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2008. 2. 1. C시가 전액 출자하여 설립된 지방출자 출연기관으로, C시장을 이사장으로 하고 대표이사, 사무국장, 직원 순으로 직제가 구성되어 C시 소재 청소년을 대상으로 청소년 교육 및 청소년 활동 진흥에 관한 사업을 수행하는 비영리법인이고, 원고는 2017. 8. 1. 피고에 입사하여 홍보 담당(6급) 업무를 수행하던 근로자이다.
피고의 제22회 신규직원 채용계획
피고는 2017. 5. 24. ‘제22회 신규직원 채용계획’을 수립하고(이하 ‘이 사건 채용’이라 한다), 2017. 6. 7.부터 6. 13.까지 지원자들로부터 응시원서를 접수하였다. 위 계획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심사방법 및 합격자 결정
원고의 최종합격자 결정
원고는 2017. 6.경 피고의 일반직 일반분야 행정(홍보)에 응시하였는데, 원고는 1차 서류전형에서 경력 12점, 자격증 6점을 받아 총점 18점(합격 기준 : 15점 이상)으로 합격하였다. 그 후 원고는 2017. 6. 22. 2차 논술시험에서 25.67점을, 2017. 7. 5. 3차 면접시험에서 23.8점을 받아 최종 평가 점수 67.47점(= 서류 18점 + 논술 25.67점 + 면접 23.8점)이 됨으로써 피고는 2017. 7. 11. 원고를 일반분야 행정(홍보)의 최종합격자로 결정하였다.
원고와 피고의 근로계약 체결
원고는 2017. 8. 1.부터 피고에 입사하여 일반분야 행정(홍보) 담당 업무를 수행하였고, 2018. 8. 16.경 피고와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의 근로계약 취소 통보
피고는 2019. 3.경 원고에 대한 채용 담당 직원들의 비리가 있었다는 내용의 민원제보를 받아 이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였고, 채용 담당 직원들(D, E, F)에 대해 아래 3. 가.의 2)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20. 9. 10. 업무방해죄의 유죄 판결이 선고되어 2021. 11. 20. 항소 기각으로 확정되자 2022. 4. 15.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의 소명을 들은 후 2022. 4. 25. 원고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사유로 원고와의 이 사건 근로계약을 2022. 6. 1.자로 취소한다는 내용의 통보를 하였다.
피고의 인사규정 등
피고의 인사규정 및 인사규정시행세칙의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9, 10호증, 을 제1 내지 3, 6,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
피고의 채용 담당 직원들이 이 사건 채용 과정에서 원고에게 서류전형 및 논술시험에서 부당하게 점수를 부여하는 등으로 부정행위를 저질렀는바, 이는 피고의 내부문제에 불과하고, 이로써 피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과정에서 중요 부분에 관한 착오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며, 설령 이와 같은 착오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피고에게는 중대한 과실이 있으므로 민법 제109조 제1항 단서에 의해 착오를 이유로 근로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
설령 피고에게 민법 제109조 제1항에 기한 취소권이 있다고 보더라도 피고는 2019. 3. 경 부정행위에 가담한 자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였는바 피고의 취소권은 그로부터 민법 제146조에서 정한 3년의 제척기간이 도과되어 소멸하였다.
이 사건 근로계약 취소 통보는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해고와 마찬가지로 보아야 하는데, 원고는 채용 담당 직원들의 부정행위를 알지 못하였고 피고는 재량권을 남용하였는바, 위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무효이다.
피고
피고는 이 사건 채용 당시 채용 담당 직원들의 부정행위로 원고가 정당하게 서류 및 논술전형에 합격하였다는 착오에 빠져 원고를 최종합격자로 결정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바, 이는 중요 부분의 착오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109조(착오로 인한 의사표시) 제1항에 의하여 원고와의 근로계약을 취소한 것은 정당하고, 원고와의 근로계약 체결은 이 사건 채용 담당 직원들의 부정행위에 기해 이루어진 것으로서 피고의 과실도 존재하지 않는다.
위와 같은 피고의 취소권은 부정행위를 저지른 채용 담당 직원들에 대한 형사유죄판결이 선고된 2020. 9. 10.로부터 제척기간이 기산된다고 보아야 하고, 피고는 그로부터 민법 제146조에서 정한 제척기간인 3년이 도과되기 이전인 2022. 6. 1. 취소 통보를 하였으므로, 위 취소는 제척기간 내 이루어진 것이다.
이 사건 근로계약 취소에 피고의 재량권 남용이 있다고 볼 수 없다.
판단
이 사건 근로계약 취소 통보의 적법 여부 : 적법
관련 법리
근로계약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사용자는 이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체결된 계약으로서(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4호) 기본적으로 그 법적 성질이 사법상 계약이므로 계약 체결에 관한 당사자들의 의사표시에 무효 또는 취소의 사유가 있으면 상대방은 이를 이유로 근로계약의 무효 또는 취소를 주장하여 그에 따른 법률효과의 발생을 부정하거나 소멸시킬 수 있다(대법원 2017. 12. 22. 선고 2013다25194, 25200 판결 등 참조).
착오를 이유로 의사표시를 취소하는 자는 법률행위의 내용에 착오가 있었다는 사실과 함께 그 착오가 의사표시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점, 즉 만약 그 착오가 없었더라면 의사표시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 17. 선고 2007다74188 판결 등 참조). 반면 민법 제109조 제1항 단서에서 규정하는 착오한 표의자의 중대한 과실 유무에 관한 주장과 증명책임은 착오자가 아니라 의사표시를 취소하게 하지 않으려는 상대방에게 있다[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2다25364(본소), 2012다25371(반소) 판결 등 참조].
근로자의 채용에 있어서 부정행위란 채용의 공정성을 해하거나 해할 우려가 있는 채용에 관한 일체의 부정행위를 통틀어 지칭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1991. 12. 24. 선고 91누3284 판결의 취지 참조). 채용과정에서 지원자가 직접 부정행위를 한 경우는 물론이고, 지원자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타인이 지원자를 위하여 부정행위를 하였다면 그 부정행위의 이익을 받게 될 지원자가 그러한 부정행위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지원자가 부정행위로 인하여 공정하게 선발된 자로 평가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채용 역시 부정행위에 의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06. 7. 13. 선고 2006다23817 판결 참조).
인정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1, 2 내지 8, 12, 13호증, 을 제4 내지 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D은 2016. 1. 13.경부터 2018. 1. 12.경까지 피고의 계약직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며 직원 채용 등 인사 업무를 총괄 담당하였고, E은 피고 경영지원부장 직무대리로, F은 피고 경영지원팀장으로, G은 피고 경영지원팀 소속 직원으로 근무하면서 피고의 제22회 신규직원 채용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는 2015.경 재단법인 H에 근무하면서 같은 직장의 동료였던 I(D의 딸이다)과 교제하여 오다가 2017. 7. 11.경 피고의 홍보분야 직원으로 합격, 채용된 후 2018. 12. 1.경 I과 혼인하였다.
피고의 제22회 신규직원 채용계획에 따라 진행된 피고의 일반직 행정(홍보) 분야에는 원고와 J이 응시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자신의 근무 경력으로 K연구원 근무경력(2012. 3. 1.~ 2013. 8. 31.) 및 재단법인 H 근무경력(2013. 9. 2.~2017. 4. 19.)을, 자격증으로는 ① LCertified Pro – Color, Level 1(취득일 2009. 2. 8., 발급처 L社), ② L Certified Pro – Final Cut Pro 6, Level 1(취득일 2008. 11. 24., 발급처 L社)을 제출하였다.
피고의 서류심사 배점(총 30점)의 구성은 ① 경력(12점: 12점/5년, 9점/3년, 8점/2년, 7점/1년), ② 거주지(5점: 5점/5년, 3점/3년, 2점/2년, 1점/1년), ③ 자격증(10점), ④ 장애인(3점)이고, 그 중 자격증의 경우 해당분야 자격증에 해당하되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한 자격증만 인정되도록 하였다. 그런데 원고가 제출한 위 자격증은 L社가 발급한 것으로 국가기술자격법에 의한 자격증에 해당되지 않고 분야도 홍보 분야와 무관한 것이어서 원고의 경우 자격증 점수를 부여받지 못하고 경력 점수 12점만을 부여받을 수 있을 뿐이어서 서류심사 통과 기준 점수인 15점을 충족하지 못하여 1차 서류 심사에서 탈락될 예정이었다. 한편 홍보 분야 지원자 J은 서류 심사 점수가 15점 이상에 해당하여 단독으로 서류 심사에 통과하는 상황이 되었다.
E은 2017. 6. 14.경 서류 접수를 담당한 G으로부터 원고가 응시 과정에서 제출한 위 자격증에 대한 점수 부여 여부를 문의받자 G에게 “자격증 점수를 부여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지시하였고, 이에 G이 L社 담당자에게 문의한 결과 원고의 자격증은 홍보 분야와 무관한 국제공인자격에 불과하다는 문자를 회신 받은 다음 이를 E, F에게 보고하였다. 그럼에도 E은 “일단 홍보 분야는 맞으니 그냥 한번 점수를 줘 보라. 점수를 줘서 엑셀 파일을 돌려보라.”는 등으로 원고에게 자격증 점수를 부여할 것을 지시하였고, 이러한 지시에 따라 G이 원고에게 자격증 항목 가산점 중 최저점인 6점을 부여하고 경력 항목에 12점을 부여하여 총점 18점으로 1차 서류심사 결과를 작성하여 F에게 보고하자, F은 이를 승인한 다음 E과 D에게 순차 보고하여 최종적으로 이를 확정하였다. 그로 인하여 원고는 서류 심사 합격 기준 점수인 15점을 초과한 18점을 받게 되어 J과 함께 서류 심사에 통과하였다.
한편 D은 피고의 제22회 신규직원 채용 계획의 2차 논술시험의 채점위원으로 선정되었는데, 위 논술시험의 경우 편파 채점을 방지하고 공정한 채점 절차를 담보하기 위하여 답안지 중 응시자 인적사항을 제거한 다음 개인 식별번호를 부여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D은 2017. 6. 22.경 실시된 2차 논술시험에서 응시자 인적사항이 제거되기 전에 답안지를 미리 확인하여 원고의 필체를 기억하였고, 이후 2017. 6. 23.경 경쟁자인 J의 답안지를 먼저 확인하고 연필로 채점 항목당 점수를 7점에서 9점 사이의 점수를 기재하였다가, 이후 원고의 답안지를 확인하고 볼펜으로 J의 기존 점수를 4점에서 5점 사이로 변경하는 등으로 결국 원고 합계 33점, J 합계 20점의 점수를 부여하였다.
이에 따라 원고는 1차 서류 심사 18점, 2차 논술시험 평균 25.67점<1>을 받고 2017. 7. 5. 실시된 3차 면접시험을 거쳐 일반직 행정(홍보) 분야의 최종 합격자로 선정되어 2017. 8. 1. 입사 후 피고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는 2019. 1. 21. 경기도 민원 제보를 통해 원고에 대한 채용비리 제보를 받고 2019. 3. 5. 경기성남중원경찰서에 수사를 의뢰하였고, 이에 따라 D, E, F, G에 대한 수사가 이루어진 결과 수원지방검찰청 성남지청은 2019. 12. 31. D, E, F을 업무방해죄로 기소하였다.
그에 따른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9고단3349 사건에서 아래와 같은 범죄사실로 2020. 9. 10. D에게 징역 1년 2월에 집행유예 2년, E에게 벌금 10,000,000원, F에게 벌금 5,000,000원의 형이 각 선고되었다.
D의 범죄사실
D은 피고의 채용 계획을 위반하여 원고의 논술 답안지를 미리 특정한 다음 경쟁자의 점수를 감점시키고 원고에게 고점을 부여하는 등으로 최종적으로 원고가 홍보 분야 직원으로 채용되게 하여, 위계로 C시장의 정당한 피고 직원 채용 업무를 방해하였다.
E, F의 범죄사실
E, F은 G과 공모하여, 사실 원고가 제출한 자격증은 지원 분야와도 무관하고 국가기술자격증에도 해당하지 않음에도 피고의 채용 계획을 위반하여 원고에게 자격증 점수를 부여한 다음 서류 심사를 통과할 수 있게 하여, 위계로 C시장의 정당한 피고 직원 채용 업무를 방해하였다.
위 판결에 대하여 F과 검사가 각각 항소하였는데, 항소심(수원지방법원 2020노5075)은 2021. 11. 12. F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여 위 1심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한편 원고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피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 취소 통보가 부당해고라고 주장하며 ‘피고가 2022. 6. 1. 원고에게 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 피고는 원고를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구제신청을 하였는데, 경기지방노동위원회는 피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 취소가 정당하다는 이유에서 2022. 8. 1. 위 신청을 기각하였고, 이에 불복하여 원고가 신청한 재심 절차에서 중앙노동위원회는 2022. 11. 21. 위 초심 판정이 정당하다고 보아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였다.
구체적인 판단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를 채용하는 과정에서 담당 직원들의 부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심사 기준에 적합한 응시자로써 정당하게 서류 및 논술전형에 합격하였다는 착오에 빠졌고, 그에 따라 원고를 최종합격자로 결정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에 이르렀음을 인정할 수 있다. 또한 앞서 본 피고의 인사규정에 의하면, 피고는 직원으로 업무수행 능력과 지식을 가진 자로서 재단발전을 위하여 충실히 근무할 수 있는 자를 채용하도록 되어 있고, 피고의 인사규정시행세칙은 직원의 공개 채용 과정에서 거쳐야 할 서류전형, 필기시험, 면접시험에 관하여 자세한 요건과 절차를 정하고 있는바, 그에 따라 피고가 수립한 이 사건 채용 계획의 내용과 자격 기준에 따르더라도 원고는 애초에 1차 서류전형을 통과할 수도 없었던 점, 그럼에도 피고 직원들의 앞서 본 부정행위에 의해 원고가 최종합격자로 결정되었는데, 만약 피고에게 이와 같은 착오가 없었더라면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으로 봄이 상당한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의 위와 같은 착오는 근로자의 자격이나 조건, 능력 등에 관한 근로계약의 중요 부분의 착오에 해당하고,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 취소 통보는 적법하다 할 것이다(가사 원고가 D 등의 부정행위 사실을 알지 못하였거나, 피고의 착오를 이용하지 아니한 사정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원고가 부정행위를 저지른 D의 딸과 당시 교제관계에 있었고, 근로계약 체결 후 혼인하는 등 D과 밀접한 관계에 있었으며, 원고는 D 등이 원고를 위하여 범행한 부정행위의 이익을 받은 당사자로서 부정행위로 인하여 공정하게 선발된 자로 평가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채용 역시 부정행위에 의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의 위와 같은 착오가 피고 채용 담당 직원들이 행한 부정행위에 기인하여 발생한 것이므로 피고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 및 피고 채용 담당 직원들의 부정행위가 피고의 책임 영역에서 발생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에게 이 사건 근로계약 체결 과정에서 중대한 과실이 있음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오히려, 피고 채용담당 직원들의 앞서 본 부정행위의 내용과 경위, 그 중 D은 피고의 사무국장으로서 채용 업무를 총괄하여 이 사건 채용 과정에서 2차 논술시험 채점위원을 담당하면서 그러한 직위를 이용하여 답안지의 인적 사항이 제거되기 전 원고 답안지의 필적을 미리 확인하는 등으로 주도면밀한 부정행위를 저지른 점, 피고로서는 D과 원고의 밀접한 관계를 파악하기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가 원고 채용 당시에는 담당 직원들의 이와 같은 부정행위를 인식하지 못하였으나, 2019. 3.경 원고의 채용비리에 관한 민원제보를 통해 이를 파악하게 되자 그 즉시 채용비리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를 의뢰하였고, 피고 채용 담당 직원들은 위와 같은 부정행위로 인하여 업무방해죄로 처벌받은 점 등을 종합하여 고려하면, 피고가 그와 같이 착오한 데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근로계약 취소 통보가 제척기간을 도과하였는지 여부 : 소극
관련 법리
민법 제146조 전단은 ‘취소권은 추인할 수 있는 날로부터 3년 내에 행사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 한편, 민법 제144조 제1항에서는 ‘추인은 취소의 원인이 종료한 후에 하지 아니하면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각 규정의 취지 및 추인은 취소권의 포기를 내용으로 하는 의사표시인 점에 비추어 보면, 민법 제146조 전단에서 취소권의 제척기간의 기산점으로 삼고 있는 ‘추인할 수 있는 날’이란 취소의 원인이 종료되어 취소권행사에 관한 장애가 없어져서 취소권자가 취소의 대상인 법률행위를 추인할 수도 있고 취소할 수도 있는 상태가 된 때를 가리킨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66342 판결 등 참조).
구체적인 판단
살피건대, 피고가 2019. 3. 5.경 이 사건 채용 담당 직원들의 부정행위에 관하여 수사기관에 수사의뢰를 한 사실, D 등에 대해 2019. 12. 31. 업무방해죄로 공소제기가 된 후 2020. 9. 10. 이들에 대한 1심 유죄판결이 선고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위 공소제기일인 2019. 12. 31. 내지 제1심 유죄판결 선고일인 2020. 9. 10. 그 착오에서 벗어났다고 봄이 타당한데, 피고가 위 각 시점으로부터 3년이 경과하기 전인 2022. 6. 1. 이 사건 근로계약 취소 통보를 하였으므로, 위 착오로 인한 취소권은 제척기간 도과 전 행사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 취소 통보가 정당한 이유 없는 해고인지 여부 : 소극
원고는 앞서와 같이 이 사건 근로계약 취소 통보는 해고에 해당하고, 원고는 피고 채용 담당 직원들의 부정행위에 가담한 사실이 없으므로 피고의 해고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해고의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근로계약의 종료 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눌 수 있고, 이 중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피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 취소 통보는 근로계약의 효력을 장래에 향하여 소멸시키는 것인 점에 비추어 해고에 준하는 효력이 있으므로, 해고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
앞서 본 사실과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원고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채용 당시 제출한 자격증은 피고의 채용 계획에 부합한 자격증이 아니어서 원고는 1차 서류심사의 합격기준인 15점에 미달하여 1차 서류심사조차 통과할 수 없었던 점, ② 그럼에도 피고 채용 담당 직원들의 부정행위로 원고가 자격증 항목에서 6점을 부여받아 1차 서류심사를 18점으로 통과하였고, 이후 이루어진 2차 논술시험에서도 D의 부정행위로 부당하게 다른 응시자보다 높은 점수를 부여받은 점, ③ 피고는 이와 같은 부정행위로 원고가 정당하게 서류 및 논술 전형에 합격하였다는 착오에 빠져 원고를 최종합격자로 결정하기에 이르렀는데, 이는 근로 계약의 중요 부분에 관한 착오인 점, ④ 피고는 C시가 전액 출자하여 설립한 비영리법인으로 세금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단체로서 채용 절차에서 높은 수준의 염결성과 공정성을 준수할 것이 요구되는 점, ⑤ 피고의 인사규정 제37조는 ‘직원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되거나, 임용 당시 해당한 사람으로 밝혀졌을 때에는 당연 퇴직한다’고 규정하면서 같은 조 제2호에서 당연 퇴직 사유로 ‘인사규정 제18조에 해당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는데, 인사규정 제18조 제1항 제4호<2>는 피고의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는 결격사유로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82조에 따른 비위면직자 등의 취업제한 적용을 받는 사람’을 규정하고, 위 법률 제82조 제1항 제1호<3>는 취업이 제한되는 비위면직자로 ‘공직자가 재직 중 직무와 관련된 부패행위로 당연퇴직, 파면 또는 해임된 자’를 규정하며, 위 법률 제2조 제4호에서 말하는 부패행위란,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하여 그 지위 또는 권한을 남용하거나 법령을 위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하는 행위(가목), 공공기관의 예산사용, 공공기관 재산의 취득ㆍ관리ㆍ처분 또는 공공기관을 당사자로 하는 계약의 체결 및 그 이행에 있어서 법령에 위반하여 공공기관에 대하여 재산상 손해를 가하는 행위(나목), 가목과 나목에 따른 행위나 그 은폐를 강요, 권고, 제의, 유인하는 행위(다목)’인바, 위 각 규정을 종합하면, 피고는 부정채용 등을 포함한 부패행위로 인하여 당연퇴직, 파면 또는 해임된 자를 피고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는 결격사유가 있는 것으로 정하는 외에 그러한 자가 채용된 이후에도 피고에서 당연퇴직하도록 엄격히 규정하고 있는 점, ⑥ 피고의 인사규정 시행세칙 제5조의2 제1항은 ‘채용공고에는 응시자의 부정합격 확인시 채용이 취소될 수 있음을 명시하여야 하며, 부정합격이 확인된 경우 합격이 취소될 수 있음을 확인하는 서류를 채용절차 종료 후 임용 전에 임용내정자로부터 제출받아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피고가 부정합격자에 대하여는 근로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근거를 명백히 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의 이 사건 근로계약 취소 통보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말하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용신(재판장) 이희경 한승진
각주1) D의 점수 33점, 나머지 2명의 채점위원 평균점수 22점이다(한편 J에 대한 D의 점수는 20점, 나머지 2명의 채점위원 평균점수는 26점이었다).
각주2) 피고 인사규정 제18조(결격사유)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때에는 직원으로 채용할 수 없다. 4.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82조에 따른 비위면직자 등의 취업제한 적용을 받는 사람
각주3) 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82조(비위면직자 등의 취업제한) ① 비위면직자 등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을 말한다. 1. 공직자가 재직 중 직무와 관련된 부패행위로 당연퇴직, 파면 또는 해임된 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