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3. 6. 5. 선고 2012노363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D, F, H, I, J, K에 대한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은 각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은 E가 C 상인번영회(이하 '이 사건 번영회'라 한다)의 관리사무소에 있던 관리비 통장 등 관련 서류 일체를 가져간 2011. 7. 6. 부터 2011. 8. 25. 까지는 사실상 이 사건 번영회의 대표직을 수행하지 못하여 퇴직금을 지급할 권한을 상실하였으므로 피고인에게는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다. 피고인은 G, D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은 사실도 없다. 한편, 2010. 1. 1. 퇴직한 G는 퇴직금 없이 일을 하기로 정하였을 뿐만 아니라 퇴직 당시 2,000,000원만 받으면 나머지 퇴직금 청구를 포기하겠다고 하였으므로 피고인은 G에게 더 이상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한 잘못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3,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관하여 판단하기에 앞서 직권으로 살피건대, 검사는 당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한 죄명을 '근로기준법위반'에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으로, 적용법조를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에서 '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2011. 7. 25. 법률 제1096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조, 제9조'로 변경하는 내용의 공소장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당심이 이를 허가함으로써 그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은 이 점에서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 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당심의 판단 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근로자 G에 대한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G는 피고인이 이 사건 번영회의 대표자로 재직하던 2005. 3. 25.부터 2009. 12. 31.까지 근무하고 2010. 1. 1. 퇴직한 사실, 피고인은 G에게 퇴직금 4,905,107원 중 2,000,000원만을 지급하고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나머지 퇴직금 2,905,107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 G는 위 나머지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내용으로 진술서를 작성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는바, 근로자의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인 점, 피고인은 G가 퇴직금 중 2,000,000원 만을 지급받으면 위 나머지 퇴직금 청구를 포기하겠다고 약정하였음을 뒷받침할 아무런 자료를 제출하지 아니하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근로자 G와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위 미지급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근로자 D, F, H, I, J, K에 대한 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안산시 단원구 C 상인번영회 대표로 근무하면서, 2009. 7. 20.경부터 2011. 7. 24.경까지 위 상가관리 등 업무를 담당하다 퇴직한 근로자 D의 퇴직금 3,983,139원을 비롯하여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근로자 6명의 퇴직금 합계 22,774,613원을 각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채용 증거를 종합하여, 위 근로자들이 각 퇴직한 때로부터 14일이 경과할 당시에는 피고인이 법률적으로나 사실적으로 이 사건 번영회의 대표자로서의 권한을 보유·행사하였던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3)

당심의 판단

가)

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31조, 제9조에서 정하는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는 면책될 수 있다.

나)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원심 및 당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이 사건 번영회의 근로자 D, F, H, I, J, K는 2011. 7. 25.경 이 사건 번영회에서 퇴직하여 2011. 7. 26. 부터는 E가 대표자로 추대된 이 사건 번영회의 비상대책위원회에서 근무한 사실은 인정되나(공판기록 44쪽), 위 증거 및 기록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위 근로자들이 퇴직할 당시 E가 이 사건 번영회의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피고인과 E 사이에 이 사건 번영회의 대표권을 둘러싼 다툼이 있었고, 그에 따라 이 사건 번영회의 상가 구분소유자들도 피고인 측과 E 측 비상대책위원회의 두 편으로 나뉘어 2011. 7. 25.경부터 2011. 10. 13.경까지는 피고인과 비상대책위원회가 각기 자신들을 지지하는 상가로부터 관리비를 지급받는 방식으로 이 사건 상가를 관리하였고, 2011. 10. 14.경부터 2012. 1. 20.경까지는 피고인이 이 사건 상가를 관리하였으며, 2012. 1. 21.경부턴 피고인과 비상대책위원회가 이 사건 상기를 관리하고 있는 점(공판기록 43쪽), 이 사건 번영회의 상가 관리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은 이 사건 번영회의 관리비 통장에서 지급되어 온 점, 그런데 위 근로자들이 퇴직할 당시에는 E가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번영회의 관리서류, 관리비 통장 및 그 통장에서 돈을 인출하는데 필요한 인감도장을 가지고 갔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과 E가 이 사건 번영회의 대표권을 두고 다투던 상황으로, 피고인으로서는 이 사건 번영회의 관리비 통장에서 지급되는 위 근로자들에 대한 퇴직금을 사실상 지급할 수 없는 상태에 놓였던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보면, 피고인으로서는 지급기일 내에 퇴직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이 위 근로자들에 대하여 민사상 퇴직금 지급의무를 지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범행에 대하여 피고인이 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31조, 제9조 위반죄의 죄책을 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

그렇다면 피고인에게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 범행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보아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에는 위에서 본 직권 파기사유가 있고,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도 일부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