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소 중 신체감정비용 1,230,724원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A에게 23,481,168원, 원고 B에게 2,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2019. 9. 27.부터 2023. 2. 22.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 C은 주식회사 H(이하 ‘H’)이 운영하는 인천 서구 I에 있는 J공장의 안전관리팀장이고, 피고 D은 H과 건설기계 임대계약을 맺은 K 주식회사 소속 근로자로서 위 공장에서 굴착기 기사로 근무한 사람이다.
원고 A은 H으로부터 위 공장의 이송라인 보수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은 피고 E 주식회사(이하 ‘피고 E’) 소속 근로자이고, 원고 B은 원고 A의 아들이다.
피고 D은 2019. 9. 26. 19:05 J공장 내 작업장에서 굴착기로 모래를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고, 원고는 그 인근에서 이 사건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피고 D이 굴착기를 후진하던 중 원고를 굴착기 후미로 충격하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약 12주의 치료를 요하는 요구 및 골반의 다발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5호증, 을가 제1호증의9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피고 D
굴착기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피고 D로서는 작업장 내 다른 근로자가 통행하는지 여부를 잘 살펴 굴착기를 운행해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한 채 굴착기를 후진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원고들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 D은, 이 사건 사고 장소는 평소 피고 D이 독자적으로 작업하던 공간이어서 피고 D은 원고 A이 작업한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평소와 같이 작업 중 원고 A을 발견하지 못하고 이 사건 사고에 이른 것이므로 당시 피고 D에게는 예견가능성이 없었다고 주장한다.
을가 제1호증의 5, 16, 19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공사의 일환인 벨트해체 작업 중 바닥에 펼쳐놓은 벨트의 길이가 길어 평소 피고 D이 굴착기를 운전하던 구간을 침범하게 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피고 D도 낮부더 인접 구간에서 이 사건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알고 있었고, 경찰 피의자신문에서는 사고 당시 굴착기 뒤에서 인부들이 작업하는 것을 알았다고 진술하였다(을가 제1호증의 8, 13). 이처럼 굴착기 주변에서 작업하는 근로자들의 존재를 인지했다면, 굴착기 작업 반경 내 근로자들 통행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것이 아니라 만약의 가능성에도 대비하여 주의하며 후진하였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사고에 대한 예견가능성이 없었다는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 C
관련 법령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은 사업의 일부를 도급한 발주자 또는 사업의 전부를 도급받아 그중 일부를 하도급에 의하여 행하는 수급인 등 사업의 전체적인 진행과정을 총괄하고 조율할 능력이나 의무가 있는 사업주에게 그가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를 규정한 조항으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 제1항의 ‘같은 장소에서 행하여지는 사업’은 사업주와 그의 수급인이 같은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사업을 의미하고, 장소적 동일성 외에 시간적 동일성까지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6. 3. 24. 선고 2015도8621 판결).
을가 제1호증의9, 을가 제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H은 2019. 9. 5. 피고 E와 공사기간을 2019. 9. 5.부터 같은 해 10. 31.까지로 하여 J공장 하계보수공사계약을 체결하였고, H은 그보다 앞선 2018. 1. 11. 피고 C을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14조에 따른 위 공장 관리감독자로 임명하였으며, 2019. 6. 4.에는 같은 법 제13조에 따른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선임한 사실이 인정된다.
H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에 따라 수급인인 피고 E가 사용하는 근로자가 이 사건 공사를 할 때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할 의무가 있고, 피고 C은 H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자 관리감독자로서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13조 제1항, 제14조 제1항, 같은 법 시행령 제10조에서 정한 바에 따라 구체적인 안전, 보건에 관한 업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다. H과 K 주식회사 또는 H과 피고 E가 체결한 개별 계약이 각 수급인에게 안전사고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주의의무 및 책임을 지우고 있더라도, 도급인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및 관리감독자 지위에서 법령에 따라 부담하는 의무들을 면하는 것은 아니다.
이 사건 사고 당일 피고 D은 공장 내에서 굴착기로 모래를 옮기는 작업을 하고 있었고, 원고를 포함한 피고 E 소속 근로자들은 그와 가까운 장소에서 이 사건 공사를 하고 있었으므로, 피고 C으로서는 피고 D의 작업 장소에 근로자의 출입을 금지시키거나, 출입시킬 경우에는 작업지휘자나 유도자를 배치하여 굴착기를 유도하게 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안전보건규칙 제200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 C이 이를 게을리하여 이송라인 보수공사 근로자들이 아무 제재 없이 굴착기 작업 구간에 출입하고 굴착기가 유도자 없이 작업을 계속함으로써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으므로, 피고 C은 원고들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피고 C은, 이 사건 공사의 개별 작업이나 하도급업체의 구체적인 작업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피고 E로부터 야간작업확인서를 제출받지 않아 야간작업 사실을 알 수 없었기 때문에 이 사건 사고를 예견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도급인이 관리하는 작업장에서 이루어지는 수급인들 작업에 관하여 위험요소를 파악하고 산업재해 예방에 필요한 조치를 하는 것은 산업안전보건법령이 도급인의 안전보건관리책임자에게 부여한 의무일 뿐 아니라, 수급업체들의 작업이 서로 충돌하지 않도록 조정하고 안전조치를 취하는 것은 일반적인 관리, 감독에 속한다. 또한 이 사건 사고 당시 이송라인 보수공사 근로자들이 주간 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하여 연장근무를 하고 있었는데도 작업 종료 여부 확인 없이 현장을 이탈한 점을 고려하면 야간작업확인서를 제출받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예견가능성이 없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고 E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12082 판결 등 참조).
원고 A의 사용자인 피고 E는, 이 사건 공사 중 벨트 길이 때문에 굴착기 작업 구간을 침범할 가능성이 있다면 미리 H 측에 알려 유도자 배치를 요구하고, 굴착기 기사 피고 D과 원고 A을 비롯한 이송라인 보수공사 근로자들에게도 알려 서로 주의하도록 했어야 한다.
그러나 피고 E 소속으로 이 사건 공사를 지휘, 감독하던 L는 H 측에는 물론, 피고 D과 소속 근로자들에게 작업공간이 겹칠 가능성을 알리지 않은 채 원고 A을 비롯한 근로자들을 굴착기와의 충돌 위험에 그대로 노출된 상태에서 작업에 투입시켰다. 피고 E의 이러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 E는 이 사고로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피고 F 주식회사
원고들은, 피고 F은 J공장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수급한 수급인이자, 그 공사현장에서 벨트해체 작업을 분리하여 피고 E에 도급을 준 자로서 구 산업안전보건법과 안전보건규칙에 따라 해체작업 장소에 관계근로자 아닌 자의 출입을 금지시키고, 차량계 건설기계로 작업하는 경우 운전 중인 건설기계에 근로자가 부딪힐 위험이 있는 장소에 근로자를 출입시키지 않아야 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갑 제12호증만으로는 피고 F이 H의 수급인이자 피고 E의 도급인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 사건 공사에서 피고 F의 지위, 피고 E와의 관계, 원고에 대한 지휘감독관계 등을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 원고에 대한 책임 근거 증명이 부족하므로 피고 F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책임의 제한
원고 A도 근처에서 굴착기 작업 중임을 알 수 있었으므로 굴착기의 움직임에 주의하며 작업하여 스스로의 안전을 지킬 주의의무가 있었는데 이를 소홀히 하였고, 이러한 원고 A의 과실은 이 사건 사고의 한 원인이 되었다. 원고 A의 과실을 참작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80%로 제한한다.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계산의 편의상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르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다.
일실수입
인적사항: M생 남자
직업 및 소득: 보통인부 노임 기준
가동연한: 만 65세가 되는 2021. 1. 12.까지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 상실율
입원치료기간인 2019. 9. 26.부터 2019. 12. 14.까지(갑 제6 내지 8호증)는 100%
2019. 12. 15.부터 가동종료일인 2021. 1. 12.까지는 골반골 부정유합으로 인한 노동능력상실율 22.6%(신체감정결과)
계산: 14,730,349원
공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보험급여를 받은 재해근로자 또는 수급권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때 그 손해 발생에 재해근로자의 과실이 경합된 경우 재해근로자가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재해근로자의 전체 손해액에서 먼저 근로복지공단의 보험급여 전액을 공제한 다음 과실상계(공제 후 과실상계 방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24. 선고 2021다241618 전원합의체 판결). 손해배상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므로 피해자로 하여금 근로기준법이나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라 휴업급여나 장해급여 등을 이미 지급받은 경우에 그 급여액을 일실수입의 배상액에서 공제하는 것은 그 손해의 성질이 동일하여 상호보완적 관계에 있는 것 사이에서만 가능하다(대법원 1995. 4. 25. 선고 93다61703 판결 등).
근로복지공단의 2022. 9. 14.자 사실조회 회신에 의하면 원고 A이 휴업급여 23,936,400원, 장해급여 11,804,100원을 지급받은 사실이 인정된다. 휴업급여 지급기간이 기록상 분명하지 않으나, 사고일부터 가동종료일까지의 일실수입 합계액이 휴업급여액에 미치지 못하므로, 휴업급여 지급기간까지의 일실수입액에서 휴업급여를 공제하면 그 기간 동안의 일실수입이 남지 않게 됨은 분명하다. 한편, 장해급여는 치료가 끝난 뒤에도 신체에 장해가 남아 있음을 전제로 지급되는 보험급여이므로 적어도 입원치료 기간 이후의 일실수입에서 공제되어야 할 것인데, 입원치료 종료일 다음날인 2019. 12. 15.부터의 일실수입 합계(8,683,619원)가 장해급여액에 못 미침이 분명하므로, 휴업급여 지급기간 이후의 일실수입도 장해급여를 공제하면 남지 않게 된다.
기왕개호비
신체감정결과에 의하면, 원고 A은 사고 후 급성기 치료기간(약 4주) 동안 식사, 배변, 체위 변경 및 보행, 운동 등 통상의 일상생활 보조를 위하여 개호인이 필요했음을 알 수 있다. 앞서 본 후유장해의 내용과 정도, 경과, 입원기간 등을 더하여 보면 사고일부터 4주 동안은 아들인 원고 B이 원고 A의 입원치료와 거동을 도왔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기간 동안 1일 8시간의 개호비를 인정한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개호비는 4,148,700원(= 138,290원 × 30)이 된다.
기왕치료비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정형외과 진료비(갑 제10호증) 1,230,724원은 그 시기와 진료과목, 담당의, 신체감정서 기재내용에 비추어 원고 A이 신체감정을 받으면서 지출한 비용으로 보이고, 이는 감정비용에 포함되는 것으로서 소송비용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부분 진료비는 소송비용확정 절차를 거쳐 상환받을 수 있는 것이어서 별도로 소로 구할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0. 5. 12. 선고 99다68577 판결 참조).
비급여 본인부담금
갑 제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N병원에서 비급여 항목 진료비로 1,028,996원을 지출한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들은 위 진료비는 업무상 부상 또는 질병의 치료목적이 아닌 진료 또는 투약, 산업재해보상보험 요양급여 산정기준 제2조 및 제3조 제1항의 규정에서 정하지 않은 요양급여, 상급병실 사용료에 해당하므로 손해배상액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 A의 치료 내용, 비급여 항목을 이루는 약품의 종류, 처방 시기 등에 비추어 비급여 진료비가 이 사건 사고 인한 부상 치료와 무관한 비용이라고 보기 어렵고, 상급병실 사용료는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타인의 불법행위로 상해를 입은 경우에 손해배상청구 등을 위해 진단서 제출은 필수적이므로 진단서를 작성, 발급받기 위한 비용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에 포함된다(대법원 1974. 11. 12. 선고 74다483, 484 판결 참조).
다만 보호자 식대는 원고 A의 치료비라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제외한 나머지 932,996원(= 1,028,996원 – 150,000원)을 기왕치료비 손해로 인정한다.
향후치료비
신체감정결과에 의하면, 원고 A은 추후 대퇴골의 금속 제거술이 필요하고 그 비용은 2,050,000원인 사실이 인정된다. 변론종결 시까지 금속제거술을 받았다는 자료가 없으므로 변론종결 다음날 위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보고 사고 당시의 현가로 계산하면 1,769,765원이 된다.
과실상계 후 재산상 손해
원고 A의 재산상 손해액 합계는 6,851,461원(= 기왕개호비 4,148,700원 + 기왕치료비 932,996원 + 향후치료비 1,769,765원)이고, 과실상계를 반영하면 5,481,168원(= 6,851,461원 × 0.8)이 된다.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 원고 A과 피고들의 과실 정도, 후유장해의 내용과 정도,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원고 A의 위자료를 1,800만 원, 원고 B의 위자료를 200만 원으로 정한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 A에게 23,481,168원(= 재산상 손해 5,481,168원 + 위자료 18,000,000원), 원고 B에게 2,000,000원 및 각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19. 9. 27.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와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2. 22.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신체감정비용 청구 부분은 각하하고, 원고들의 청구를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