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5. 1. 22. 선고 2014노2648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근로자 E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D에서 2010. 6. 13.부터 2013. 6. 13.까지 근무하였는데, 피고인은 E에게 급여 240만 원 외에 퇴직금 명목으로 월 20만 원을 별도로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매월 급여와 함께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함으로써 퇴직금의 지급을 완료하였다. 위와 같은 퇴직금 중간정산 약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고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70만 원)은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1)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① 피고인은 수원시 권선구 C에서 'D'란 상호로 상시 근로자 8명을 고용하여 식당을 운영한 사실, ② E은 2010. 6. 13.부터 2013. 6. 13.까지 피고인이 운영하는 D에서 근무한 사실, ③ 근로자들인 G, I, J, K이 작성한 2013. 7. 18.자 확인서에는, 피고인과 D의 전직원들이 2012. 2. 6.경 참석한 회의에서 그 동안 월급에 포함되어 지급되던 퇴직금을 같은 날부터 20만 원씩(개인별 급여액에 상관없이 평균하여 정액 지급) 별도로 지급하되, 이를 사원대표 L의 계좌에 별도로 보관하고 각 근로자가 필요할 때 찾아서 쓸 수 있도록 변경하는 것에 동의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④ 피고인은 퇴직 무렵 월 250 내지 260만 원을 지급받은 사실, ⑤ 2013. 3. 6.자 E의 근로계약서(수사기록 제11쪽)에 월 급여액으로 '260만 원'이라고 기재되었다가 '240만 원'으로 가필된 흔적이 남아 있고, 이에 대해 E은 수사기관에서는 자신이 260만 원이라고 썼는데 누가 덮어 쓴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가, 당심에서는 자신이 가필한 것이 맞다고 진술한 사실, ⑥ 근로감독관은 E이 2013. 3. 14.부터 3. 31.까지 1,393,548원을, 같은 해 4. 1.부터 4. 30.까지 2,400,000원을, 같은 해 5. 1.부터 5. 31.까지 2,338,709원을, 같은 해 6. 1.부터 6. 13.까지 996,666원을 각 지급받아 합계 7,128,923원을 지급받았음을 전제로 평균임금을 계산하여 피고인이 E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을 원심 판시 범죄사실 기재의 6,986,684원으로 산정한 사실이 인정된다.

2)

판단

가)

피고인과 근로자 E 사이에 매월 지급된 금액에 관하여는 다툼이 없으나, E은 별도로 매월 수령한 20만 원은 그 실질이 임금에 해당함에도 피고인이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반면, 피고인은 E을 포함한 근로자들의 요청에 따라 월 20만 원씩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하였다고 주장한다.

나)

퇴직금 지급의 효력 유무

피고인의 주장처럼, 피고인과 E이 매월 월급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여 그 약정에 따라 매월 20만 원씩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되었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퇴직금 분할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앞서 본 사실관계와 퇴직금정산신청서가 작성된 바 없는 점(수사기록 제43쪽), 기존에 함께 지급하던 돈을 지급시기와 지급방법만을 구분하여 나누어 지급하는 것인 점을 보태어 보면, 위 퇴직금 분할 약정이 같은 법에서 정한 퇴직금 중간정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이 E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월 20만 원씩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다)

고의의 유무

임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근로기준법 제112조, 제36조 소정의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대법원 2004. 12. 24. 선고 2004도6969 판결, 2005. 6. 9. 선고 2005도1089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사용자가 사법상의 효력이 없는 '매월의 월급이나 매일의 일당 속에 퇴직금을 포함시켜 지급한다'는 내용의 약정을 내세워 퇴직한 근로자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경우, 이를 퇴직금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사용자에게 임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퇴직금 분할 약정을 내세워 E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거절한 것을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라고 볼 수 없고, 이러한 피고인에게 퇴직금 지급기일 내 지급의무 위반죄에 관한 고의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라)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피고인에게 동종전과가 없으나, 미지급된 퇴직금의 액수, 동종 사건에서 양형과의 균형을 비롯하여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이 부당하게 무겁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순욱(재판장) 양진수 최미복

각주1) E은 재직 3개월 간 야간일을 하여 추가로 월 10만 원을 받기로 하였다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제7쪽), 피고인은 E이 2013. 5. 13.부터 야간 배달일을 하지 않아 퇴직금조로 지급하였다는 20만 원을 제외하면 월 230만 원을 지급하였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42쪽).

각주2) 2퇴직급여 보장법

각주3) 제4조(퇴직급여제도의 설정)

①

사용자는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급여를 지급하기 위하여 퇴직급여제도 중 하나 이상의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다만,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하여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각주4) 제8조(퇴직금제도의 설정 등)

①

퇴직금제도를 설정하려는 사용자는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퇴직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②

제1항에도 불구하고 사용자는 주택구입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로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해당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 이 경우 미리 정산하여 지급한 후의 퇴직금 산정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은 정산시점부터 새로 계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