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4. 11. 29. 선고 2024구합58753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재심판정의 경위

가.

원고는 2021. 7. 20.부터 상시근로자 약 10명을 고용하여 ‘D 외과의원‘이라는 상호로 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이고, 참가인은 2023. 1. 1.부터 2023. 7. 5.까지 이 사건 병원에서 홍보업무 및 환자 이송 업무를 담당하였던 사람이다.

나.

참가인은 ’원고가 2023. 7. 5. 정당한 사유 없이 참가인을 해고했다‘고 주장하며 2023. 8. 2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0. 23.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고, 원고와 참가인 간의 근로관계는 원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해 종료되어 해고가 존재하는데, 원고는 해고사유를 밝히지 않았고 서면통지도 하지 않았으므로 참가인은 부당하게 해고되었다’고 판단하여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인용하는 판정을 하였다(E).

다.

원고가 위 초심판정에 불복하여 2023. 11. 27.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1. 26. 위 초심판정과 같은 취지로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C, 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 을나 제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재심판정의 위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바 없고, 원고가 참가인에 대해 출퇴근시간, 휴가, 외출 등과 관련하여 근태 관리를 한 사실이 없는 점, 참가인이 이 사건 병원에서 제공하는 병원 명단과 환자목록을 가이드 삼아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고, 원고가 참가인에 대해 구체적인 업무지시를 하거나 참가인의 업무 수행 내역에 대해 감독을 한 사실이 없는 점, 이 사건 병원 홍보 업무 및 환자 이송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차량 운행이 필수적으로 필요한데, 참가인이 참가인 소유 차량을 이용해 업무를 수행한 점, 원고가 참가인에게 매월 금품을 지급한 것은 근로의 대가인 급여가 아닌 위임사무 수행의 대가로 보는 것이 타당하고, 이에 참가인의 보수에서 이 사건 병원의 다른 근로자들과는 달리 사업소득세가 공제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와 참가인은 이 사건 병원 홍보 및 환자 이송 관련 위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참가인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므로, 참가인이 근로자임을 전제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2)

원고는 참가인이 성실하게 위임업무를 수행하지 아니하여 위임계약을 해지한바, 참가인이 해고되었음을 전제로 판단한 이 사건 재심판정은 위법하다.

나.

관계 규정

별지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참가인이 근로자인지 여부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갑 제5, 6, 10, 11, 13호증, 을가 제1호증, 을나 제1, 4, 내지 49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은 원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바는 없다. 그러나 참가인의 주된 업무는 병원을 방문하여 수술환자(말기신부전증환자 등)를 이 사건 병원에 유치하기 위한 병원 홍보 등 영업활동을 하는 것이었고, 이 과정에서 이 사건 병원에서 시술 혹은 수술을 받기 위한 환자가 있으면 환자를 위 병원으로 이송하고 시술이나 수술이 끝난 후 다시 환자를 병원이나 자택으로 데려다 주는 일이었다. 참가인은 이 사건 병원으로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방문할 병원 명단을 전달받고 해당 병원에 방문하여 위 병원 신장 내과 수간호사 등에게 브로슈어 및 명함 등을 배포하는 방법으로 영업활동 업무를 수행하였다. 또한 참가인은 이 사건 병원으로부터 이송할 환자 명단을 제공받고 위 병원에서 지시한 장소, 일시 등에 따라 환자 이송 업무를 수행하였으며, 이 사건 병원에서 주관하는 워크숍에도 참석하였다. 이와 같이 참가인은 이 사건 병원에서 정한 틀 안에서 업무를 수행하였고, 참가인이 그러한 틀을 벗어나 업무 내용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부분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참가인은 업무가 끝나면 원고, 팀장, 부팀장, 부장 등이 포함된 카카오 톡 단체방에 어느 병원을 방문해서 어떤 업무를 수행하였는지 등에 관하여 일일 업무보고를 하였고, 출퇴근 시 업무용 휴대전화로 보고를 하여야 하였는바, 참가인은 매일 간략하게나마 사후적으로라도 업무 통제를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

③

참가인에게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등에 있어 자율성이 어느 정도 보장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외부 병원을 대상으로 하는 병원 홍보 업무 및 환자이송이라는 참가인의 업무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보일 뿐이고, 참가인으로서는 이 사건 병원으로부터 홍보할 병원 명단 및 이송할 환자목록을 제공받아야만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참가인에게 근무시간 및 장소 등에 관하여 온전히 자유로운 선택권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가 참가인의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를 직접적으로 구속하거나 제한하는 정도에 이르지 아니하여 참가인에게 근무시간과 근무장소 선택에 어느 정도 자율성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참가인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④

참가인은 이 사건 병원으로부터 업무용 휴대전화 및 홍보 활동에 사용할 브로슈어, 명함, 홍보지 등을 제공받았고, 아울러 홍보 대상 병원 방문 시 필요한 음료수 등을 구입하는 데 사용할 법인카드를 지급받아 사용하였다. 또한 참가인의 환자 이송 업무와 관련하여 참가인 소유의 차량이 이용되는 사정이 고려되어 참가인에게 차량지원비 명목으로 주유비 또한 지급되었다.

⑤

참가인은 원고로부터 기본급에 차량지원비, 식대를 더하여 2023년 1월에 240만 원을, 2023년 2월, 같은 해 4 내지 6월에 280만 원을 각 지급받았고, 2023년 3월에는 기본급에 차량지원비, 식대, 인센티브(20만 원)를 더하여 300만 원을 지급받았으며, 2023년 7월에는 2023. 1. 1.부터 2023. 7. 5.까지 일할 정산하여 375,000원을 지급받았는데, 원고가 2023. 1. 31. 참가인에게 ‘2022년 12월 2주 포함하여 2023년 1월 급여로 240만 원을 입금하였다. 2023년 2월부터는 전일로 임해주시길 부탁드리고, 2023년 2월 급여로 280만 원 정도를 생각하고 있다. 3개월 동안 함께 하시면서 급여는 재조정토록 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면서 참가인에게 매월 지급되는 돈에 대해 ‘급여’라고 적시한 점, 참가인에게 매월 지급되는 급여의 구성항목이 기본급, 차량지원비, 식대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 참가인이 매월 고정적인 수입원을 확보하여 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 사건 병원에 자신의 노무를 제공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의 사정을 보태어 보면, 참가인이 이처럼 고정적․정기적으로 지급받은 금원은 위임사무 처리 결과에 따른 대가로 지급된 것이 아니라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진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⑥

참가인이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는 기간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 당하였고, 4대보험(산업재해보상보험, 고용보험, 국민연금, 건강보험)에 가입하지 않았는데, 이는 원고가 사용자라는 우월적 지위에서 임의로 정한 것이므로, 근로자성을 부인할 근거로 보기 어렵다.

⑦

원고는 참가인이 참가인과 동일한 업무를 수행한 F과 마찬가지로 원고와 사이에 병원 홍보 및 환자 이송 관련 위임계약을 체결한 수임인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와 F 사이에 2021. 10. 1.자로 ‘광고 홍보 위탁계약서’가 작성된 것과는 달리 원고와 참가인 사이에는 위탁계약서가 작성된 바 없고, 더욱이 이 사건 병원에 매일 노무를 제공하면서 원고로부터 식비와 차량지원비를 지급받은 참가인과 달리 F이 2024. 1. 26. 중앙노동위원회 심문회의에서 ‘개인사업을 하고 있고, 이 사건 병원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다. 차량유지비와 식대를 별도로 지급받은 바 없다’고 진술한 점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과 F이 동일한 조건에서 업무를 수행했다고 보기 어려워 F과의 위탁계약 합의 내용이 참가인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라.

해고 및 그 절차적 하자의 존부

1)

관련 법리

가)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그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대법원 2011. 3. 24. 선고 2010다92148 판결 등 참조).

해고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해서도 이루어질 수 있으므로, 묵시적 의사표시에 의한 해고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노무 수령 거부 경위와 방법, 노무 수령 거부에 대하여 근로자가 보인 태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용자가 근로관계를 일방적으로 종료할 확정적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3. 2. 2. 선고 2022두57695 판결 등 참조).

나)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그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그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에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11. 10. 27. 선고 2011다42324 판결, 대법원 2015. 11. 27. 선고 2015두4813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거시한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을 종료하기를 원했으나 참가인이 이에 동의했다고 보기 어려운 바,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근로관계는 사용자인 원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근로기준법상 해고에 의하여 종료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런데 원고가 참가인에게 해고를 하면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기재한 서면으로 해고를 통지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이 사건 해고에는 근로기준법 제27조의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여 위법하다.

①

원고는 “참가인이 처음에는 성실하게 업무를 수행하는 듯하였으나, 갈수록 최소한의 업무만 수행하는 등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 2023. 7. 5. 13:00경 진료를 마친 환자 이송을 위해 참가인에게 연락하게 되었는데, 참가인이 연락을 받지 않다가 얼마 뒤 연락하여 이 사건 병원 간호팀장인 G에게 ‘왜 일을 이런 식으로 하냐. 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메시지를 보냈고, 이에 원고가 참가인에게 바로 이 사건 병원으로 올 것을 요청하였으나, 참가인이 불응하여 같은 날 17:00경 계약을 해지하게 되었다”며 원고가 먼저 참가인에게 계약 해지 의사를 밝힌 사실을 자인하고 있다.

②

참가인이 원고의 위 계약 해지 의사표시에 동의하였음을 입증할 만한 아무런 증거자료가 없고, 참가인이 원고에게 사직서를 제출한 바도 없다.

③

참가인은 2023. 7. 6. 이후 출근하지 않다가 2023. 8. 25.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2023. 9. 27. 원고에 대해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 제26조, 제76조의2 위반으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동부지청에 진정을 제기하였으며, 원고는 2024. 3. 6. 근로기준법 제17조 제2항, 제26조 위반 혐의로 구약식 기소되었다.

마.

소결론

원고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 참가인과의 근로계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함으로써 해고를 하였는데, 위 해고는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여 부당하다. 따라서 이와 결론을 같이 한 이 사건 재심판정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위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수진(재판장) 신일성 김찬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