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3. 7. 17. 선고 2013노180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3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5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근로자 E, F와 사이에 이들의 선택에 따라 퇴직금을 매월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기로 하는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을 체결하고 이에 따라 위 근로자들에게 매월 급여와 함께 퇴직금을 모두 지급하였으므로 더 이상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직권판단

피고인의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를 적용하였으나, 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제정되어 2005. 12. 1. 시행된 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및 위 법률과 함께 개정된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의하면, '사용자가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퇴직급여제도에 관하여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이 정하는 바에 따른다. '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법률 시행일 이후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이 아니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을 적용함이 상당하다(이 부분은 단지 죄명과 적용법조만이 달라질 뿐 공소사실 자체는 동일하고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도 없으므로, 공소장변경 없이도 이를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을 적용한 원심판결에는 법령의 적용을 그르친 잘못이 있으므로, 이 점에서 원심판결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 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여전히 당심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이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3.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퇴직금지급청구권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하여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한 퇴직금지급의무는 발생할 여지가 없으므로 매월 지급받은 월급이나 매일 지급받는 일당 속에 퇴직금이란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은 구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1항에서 정하는 퇴직금의 지급으로서의 효력은 없을 뿐만 아니라, 그와 같이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받기로 하는 약정은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 1항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소정의 퇴직금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등 참조).

나.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살피건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은 근로자 E, F와 연봉근로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월 급여 액수만 정한 후 각종 수당과 퇴직금의 내역을 명확히 특정하지 않고 막연히 월 급여액의 30%를 각종 수당과 퇴직금을 포함하는 금액으로 정하였는바, 이러한 경우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었다고 볼 수 없어 매월의 급여와는 별도로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기로 약정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가사 피고인이 근로자 E, F과 사이에 퇴직금을 매월의 급여에 포함하여 지급하는 내용의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을 체결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약정에 따른 월급의 지급은 퇴직금의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있다고 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약정 자체가 퇴직금청구권의 사전 포기에 해당하여 강행법규 위반으로 그 효력이 인정될 수 없는 점, 피고인이 그러한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근로자 E, F에 대한 퇴직금 미지급 사실 및 퇴직금 미지급에 대한 고의를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피고인 제출의 자료만으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의 인정에 합리적인 의심을 불러일으키지도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으나, 원심판결에는 앞에서 본 직권 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