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22. 6. 28. 선고 2021가합404576 판결

주문

1.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20. 12. 8.자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가.

84,942,766원 및 그 중 14,014,126원에 대하여 2021. 6. 3.부터 2022. 6. 28.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나.

2022. 5.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2,955,360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2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14,776,80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고, 2021. 5.부터 원고를 복직시키는 날까지 매월 2,955,360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관계

1)

피고는 한국도로공사와 통행료 수납업무 도급계약을 체결한 용역회사 소속 수납원들을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통행료 수납 용역부문 정규직 전환 합의‘에 따라 정규직으로 고용하기 위하여 한국도로공사의 자회사로 2019. 5. 9. 설립된 회사이다.

2)

원고는 과거 용역회사 소속 근로자였으나 위와 같은 정부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2019. 7. 1. 피고의 정규직 수납원으로 입사하여 피고의 강원영업센터 산하 B 영업소(이하 ’이 사건 영업소‘라 한다)에 소속되어 근무하던 사람이다.

나.

원고의 통신비밀보호법위반 범죄사실에 대한 형사판결

원고는 2020. 9. 7. 통신비밀보호법위반의 공소사실로 춘천지방법원 2020고합98호로 기소되어 2020. 10. 8. 징역 8월, 집행유예 1년 및 자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고, 이에 대하여 쌍방이 항소하지 않아 2020. 10. 16. 위 판결(이하 ’이 사건 형사판결‘이라 한다)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위와 같이 확정된 판결에서 유죄로 인정된 원고의 범죄사실 요지는 다음과 같다.

다.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및 직권면직 처분

피고는 이 사건 형사판결이 확정된 이후인 2020. 11. 3. 원고를 직위해제하였고, 2020. 12. 8. 직권면직처분(이하 ‘이 사건 직권면직’이라 한다)을 하였다.

라.

피고의 인사규정

이 사건 직권면직과 관련된 피고의 인사규정은 별지2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1, 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별도로 가지번호를 기재하지 아니하는 한 같다), 을 제12호증의 6, 을 제13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고

1)

피고가 원고에게 행한 이 사건 직권면직은 해고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에 따른 절차를 지켜야 하는바, 근로기준법에 의하면,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해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제26조)’,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한다.(제27조)’고 정하고 있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해고의 예고 없이 단지 ’인사(직권면직) 발령을 통보합니다.‘라는 문구를 기재한 공문을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하여 전달하였을 뿐 해고사유 등을 전혀 기재하지 않았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6조, 27조를 위반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

2)

또한, 이 사건 직권면직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가 요구하는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

나.

피고

1)

원고는 2020. 2. 7. 피의자 신분으로 강원홍천경찰서에서 3차례 조사를 받고, 춘전지방법원에서 2020. 10. 8.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이에 항소하지 않아 위 판결이 2020. 10. 16. 확정되었으며, 피고는 위 판결이 확정된 후 2주 정도 지난 2020. 11. 3. 원고에게 고소고발사건 처분결과 통지서 사본을 첨부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유예 기간이 만료되지 않았음‘을 사유로 직위해제 통보를 하고, 2020. 12. 8. 이 사건 직권면직을 통보하여 원고는 이를 수령하여 내용을 확인하였다. 이후 원고는 2021. 1. 12.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제기하여 기각결정이 난 사실도 있는바, 원고에게는 자신의 해고사유를 명백히 알고 적절하게 대응할 기회도 충분히 부여되어 있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근로기준법에 따른 해고통지의무를 적법하게 이행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이 있다고 볼 수 없다.

2)

근로기준법 제26조의 해고예고절차위반은 해고의 정당한 이유를 갖추고 있는 한 사법상 효력에 영향이 없다.

3)

또한 피고의 사업의 목적과 성격, 원고의 비위행위 및 경위, 비위행위가 기업질서에 미치는 영향, 원고의 근무 태도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직권면직은 정당하다.

3.

해고 무효확인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이 사건 직권면직이 근로기준법상의 해고인지 여부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따라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근로계약이 종료되는 모든 경우를 의미하므로, 사용자가 취업규칙이나 인사규정에서 일정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는 달리 하였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라면 이는 성질상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피고의 인사규정 제5조 제4호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유예의 기간이 만료된 날로부터 2년이 경과되지 않은 자‘를 결격사유로 정하고 있고, 같은 규정 제43조 제4호는 이를 당연퇴직 사유로, 같은 규정 제44조 제1호는 위 제5조 제4호의 사유가 새로이 발생할 때를 직권면직 사유로 정하고 있으며, 피고의 인사규정은 이러한 퇴직사유에 대해서 징계와 달리 인사위원회 개최 등 별도의 절차를 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그러나 이는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한 근로관계의 종료사유를 정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가 위 인사규정에 근거하여 한 이 사건 직권면직은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직권면직에 관한 정당한 사유의 존부

1)

관련 법리

가)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 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다6284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해고가 유효하기 위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또한, 해고처분은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그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 여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하며(대법원 2013. 10. 31. 선고 2013두13198 판결 등 참조),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의 범위를 벗어난 위법한 처분이라고 할 수 있으려면 구 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3두26750 판결 등 참조). 나) 한편, 단체협약 등에 해고사유로서 '형사사건으로 기소된 자가 금고 이상의 형의 판결을 받았을 때'라는 규정을 두고 있는 취지는 통상 그러한 유죄판결로 인하여 ① 근로자의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태가 장기화되어 근로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② 기업 내의 다른 종업원과의 신뢰관계나 인간관계가 손상되어 직장질서의 유지를 저해하거나, ③ 당해 근로자의 지위나 범죄행위의 내용 여하에 따라서는 회사의 명예와 신용을 심히 훼손하거나거래관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라고 할 것이고(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누1600 판결 등 참조), 정관 등에 규정된 당연퇴직사유에 의한 퇴직처리도 근로기준법의 제한을 받는 해고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그 정당성의 판단에 있어서는 이와 같은 당연퇴직 사유를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들의 취지는 존중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4두10548 판결 등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위 관련 법리는 당연퇴직이나 징계처분뿐만 아니라 직권면직에 의한 해고의 경우에도 이를 달리 볼 것은 아닌바, 이러한 법리를 바탕으로 앞서 인정한 사실 및 위 증거에 더하여 을 제2, 11, 1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직권면직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규정된 해고에 있어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한국도로공사는 한국도로공사법 제2조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서「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공기관운영법’이라 한다) 제5조 제4항 제1호 나목<1>에 따른 준시장형 공기업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피고는 한국도로공사와 통행료 수납업무 도급계약을 체결한 용역회사 소속 수납원들을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통행료 수납 용역부문 정규직 전환 합의‘에 따라 정규직으로 고용하기 위하여 한국도로공사의 자회사로 2019. 5. 9. 설립된 회사임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일반 사기업보다 높은 수준의 도덕성이 요구되는 한편, 피고의 인사규정 제5조 제4호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유예의 기간이 만료된 날로부터 2년이 경과되지 않은 자‘를 직원으로 채용할 수도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사정을 감안하면,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그 집행유예의 기간이 만료된 날로부터 2년이 경과되지 않은 자‘에 대하여 직권면직 또는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한 피고의 인사규정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이지는 아니하고, 따라서 위 규정의 취지는 존중되어야 한다.

나)

원고에 대한 처벌이 확정된 형사사건의 수사는, 원고가 자신과 함께 근무하던 이 사건 영업소 직원들의 대화 내용을 녹음기를 이용하여 몰래 녹음하다가 들켰는데, 원고의 녹음 사실을 발견하고 녹음기를 가져간 위 영업소 직원 G을 원고가 절도죄로 고소하자, 이 사건 영업소 직원 10명이 2020. 2. 11. 원고에 대하여 근무지 발령조치를 해줄 것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한 후 2020. 2. 12. 원고를 고소한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그에 대한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이미 이 사건 영업소 직원들과 원고 사이의 신뢰관계가 크게 훼손되었고, 이로 인해 이 사건 영업소 사무소의 기본적인 운영에도 큰 어려움을 야기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가 이와 같은 행위를 한 원고를 다른 영업소 사무소로 발령조치 하더라도 원고로 하여금 계속하여 관련 업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도록 한다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다)

피고의 인사규정 [별표2] 징계양정 일반규정 2호에서는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회사의 체면, 신용 또는 공신력을 손상시킨 경우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때‘로서 ’나. 행동강령 위반, 부패・공익신고의 방해, 불이익 조치 및 신고자 보호의무 위반‘의 경우 (i) 비위의 도가 극심하고 고의 또는 중과실인 경우, (ii) 비위의 도가 중하고 중과실이거나, 비위의 도가 경하고 고의인 경우, (iii) 비위의 도가 중하고 경과실이거나, 비위의 도가 경하고 중과실인 경우까지도 해고 처분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다. 그 밖의 행위‘인 경우에는 위 (i), (ii)의 경우까지 해고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원고와 같이 통신비밀보호법위반죄를 범하여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되어 직권면직 처분을 받은 경우, 징계의 원인인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이 사건 직권면직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다.

직권면직의 절차적 위법성 여부 : 근로기준법 제27조 위반 여부에 관하여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은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를 통해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를 해고하는 데 신중을 기하게 함과 아울러, 해고의 존부 및 시기와 사유를 명확하게 하여 사후에 이를 둘러싼 분쟁이 적정하고 용이하게 해결될 수 있도록 하고, 근로자에게도 해고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취지이므로, 사용자가 해고사유 등을 서면으로 통지할 때는 근로자의 처지에서 해고사유가 무엇인지를 구체적으로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만 해고 대상자가 이미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면 해고통지서에 해고사유를 상세하게 기재하지 않았더라도 위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그러나 근로기준법 제27조의 규정 내용과 취지를 고려할 때, 해고 대상자가 해고사유가 무엇인지 알고 있고 그에 대해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고 하더라도, 사용자가 해고를 서면으로 통지하면서 해고사유를 전혀 기재하지 않았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해고통지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1. 2. 25. 선고 2017다226605 판결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가)

원고가 2020. 10. 8. 자신이 근무하던 이 사건 영업소 사무실 내에서 다른 직원들의 대화 내용을 불법적으로 녹음한 범죄사실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 및 자 격정지 1년을 선고받았고(춘천지방법원 2020고합98), 이에 대하여 쌍방이 항소하지 않아 2020. 10. 16. 위 판결이 그대로 확정된 사실, 피고가 그로부터 약 2주만인 2020. 11. 3. 원고를 직위해제하였고, 2020. 12. 8. 이 사건 직권면직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그러나 앞서 든 증거에 을 제15, 17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 즉 ① 2020. 말경부터 피고의 이 사건 영업소 팀장으로 근무한 H은 원고에 대한 직위해제 공문(을 제13호증, 이하 ’이 사건 직위해제 공문‘이라 한다)과 직권면직 공문(갑 제1호증, 이하 ’이 사건 직권면직 공문‘이라 한다)을 받고 원고에게 전화로 해당 공문을 수령한 사실을 알려주며 사무실에 와서 직접 수령하라고 전달하였고, 해당 공문을 사진을 찍어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원고에게 전달한 사실, ② 이 사건 직위해제 공문의 내부결재 공문(1면)에는 붙임문 서로 ’고소·고발사건 처분결과 통지서 사본‘이 표기되어 있으나, 위 공문은 ’수신자: 내부결재‘, ’제목: 직위해제‘로 된 공문(1면)과 별도로 ’수신자: 전기관‘, ’제목: 직위해제 통보‘로 된 공문(2면)이 존재하는바, 위 2면의 공문이 갑 제1호증의 이 사건 직권면직 공문과 형식이 동일하고, 제목이 ’직위해제 통보‘인 것에 비추어 볼 때 H이 원고에게 촬영하여 카카오톡으로 보낸 공문은 위 2면의 공문일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그런데 위 2면의 공문에는 붙임문서로 ’고소·고발사건 처분결과 통지서 사본‘이 표기되어 있지 않은 사실, ④ 설령 H이 원고에게 이 사건 직위해제 공문 전체를 전달하였다고 하더라도, 내부결제 문서의 첨부문서인 ’고소·고발사건 처분결과 통지서 사본‘은 원고가 피고인으로 재판받은 당사자 본인이므로 원고도 법원으로부터 직접 수령한 문서에 불과하다는 피고의 주장에 의할 때(2022. 3. 28.자 종합준비서면 제18면 참조), 피고가 위와 같은 붙임문서를 따로 원고에게 서면으로 송달하거나 카카오톡 메신저를 통해 전달한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⑤ H이 원고에게 카카오톡 메신저로 보낸 이 사건 직권면직 공문은 ’다음과 같이 인사(직권면직)발령을 통보합니다.‘라는 기재와 함께 원고가 2020. 12. 8.부로 직권면직되었다는 내용만 기재되어 있을 뿐, 원고가 어떠한 사유에 의하여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을 받았는지 아무런 기재가 없는 사실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직권면직 공문은 피고가 해고를 서면으로 통지하면서 해고사유를 전혀 기재하지 않은 경우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한 해고통지라고 봄이 타당하다.

다)

이 사건 직권면직의 경과에 비추어 볼 때, 원고로서도 이 사건 형사판결 직후 직위해제를 받고 그 후 이 사건 직권면직 처분을 받았으므로, 자신이 해고된 사유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고 그에 대해 방어권을 행사하는 데 별다른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사정은 ‘해고사유’의 특정 내지 명시성의 요구 정도를 완화하는 사유가 될 수 있을 뿐, 이 사건 직권면직처럼 해고사유의 적시가 아예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에도 그 흠결을 정당화하는 사유가 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여야 하고, 위 통지가 있어야만 해고의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그 문언상 해고사유의 서면통지가 없으면 해고의 효력은 발생하지 않는 것임이 명확하고, 이러한 법률 효과는 서면통지가 없더라도 위 규정이 달성하려는 고지의 목적이 현실적으로 달성되었는지 여부와는 무관하기 때문이다.

라)

한편 피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행한 이 사건 직권면직은 피고의 인사규정 제43조에 의한 당연퇴직 혹은 제44조에 의한 직권면직으로서 징계에 따른 해고가 아니어서, 이러한 직권면직 사유에 해당하면 별도의 내부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 없이 곧바로 직권면직 처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일정한 사유(이하 ‘전자의 사유’라 한다)를 이유로 하여 해고처분 등을 할 때에는 반드시 일정한 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하는 한편, 그와 달리 일정한 사유(이하 ‘후자의 사유’라 한다)에 대하여는 아무런 절차 없이 해고처분 등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면, 이러한 경우 위 전·후자 각각의 사유 중 어느 것이 동일한 사유로서 중복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가 후자의 사유를 이유로 하여 해고처분 등을 할 때에는 전자의 사유를 이유로 하여 해고처분 등을 하는 경우와는 달리 어떠한 절차도 거치지 않고 할 수 있고(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6두18423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 등에 면직처분과 징계처분이 따로 규정되어 있으면서도 면직처분에 관하여는 일반의 징계처분과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도 두고 있지 아니하고 그 면직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라면, 사용자가 면직처분을 함에 있어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고, 이는 면직사유가 실질적으로 징계사유로 보여지는 경우에도 달리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0. 6. 23. 선고 99두4235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이는 인사위원회 개최 및 위원회 출석, 진술 및 소명 기회의 부여 등 피고의 인사규정에 따른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는 의미일 뿐, 이 사건과 같이 근로기준법 제27조의 문언에 반하여 해고를 서면으로 통지하면서 해고사유를 전혀 기재하지 아니한 경우까지 허용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직권면직에 정당한 사유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절차상 하자가 존재하므로 이 사건 직권면직은 무효이고(따라서 해고예고절차를 위반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관하여는 더 나아가 살펴보지 아니한다), 피고가 이 사건 직권면직의 효력에 대하여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무효의 확인을 구할 이익이 있다.

4.

임금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의 부당한 해고처분이 무효이거나 취소된 때에는 그동안 피해자의 근로자로서 지위는 계속되고, 그간 근로의 제공을 못한 것은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근로자는 민법 제538조 제1항에 의하여 계속 근로하였을 경우 받을 수 있는 임금 전부의 지급을 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2. 9. 선고 2011다20034 판결 참조).

나.

판단

1)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직권면직이 무효인 이상, 원고가 피고에게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인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로서 계속 근무하였더라면 피고로부터 받을 수 있는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피고가 이 사건 직권면직의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이 사건 변론종결일 다음날부터 피고가 원고를 복직시키는 날까지 발생할 예정인 임금 부분을 미리 청구할 필요도 있다.

2)

원고가 해고를 당하기 전인 2020. 8.에 3,030,110원, 2020. 9.에 2,680,060원, 2020. 10.에 3,155,910원을 지급받은 사실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4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고, 이에 의하면 위 기간 동안 원고의 월 평균 임금이 2,955,360원{= (3,030,110원 + 2,680,060원 + 3,155,910원) ÷3}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직권면직일 다음 날인 2020. 12. 9.부터 이 사건 변론종결일 전 임금지급일이 도래하는 것으로 보이는 2022. 4. 30.까지의 임금 합계 84,942,766원[= {2020. 12. 9.부터 2020. 12. 31.까지 23일간의 임금 2,192,686원(=2,955,360원 × 23일/31일, 원 미만 버림)} + {2020. 1.분부터 2022. 4.분까지 28개월간임금 합계 82,750,080원(= 2,955,360원 × 28개월)}] 및 그 중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른 2020. 12. 9.부터 2020. 4. 30.까지의 임금 14,014,126원(= 2,192,686원 + 2,955,360원 × 4개월)<2>에 대하여 그 지급기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1. 6. 3.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2. 6. 28.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2022. 5.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는 매월 2,955,360원의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따라서 원고의 임금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신(재판장) 김재연 유재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