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 2026. 6. 18. 선고 2025가단65167 판결

주문

1.

피고 주식회사 B는 원고에게 34,125,862원 및 이에 대한 2025. 3.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B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피고가 부담하고,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 사실

가.

원고는 2016. 1. 13.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에 입사하여 근로를 제공하다가 2025. 2. 18. 퇴직하였다.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2025년 1월분 임금 일부와 2월분 임금 및 퇴직급여를 포함하여 총 34,125,862원(이하 '이 사건 임금 등 채권'이라고 한다)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고와 피고 회사는 2025. 4. 18. 이 사건 임금 등 채권의 변제에 갈음하여 피고 회사 소유의 '미쓰비시 CO2 레이져'라는 장비(이하 '이 사건 장비'라고 한다)를 원고, D, E이 공동 소유하는 형태로 인도받기로 하는 약정(이하 '이 사건 제1 약정'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는 2025. 4. 18. 피고 C와 피고 C가 이 사건 장비의 소유권을 이전받는 대가로 원고에게 3년 이내에 34,125,862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약정(이하 '이 사건 제2 약정'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라.

피고 C는 2025. 6. 23. 피고 회사의 사업장과 같은 장소를 본점으로 하여 '주식회사 F'를 설립하였다. 피고 회사는 피고 C에게 회사 자산 일체를 양도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3호증, 을나 1, 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위적 피고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이 사건 임금 등 채권이 합계 34,125,862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 등 채권 34,125,86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회사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 회사는, 피고 C가 피고 회사의 직원들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채무를 변제하는 조건으로 피고 C가 운영하는 F에 피고 회사의 모든 자산을 넘겨주었고, 원고도 위 채무인수에 동의하였다. 또한, 원고와 피고 회사는 임금채권의 변제에 갈음하여 원고가 이 사건 장비의 소유권을 이전받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제1 약정을 체결하였다. 따라서 피고 회사의 임금지급의무는 면책되었거나 소멸하였다.

2)

관련 법리

임금은 법령 또는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 따라서 사용자가 근로자의 임금 지급에 갈음하여 사용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근로자에게 양도하기로 하는 약정은 전부 무효임이 원칙이다. 다만 당사자 쌍방이 위와 같은 무효를 알았더라면 임금의 지급에 갈음하는 것이 아니라 지급을 위하여 채권을 양도하는 것을 의욕하였으리라고 인정될 때에는 무효행위 전환의 법리(민법 제138조)에 따라 그 채권양도 약정은 '임금의 지급을 위하여 한 것'으로서 효력을 가질 수 있다(대법원 2012. 3.29. 선고 2011다101308 판결).

3)

판단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 회사의 항변은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제1 약정을 이 사건 임금 등 채권의 변제에 갈음한 대물변제의 합의로 본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원고가 이 사건 장비를 환가하여 이 사건 임금 등 채권에 충당한 사실에 대한 주장 및 증명이 없는 이상이 사건 제1 약정을 근거로 원고의 이 사건 임금 등 채권이 소멸하였다는 취지의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②

피고 C가 피고 B로부터 이 사건 임금 등 채무를 인수하는 것에 관하여 원고의 승낙이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갑 3호증에는 원고가 종전 사용자인 피고 회사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청구권을 포기한다거나 피고 회사의 채무를 면제한다는 취지의 문구가 없다). 따라서 피고들 사이의 채무인수 약정은 그들 사이의 내부적인 이행 인수 또는 중첩적 채무인수에 불과할 뿐 피고 회사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임금 등 지급의무를 면책시키는 효력이 발생하지 아니한다.

③

원고는 피고들 사이의 영업양수도 계약 전에 피고 회사를 퇴사하였으므로 영업양도의 효과로서 이 사검 임금 등 채무가 승계되었다고 볼 여지도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 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 등 채권 34,125,862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인 2025. 3. 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및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에서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예비적 피고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2025. 4. 18. 피고 C와 이 사건 장비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대가로 피고 C로부터 이 사건 임금 등 채권 상당액인 34,125,862원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제2 약정을 체결하였다. 이 사건 제2 약정 중 지급기한을 '약정일로부터 3년 이내'로 정한 부분은 근로기준법 제36조가 정한 14일 이내 금품청산 의무에 정면으로 위배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 C는 기한의 유예 없이 원고에게 즉시 이 사건 제2 약정에 따른약정금 34,125,86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이 사건 제1 약정과 이 사건 제2 약정의 관계

이 사건 제1 약정은 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 등 채권의 변제에 갈음하여 이 사건 장비의 소유권을 이전하기로 한 대물변제 합의이고, 이 사건 제2 약정은 원고가 이 사건 제1 약정에 따라 취득한 이 사건 장비의 소유권을 피고 C에게 이전하는 대가로, 피고 C가 원고에게 이 사건 임금 등 채권 상당액인 34,125,862원을 지급하기로 한 약정이다. 즉, 이 사건 제2 약정은 원고가 이 사건 제1 약정을 통하여 이 사건 장비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할 것을 묵시적인 조건으로 하여 그 소유권을 피고 C에게 이전하기로 한 약정으로 봄이 타당하다.

2)

약정금 지급의무의 발생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회사와 원고 사이의 대물변제 합의인 이 사건 제1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이 사건 제1 약정이 무효인 이상 원고는 이 사건 장비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한 것이 되고, 원고가 피고 C에게 이 사건 장비의 소유권을 이전하는 것 역시 이행할 수 없는 상태이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장비에 대한 소유권을 피고 C에게 적법하게 이전할 수 있음을 묵시적인 조건으로 하여 그 대가로 이 사건 임금 등 채권 상당액을 지급받기로 한 이 사건 제2 약정은 그 조건이 성취되지 않음에 따라 실효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3)

소결론

결국, 이 사건 제2 약정이 실효된 이상 이 사건 제2 약정에 기한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고, 예비적 피고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채성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