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 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2012. 1. 25. 설립되어 예금 및 적금의 수입업무, 자금의 대출업무 등을 영위하는 은행이다.
원고(C생)는 2015. 1. 31. 만 55세의 나이로 피고와 그룹계열사 관계에 있는 주식회사 D(이하 ‘주식회사’는 생략한다)에서 명예퇴직한 뒤, 2015. 5. 27. 피고의 계약직 직원으로 채용되어 여신심사팀에서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7. 1. 2. 여신심사팀장으로 부임하였고, 2018. 12. 31. 여신심사팀장에서 퇴직하였다.
원고가 피고 심사본부장으로 위촉된 경위와 그 이후의 경과
원고는 2019. 1. 2. 피고와 사이에, 원고를 피고의 심사담당 본부장으로 위촉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중 이 사건과 관련 있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위 2019. 1. 2.자 위촉계약의 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계속하여 심사본부장으로 근무하던 중, 2020. 3. 13.경 피고와 위 2019. 1. 2.자 위촉계약 중 일부 내용이 변경된 위촉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변경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는 2020. 6. 18. 피고와 사이에, 위 2020. 3. 13.자 위촉계약의 내용에 아래와 같은 내용이 추가된 계약을 다시 체결하였다(이하 1) 내지 3)항의 각 계약은 그 체결일자로 특정하고, 이를 통틀어서 ‘이 사건 위촉계약’이라 한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2020. 8. 31. 이후 추가로 위촉계약은 체결되지 않았다.
피고의 내규 중 관련 내용
피고는 2013. 5. 22. 전 직원에 대하여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과 구분되는 임원규정(갑 제23호증)을 제정한 뒤 여러 차례의 개정을 거쳐 시행해 왔고, 2020. 4. 23. 위 임원규정과는 별도로 전문임원규정(갑 제10호증)을 두어 시행해 왔다. 피고의 정관(갑 제11호증)과 임원규정 및 전문임원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 있는 부분은 아래와 같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3, 10, 11, 2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해고무효확인 청구에 관하여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9. 1. 2.자 위촉계약이 종료된 뒤에도 피고의 심사본부장으로 계속 근무하여 왔고 피고가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않음에 따라 2019. 1. 2.자 위촉계약은 동일한 조건으로 갱신되었으므로, 원고는 2020. 1. 1.부터 2020. 12. 31.까지 2019. 1. 2.자 위촉계약과 동일한 조건으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게 되었다.
그런데 피고는 2020. 3. 16. 원고에 대한 다면평가 결과를 근거로 원고를 6개월간 심사본부장으로 위촉한다는 2020. 3. 13.자 위촉계약을 원고와 체결하였고, 다시 업무 인수인계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위촉계약을 2개월 연장하는 2020. 6. 18.자 추가계약을 원고와 체결한 후 그 계약에서 정한 기간이 만료되자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더 연장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위촉계약에서 정한 근무기간 만료(2020. 8. 31.)로 인한 원고의 근무 종료는 실질적으로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 처분에 해당하고, 이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서 정한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다.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의 적법 여부에 관한 직권판단
이 부분에 관하여 직권으로 판단한다.
원래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허용되는 것이고, 해고무효확인의 소도 그것이 근로계약에 기한 원래의 지위를 회복하거나 해고로 인한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대한 현존하는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비록 과거의 법률행위에 불과한 해고에 대하여 그 무효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 적절한 수단이 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1995. 4. 11. 선고 94다4011 판결 등 참조).
원고가 제출한 소장에는 ‘복직을 원하지 않는다. 다만 계약과 관련하여 적어도 약속한 바는 지켜져야 하고 노무의 대가가 편취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는 기재가 있고, 원고는 2023. 3. 31. 제1차 변론기일에서 이러한 내용이 기재된 소장을 진술하였다. 달리 기록상 원고가 피고에 복직하여 계속 근무할 것을 원한다고 볼 만한 사정을 발견할 수 없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목적이 피고와의 이 사건 위촉계약에 따른 본부장 지위를 회복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부당해고에 따른 미지급 임금과 단기성과급을 지급받는 데 있음이 분명해 보이고, 또한 원고는 위 미지급 임금과 단기성과급의 지급에 대하여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소를 통해 그 이행을 청구하고 있다. 따라서 원고가 해고무효확인의 판결을 받는 것이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현존하는 위험 내지 불안을 제거하기 위한 유효적절한 수단이 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다만 이 사건 위촉계약에서 정한 근무기간 만료(2020. 8. 31.)로 인한 원고의 근무 종료가 해고인지 여부와 그것이 부당해고로 무효인지 여부는 뒤에서 살필 원고의 미지급 임금과 단기성과급 지급 청구의 전제가 되므로 계속해서 살피기로 한다.
관련 법리
회사의 임원이라 하더라도, 업무의 성격상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보기에 부족하고 실제로는 업무집행권을 가지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면서 그 노무에 대한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아 왔다면, 그 임원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근로자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회사의 임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전체의 성격이나 업무수행의 실질이 위와 같은 정도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는 것에 그치지 아니하는 것이라면, 그 임원은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대규모 회사의 임원이 전문적인 분야에 속한 업무의 경영을 위하여 특별히 임용되어 해당 업무를 총괄하여 책임을 지고 독립적으로 운영하면서 등기 이사와 마찬가지로 회사 경영을 위한 의사결정에 참여하여 왔고 일반 직원과 차별화된 처우를 받은 경우에는, 이러한 구체적인 임용 경위, 담당 업무 및 처우에 관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참작하여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리하는지를 가려야 한다(대법원 2017. 11. 9. 선고 2012다10959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4~6, 12~14호증, 을 제2~6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에 더하여 보면,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 등으로부터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정해진 노무를 제공하였다기보다 특정 전문 부분에 관한 업무 전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이를 총괄하면서 상당한 정도의 독자적 권한과 책임을 바탕으로 처리하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하기는 어렵다. 제출된 증거들과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이와 달리 보기 어렵다.
피고는 직원에 대하여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별도로 앞서 본 바와 같은 임원규정과 전문임원규정(2020. 4. 23. 시행되었다)을 각각 두어 등기임원(이사 등으로 피고 법인등기부등본에 등기된 임원)과 미등기임원을 모두 포함한 임원의 선임·해임·보수·처우에 관하여 정함으로써 직원과 구분된 임원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본부장의 경우에도 임원규정이 적용된다(임원규정 제13조 제2항 참조). 위 임원규정과 전문임원규정에 의하면, 미등기임원이나 전문임원은 등기임원과 마찬가지로 대표이사가 업무분장에 의거 정한 업무를 수행하고 담당직무에 상응하는 전결권을 가지며 대표이사와 위촉계약을 체결하고, 보수, 평가 및 보상체계, 기타 대우에서 등기임원과 동일한 처우를 받는다. 원고는 피고의 대표이사와 이 사건 위촉계약을 체결하여 피고의 심사담당 ‘본부장’ 및 심사‘본부장’으로 위촉되었고 그 계약기간은 2년 이내이며(2019. 1. 2.자 1년, 2020. 3. 13.자 6개월 등), 보수는 기본급, 성과급 등으로 구성되고 그와 관련된 세부사항은 이 사건 위촉계약에서 자세히 정하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에다가 앞서 살핀 이 사건 위촉계약, 임원규정 및 전문임원규정의 내용들을 더해 보면, 원고는 위 임원규정 또는 전문임원규정의 적용을 받는 ‘본부장’에 해당한다.
피고의 조직은 대표이사를 정점으로 하여 크게 지원본부, 영업본부, 심사본부 및 리스크관리본부로 구성되어 있고, 원고는 그중 심사본부의 본부장 직책을 담당하고 있다. 원고는 피고에 입사하기 전에 근무하였던 D에서 기업금융, 여신심사와 관련된 업무를 장기간 담당하였고 지점장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였으며, 피고는 이러한 원고의 종전 은행 근무 경력에 기초한 전문적인 능력을 활용하여 여신심사 업무가 원활하게 수행될 수 있도록 원고를 피고의 심사담당 본부장으로 위촉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위촉계약서에도 원고의 지위가 ‘본부장’ 및 ‘임원’으로 기재되어 있고, 또한 피고는 회사 내부에서 원고에 대한 행정 처리를 하면서 원고를 ‘임원’으로 분류하였다(원고도 소장 및 준비서면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심사본부장은 임원에 해당하고 임원은 피고 대표이사가 위촉한다고 기재하였다).
저축은행 표준규정집 대출규정(갑 제12호증) 제99조의8은 제1항으로 ‘상호저축은행법시행령 제10조제1항에 해당하는 저축은행은 여신심사위원회를 설치·운영하여야 하며, 여신심사위원회 위원은 여신 관련 업무에 5년 이상 종사한 자 1인 이상을 포함하여 3인 이상 5인 이내로 구성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제3항으로 ‘위원회위원은 대출승인여부에 대하여 의결권을 독립적으로 행사하며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출석과 출석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한다.’는 규정을 각 두고 있다. 또한 피고의 여신심사위원회규정(갑 제13호증)에 따르면, 위원회는 심사본부장, 리스크관리본부장, 여신심사부장, 영업추진부장 및 리스크관리부장으로 구성되고(제2조 제1항), 위원회 의장은 심사본부장이 되며(제2조 제2항), 위원회는「여신심사세칙」에서 정한 여신심사위원회 심의대상 여신과 제반 업무 처리절차 등을 새로이 규정하고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여신과 관련된 사항을 심의·의결한다(제3조). 또한 위원회는 의장의 회의소집에 의해 의결하고(제4조 제1항), 위원장은 필요한 경우 여신승인신청 부점장 또는 책임자로 하여금 부의된 안건에 대하여 설명하게 하거나 위원회 위원의 질의에 대하여 답변하게 할 수 있으며(제4조 제3항), 의장은 긴급을 요하거나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소집에 의하지 아니하고 서면에 의한 의결을 진행할 수 있으며(제5조 제1항), 필요에 따라 수시로 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제5조 제3항). 이러한 규정 내용에 의하면, 원고는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피고의 여신업무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여신심사위원회의 위원장으로서 위원회 회의를 총괄 소집하여 진행하는 등으로 다른 위원들에 비하여 더 큰 권한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원고가 피고의 여신심사위원회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피고 대표이사 등 상급자의 지휘나 감독을 받은 것으로 볼 만한 사정도 찾을 수 없다.
원고는 피고의 심사담당 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피고 인사위원회의 위원으로 참여하여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출하기도 하는 등으로 피고 소속 근로자에 대한 인사, 징계에 관한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지위에 있었다. 또한 원고는 근무하는 동안 피고로부터 월 1,000,000원의 업무추진비, 본인과 배우자에 대한 의료비를 지급받았고 차량을 제공받는 등 별도의 복리후생을 피고로부터 제공받았다. 이러한 대우는 피고의 일반 직원들에게는 지급되거나 제공되지 않는 혜택으로서 피고가 이 사건 위촉계약 제4조 제4항에 따라 원고를 비롯한 임원에게 제공하는 것으로 보인다.
계약기간 만료로 인한 원고의 근무 종료가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 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6131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위임계약은 각 당사자가 언제든지 해지할 수 있다(민법 제689조 제1항 참조).
위 1)항에서 본 사정들에 의하면,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와 이 사건 위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피고로부터 특정 전문 부분에 관한 업무 전체를 포괄적으로 위임받아 이를 총괄하여 처리해 왔으므로, 이 사건 위촉계약은 위임계약으로 봄이 타당하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위촉계약은 제11조 제1항에서 ‘본 계약은 제2조의 계약기간 만료일에 별도의 통지 없이 종료된다.’라는 규정을 두고 있으며, 이 규정은 2020. 6. 18.자 추가계약 제3조에 따라 2020. 6. 18.자 추가계약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그런데 이 사건 위촉계약에서 정한 기간인 2020. 8. 31.이 경과하였음은 역수상 명백하므로 이 사건 위촉계약은 그 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다.
이처럼 이 사건 위촉계약이 종료된 것을 두고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원고는 민법 제662조 제1항<2>에 따라 2020년에도 2019년과 동일한 내용으로 근로계약이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위촉계약을 민법상 위임계약으로 보는 이상 원고의 위 주장은 그 전제를 달리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를 피고의 근로자로 보는 경우에 관한 판단(부가적 판단)
전제되는 사정 및 관련 법리
원고 주장과 같이 원고를 피고의 근로자로 보는 경우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가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게 된 근거는 이 사건 위촉계약이고,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위촉계약에서 계약기간을 정한 이상 원고는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해당한다.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6. 7. 29. 선고 2013다47125 판결 등 참조).
또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 데에 있다. 그러므로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원고에게 이 사건 위촉계약이 갱신된다는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설령 원고에게 그 주장과 같은 정당한 기대권이 있다 하더라도 아래에서 보는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가 원고와의 계약을 갱신하지 않은 데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것으로 봄이 타당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결국 원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더라도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최초 2019. 1. 2.자 위촉계약에서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피고와 계약을 체결하였다가, 2020. 3. 13.자 위촉계약에서는 계약기간을 6개월로 단축하여 피고와 계약을 체결하였다. 더욱이 원고는 피고와 2020. 6. 18.자 추가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기간을 2개월의 단기간으로 정하였을 뿐 아니라, 위 2020. 6. 18.자 추가계약의 목적은 ‘2020. 3. 13.자 위촉계약이 2020. 6. 30. 종료됨에 따라 인수인계 기간을 부여하기 위함’이었다. 이처럼 이 사건 위촉계약에서 정한 계약기간이 단축되어 온 점과 위 2020. 6. 18.자 추가계약의 목적, 또한 이 사건 위촉계약서 어디에도 계약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존재하지 않는 점을 두루 고려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위촉계약 체결 당시 계약이 갱신되지 않는다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였을 것으로 보인다(또한 원고가 이러한 사정을 모두 인식한 상태에서 피고와 2020. 3. 13.자 위촉계약 및 2020. 6. 18.자 추가계약을 체결한 이상, 앞서 본 원고의 근로기간이 2020. 12. 31.까지 묵시적으로 갱신되었다는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가 피고와 2019. 1. 2.자 위촉계약을 체결할 당시 원고는 만 58세로서「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2조 제1호 및 고령자고용법 시행령 제2조 제1항<3>에서 정한 ‘고령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위촉계약은「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한 ‘고령자고용법 제2조 제1호의 고령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이러한 경우 피고는 원고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 고용계약을 체결할 수 있고 원고는 2년 이상 근무를 하여도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서 정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되지 않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위촉계약이 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기도 어렵다.
피고가 실시한 원고에 대한 다면평가 결과(을 제1호증)에는 ‘원고가 특정 관점에 치우쳐 의견을 고립하고 시장의 변화와 후배의 의견을 수렴하는 태도와 자세가 부족하며, 소통 부재 내지 부족, 독단과 독선, 다혈질적인 모습을 보이고, 변화 또는 이해하려는 자세가 없고 타부서 융화가 미흡하다.’라는 취지의 의견들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는 이러한 평가 결과 등을 종합하여 원고를 심사본부장으로 재위촉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미지급 임금과 단기성과급 지급 청구에 관하여
원고의 주장
피고가 2020. 8. 31.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20년 9월부터 12월까지의 4개월 동안 2020. 6. 18.자 추가계약 제2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월 3,000,000원의 급여를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또한 피고 대표이사였던 E은 2018. 12. 26.경 원고에게 ‘(연봉에서) 부족한 부분은 성과급 명목으로 보전하여 주겠다.’라는 약속을 하였고, 피고 인사담당 임원이었던 F가 2019. 3. 13. 원고에게 ‘연봉의 80%를 보전하여 주겠다.’라는 약속을 하였는바, 이에 비추어 피고는 2020년 1월부터 12월까지 원고의 월급 3,000,000원 중 80%에 해당하는 2,400,000원을 단기성과급으로 원고에게 매월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돈 합계 40,800,000원[= (월 3,000,000원 × 4개월) + (월 2,400,000원 × 12개월)]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구체적 판단
미지급 임금 12,000,000원 지급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위촉계약에서 정한 근무기간 만료(2020. 8. 31.)로 인한 원고의 근무 종료를 두고 피고가 원고를 해고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이상, 원고 주장과 같이 피고가 원고에게 2020년 9월부터 12월까지 4개월 동안의 월급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 원고의 미지급 임금 12,000,000원 지급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미지급 단기성과급 지급 청구 부분에 관한 판단
갑 제4호증{임원급여/복리후생지급(안)(2019.01 기준)}, 갑 제5호증(2019년 단기성과 급 지급내역)에 의하면, 피고가 2019년 1년간 원고에게 연봉의 80% 상당의 단기성과 급 등을 지급하기로 정하였고 그에 따라 2019. 3. 13. 원고에게 단기성과급 24,744,000원(세금 공제 전)을 지급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2020. 3. 13.자 위촉계약 제4조 및 2020. 6. 18.자 추가계약 제2조에서 각 규정한 내용에 비추어 볼 때, 앞서 인정한 사실만으로 피고가 2020년에도 원고에게 2019년과 동일한 단기성과급을 지급할 책임이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위촉계약이 2020. 8. 31. 종료된 이상, 피고는 2020. 9월부터 원고에게 급여뿐 아니라 단기성과급을 지급할 의무도 부담하지 않는다.
그 밖에 제출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 주장과 같은 단기성과급을 원고에게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의 미지급 단기성과급 지급 청구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 청구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진숙(재판장) 류봉근 유영화
각주1) 소장에는 ‘피고가 2021. 8. 31.자로 원고에 대하여 한 해고는 무효임을 확인한다.’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는 ‘2020. 8. 31.’의 오기로 보이므로, 위와 같이 선해한다.
각주2) 제662조(묵시의 갱신) ① 고용기간이 만료한 후 노무자가 계속하여 그 노무를 제공하는 경우에 사용자가 상당한 기간내에 이의를 하지 아니한 때에는 전고용과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고용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당사자는 제660조의 규정에 의하여 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
각주3) 제660조(기간의 약정이 없는 고용의 해지통고) ① 고용기간의 약정이 없는 때에는 당사자는 언제든지 계약해지의 통고를 할 수 있다.
각주4) 고령자고용법 시행령 제2조(고령자 및 준고령자의 정의) ①「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법"이라 한다) 제2조제1호에 따른 고령자는 55세 이상인 사람으로 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