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향후 예상되는 인사상 불이익과 명예퇴직금 등 금전상 이익을 판단해 사직의사를 결정한 것이라면 강요에 의한 사직이라 볼 수 없다( 2000.11.21, 서울행법 99구15784 )
[요지] 원고들이 처음에는 명예퇴직 대상자에서 제외되려고 선처를 호소하는 등 자구 노력을 하다가, 이러한 대처가 무위로 돌아가자 사직서 제출 기한에 임박하여 사직서를 제출하고, 스스로는 퇴직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인 점, 원고들이 진정으로 명예퇴직을 하려는 의사가 없었다면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 아니라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참가인 회사의 요구'나 `이를 거부한 데 대한 인사상의 불이익' 등에 대하여 구제명령을 신청하여 구제받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대처이고, 실제 사직서 제출을 거부하다가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자 이에 대하여 구제 명령을 신청한 직원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향후 예상되는 인사상의 불이익, 향후 발전 가능성, 명예퇴직에 따르는 퇴직지원금 등 금전상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사직의 의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일 뿐, 원고들 주장과 같이 오로지 참가인 회사의 강요만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원고들과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들의 사직서가 수리됨으로써 종료되었다 할 것이고, 이를 가리켜 해고라고 볼 수는 없다.
현대전자산업 주식회사 사건
(서울행법 2000.11.21 선고, 99구15784)
*사건/2000.11.21 선고, 서울행법 제13부
99구15784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99구15968(병합)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원고/별지 기재와 같다.
원고 1, 내지 11.의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경우, 이기욱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강문대
원고 12. 내지 17.의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진국, 이원재
*피고/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 소송수행자 이미경
*피고보조참가인/현대전자산업 주식회사 대표이사 김영환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대섭
*변론종결/2000.10.24
[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1999.4.30 원고들과 피고보조참가인 사이의 99부해85호 부당해고구제재심신청 사건에 대하여 한 재심판정을 취소한다(재심판정일 1999.5.7은 잘못 기재한 것으로 보인다).
[이유]
이 사건 재심판정의 경위
합병 전 `엘지반도체 주식회사'는 서울과 그 후 청주시 향정동 1에 본사를 두는 외에 구미시 임수동 171 구미공장을 두고 있었는데, 1999.7.26 그 명칭이 `현대반도체 주식회사'로 변경되었다가, 같은 해 10.14 피고보조참가인 회사에 합병되었다. 이에 따라 피고보조참가인 회사가 위 회사의 지위를 승계하였다(이 사건의 계기가 된 원고들의 사직서 제출은 합병 전 `엘지반도체 주식회사' 당시의 것이나, 아래에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합병 전 `엘지반도체 주식회사'와 위 회사를 합병한 피고보조참가인 회사를 구분하지 않고 `참고인 회사'라고만 한다).
원고들의 참가인 회사에 입사하여 구미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1998.7월 말경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참가인 회사는 그 무렵 이를 수리하였다.
원고들은 1998.9.18에서 10.27 사이에 걸쳐 “위 사직서의 제출이 참가인 회사의 강요 등에 의한 것이다”라는 이유로, 위 사직서 수리를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면서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명령을 신청하였다. 이에 대하여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1999.1.25 `원고들이 임원 및 상관들의 계속적인 종용이나 타공장 배치, 대기발령 등의 불이익처분 등에 대한 심리적인 압박에 의하여 마지못해 사직서를 제출하였으므로, 이러한 사직의 의사표시는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고, 참가인 회사도 이를 알면서 수리한 이상, 이러한 사직서의 수리는 해고에 해당한다'는 전제 아래, `근로기준법 제31조 소정의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참가인 회사는 이에 불복하여 1999.2.12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같은 해 4.30 `원고들의 사직서 제출은 비진의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고, 이러한 사직서의 수리에 따른 근로관계의 종료는 정리해고 등 해고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위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취소하고 원고들의 구제명령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다.
이 사건 재심판정의 적법 여부
원고들의 주장
참가인 회사는 1998.7월 중순경부터 원고들의 상급자로 하여금 원고들과의 면담을 통하여 명예퇴직 대상자로 선정되었음을 통보하면서 같은 달 말일까지 사직서를 제출하도록 종용하다가, 원고들이 선정 기준을 밝힐 것을 요구하면서 이에 불응하자, 선정 기준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은 채 “상부의 지시에 의한 것이므로 무조건 사직서를 제출하여야 한다. 만약 이에 응하지 않으면 본사가 있는 청주공장으로 발령을 내거나, 대기발령을 내겠다”는 말로 심리적인 압박을 가하였다. 참가인 회사는 실제 이전에도 퇴직 요구에 불응한 직원에 대하여 대기발령 등으로 심리적인 압박을 가하여 어쩔 수 없이 퇴직하게 한 전력이 있는 데다가, 위 심리적인 압박 이후 상급자들을 통하여 사직서 양식을 지급하거나, 후임자를 발령하여 업무를 인수인계하도록 하거나, 원고들의 사내 전산망 아이디(ID)를 삭제하는 등 구체적인 행동으로 심리적인 압박을 가중하였다.
이에 원고들은 실제로는 사직할 의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직서를 제출하게 되었고, 참가인 회사 역시 이를 알고 있었으므로, 위 사직서 제출은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한다. 따라서 위 사직서의 수리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고, 이러한 해고는 징계해고나 경영상의 사유에 의한 해고가 정당화될 만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 제30조 제1항 및 제31조에 위배된 정당하지 않은 해고이다.
사실 인정
갑3호증, 갑5호증의 1 내지 20, 갑6호증의 1 내지 5, 갑10호증의 1 내지 6, 갑11호증의 1, 2, 을1호증, 을2호증, 을3호증의 1 내지 20, 을4호증, 을5호증의 11, 을6호증의 1 내지 10, 을20호증의 1 내지 5, 을22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합쳐보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참가인 회사는 반도체 가격의 하락으로 1997년 말 2,897억원의 경영 손실이 발생하였고, 1998년 역시 세계 반도체 시장의 불황이 예측되었으며 또한 아이엠에프(IMF) 구제금융 체제 아래에서 부채로 인한 금융비용의 가중 등으로 경영 환경이 더욱 악화되었다. 이러한 경영 환경의 악화를 타개하기 위하여, 참가인 회사는 1998.1.8 `혁신 3050'이라는 경영목표를 수립하고, 매출액의 13%를 차지하고 있는 인건비를 30% 절감하기로 하는 인건비 및 인력구조조정 계획을 세웠다. 참가인 회사는 같은 해 1.13 위 계획을 달성하기 위하여 노사협의회를 개최하여, 직급별로 상여금 500% 내지 700%의 반납(임원진은 1,000% 반납), 적치 휴가비의 반납, 북리후생제도의 축소 운영 등을 협의하였고, 임금은 동결하였으며, 서울 소재 본사를 청주공장으로 이전하면서 청주공장 일부를 철수하여 그 기능을 다른 부서로 이동하거나 전환하였고, 그 이후 신규 채용은 하지 않았다.
참가인 회사는 이어 1998.2.16 전 회사에 걸쳐 5급 이상 관리직 1,207명의 3%에 해당하는 34명을 명예퇴직 시키기로 결정하였고(을2호증), 그 중 구미공장에 소속된 12명 가운데 명예퇴직을 거부한 1명을 제외한 나머지 11명이 같은 해 4월경 퇴직한 바 있었다(명예퇴직자의 선정 기준 및 방법 등은 원고들을 포함한 다음의 경우와 대체로 같다).
그러나 참가인 회사는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1998.6월 말경까지의 적자가 무려 2,500억원에 달하고, 또한 참가인 회사를 대상으로 한 소위 `빅딜'이 발표되는 등으로 경영환경이 더욱 악화되자, 1998.6.26 `전임원 워크숍'을 통하여 각 본부별로 인원을 감축하기로 결의하고, 같은 해 7.1 다음과 같은 인력구조조정 방침을 정하여 각 본부별로 통보하였다(을3호증의 6 내지 18).
퇴직 대상자의 선정 : `인사고과 하위 10% 해당, 2회 이상 승진 누락, 감급 이상의 징계'라는 3가지 요건을 기준으로 하여 `2가지 이상 동시에 해당하는 자, 3회 이상 승진 누락자 및 인사고과 2.5 미만자'는 1순위로, `3가지 요건 중 1가지에 해당하는 나머지 해당자'를 2순위로 한다(이러한 대상자를 `한계인력'이라 지칭하였으며, 그 밖에 `잉여인력'이라 하여 별도로 합의된 인력을 감축하기로 하였다).
퇴직의 실시 방법 : 한계인력에 대하여는 위 기준에 따른 대상자 리스트(을3호증의 20)를 중심으로 잉여인력에 대하여는 자체적으로 본부장 주관 아래 담당 임원별로 선정하되, 다만 본부별로 리스트에 없는 인원을 추가하거나 대체하는 것도 가능하며 1998.7.11까지 선정하여 본부 인사팀으로 송부한다. 명예퇴직을 권유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담당 임원의 주관 아래 개별적으로 면담을 실시하되, 7.18까지 면담을 완료하여 7월 말까지 퇴직을 유도한다. 담당 임원별로 선정한 대상자 중 7.1부터 7.31까지 사이에 퇴직한 자에 대하여는 퇴직지원금(근속 5년 미만 : 3개월분 기본급, 근속 5년 이상 9년 이하 : 5개월분 기본급, 근속 10년 이상 14년 미만 : 10개월분 기본급, 근속 15년 이상 : 12개월분 기본급)을 지급한다(다만 실제 명예퇴직의 권유 단계에서는 추가로, 본인 희망시 창업 준비를 위한 교육과정의 알선 및 교육비의 지원, 본인 희망시 의료보험료의 1년 선납 조건으로 의료보험 적용의 1년간 연장, 1998.9.1이후 퇴직자에 대하여는 대학 2학기의 장학금 및 중·고등학교 3/4분기 학자금의 지급, 주택융자금 상환의 연장, 사택 입주기간의 연장 등을 제시하였다).
참가인 회사의 구미공장은 시스템 아이씨(System IC) 사업본부, 경영혁신 부분, 구미 제조지원 부분, 품질담당 부분으로 나누어지는데 각각 위 내용과 같은 인력구조조정 방침을 통보받았다(을3호증의 7,10, 12, 14). 구체적으로, 각각의 부문별로 한계인력 1순위(8명, 4명, 5명, 1명)는 전원 퇴직시키고, 2순위(38명, 47명, 18명, 14명)는 70%(27명, 32명, 13명, 10명)를 퇴직시킨다는 것이었다.
참가인 회사의 구미공장은 이러한 방침에 따라 1998.7월 초경 1차 선별자 74명을 선정하여 명예퇴직을 권유하는데 이어, 다시 추가로 일부 직원들을 상대로 명예 퇴직을 권유하였다.
참가인 회사 구미공장의 임원이나 공장장 등 담당자들은 위 1차 선별자 74명을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하였는데(실제 담당자들의 판단 및 결정 여하에 따라서는 위 1차 선별자 74명 외 해당 부서원들 전부를 대상으로 면담을 실시하기도 하였고, 그 밖에 위 1차 선별자 74명 중 일부에 대하여는 면담 자체를 실시하지 않았거나 면담을 실시하고도 명예퇴직을 권유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 과정에서 거래선이나 대외 이미지 등을 고려하여 희망퇴직자의 모집이나, 대상자 선정의 기준에 대하여는 공고하지 않은 채 직접 개별 면담을 하면서 주로 `명예퇴직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1998.7월 말까지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취지의 통보를 하고, 이러한 통보에도 불구하고 선뜻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는 경우 퇴직이 앞으로도 계속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면서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다른 공장으로도 배치되거나 대기발령을 받을 수 있다. 대신 사직서를 제출하면 퇴직 지원금을 지급받을 수 있고, 가능한 범위 내에서 다른 회사로의 취직을 알선해 주겠다'고 말하고 일부의 경우 수시로 전화 등으로 사직서의 제출을 촉구하거나 수차례 면담을 계속하면서 사직서의 양식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위와 같이 사직서의 제출을 종용받은 1차 선별자 74명 중 원고들을 포함한 32명은 명예퇴직에 따른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그 외에 추가로 18명이 명예퇴직에 따른 사직서를 제출하였다(을4호증).
명예퇴직에 따른 사직서를 제출한 자들 중 원고 안병근, 유인근, 남근우, 김재일, 임인규, 차윤주, 이옥수, 유성욱 등은 우리사주 조합에서 탈퇴하여 우리사주를 인출하였고, 원고 조임순은 창업 준비를 위한 교육과정의 알선과 주택융자금 상환의 연장을 신청하였으며(퇴직일도 1998.8.29로 연기), 원고 윤수영 외 13명은 의료보험 적용기간을 1년간 연장하였고, 원고 이상영 외 4명은 장학금 및 학자금의 지급을 신청하였으며, 원고 차윤주는 사택 입주기간의 연장을 신청하였다(퇴직일도 원래 1998.9.1이었으나 같은 해 9월 말경까지 연기). 또한 이들 퇴직자들은 의료보험증을 반납하고 퇴직금 및 퇴직지원금을 수령하였다. 일부는 반납할 대출금과 지급받을 퇴직금 등을 정산한 결과, 추가로 지급하여야 할 금원이 있어 이를 지급하기로 하였다.
1차 선별자 74명 중 명예퇴직에 따른 사직서를 제출하지 않은 42명은 여전히 참가인 회사에 근무하였다. 다만 그 중 소외 오상규, 김훈, 배충호 등은 다른 공장 내지 부서로 전출되기로 하였다.
판 단
근로자가 사직서를 작성하여 사용자에게 제출한 경우에는 그 사직서에 사직의 의사표시라고 볼 수 없는 단순한 농담만을 기재한 것으로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직서는 사용자와의 근로계약관계를 해지하는 의사표시를 담고 있는 것이므로, 당사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사용자가 그 사직서의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하여 합의해지(의원면직)가 성립하거나 민법 제660조 소정의 일정기간의 경과로 그 사직서 제출에 따른 해지의 효력이 발생함으로써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에 한하여 이를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대법원 1996.7.30 선고 95누7765 판결).
위 인정에 따르면,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을 명예퇴직 대상자로 선정하고 명예퇴직하지 않을 경우 인사상 불이익이 가해질 것임을 통보하여 비교적 강하게 명예퇴직을 권유한 것은 인정된다. 그러나, `미리 후임자를 발령하였다'거나, `회사 내 전산망을 이용할 수 있는 아이디를 삭제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를 인정하기 어렵다. 즉, 원고들이 사직서를 제출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발령이나 삭제가 있었다는 점에 부합하는 증인 오상규의 증언은 믿기 어렵고, 달리 이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다. 오히려 원고들은 앞서 본 바와 같이 1998.7월 말까지 사직서를 제출하였고, 다만, 참가인 회사가 원고들의 적치된 휴가 기간을 모두 사용한 이후에야 사직의 효력을 발생하도록 배려함으로써 대체로 1998.7월 중순부터 8월경까지 사이에 사직된 점, 원고들 스스로 후임자의 발령에 따른 책상 배치의 변경이나 아이디의 삭제 시점이 1998.7.31 내지 8월 초경이라고 주장하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들이 어떠한 경위에서든간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난 이후(휴가기간 중)에야 후임자의 발령이 있었거나, 아이디의 삭제가 있었다고 판단된다.
한편 원고들은 권고사직 대상자 명부(구미공장, 을4호증)와 관련하여 ① 이에 나타난 각 부문별 숫자가 을3호증의 7, 10, 12, 14의 그것과 맞지 않는 점, ② 실제 명예퇴직을 원하였으나, 거부당한 직원과 명예퇴직을 권유당하지 않은 직원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 ③ 명예퇴직자가 아닌 자가 포함되어 있는 점 등에서, 실제는 명예퇴직 대상자가 된 사람은 소수만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직서를 제출하였는데, 사후에 명예퇴직 대상자에 다른 사람을 추가함으로써 자발적인 의사에 의한 명예퇴직임을 가장하기 위하여 조작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위 ①의 점과 관련하여서는 을3호증의 7, 10, 12, 14의 각 부문별 대상자의 숫자는 앞서 본 대상자 선별 기준에 따른 일응의 숫자만을 기재한 것으로 실제 선정된 1차 선별자는 부문별로 추가되거나 대체되어 최종 선정되었던 것으로 보인다(실제 갑1호증, 갑2호증의 1, 2의 기재에 의하면, LCD사업부는 자체 기준에 따라 선정하였음을 엿볼 수 있다). 위 ②의 점, 즉 실제 명예퇴직을 원하였으나 거부당하였던 직원과 명예퇴직을 권유당하지 않은 직원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갑21호증, 증인 이영길)과 관련하여서는 위 명예퇴직이 참가인 회사에 대한 기여도가 낮은 사람을 명예퇴직시키기 위한 목적도 있었고, 실제 면담 담당자에 따라서는 자신의 판단이나 재량에 따라 명예퇴직 대상자임에도 불구하고 명예퇴직을 만류하였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그리고 위 ③의 점, 즉 명예퇴직자가 아닌 자가 포함되어 있는 점(갑14호증과 갑15호증의 1, 갑19호증)과 관련하여서는 원고가 지목하는 구영모나 김봉수가 각각 1998.7.15과 6.17 퇴직하였고 명예퇴직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1차 선별자의 명단이 위 퇴직 이전부터 준비되어 작성되었던 사정에다가 면담 대상자들이 이들을 명예퇴직자에 포함시킴으로써 명예퇴직자수의 목표치를 채우려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갑11호증의 1, 2는 구미공장의 명예퇴직자로서, 을4호증상 50명에서 구명모를 뺀 49명으로 기록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이러한 점들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들고 있는 사정만으로 위 권고사직 대상자 명부(구미공장, 을4호증)가 사후에 허위로 작성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살피건대, 비록 위와 같이 비교적 강한 권유가 있었고, 퇴직을 희망하는 자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라 참가인 회사에 대한 기여도가 낮은 사람을 퇴직시키기 위한 목적이 있었다 하더라도(그러하기에 갑13호증의 기재와 증인 이영길의 증언 내용과 같이, 명예퇴직을 원한 일부 직원들에 대하여 명예퇴직을 허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 인사상의 불이익이라는 것이 나름대로 합리적인 절차와 기준에 의하여 그 대상자와 내용이 결정되어 인사권의 범위를 일탈하거나 남용하였다고 보이지 않고, 이를 통하여 정리해고라는 극단적인 처방보다는 명예퇴직을 유도함으로써 근로자의 의사를 최대한 반영하려 한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참가인 회사의 경영 상태, 이에 대한 조치(임금 동결, 상여금 반납, 관리직의 명예퇴직 및 신규채용 억제 등),명예퇴직 대상자의 선정 기준, 노사협의회를 통한 협의 등에 비추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 해고 회피를 위한 노력, 대상자 선정 기준의 합리성 및 근로자 대표와의 협의'라는 정리해고의 요건마저도 상당한 정도 갖추었다고 평가되는 점, 이에 대하여 원고들이 처음에는 명예퇴직 대상자에서 제외되려고 선처를 호소하는 등 자구 노력을 하다가, 이러한 대처가 무위로 돌아가자 사직서 제출 기한에 임박하여 사직서를 제출하고, 스스로는 퇴직을 기정 사실로 받아들인 점, 원고들이 진정으로 명예퇴직을 하려는 의사가 없었다면 사직서를 제출할 것이 아니라 `사직서를 제출하라는 참가인 회사의 요구'나 `이를 거부한 데 대한 인사상의 불이익' 등에 대하여 구제명령을 신청하여 구제받는 것이 보다 합리적인 대처이고, 실제 사직서 제출을 거부하다가 인사상 불이익을 당하자, 이에 대하여 구제 명령을 신청한 직원이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들이 향후 예상되는 인사상의 불이익(당시를 기준으로 하여 볼 때는 기업구조조정에 따른 정리해고의 가능성이 없지 않았고, 그 경우 원고들이 정리해고의 대상자가 될 상당한 개연성이 있었다), 향후 발전 가능성, 명예퇴직에 따르는 퇴직지원금 등 금전상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사직의 의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일 뿐, 원고들 주장과 같이 오로지 참가인 회사의 강요만에 의한 것이라고 판단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원고들과 참가인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고들의 사직서가 수리됨으로써 종료되었다 할 것이고, 이를 가리켜 해고라고 볼 수는 없다(덧붙여 이 사건의 경우, 앞서 본 바와 같이 사직서 제출이 강요에 의해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는 이상, 비록 명예퇴직 실시의 목적 등이 인원감축을 통한 구조조정에 있다 하더라도, 이를 가지고 정리해고의 법리로 의율할 수는 없다)
결 론
이 사건의 재심판정에는 원고들이 주장하는 위법 사항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판사 이재홍(재판장), 마용주, 김종기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