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결정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7. 12. 21.자 2017카합50205 결정

주문

1.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이 소명된다.

가.

채무자는 2011. 11. 3. 고용정책기본법에 따라 설립되어 상시 53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직업관련 자료, 정보의 전시 및 제공 등을 하는 법인으로서, 채무자의 소속 근로자들이 조직하거나 가입한 노동조합의 현황과 채무자 사업장 내에서 적용되는 임금 및 단체협약 현황은 아래와 같다.

나.

신청외 노동조합은 2017. 3. 23. 채무자에게 교섭요구를 하였고, 이에 채무자는 같은 달 28.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를 하였는데 그 공고기간의 만료일까지 다른 노동조합이 교섭요구를 하지 않았다. 그러자 채무자는 별도의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실시하지 아니한 채 신청외 노동조합에 대하여 단체교섭위원 위촉 통보를 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신청외 노동조합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그 후 신청외 노동조합과 채무자는 2017. 4. 12.부터 같은 해 7. 5.까지 5회에 걸쳐 단체교섭을 실시하였다. 다. 그런데 2017. 7. 18. 설립신고를 마친 채권자가 2017. 7. 27. 채무자에게 개별교섭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하여 줄 것을 요구하자, 채무자는 2017. 8. 2. 신청외 노동조합의 2017. 3. 23.자 교섭요구 사실 및 채권자의 2017. 7. 27.자 교섭요구 사실을 모두 공고하였고, 2017. 8. 10. 신청외 노동조합과 채권자를 모두 포함하여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실시하였다.

라.

이에 신청외 노동조합은 2017. 8. 9.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채무자의 2017. 8. 2.자 교섭요구 사실공고에 대하여 시정신청을 하였는데,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8. 21. '채무자의 위 교섭요구 사실공고는 공고일 현재 신청외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 합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위법하다'는 결정을 하였다. 이에 채무자가 2017. 9. 8.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는데,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9. 18. 채무자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마.

한편, 채권자는 2017. 8. 22. 채무자에게 개별교섭을 재차 요구하였으나, 채무자는 2017. 8. 31.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에 근거하여 채권자의 위 교섭요구를 거부하였다.

바.

관계 법령은 별지 기재와 같다.

2.

채권자 주장의 요지

신청외 노동조합이 2017. 3. 23. 채무자에게 교섭요구를 할 당시에는 채무자 내에 하나의 노동조합만이 존재하여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가 진행되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신청외 노동조합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9조의2에서 정하는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취득하였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채권자는 노동조합법 제30조에 따라 채무자에게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할 권리가 있고, 채무자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채권자의 교섭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고 할 것인데, 채무자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의 결정에 근거하여 채권자의 교섭요구를 부당하게 거부하고 있으므로 신청취지와 같은 가처분을 구한다.

3.

판단

가.

신청외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취득하였는지 여부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 내지 목적,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체계 내지 관련 규정의 내용, 교섭대표노동조합의 개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 단위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는 노동조합은, 설령 노동조합법 및 그 시행령이 정한 절차를 형식적으로 거쳤다고 하더라도,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취득할 수 없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7. 10. 31. 선고 2016두3695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신청외 노동조합은 2017. 3. 23.자 교섭요구 당시 채무자 내에 존재하는 유일한 노동조합이었으므로, 채무자가 그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는 등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절차를 거쳤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신청외 노동조합이 채권자와의 관계에서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취득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나.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교섭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다만, 위와 같이 신청외 노동조합에게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위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및 다른 노조의 교섭요구를 기다리는 절차가 종료된 이후에야 비로소 설립된 채권자에게 채무자를 상대로 개별교섭을 요구할 권리가 당연히 인정된다거나, 채무자에게 채권자의 위와 같은 교섭요구에 응할 의무가 당연히 도출된다고 볼 수는 없고, 이는 결국 노동조합법 관계법령에서 정하고 있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 내지 목적,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체계 및 관련규정의 내용, 집단적 노사관계에서의 법적 안정성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할 문제로 보인다. 그런데 앞서 본 기초사실에 관계법령, 기록 및 심문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현재까지 제출된 자료만으로는 채권자에게 채무자를 상대로 개별교섭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거나 채무자에게 채권자의 개별교섭요구에 응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신청은 그 피보전권리가 충분히 소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1)

노동조합법 제29조의2에서는 하나의 사업장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할 경우, 자율결정기간 내에 사용자의 동의가 있는 경우 등 노동조합법에서 정하는 예외사유가 있지 않은 한,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여 단체교섭을 요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사업장에 복수노조가 존재함에도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단체교섭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법령에 위반된 것이고, 그에 근거한 단체협약이나 노동쟁의 역시 위법하다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근로자는 언제든지 사업장 내에서 노동조합을 결성하거나 상급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가 노동조합으로부터 단체교섭을 요구받았을 당시 사용자나 근로자가 해당 사업장에 복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지 쉽게 알기 어려운 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시행령(이하 '노동조합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14조의2 및 제14조의3의 체계적 해석에 의하면, 노동조합의 교섭요구 사실을 공고하도록 규정한 위 시행령 제14조의3에서 그 요건으로서 '제14조의2에 따라 교섭요구를 받은 때'란 복수노조를 전제로 한 경우뿐만 아니라 단수노조인 경우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2 내지 제14조의5에서 정하고 있는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절차는 하나의 사업장에 하나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2)

그런데 위와 같이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절차를 거쳐 단수의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된 노동조합은 별도의 교섭대표노동조합 결정을 위한 절차(같은 시행령 제14조의6 내지 제14조의9)를 거칠 필요 없이 곧바로 사용자와 단체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지위에 있게 되는데, 이것은 비록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14조의10에서 정한 일정기간 동안 배타적인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권을 가지는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에 이르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당해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절차에 있어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단수 교섭요구 노동조합만이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의 권한을 가진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만약 그렇게 보지 아니하고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절차 이후 설립된 모든 노동조합에 대하여도 개별교섭권을 허용할 경우에는 노사관계의 안정성과 근로조건의 통일적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취지가 몰각될 수 있고, 교섭요구 노동조합이 확정된 이후에 의도적으로 노동조합을 새로 설립한 후 개별교섭을 요구하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의 실효성을 저지하려는 폐단의 우려가 있다.

다만, 위와 같이 단체교섭권을 갖게 된 단수 노동조합이나 사용자가 의도적으로 단체교섭을 부당하게 지연시킴으로써 신설 노동조합이 단체교섭권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를 미연에 저지하는 경우 등과 같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신설 노동조합에게도 개별교섭권을 인정하거나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새롭게 개시하는 것을 허용할 여지가 있을 것이나, 이 사건에서 채권자가 제출한 자료만으로는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되지 아니하고, 달리 이를 소명할 자료가 없다.

3)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절차를 거쳐 복수의 노동조합 중 어느 노동조합이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결정된 경우, 그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서의 지위가 유지되는 기간 동안에는 새로 설립된 노동조합이 사용자를 상대로 개별교섭을 요구하거나 새로 교섭요구 단일화 절차를 이행해줄 것을 요구할 수 없음은 법문상 당연하다. 그런데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절차 이후 설립된 노동조합은 어차피 기존에 진행된 확정절차에는 참여할 수 없었던 것이므로, 위와 같은 신설 노동조합에게 허용되는 단체교섭권의 범위를 결정함에 있어서 기존의 확정절차에서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된 노동조합이 단수인지 아니면 복수인지 여부 사이에 본질적인 차이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4)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절차에서 신청외 노동조합만 교섭요구를 함에 따라 신청외 노동조합이 단수 교섭요구 노동조합으로서의 권한을 갖게 된 이상 채무자에게 그 후에 설립된 채권자의 개별교섭 요구에 응하거나 새로 교섭 창구 단일화 절차를 개시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다(이러한 관점에서 채무자가 채권자의 2017. 7. 27.자 교섭요구에 응하여 2017. 8. 2. 교섭요구 사실의 공고 절차를 진행한 것은 적법하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채권자가 교섭대표노동조합의 지위를 취득한 것도 아니고, 채무자가 채권자와의 개별교섭에 응하기로 동의한 사실이 소명되지도 아니하므로, 어느 모로 보나 채무자에게 채권자의 개별교섭요구에 응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신청은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7. 12. 21.

판사 이재근(재판장) 김미호 임성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