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판결

서울행정법원 2025. 8. 14. 선고 2024구합80705 판결

주문

1.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합자회사 B(이하 'B'이라 한다)의 직원인 C은 2018. 5. 1. 04:01경 위 회사 소유의 쓰레기 수거차량인 (차량번호 1 생략) 화물차(이하 '이 사건 차량'이라 한다)를 운전하여 원주시 원문로100번길 도로(이하 '이 사건 도로'라 한다)를 지나던 중 원주시 D 지상 건물 앞 전신주와 도로 맞은편 원주시 E 지상 건물에 연결되어 있는 통신선이 이 사건 차량 측면의 사다리에 걸려 끌려가다 끊어졌고, 그 충격으로 위 전신주에 함께 설치되어 있던 저압선이 당겨져 도로 맞은편 건물 담벼락에 걸쳐지면서 이 사건 도로 위에 늘어지게 되었다.

나.

원고는 2018. 5. 1. 04:05경 자전거를 타고 이 사건 도로를 지나던 중에 위와 같이 이 사건 도로 위에 늘어져 있던 저압선에 가슴 부위가 걸려 자전거에서 뒤로 떨어지게 되었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이로 인하여 뇌진탕, 외상성 경막하 출혈 등 상해를 입었다.

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원주시 F아파트에서 경비원 및 검표원으로 근무하고 있었고, 원고의 배우자 G가 원고를 대리하여 2018. 5. 17. 피고에게 '원고가 출근하던 중 이 사건 사고를 당하여 상해를 입었다.'는 이유로 요양급여 및 휴업급여를 신청하였다.

라.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부상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요양기간을2018. 5. 1.부터 2018. 6. 30.까지로 하는 요양승인결정을 한 후 2018. 6. 4.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다(이하 '이 사건 요양승인결정'이라 한다).

마.

원고는 2018. 7. 19. 이 사건 요양승인결정에 기하여 피고에게 요양비를 청구하였고, 피고는 원고에게 2018. 5. 29.분 통원 진료비 및 2018. 6. 1. 이후 발생한 입원및 통원 진료비를 요양급여로 지급하는 외에 간병급여, 휴업급여, 장해급여 등을 지급하였다.

바.

한편 이 사건 차량을 피보험차량으로 한 보험계약의 보험자인 H 주식회사(이하 'H'라 한다)는 2018. 8. 9.경 원고에게,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2018. 5. 1.부터 2018. 5. 31.까지 지출한 치료비 상당액인 32,224,120원(이하 '이 사건 치료비'라 한다)을 보험금(이하 '이 사건 보험금'이라 한다)으로 지급하였다.

사.

피고는 서울중앙지방법원 2022가합538352호로 C, B, H 등을 상대로 'C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로 이 사건 사고를 일으켰으므로 이 사건 차량의 보험자인 H는 이 사건 사고의 피해자인 원고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데, 피고가 H 등을 대신하여 원고에게 요양급여를 지급하였으므로, 피고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하 '산재보험법'이라 한다) 제87조 제1항에 따라 원고의 H 등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 행사할 수 있다.'라고 주장하면서 구상금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으나, 위 법원은 2023.5. 11. 'C이 이 사건 차량을 운전하면서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므로 H의 피고에 대한 보험금 직접지급의무를 인정할 수 없다.'라는 이유를 들어 피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그 무렵 확정되었다.

아.

이에 H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보험금의 반환 및 위 돈에 대한 2018. 8. 10.부터의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소를 제기하였고(서울중앙지방법원 2023가단5315172), 위 법원은 2024. 7. 12. '이 사건 사고 발생에 대한 C의 과실을 인정할 수 없어 H가 원고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보험금은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는 이유를 들어 H의 청구를 모두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24. 8. 6. 확정되었다(이하 위와 같이 확정된 판결을 '관련판결'이라 한다).

자.

원고는 관련판결이 선고된 이후인 2024. 8. 1. 피고에게 '원고는 관련판결에 따라 H로부터 지급받은 이 사건 보험금 32,224,120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고 나아가 위 돈에 대하여 2018. 8. 10.부터 2023. 10. 19.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게 되었다. 피고는 이 사건 사고를 산재보험법에 따른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 이 사건 보험금 상당의 요양급여를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에게 요양급여로32,224,120원 및 이에 대하여 2018. 8. 10.부터 2023. 10. 19.까지는 연 5%의, 그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여 달라.'는 취지의 내용증명우편을 보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8, 9호증 및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이 사건 소의 적법 여부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요양승인결정을 한 이래 2023. 3. 8.까지 원고에게 보험급여로 311,918,330원을 지급하였고, 현재까지도 계속하여 보험급여를 지급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실질적으로 이 사건 치료비를 지급하기로 하는 결정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곧바로 공법상 당사자소송을 제기하여 이 사건 치료비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상당의 요양급여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가 요양승인결정을 하였더라도 근로자가 위 요양승인결정으로써 인정된 요양기간 중에 개인적으로 진료비를 지출한 후 이를 요양급여로 지급받으려면 별도로 영수증, 진료내역서 등 증빙자료를 첨부하여 피고에 청구하여야 하는데, 원고가 이 사건 요양승인결정을 받은 후 피고에게 이 사건 치료비를 청구하지 아니한 채 피고를 상대로 곧바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여 이 사건 치료비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본안전항변한다.

나.

판단

1)

산재보험법 제40조 제2항, 제43조 제1항은 요양급여는 원칙적으로 재해근로자로 하여금 산재보험 의료기관에서 요양을 하게 하는 방법으로 지급하되, 부득이한 경우에 한하여 요양을 갈음하여 요양비를 지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8조 제1항, 제2항은 수급권자가 산재보험법 제40조 제2항 단서에 따라 요양을 갈음하는 요양비를 지급받을 수 있는 경우를 열거하면서 수급권자가 요양을 갈음한 요양비를 지급받으려면 피고에 이를 청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산재보험법 제36조 제2항, 제41조 제1항, 산재보험법 시행령 제38조 제2항, 산재보험법 시행규칙 제21조 제1항을 종합하면, 산재보험법이 규정한 요양비의 지급요건에 해당하는 것만으로 바로 수급권자에게 구체적인 요양비청구권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수급권자의 청구에 따라 피고가 지급결정을 함으로써 비로소 구체적인 요양비청구권이 발생하고, 피고의 요양비에 관한 결정은 국민의 권리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이어서 행정처분에 해당하므로, 수급권자는 그 결정에 대한 항고소송을 제기하는 등으로 구체적 권리를 인정받아야 하고, 구체적인 권리가 발생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피고를 상대로 요양비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바로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대법원 2015. 8. 27. 선고 2012다53925 판결 등).

3)

피고가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원고의 부상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 이 사건 요양승인결정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이 사건 요양승인결정만으로 바로 피고가 원고에게 이 사건 치료비에 상응하는 요양비를 지급하기로 결정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달리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치료비에 상응하는 요양비를 청구하고 피고가 지급결정을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에게 이 사건 치료비에 상응하는 구체적인 요양비청구권이 아직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다. 그리고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위와 같이 원고의 구체적인 권리가 발생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피고를 상대로 요양비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바로 제기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를 지적하는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한다.

판사 진현섭(재판장) 이현우 백송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