 참조) 등의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이상, 개정 산재보험법에 따라 진폐보상연금을 지급받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법률에 규정된 진단 절차를 거쳐진폐판정을 받아야 한다[대법원 2025. 3. 27. 자 2024두66334 심리불속행기각 판결로 확정된 서울고등법원 2024. 12. 4. (춘천)2023누158 판결 및 그 원심인 춘천지방법원 2023. 1. 10. 선고 2022구합31295 판결 등 참조].

나.

그러나 한편, 산재보험법 제70조 제1항에 따르면, 진폐보상연금의 지급은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달'의 다음 달 첫날부터 시작된다. 산재보험법에 따른 진폐판정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은 진폐보상연금을 지급받기 위한 요건 및 절차일 뿐, 진폐보상연금을 지급받는 시기의 기준이 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피고도 원고가 진폐진단 또는 진폐판정을 받은 시기가 아니라, 그보다 앞서 원고가 '폐결절, 진폐의증'으로 소견서를 발급받은 시기인 2023. 1. 12.을 재해발생일로 인정하였다).

다.

또한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의 위임에 따라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 제2항은, 진폐근로자의 평균임금 산정 방법에 관하여 '해당 직업병이 확인된 날'을 기준으로 제26조 제1항에 따른 전체 근로자의 임금 평균액을 고려하여 고용노동부장관이 매년 고시하는 금액으로 하도록 특례를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3항은 위 '직업병이 확인된 날'의 의미에 대하여 그 직업병이 보험급여의 지급 대상이 된다고 확인될 당시에 발급된 진단서나 소견서의 발급일로 하되, 다만 그 직업병의 검사 · 치료의 경과 등이 진단서나 소견서의 발급과 시간적 · 의학적 연속성이 있는 경우에는 그 요양을 시작한 날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비록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25조 제3항은 평균임금의 산정 방식에 관한 규정이기는 하나, '직업병이 확인된 날'의 의미를 구체화한다는 점에서, 그와 대체로 같거나 유사한 의미를 가지고 있고 산재보험법령상 명문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진폐보상연금의 지급시기를 해석하는 데에도 참고가 될 수 있다. 특히 위 특례규정은 진폐증 등 직업병의 경우 그 진단이 쉽지 아니한 까닭에 근로자가 업무로 말미암아 직업병에 걸렸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업무를 계속 수행함으로써 그 직업병 때문에 근로 제공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였음에도 그 임금액에 터잡아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은 근로자의 보호에 적당하지 않다는 취지에서 도입되었다는 점(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1두2545 판결 등 참조)도 진폐보상연금 지급시기와 관련하여 마찬가지로 고려될 수 있다.

즉 진폐근로자가 진폐보상연금의 지급 대상이 된다고 확인될 당시 발급된 진단서나 소견서가 존재하고, 진폐 검사 · 치료의 경과 등이 위 진단서나 소견서의 발급과 시간적 · 의학적 연속성이 인정되는 경우라면(나아가 아래에서 보듯 원고의 경우 그 시간적 · 의학적 연속성이 인정되는 검사 · 치료 시기의 의료기록 등에 의하더라도 그 무렵 진폐보상연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있음이 확인되는 경우로 보인다), 위 검사 · 치료 시기를 진폐보상연금의 지급 시기로 볼 수 있고, 이러한 해석이 진폐보상연금 지급에 관한 관계 법령의 규정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거나,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한다고 볼 근거도 없다.

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2021. 6. 15.부터 2023. 1. 12.까지 계속해서 C병원에서 주상병명 '고립성 폐결절', 부상병명 '상세불명의 진폐증'으로 진료를 받아 오다가,2023. 1. 12. C병원에서 '폐결절, 진폐의증'의 소견서를 발급받아 진폐요양급여 등을 신청하였고, 진폐진단 결과 병형 '2/2', 합병증 'em', 심폐기능 'F0'으로 제11급 제16호의 장해를 판정받았다.

또한 이 법원의 D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에 따르면, C병원의 의료기록이 진폐증에 대한 판정을 고려할 수 있도록 기록되어 있지는 않으나, 영상의학과 감정의는 2021. 6. 15. 자 흉부단순방사선영상과 판독결과지를 토대로 원고의 흉부영상에서 관찰되는 결절분포양상의 형태는 'p/q', 밀도는 '2/1', 분포구역은 '전폐야'이고, 진폐병형은 '제2형'으로 판정할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한 감정의는, 원고에게 진폐병형이 발병하였다고 보는 시점 또는 폐결절이 발견된 시점으로부터 실제 원고가 진폐증으로 진단받은 시점까지 시간적 · 의학적 연속성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진폐증은 비가역적이고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는 만성 폐질환으로서 수년 전에 발견되었던 진폐증이 저절로 또는 적절한 치료에 의해 호전되었다가 현 시점에서 진단된 진폐증은 그 이후에 새로 발병하였다는 식으로 생각할 수 없으며, 2~3년을 주기로 한 검사일지라도 연속성을 인정하여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마.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관계 법령과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에게 진폐보상연금 지급사유가 발생한 시기는 C병원에서 진폐증으로 진료를 받기 시작한 2021. 6. 15.로 보아야 한다. 이와 다른 전제에서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이주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