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B 생 남성)는 1974. 2.부터 1999. 12. 31.까지 C주식회사(물적분할 전 D 주식회사, 이하 '이 사건 회사'이라 한다)에서 25년 10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1974. 2. 20.부터 1999. 6. 30.까지는 취부 업무에, 1999. 7. 1.부터 1999. 12. 31.까지는 직접생산·설치·의장품설치/용접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에서 퇴사한 후 2002년부터 2005년까지 합계 5개월 동안 E회사에서, 2008. 7. 27.부터 2009. 5. 27.까지 10개월 동안 주식회사 F에서 근무하였고, 해당 사업장에서도 용접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22. 1. 24. 만성폐쇄성폐질환 진단을 받았다.
원고는 평균임금 산정에 있어 최종 사업장인 주식회사 F이 아닌 이 사건 회사를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평균임금을 정정하고 보험급여 차액을 지급할 것을 청구하였는데, 피고는 2025. 4. 10. '공단 본부 질병자문 결과 전문조사 불필요로 회신된 건으로 확인되어 질병발생과 가장 상당인과관계가 높은 사업장이 확인된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고, 이 사건 회사와 ㈜F에서 근무하는 동안 모두 분진에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어 질병발생의 주된 사업장이 명확히 판단된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발병 당시 퇴직 상태로 발병일 또는 증상 악화시 근무하고 있던 사업장이 없어 질병 발생의 주된 사업장을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하여 마지막으로 유해요인에 폭로된 사업장을 적용사업장으로 판단하여 평균임금을 산정한 것은 적법하다고 보아 원고의 평균임금정정신청을 불승인하고 보험급여차액을 부지급하는 처분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9호증, 을 제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회사에서 25년 10개월 동안 근무하면서 분진노출작업에 종사하였고, 이 사건 회사 퇴사 이후에 종사한 사업장은 소규모 사업장으로 10개월 정도만 근무하였을 뿐이다. 또한 이 사건 상병에는 중앙값 22.5년 정도의 노출기간이 필요한데, 이를 충족하는 유일한 사업장은 최장 근무 사업장인 이 사건 회사이다.
판단
관련 법리
진폐와 같이 유해 요소에 장기간 노출되어 발병하고 잠복기가 있는 직업병의 경우 질병에 원인을 제공한 사업장에서 퇴직한 후 비로소 질병을 진단 받는 근로자가 적지 않고, 그중 일부는 그 사이에 직업병과 관련이 없는 사업장에서 근무하기도 한다. 직업병에 원인을 제공한 사업장은 대체로 근로자가 장기간 근무하였던 곳이므로 그 임금수준이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적정하게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산재보험법은 업무상 재해와 평균임금 산정 기준이 된 사업장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지 않지만, 위와 같은 산업재해보상보험 제도의 내용과 연혁 등에 비추어 보면, 진폐 등 직업병에 대한 적절하고 공정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을 평균임금 산정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합리적이다. 근로자가 직업병의 원인이 된 유해 요소에 지속적으로 노출됨에 따라 업무 능력이 저하되고 그 결과 마지막 사업장에서의 임금수준이 현저하게 낮아졌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임금액은 평균임금 산정의 기초로 삼을 수 없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근로자의 생활임금을 가장 사실대로 반영하는 것은 그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들 중 최종 사업장에서 지급받은 임금액일 것이므로 이를 기초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이 평균임금에 따라 보험급여를 산정하도록 한 산재보험법의 취지에 부합한다.
결국 근로자가 여러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후 직업병 진단이 확정되어 평균임금을 산정할 때 그 기준이 되는 퇴직일은, 원칙적으로 그 직업병의 발병 또는 악화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업무를 수행한 사업장들 중 직업병 진단 확정일에 가장 가까운 마지막 사업장에서 퇴직한 날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두60380 판결 참조).
산재보험법 제36조 제6항, 같은 법 시행령 제25조 제2항, 제5항은 진폐 등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의 평균임금을 산정하기 위한 특례 규정을 두고 있다. 이는 일정 직업병의 경우 그 진단이 쉽지 않아 근로자가 업무로 말미암아 질병에 걸렸음에도 이를 확인하지 못하고 업무를 계속 수행하는 때가 있는데, 그 직업병 때문에 근로 제공을 제대로 하지 못하여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함에도 그 임금액에 터잡아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은 근로자의 보호에 적당하지 않기 때문에 그 평균임금 대신 동종 직종 근로자의 노동통계조사보고서상의 임금액을 그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하여 산재보험법상의 보험급여를 산정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07. 4. 26. 선고 2005두2810 판결 등 참조).
산재보험법 제5조 제2호는 같은 법에서 말하는 평균임금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평균임금을 말하고, 근로기준법에 따라 평균임금을 결정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면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금액을 해당 평균임금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4조는 근로기준법과 같은 법 시행령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고용노동부장관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평균임금산정 특례 고시(고용노동부고시 제2015-77호, 이하 '특례 고시') 제5조는 '제1조부터 제4조까지의 규정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지방고용노동관서장이 해당 사업장이 있는 지역의 임금 수준 및 물가 사정에 관한 사항(제1호), 해당 근로자에 대한 소득세법 및 관련 법령에 따라 기재된 소득자별 근로소득원천징수부, 국민연금법 · 국민건강보험법 · 고용보험법에 따라 신고된 보수월액 · 소득월액 · 월평균임금등에 관한 사항(제2호), 해당 사업장이 있는 지역의 업종과 규모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사업장에서 해당 근로자와 동일한 직종에 종사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한 사항(제3호), 해당 사업장의 근로제공기간 중에 받은 금품에 대하여 본인 또는 그 가족 등이 보유하고 있는 기록(이 경우 사업주가 인정하는 경우에만 한정한다) 등 증빙서류에 관한 사항(제4호), 고용노동부장관이 조사 · 발간하는 고용형태별근로실태조사보고서 및 사업체노동력조사보고서 등 고용노동통계에 관한 사항(제5호)을 감안하여 적정하다고 결정한 금액을 해당 근로자의 평균임금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특례 고시 제5조는 근로기준법과 같은 법 시행령 및 특례 고시 제1조 내지 제4조에 따라 평균임금을 산정할 수 없는 경우에 평균임금을 결정하면서 고려해야 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피고가 진폐 등 직업병에 걸린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평균임금을 결정할 때에는 특례 고시 제5조 각호의 사항을 고려하여 최대한 근로자의 통상의 생활임금에 가까운 합리적인 평균임금을 산정하여 평균임금 산정 특례 규정에 따라 산정된 금액과 비교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11. 14. 선고 2016두54640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거나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평균임금을 퇴직 당시 사업장인 주식회사 F으로 하여 원고의 평균임금을 산정한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피고가 산재의료기관에 대한 업무관련성 전문조사 필요성에 관한 자문 결과 '불필요' 소견이라는 이유로 '가장 상당인과관계가 높은 사업장'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라고 판단한 부분은 산재의료기관이 전문기관 심의의뢰의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점에 비추어 적절하지 아니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원고가 이 사건 회사 및 퇴사 후에 용접작업에 종사하였던 각 사업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동안 이 사건 상병을 유발하는 유해 요소에 노출된 정도, 그러한 유해요소에 의한 상병 발생을 예방 · 최소화하기 위한 사업장들의 조치가 있었는지 여부나 조치의 종류 등을 알 수 있는 객관적 자료는 제출되지 않은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상병이 발생할 수 있는 분진노출기간에 관한 일반적 연구결과나 원고가 장기간근무한 사업장이라는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이나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회사가 '가장 상당인과관계가 높은 사업장'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원고는 이 사건 회사에서 용접작업에 종사하였고, 이 사건 회사 퇴직 후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간헐적으로 합계 5개월 동안, 2008. 7.부터 2009. 5.까지는 10개월 동안 용접 작업에 종사하였는바, 원고는 이 사건 회사에서 퇴사한 이후에도 여러 사업장에 단기간 종사하면서 동일한 용접 업무에 종사하였다.
원고가 주식회사 F에서 수령한 임금이 이 사건 회사에서 수령한 임금보다 감소된 것은 맞으나,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을 퇴직한 시기는 원고의 연령이 만 57세로 정년퇴직 시기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고, 원고가 이 사건 사업장에서 퇴직한 후 3년 정도 지나 소규모 사업장에 취업하여 단기간 근무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임금 감소를 이 사건 상병의 영향으로 보기 어렵다.
원고가 퇴직한 시점의 임금액을 기준으로 평균임금을 산정하는 것이 특수하고 우연한 사정으로 인하여 평균임금이 통상의 경우보다 현저하게 적거나 많게 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산정이 불합리하다고도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세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