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B, C을 각 벌금 500만 원에, 피고인 주식회사 D을 벌금 300만 원에, 피고인 E 주식회사를 벌금 700만 원에 각 처한다.
피고인 A, B, C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각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위 피고인들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피고인들에게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판결
사건
2020고단50
판결선고
2020. 8. 6.
범죄사실
피고인 E 주식회사는 안산시 단원구 F에 본점을 둔 토목ㆍ건축 공사업체로, 2018. 7. 31. 주식회사 G으로부터 안산시 단원구 H의 G 본사 사옥 신축공사를 도급받아 같은 해 8. 13. 철골 공사를 피고인 A이 운영하는 주식회사 I에 하도급하고, 주식회사 I는 같은 해 11. 19. 도급받은 공사 중 데크 설치 공사를 피고인 주식회사 D에 하도급하였다.
피고인 A, B의 업무상과실치사
피고인 A은 위 주식회사 I의 이사이자 위 공사의 현장소장이고, 피고인 B는 위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이자 위 공사의 현장소장으로 소속 근로자들에게 작업을 지시하고 공사 전반을 관리ㆍ감독하는 사람이다.
피고인 B는 2018. 11. 25.경 위 공사현장에서 피해자 J(J, 60세)에게 철골 구조물에 데크 플레이트(철골조 건물의 바닥 콘크리트 타설 전 거푸집으로 사용되는 자재)를 용접하여 고정하는 작업을 하도록 지시하고, 피해자는 용접 작업을 위해 도구를 들고 3층 철골 구조물 위를 걸어서 이동하게 되었다.
그곳은 지면으로부터 약 7미터 이상 높이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이므로, 위 공사현장을 관리하고 근로자들에게 작업을 지시하는 위 피고인들로서는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시키고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 등을 설치한 후 용접작업을 진행하도록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 피고인들은 안전대 부착설비 없이 피해자에게 작업을 하도록 한 과실로, 피해자가 3층 철골 구조물에서 추락하여 같은 날 13:30경 피해자를 복강 내 장기손상으로 인한 저혈량성 쇼크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A의 건설산업기본법위반
하수급인은 하도급 받은 건설공사를 다른 사람에게 다시 하도급 할 수 없다.
피고인 A은 2018. 7. 31. E 주식회사로부터 위 G 본사 사옥 철골, 데크, 내화도장 공사를 도급금액 4억 700만 원에 도급받고, 2018. 8. 13.경 화성시 K에 있는 주식회사 I 사무실에서 도급받은 건설공사 중 데크 공사 부분을 건설사업자가 아닌 주식회사 D에 7,260만 원에 다시 하도급하였다.
3 피고인 B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하고, 특히 추락할 위험이 있는 높이 2미터 이상의 장소에서 근로자에게 안전대를 착용시키고 안전대를 안전하게 걸어 사용할 수 있는 설비 등을 설치하여야 함에도, 위 1항과 같이 근로자 J에게 추락할 위험이 있는 3층 철골구조 위에서 작업을 하게 하면서 안전대 부착설비를 설치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C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근로자 추락 사망에 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으로서 사업의 일부를 분리하여 도급을 주어 하는 사업의 사업주는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할 때에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피고인 C은 2018. 11. 25.경 위 공사현장에서, E 주식회사, 주식회사 I로 순차적으로 공사의 일부를 하도급을 받은 주식회사 D 소속 근로자 J의 작업 과정에서 3항과 같이 안전대 부착설비를 설치하지 아니하여 재해예방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사업장 내 안전조치의무 위반에 관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는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함에도, 피고인 C은 2018. 11. 29.경 위 공사현장에서,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철골 계단과 각 층 바닥이 연결되는 계단참 단부, 계단 단부에 안전난간 등 방호조치를 설치하지 아니하였다.
사업주는 중량물 취급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작업장 지형ㆍ지반 및 지층 상태에 대한 사전 조사, 조사 결과 기록ㆍ보존, 작업계획서 작성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함에도, 피고인 C은 같은 날 위 공사현장에서, 데크 플레이트를 인양하는 중량물 취급 작업을 하면서 위와 같은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D
피고인 주식회사 D의 대표자인 B가 피고인 주식회사 D의 업무에 관하여 3항과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
피고인 E 주식회사
피고인 E 주식회사의 사용인인 C이 피고인 E 주식회사의 업무에 관하여 4항과 같은 위반행위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 A, B, C의 각 법정진술<1>
B, A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L, M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시체검안서, 수사보고(현장방문 수사), 건설공사 표준하도급계약서, 건설업 표준하도급계약서, 민간건설공사 표준도급계약서, M 출입국 내역, 중대재해발생보고, 중대재해발생보고(건설업), L, A, B에 대한 각 참고인 진술조서, 감독결과보고서, 산업안전보건 감독점검표, C 작성의 확인서, 시정명령서, 과태료 사건 조사보고서, 재해조사 의견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구 건설산업기본법(2018. 8. 14. 법률 제1572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96조 제4호, 제29조 제3항(재하도급 금지 위반의 점)
피고인 B :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구 산업안전보건법(2019. 1. 15. 법률 제1627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71조,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위험방지조치 미이행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피고인 C :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8조 제3호, 제29조 제3항(도급사업주의 산업재해 예방조치 미이행의 점), 각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2항, 제3항(위험방지조치 미이행의 점)
피고인 주식회사 D :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
피고인 E 주식회사 :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8조 제3호, 제29조 제3항(도급사업주의 산업재해 예방조치 미이행의 점), 각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7조 제1호, 제23조 제2항, 제3항(위험방지조치 미이행의 점)
상상적 경합(피고인 B)
형법 제40조, 제50조
형의 선택(피고인 A, B, C)
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피고인 A, C, E 주식회사)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노역장유치(피고인 A, B, C)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피고인들)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E 주식회사의 주장에 관한 판단
기초 사실
주식회사 G(이하 ‘G’이라 한다)은 2018. 7. 31. 피고인 E 주식회사(이하 ‘E’라 한다)에 G 본사사옥 신축공사(이하 ‘원공사’라 한다)를 도급하였고, E는 2018. 8. 13. 주식회사 I(이하 ‘I’라 한다)에 원공사 중 철골 공사를 하도급하였으며, I는 2018. 11. 19. 피고인 주식회사 D(이하 ‘D’이라 한다)에 위 철골 공사 중 데크플레이트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재하도급(이하 ‘이 사건 재하도급’이라 한다)하였다. 그런데 D은 전문공사를 시공하는 업종을 등록한 건설사업자가 아니므로, 이 사건 재하도급은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3항의 재하도급 금지 규정을 위반한 재하도급이다.
피고인 C은 E의 원공사에 관한 현장소장이고, 피고인 A은 I의 기술이사로서 위 철골 공사에 관한 현장소장이며, 피고인 B는 D의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공사에 관한 현장소장이고, 피해자는 D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다.
E의 주장
E는 이 사건 재하도급 계약체결에 관여하지 않았고, 이 사건 재하도급 계약체결을 몰랐으며, 이 사건 재하도급은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3항의 재하도급 금지규정을 위반한 재하도급이므로, E는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3항의 사업주(이해의 편의를 위해 ‘도급사업주’라 부른다)에 해당하지 않는다.
E는 이 사건 재하도급 계약체결에 관여하지 않았고, 이 사건 재하도급 계약체결을 몰랐으며, 이 사건 재하도급은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3항의 재하도급 금지규정을 위반한 재하도급이다.
E는 이 사건 사고 전부터 G과 원공사 타절 협의를 진행중이었는데, 이 사건 공사는 보통 건설공사가 진행되지 않는 일요일에 실시되었고, E는 이 사건 공사가 2018. 11. 25.에 진행되는 것을 보고받지 않아 몰랐으므로, E는 이 사건 공사를 막을 수 없었다. E는 이 사건 공사에 관여할 수 없었고, 이 사건 공사를 지시하지도 않았다.
이 사건 공사현장은 추락방지망을 설치하기 어려운 환경인데, 피해자는 당시 H빔 구조물 3층에서 안전끈 부착설비가 없는 곳을 이동하다 추락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는 E의 지배영역 안에서 이루어진 사고가 아니고(지배가능성 없음), E가 예견할 수 있는 사고도 아니다(예견가능성 없음).
판단
첫 번째 주장에 관한 판단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은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 또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그가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한 조항이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 참조). 그렇다면 이 사건 재하도급이 구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 제3항의 재하도급 금지 규정을 위반한 재하도급이라고 하더라도,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의무가 있는 도급사업주인 E가 산업재해 예방조치 의무를 면한다고 해석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E가 이 사건 재하도급 계약체결에 관여하지 않았고, 이 사건 재하도급 계약체결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E의 첫 번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두 번째 주장에 대하여
사업주가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고 향후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서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이로 인하여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로 작업이 이루어졌다면 사업주가 그러한 작업을 개별적ㆍ구체적으로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3조 제3항 위반죄는 성립하며, 위와 같은 법리는 동일한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의 일부를 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사업의 사업주에 있어서 그의 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산업재해 발생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인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68조 제3호, 제29조 제3항 위반죄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1. 9. 29. 선고 2009도12515 판결 참조).
이 법원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E는 2018. 8. 13. I에 원공사 중 철골 공사를 하도급하면서, 공사기간을 2018. 8. 13.부터 2018. 10. 12.로 정한 점, ② 위 철골 공사는 ㉠ H빔 구조물을 세우는 공정, ㉡ H빔 구조물의 1, 2, 3, 4층 바닥에 데크플레이트를 설치하는 공정 등으로 구성되어 있고, E의 현장소장인 피고인 C은 위 철골 공사가 위 ㉠, ㉡의 공정 순으로 진행되는 것을 알고 있었던 점, ③ 위 ㉠의 공정은 전체 철골 공사 만료예정일인 2018. 10. 12.보다 한 달 넘게 지난 2018. 11. 22.에야 완료되었으므로(증거기록 2권 63쪽), 위 ㉡의 공정도 지체상금의 지급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기일 내에 개시될 것을 피고인 C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점, ④ 그런데도 피고인 C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 추락방지망이나 안전끈 부착설비 등의 추락 방지장치를 제공하지 않아, 결국 피해자가 H빔 구조물 3층에서 추락한 점, ⑤ 피고인 C은 데크플레이트를 설치하는 위 ㉡의 공정에서뿐만 아니라 H빔 구조물을 세우는 위 ㉠의 공정에서도 추락 방지장치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⑥ E가 이 사건 사고 전에 I에 위 철골 공사의 중단을 요청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 C이 위 철골 공사가 진행되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상태에서의 작업이 이루어져 왔고 그러한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는 사정을 미필적으로 인식하고서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여, 결국 2018. 11. 25.에도 이 사건 사업장에서 안전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채로 작업이 이루어졌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 C과 그 법인인 E에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8조 제3호, 제29조 제3항 위반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E의 두 번째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양형의 이유
피고인들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추락방지망이나 안전끈 부착설비 등의 추락 방지장치를 제공하지 않아, 결국 피해자가 H빔 구조물 3층에서 추락하여 사망에 이르는, 돌이킬 수 없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는바, 피고인들의 주의의무 내지 안전조치의무 위반의 정도가 중하고, 그 죄책 또한 매우 무겁다. 다만 유족에게 산재보험금이 지급되었고, 피고인 E 주식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은 유족과 합의한 점, 피고인 B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하고,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두루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윤영석
각주1) 피고인 A, B, C의 각 법정진술을 자백으로 평가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