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판결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 2025. 11. 12. 선고 2024가합11787 판결

단체교섭이행청구의 소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1)

원고는 C 주식회사(이하 'C㈜라고 한다)의 계열사 중 하나로, 소주 및 기타 증류주의 생산 및 판매업과 수출입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2)

피고는 D단체 산하의 노동조합으로 1974. 3. 14.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의 근로자를 조합원으로 하는 기업단위 노동조합으로 설립되었다. 현재 피고의 조합원은 1,080명이고 C㈜의 다른 계열사인 F 주식회사(이하 'F㈜'라 한다) 근로자들로 구성된 G, 관리영업지부, 익산지부, 청주지부, 그리고 원고 소속 근로자 54명으로 구성된 마산지부를 두고 있다.

나.

원고 근로자들의 소속 변경 및 피고의 조직형태 변경

1)

㈜E는 2002. 6. 20. 해외투자 유치 목적으로 ㈜E의 마산공장을 일본 지역 수출용 별도 법인으로 분할하여 원고(당시 사명 ㈜H)를 설립하였다. 이에 ㈜E의 마산공장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은 2003. 1. 31. 원고로 소속이 변경되었고, 그 과정에서 원고에 'I노동조합'이 설립되었다.

2)

원고는 2002. 11. 1. ㈜E와 일본 지역 독점판매권을 포함한 ㈜E 마산공장 사업 부분의 영업권 및 상표권을 인수하기로 하는 영업권양수도계약을 체결하고, 2003. 1. 3. ㈜E 마산공장 사업부분의 자산 및 부채를 현물출자받는 현물출자계약을 체결하였다. 그런데 ㈜E의 법정관리인이 2003. 12. 19. 서울지방법원에 '㈜H 부인권 조정 신청'을 제기하였고, 2003. 12. 29. 법원의 조정결정에 따라 위 영업권양수도계약 및 현물출자계약이 부인되었다.

3)

이에 원고 소속 근로자들은 다시 ㈜E로 소속이 변경되었고, I 노동조합은 조직형태를 변경하여 피고의 마산지부로 편입되었다.

4)

2007. 4. 2. ㈜E의 마산공장 사업부분이 다시 물적 분할되어 주식회사 J(이하 '㈜J'이라 한다)이 설립되었고, 원고는 2007. 6. 11. 자로 ㈜J을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현재와 같이 변경하였다. 이 과정에서 마산공장 근로자들은 ㈜J으로 소속이 변경되고, 다시 원고 소속으로 고용승계가 이루어졌다.

다.

피고와 ㈜E, ㈜F 등 간 고용안정협약 체결

1)

피고와 ㈜E는 2007. 4.경 피고와 ㈜E 사이에 체결되는 2007년 이후 단체협약을 원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합의하고,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E마산공장 신설법인 설립에 따른 고용안정협약서'를 작성하였다.

2)

㈜E가 2011. 9. 11. K 주식회사와 합병되어 F㈜가 설립되었고, F㈜는 2013. 12.경 보유하고 있던 원고의 지분 100%를 C㈜에 매각하면서 원고는 C㈜의 계열사로 편입되었다.

3)

이 과정에서 피고와 F㈜, C㈜는 2013. 12. 27.경 피고와 F㈜ 사이에 체결되는 2013년 이후 단체협약을 원고 소속 근로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합의하고,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주식회사 A 지분 매각에 따른 고용안정협약서'를 작성하였다.

다.

단체교섭의 경과 및 원고의 단체교섭 요구

1)

피고 마산지부는 2003. 12.경 피고에 편입된 이후부터 2023년경까지 피고와 ㈜E 또는 F㈜ 간의 단체교섭에 참여하여 왔는데, 피고와 ㈜E 또는 F(주) 사이에 단체협약이 체결되면 원고는 이를 원고 소속인 조합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하였다.

2)

원고는 2024. 3. 25. 피고의 위원장 및 피고 마산지부의 지부장과 사무국장 앞으로 '2024년도 임단협 체결을 위한 단체교섭 요청' 공문을 발송하여 원고와 별도의 단체교섭을 진행할 것을 통보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 19, 20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 마산지부 근로자들은 모두 원고와 근로계약을 맺고 원고의 사업장에 근무하는 근로자로 이들의 사용자는 원고이므로, 피고는 마산지부 근로자들의 근로조건과 관련하여 원고와 단체교섭을 진행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피고는 원고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하고 있고, 원고로서는 F㈜와 피고 사이에서 원고 소속 근로자들의 근로조건이 결정되면 이러한 합의 과정에 전혀 참여하지 못하였음에도 이를 직접 이행하여야 하는 불합리한 상황에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소로서 피고에 대하여 단체교섭의 이행을 구한다.

3.

판단

가.

노동3권은 법률의 제정이라는 국가의 개입을 통하여 비로소 실현될 수 있는 권리가 아니라, 법률이 없더라도 헌법의 규정만으로 직접 법규범으로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구체적 권리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20. 9. 3. 선고 2016두32992 전원합의체 판결).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 단체교섭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여 근로자의 자주적인 단결권뿐 아니라 단체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보장하고 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에 따르면,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나 사용자단체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고(제29조 제1항),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는 교섭을 요구한 모든 노동조합 또는 조합원을 위하여 사용자와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권한을 가지며(제29조 제2항),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는 신의에 따라 성실히 교섭하여야 하고 그 권한을 남용하여서는 아니 되며,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거부하거나 해태하여서는 아니 된다(제30조 제1, 2항). 이러한 헌법 및 관련 법령 규정들의 문언, 내용과 취지 등을 종합하면, 노동조합의 대표자는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에 대하여 단체교섭에 응할 것을 요구할 권리가 있고,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가 그 요구를 거부하는 경우에는 소로써 그 이행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2. 8. 17. 선고 2010다52010 판결 참조).

따라서 단체교섭권은 헌법상 기본권으로서 근로자의 국가에 대한 주관적 공권이자노동조합 등 근로자단체가 사용자 측에 성실하게 단체교섭에 임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사법상의 청구권이므로 사용자인 원고로서는 근로자단체인 피고의 요청이 있을 경우 성실하게 단체교섭에 응할 의무를 부담할 뿐이고, 이와 반대로 사용자인 원고가 피고와 같은 노동조합에 대하여 단체교섭의 이행을 소로써 구할 사법상의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이에 대해 원고는 노동조합법 제30조가 사용자와 노동조합 양측에 성실교섭의무를 동등하게 부과하고 있으므로 사용자에게도 노동조합을 상대로 단체교섭의 이행을 청구할 권리가 인정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노동조합법은 단체교섭권을 구체화하기 위하여 제30조에서는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는 신의에 따라 성실히 교섭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하여야 하며 그 권한은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제1항)고 하고, "노동조합과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는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 또는 단체협약의 체결을 거부하거나 해태하여서는 아니 된다"(2항)고 하여 사용자 및 노동조합으로 하여금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체결에 성실히 임할 의무를 규정하는 한편 노동조합법 제81조는 사용자가 "노동조합의 대표자 또는 노동조합으로부터 위임을 받은 자와의 단체협약 체결 기타의 단체교섭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행위" (1항 3호)를 부당노동행위로 금지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노동조합의 단체교섭이행청구권은 무엇보다 헌법상의 단체교섭권이 가지는 대사인적 효력에 의해 인정되는 사법상 권리이므로, 위 규정은 헌법상의 단체교섭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사용자의 단체교섭의무를 주의적으로 확인하는 규정일 뿐 사용자의 단체교섭의무를 창설하는 규정이 아니다. 반면 노동조합법 제30조는 노동조합에 대하여도 성실교섭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나, 사용자 측과 달리 노동조합 측의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위 조항은 노동조합의 불성실교섭 또는 단체교섭권행사가 권리남용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단지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해석될 뿐이다.<1>그 밖에 헌법이 보장한 단체교섭권과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노동조합법의 취지를 고려할 때 노동조합법 제30조가 사용자 측에게도 단체교섭의 이행을 청구할 권리를 부여하는 취지라 보기 어렵다. 따라서 노동조합법 제30조가 노동조합 측에도 사용자 측과 동

등하게 성실교섭의무를 부여한 것이고, 노동조합 측에 단체교섭이행청구권이 인정되는 이상 사용자 측인 원고에게도 동일한 권리가 인정되어야 한다는 원고 주장을 받아들이 기 어렵다.

다.

사용자인 원고에게 노동조합인 피고에 대하여 단체교섭의 이행을 구할 사법상 권리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원고의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석(재판장) 이진규 박용범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