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재심판정의 경위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2022. 8. 1. 주식회사 D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23. 2. 1.부터 주식회사 D의 인적 분할로 설립된 원고 회사에 고용 승계되어 매니저로 근무하였던 자이다.
원고는 2023. 3. 2. 참가인을 포함한 24명의 직원에 대한 인사발령을 공지하면서, 참가인에 대하여 2023. 3. 6. 자로 천안 오피스텔 1블럭 현장(이하 ‘천안 현장’이라 한다)의 공무 담당 매니저로 전보명령을 하였다(이하 ‘제1차 전보’라고 한다).
참가인은 2023. 3. 6. 이후 천안 현장으로 출근하지 않고 본사로 출근하였다.
원고는 2023. 5. 8. 참가인에 대하여 2023. 5. 8. 자로 천안 현장의 건축 담당 매니저로 전보명령을 하였다(이하 ‘제2차 전보’라고 한다).
원고는 2023. 6. 16.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고 한다)를 이유로 참가인을 2023. 6. 16. 자로 해고하기로 의결하였고, 같은 날 인사위원회 결과를 참가인에게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해고’라고 한다). 이에 참가인은 재심을 청구하였으나, 재심 인사위원회는 2023. 7. 7. 참가인에 대한 해고를 유지하는 결정을 하였다.
참가인은 이 사건 해고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를 신청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0. 16. ‘제1, 2차 전보는 정당한 인사명령으로 판단되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는 정당하고, 이 사건 해고가 징계재량권을 일탈ㆍ남용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이유로,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기각하였다(E).
참가인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의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1. 24. ‘제1, 2차 전보는 정당한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는 정당하나, 이 사건 해고는 징계양정이 지나치게 가혹하여 부당하다’는 취지의 이유로, 위 초심판정을 취소하고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내지 4, 7, 10, 11, 13 내지 15호증, 을가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관계 법령 등
별지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제1, 2차 전보의 정당성 여부에 관한 판단
참가인 주장의 요지
참가인은 시공현장에 대한 경험이 없는바, 긴급한 경영 상황에 참가인을 현장으로 투입하는 것은 인력의 효율적 운용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본사 내 다른 부서에도 인원 배치가 필요하였고, 해당 직무에는 참가인이 적임자에 가까웠다. 또한 제1차 전보의 보류 이후에 천안 현장은 이미 적정인원이 충원된 상태였다. 따라서 제1, 2차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게다가 제1, 2차 전보로 인하여 참가인에게 발생하는 생활상 불이익이 통상 감수할 수 있는 정도를 현저하게 초과한다. 나아가 원고는 제1, 2차 전보를 함에 있어 참가인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치지 않았다. 그러므로 제1, 2차 전보는 부당하다.
관련 법리
근로자에 대한 전직이나 전보처분은 근로자가 제공하여야 할 근로의 종류․내용․장소 등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이 될 수 있으나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는 상당한 재량이 인정된다. 다만,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전직 등을 할 수 없는데(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전직처분 등이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는 해당 전직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직처분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직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업무상 필요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는데, 여기에는 업무능률의 증진, 직장질서의 유지나 회복, 근로자 간의 인화 등의 사정도 포함된다. 업무상 필요에 의한 전직처분 등에 따른 생활상의 불이익이 근로자가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으면 전직처분 등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고,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절차를 거쳤는지는 정당한 이유의 유무를 판단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할 수 있으나, 그러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전직처분 등이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6두44162 판결, 대법원 2023. 7. 13. 선고 2020다253744 판결, 대법원 2023. 9. 21. 선고 2022다286755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1, 5, 6, 21호증, 을가 제3, 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제1, 2차 전보는 정당하다.
제1, 2차 전보의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된다.
원고 회사는 토목건축공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바, 토목건축공사업 등의 특성상 전국 각지에 건설 현장이 존재하고, 원고는 매년 약 100건의 전보 발령을 하는 등 수시로 직원들에 대한 전보 발령을 하고 있다. 이에 원고의 「인사규정」 제14조도 “동일보직에의 장기근무로 인한 침체를 방지하고, 사원 각자의 기회 균등을 위하여 순환보직제를 실시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순환보직제를 기본 원칙으로 정하고 있다. 또한 원고가 인적 분할로 설립되기 전에, 참가인과 주식회사 D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갑 제4호증)에도 “업무상 필요한 경우 근로장소 및 직군의 변경에 동의한다”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따라서 원고 회사에는 기본적인 업무 특성상 직원들을 전국 각지의 건설 현장에 전보 발령할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한다고 할 것이다.
원고는 2023. 3. 2. 참가인을 포함한 24명의 직원에 대한 인사발령을 공지하였는데, 참가인 외 나머지 23명의 직원 역시 경남 남해군, 울산, 제주 등 전국 각지에 있는 건설 현장으로 전보되었다. 따라서 참가인을 천안 현장에 전보 발령한 것이 이례적인 처사라고 보이지 않는다.
참가인이 1차 전보 이후에 천안 현장으로 출근하지 않자, 원고는 2023. 4. 3. 자로 F 매니저를 천안 현장으로 전보하였는바, 1차 전보 당시 천안 현장에 매니저를 배치할 필요성이 실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천안 현장에서 2023. 5. 8. 기술인력 충원을 요청하였는바, 2차 전보 당시에도 천안 현장에 매니저를 배치할 필요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제1, 2차 전보로 인하여 참가인에게 발생한 생활상 불이익은 참가인이 통상 감수하여야 할 정도를 현저하게 벗어나지 않았다
임금, 수당, 직급 등의 다른 근로조건에 있어서는 참가인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았다.
제1, 2차 전보로 인하여 참가인의 출퇴근 시간이 길어지기는 하였으나, 참가인의 주거지(서울 강남구 G동)와 천안 현장과의 거리, 추정되는 출퇴근 시간 등을 고려하여 보면, 제1, 2차 전보로 인하여 참가인의 출퇴근이나 일상생활이 아예 불가능할 정도에 이르게 된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참가인이 근무할 수 있는 공사 현장 중 천안 현장이 그나마 참가인의 주거지에서 가장 가까운 현장인 것으로 보인다.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어느 정도 준수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과 주식회사 D 사이에 작성된 근로계약서(갑 제4호증)에 “업무상 필요한 경우 근로장소 및 직군의 변경에 동의한다”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고, 원고 회사에는 기본적인 업무 특성상 직원들을 전국 각지의 건설 현장에 전보 발령할 업무상 필요성이 존재하는바, 참가인은 건설 현장으로 전보가 이루어질 것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다고 보인다.
제1차 전보 이후 원고는 계속하여 참가인과 면담을 진행하면서 대안을 찾기 위한 시도를 하였는바, 원고가 신의칙상 요구되는 협의절차를 어느 정도 준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징계사유의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제1, 2차 전보는 정당하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제1, 2차 전보를 거부하며 불이행하였는바, 이는 원고의 「취업규정」 제4조 제9호, 제5조 제1호를 위반한 것으로서 원고의 「인사규정」 제37조 제7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징계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인정된다.
재량권 일탈ㆍ남용 여부에 관한 판단
관련 법리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다만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있다.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정당성이 인정되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근로자의 행위로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2. 5. 28. 선고 2001두10455 판결, 위 대법원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판단
앞서 본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갑 제8, 12, 19호증, 을나 제1, 2, 4, 6, 1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 각 사실과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사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제1차 전보가 공지된 후 공사관리부서의 부서장인 H CM(Chief Manager)은 2023. 3. 6. 경원지원팀의 I 상무에게 제1차 전보의 적정 여부를 검토하여 달라고 요청하였고, 참가인에게는 본사에 계속 대기하라고 지시하였다.
참가인은 2023. 3. 13. I 상무와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면담을 하였다.
앞서 본 바와 같이 H CM은 참가인에게 본사에 계속 대기하라는 지시를 하였고, I 상무 또한 참가인에게 천안 현장으로 출근하라는 명확한 지시를 하지 않은 채 ‘참가인이 어떤 업무를 희망하는지’, ‘만약에 현장 발령이 나면 어떻게 할 것인지’, ‘회사 입장에서 반영할 수 있는 방안은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등의 이야기만을 하였다.
게다가 원고는 2023. 3. 14. 참가인을 성남 현장으로 전보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하여 참가인에 대한 신원조회를 신청하기도 하였다. 또한 참가인은 2023. 3. 15. K CM과, 2023. 3. 27. K CM 및 L CM과, 2023. 4. 20. M 상무와 각 면담을 진행하였으나, 위 각 면담 과정에서 원고 측이 참가인에게 천안 현장으로 출근할 것을 명확히 지시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 역시 보이지 않는다.
나아가 원고는 2023. 4. 3. 자로 참가인 대신 F 매니저를 천안 현장으로 전보하고, 2023. 4. 4. H CM에 대하여 ‘회사의 인사명령 공지 이후, 소속 부서원(참가인) 이동배치에 대한 자의적 임의 판단으로 지시불이행 및 대기 명령 권한 남용’이라는 내용의 징계사유로 서면경고 처분을 하면서도, 참가인에 대해서는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위와 같은 사정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 측은 참가인에게 제1차 전보가 확정적인 것이 아닌 듯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판단되고, 참가인으로서는 제1차 전보가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며, 원고와 참가인 간 협상이 진행 중인 상태라고 믿을 만한 사정들이 존재하였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참가인이 제1차 전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을 온전히 참가인의 책임으로 돌리기는 어렵다.
원고는 2023. 5. 8. 참가인에 대하여 당일인 2023. 5. 8. 자로 제2차 전보를 하였다. 그러나 참가인은 당일 휴가 중이었으므로 바로 천안 현장으로 출근하는 것이 어려운 상태였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와 참가인 간 협상이 진행 중인 상태라고 믿을 만한 사정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제2차 전보가 이루어졌는바, 참가인에게 별다른 시간적 여유를 부여하지 않은 채 이루어진 제2차 전보를 참가인이 즉시 이행하지 못한 데에는 어느 정도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어 보인다.
참가인은 2023. 5. 18.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하였고, 이에 원고는 2023. 5. 19.부터 2023. 6. 16.까지 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3항에 따라 참가인에게 유급휴가를 부여하였다. 따라서 참가인으로서는 2023. 5. 19.부터 2023. 6. 16.까지의 기간 동안 천안 현장으로의 출근 의무 자체가 없었는바, 해당 기간은 참가인이 제2차 전보를 이행하지 않은 것에 관한 양정에서 제외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참가인이 제1차 전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을 온전히 참가인의 책임 \으로 돌리기 어렵고, 참가인이 제2차 전보를 이행하지 않은 기간은 실질적으로 단기간에 불과하다. 따라서 참가인의 비위행위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 어렵고, 비위행위의 경위에 어느 정도 참작할 만한 사정이 존재하며, 참가인의 행위로 인하여 원고 회사의 위계질서가 심하게 문란하게 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결국 이 사건 징계사유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참가인에게 책임 있는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원고는 참가인에 대하여 가장 무거운 징계처분인 해고를 하였는바, 이 사건 해고는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소결
따라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것과 같은 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일성 김찬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