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8. 4. 18. 선고 2017노7270 판결

주문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피고인은 E 주식회사의 실질적 운영주가 아니었다. 또한 피고인이 실제 운영하였던 F과 H 주식회사의 상시 근로자 수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규정에 따라 계산하면 5인 이상이 아니고 4명에 불과하여 피고인이 실제로 I을 고용하였던 2009. 6. 10.부터 2016. 5. 31.까지 I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은 13,081,882원(= ①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부칙 제8조 제1항에 따라 2010. 12. 1. 이전에는 퇴직금 0원 + ② 2010. 12. 1.부터 2012. 12. 31.까지는 위 부칙 같은 조 제2항 제1호에 따라 계산된 퇴직금의 50%인 3,063,428원 + ③ 2013. 1. 1.부터 2016. 5. 31.까지는 10,018,454원)인데, 피고 인은 I의 요구 내지 동의 하에 I에게 매년 중간정산 형식으로 2012. 1.경부터 2016. 6. 15.경까지 매년 퇴직금 합계 17,596,000원을 지급하였다. 위와 같이 지급한 돈이 퇴직금으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 피고인 운영 사업장은 I에게 동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지므로, I에 대한 퇴직금채무는 위 채권과의 상계로 소멸하였다. 따라서 피고인은 근로자 I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없음에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잘못이 있다.

나.

검사

원심의 형(벌금 700만 원)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이 E 주식회사의 실제 경영주였는지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E 주식회사의 직원이었던 K가 서울동부지방법원 2009나12117호로 피고인을 상대로 제기한 퇴직금 지급 소송과 피고인에 대한 같은 법원 2009고단3194근로기준법위반 사건에서 피고인이 E 주식회사를 실제로 경영하고 있었음을 다투지 않았거나 실제 경영주로 인정된 점, ② E 주식회사와 F, H 주식회사의 주소가 동일하고, 영업기간이 겹치지 않으며, 동일한 근로자들이 계속 후속 사업체에서 근무하여 위 세 사업체는 사업자 명의만 변경되었을 뿐 사실상 동일한 사업체로 보이는 점, ③ I은 원심 법정에서 E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였던 L은 현장일이나 공장일 이외에 경영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증언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E 주식회사의 실제 경영주였다는 점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피고인 운영 사업체의 상시 근로자가 5인 이상인지 여부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7조의2 규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적용에 관한 상시 근로자 수 산정에는 적용되지 아니하므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에 따른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를 판단하기 위한 상시 근로자의 수는 해당 근로자의 전체 근무기간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하고, 여기서 상시라 함은 상태라고 하는 의미로서 근로자의 수가 때때로 5인 미만이 되는 경우가 있어도 사회통념에 의하여 객관적으로 판단하여 상태적으로 5인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이에 해당한다 할 것이며, 여기의 근로자에는 당해 사업장에 계속 근무하는 근로자뿐만 아니라 그때그때의 필요에 의하여 사용하는 일용 근로자도 포함된다고 해석할 것이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2도10902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2005. 1.부터 2016. 5.까지 이 사건 사업장의 급여대장과 2005. 1.월 현장집계표에 의하면, 위 기간 동안의 상시 근로자의 수는 5인 이상이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위 서울동부지방법원 2010노338 근로기준법위반 사건과 같은 법원 2009나12117호 임금 사건에서도 K가 근무한 2000. 5. 29.경부터 2009. 3. 31.까지 이 사건 사업장은 일용직을 포함하여 상태적으로 5인 이상의 근로자가 근무하였다고 인정되었던 점, ③ I도 원심 법정에서 본인이 이 사건 사업장에 근무하던 기간에 일용직 근로자들이 있어 근로자가 5인 이상이 되었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I이 근무할 당시 이 사건 사업장의 상시 근로자의 수가 5인 이상이었음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상시 근로자의 수가 4인에 불과하여 퇴직금 산정에 있어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부칙 제8조가 적용된다는 피고인의 주장 역시 이유 없다.

3)

퇴직금 중간정산에 의하여 피고인의 I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가 소멸하였는지 여부

퇴직금의 중간에 정산하여 지급하는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동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이처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법 제18조 소정의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 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인바,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I은 입사 이후 매월 15일 고정적인 급여를 받아 왔고, 2005년의 경우 연지급총액 31,800,000원을 12로 나눈 2,650,000원을 매월 기본급으로 수령하였는데, 2006년부터는 위 연지급총액을 14로 나눈 2,271,428원을 매월 기본급으로 수령하고 나머지 1/14분은 상여금, 나머지 1/14은 퇴직금 명목으로 수령한 점, ② 이에 따라 I의 매월 기본급이 감액되어 근로조건이 불이익하게 변경된 점, ③ I은 2012. 1. 20.경부터 매년 퇴직금 중간정산 신청서를 작성하였으나, 그와 같은 신청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퇴직금액은 피고인이 일방적으로 감액한 월 급여를 기초로 산정된 것으로서 I이 위 퇴직금 중간정산 기간 동안 지급받지 못했던 임금의 합산액에 불과하게 되는 점, ④ 이와 같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감액한 임금을 기초로 산정된 퇴직금의 지급을 유효한 퇴직금중간정산으로 인정할 경우, 근로자는 매년 자신이 받아야 할 임금 상당액의 금액만을 지급받음에도 불구하고, 향후 실제 퇴직시 위 중간정산이 이루어진 기간은 계속근로연수에 포함시킬 수 없게 되는 점, ⑤ I도 원심 법정에서 퇴직금 명목으로 수령한 돈은 월급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당연히 받아야 될 돈이라고 생각하였다고 진술한 점 등을 감안하면, 피고인이 I에게 지급하였다는 17,596,000원은 그 실질이 임금으로 보일 뿐이고, 퇴직금 중간정산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또한 사정이 이와 같다면, 이 사건 사업장이 I에 대하여 위 금액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설령 그와 같은 채권이 있다 하더라도 I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상계의 의사표시가 있다는 점을 인정할 자료가 없는 이상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성립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나.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체불 퇴직금의 규모가 적지 아니한 점, 피고인이 과거에도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아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과가 있음에도 반성하지 아니하고 재차 이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은 인정된다. 다만, 피고인에게 집행유예 이상의 범죄전력은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양형의 조건이 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해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지는 않으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종채(재판장) 정하경 김선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