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이 사건 공소사실
『2016고단1474』
피고인은 울산시 남구 D에 있는 "E 주식회사"의 실제 운영자로서 상시 25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근로자 파견사업을 영위하던 사용자이다.
피고인은 2014. 10. 1.경부터 2015. 9. 30.경까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F의 2015. 9.분 임금 1,729,492원, 퇴직금 1,691,900원을 당사자 사이에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근로자 25명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합계 74,090,331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016고단3517』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5. 10. 12.경 E㈜ 소속으로서 파견사업장인 G(주)에서 근로하던 H를 해고하면서 미리 해고 예고를 하지 아니하고, H에게 30일분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위반죄는 그 지급사유 발생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는 때에 성립하므로, 사업주가 법인일 경우에는 위 14일이 경과할 당시에 임금 등의 지급권한을 갖는 대표자가 그 체불로 인한 죄책을 부담함이 원칙이고(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도7722 판결 등 참조), 위 법에서 '사용자'라 함은 사업주 또는 사업경영담당자 기타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1989. 11. 14. 선고 88누6924 판결, 대법원 2004. 11. 26. 선고 2004도6285 판결,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26조 소정의 통상임금 지급의 주체 역시 '사용자'이므로 위와 같은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기록에 의하면, E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2011. 6. 16. 설립 당시부터 I가 맡아 왔는데, 갑작스레 암 진단을 받았고 2015. 7. 17.부터 입원하여 투병하다가 2015. 9. 17. 사망한 사실, 피고인은 위 I의 아내로서 2011. 7.경부터 위 회사에서 경리 및 재정업무를 담당하는 부장으로 재직해 왔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증인 J(이 사건 고소인 중 1인)의 증언에 의하면, 피고인이 2011년부터 회사의 재정적인 부분을 담당하고 있고 대표이사의 사망 이후에 일부 직원에 대하여 급여를 지급해 주었다는 것을 전해 들었다는 점, 위 회사의 거래처에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을 다른 통장으로 해 달라고 요구하였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는 점을 근거로 피고인에게 체불된 임금에 대한 책임을 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대표이사의 사망 이후 위 회사의 차장으로 근무해 왔던 K과 피고인 사이에 주고받은 이메일자료에 의하면 피고인이 위 회사와 거래처 사이의 계약갱신과 관련한 업무를 일부 수행한 사실도 인정된다.
그러나 나아가 피고인이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을 모아 보아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K의 증언에 의하면, 대표이사가 갑자기 사망하여 회사의 존속 여부를 피고인과 상의하여 결정해야 할 상황이어서 고용승계, 계약갱신 여부를 상의한 것인데, 피고인이 회사운영, 직원관리에는 관여하지 않았고, 급여 기타 금액을 주고받는 경리업무만 하였다는 것이다. 그리고 실제 대표이사의 사망 이후 한 달 남짓밖에 되지 않는 2015. 10. 12. 실제 회사가 폐업되었으므로, 이 기간 동안 피고인이 남편이 운영하던 사업장의 거래처에 거래 지속을 논의하였거나 임금지급을 다른 통장으로 보내달라 한 것은 남편이었던 대표이사의 갑작스런 부재상황에서 직원들의 급여지급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사무처리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볼 여지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또한 대표이사의 유고시 회사등기부상 임원으로 등재되어 있지도 않았던 피고인이 여하히 대표자의 지위를 승계한다고 추정할 만한 아무런 근거가 없고, 대표이사 사망후 회사의 폐업시기까지 기간 중 피고인이 직원의 신규채용 혹은 해고, 급료·근로시간·업무분장 기타 근로조건의 조정 등과 같이 실질적 사용자로서의 권한을 행사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전혀 없다.
그밖에 대표이사의 사망에 즈음하여 국민연금보험료가 4월간 연체되어 있다는 사정,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지급이 되지 않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회사의 급한 채무나 경비를 먼저 해결한 적이 있었다는 고소인들의 주장도 있으나, 고소인들 내지 근로자들도 피고인이 위 회사로부터 어떠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아 실제로 이를 어떻게 행사하였는지에 관한 구체적인 진술을 하고 있지는 못하는 상황에서, 피고인이 위 회사의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사용자의 지위에서 위 회사를 사실상 운영해 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책임을 묻는 이 사건 공소사실들은 모두 그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
결론
따라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판사 고일광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