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18. 11. 16. 선고 2018노1803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 A를 징역 6개월에, 피고인 B을 징역 10개월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각 2년간 피고인들에 대한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B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고인들에 대한 각 무고의 점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부당하다.

(1)

전제사실

피고인들은 주식회사 D(이하 'D'라고만 한다)가 2013. 8. 31. 폐업함에 따라 퇴직하였고, 2013. 9.부터는 미국 법인 K(이하 'K'이라고만 한다)에서 근무하면서 K에서 급여를 지급받았다.

(2)

고용보험법위반 및 사기의 점

피고인들은 2013. 8. 31. 이후 L의 지시에 따라 K의 업무를 수행하면서 그 대가로 L이 개인적으로 지급하는 돈을 받는다고 생각했을 뿐, K에서 정식으로 급여를 받는 것이라고는 여기지 않았다. 그러므로 피고인들이 실업급여를 신청할 때 편취의 범의가 없었고, 부정한 방법으로 실업급여를 받은 것도 아니다.

(3)

2013. 8. 임금 체불금품확인원 발급으로 인한 무고의 점

①

피고인들은 2013. 8. 31. D에서 퇴직하면서 해고예고수당을 받지 못했는데, 어차피 해고예고수당도 1개월분 임금이라는 생각에 임금을 받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정서를 제출한 것이다. 따라서 허위 사실을 신고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②

피고인들은 체불금품확인원을 발급받기 위한 사전 절차로 E을 진정하였을 뿐, 처음부터 E을 처벌받게 할 의사가 없었다.

③

C도 피고인들과 마찬가지로 D의 근로자이므로, 임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진정은 허위 사실의 신고가 아니다.

(4)

퇴직금 체불금품확인원 발급으로 인한 무고의 점

①

피고인들은 2013. 8. 31. D을 퇴직하면서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하였으므로, 허위사실을 신고한 것으로 볼 수 없다.

C도 피고인들과 마찬가지로 D의 근로자이므로,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는 진정은 허위 사실의 신고가 아니다.

(5)

사기미수의 점

위와 같이 피고인들이 D에서 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인들은 사실을 잘못 인식하거나 법률적인 평가를 그르쳤을 뿐 적극적으로 법원을 기망하지 않았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피고인 A: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피고인 B: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고용보험법 위반, 사기, 사기미수의 점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원심이 들고 있는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보태어 보면, 원심이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다.

(1)

2013. 8. 31. 이후 D의 업무처리

①

피고인들은 D이 2013. 8. 31. 폐업하였다고 주장하나, E은 2014. 9. 11. 폐업 신고를 하였고 위 신고서에 폐업일은 2014. 8. 31.로 기재되어 있다(수사기록 242쪽), 피고인들은 수사과정에서 2013. 8. 31. 이후에도 D의 소송 및 경리회계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구체적으로 피고인 A는 자금관리 등 경리업무를, 피고인 B은 물품 보관료 지급 및 송무 등의 업무를 처리하였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294쪽, 315쪽). 실제로 D이 F 주식회사(이하 'F'라고만 한다)를 상대로 제기한 물품대금청구 소송은 2013. 10. 19. 확정되고, 그 후 F가 D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은 2015. 6. 2. 확정되는 등, 2013. 8. 31. 이후에도 상당 기간 민사소송이 지속되었다(수사기록 344~366쪽, 399~419쪽).

②

K은 한국이나 중국에서 제조한 아웃도어 용품을 수입하여 북미 지역에 판매하는 미국 법인이고, D은 K의 아시아 시장을 담당하기 위하여 설립된 한국 법인이다. K은 F가 D을 통하여 납품한 아웃도어 용품에 일부 하자가 있다는 이유로 그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물품대금을 D을 거쳐 F에 지급하였다. 이에 D은 F와 반품을 논의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반품비용을 둘러싼 분쟁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수사기록 288~289쪽). 위와 같은 거래관계를 고려하면, 피고인들이 2013. 8. 31. 이후 처리한 업무는 D의 업무라고 평가할 수 있다.

③

L의 이메일(2018. 6. 21. 변호인의견서 첨부 참고자료 1)은 실제 그와 같은 내용으로 발송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 실제 그와 같은 내용으로 발송되었다고 하더라도 위 이메일 내용만으로 D의 2013. 8. 31. 폐업 사실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2)

편취 범의

①

피고인 B은 수사기관에서 F보다 우선순위로 D의 공탁금을 지급받기 위해 피고인들을 포함한 일부 근로자들을 형식적으로 퇴직 처리한 것일 뿐 실제로는 계속 근무하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수사기록 307쪽). 또한 C의 지시에 따라 실업급여를 신청하여 급여를 보전하였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316쪽). 실제로 피고인들은 실업급여 지급기간 동안 본래 지급받던 급여액에서 실업급여액만큼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만 지급받다가, 실업급여 지급기간이 끝난 후에 다시 급여 전액을 지급받았다(수사기록 294쪽, 316쪽). 이러한 정황을 고려하면, 피고인 B의 위 진술은 신빙성이 있고, 피고인들에게는 허위로 실업급여를 신청하여 급여를 보전한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

②

피고인 A가 2016. 10. 7. C에게 배우자 E과 자신의 계좌에 송금한 경위를 문자메시지로 묻자, C은 도의적인 책임을 느껴서 돈을 보냈다는 취지로 답한 사실이 있기는 하다(수사기록 243쪽). 그런데 10개월 동안 합계 약 2,000만 원이 입금되었는데도 그 후 2년 이상이 지난 시점에서 비로소 입금 경위를 물어본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앞서 본 피고인 B의 진술이나 당시의 정황에 비추어 보더라도 위와 같은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믿기 어렵다.

2)

각 무고의 점에 관한 판단

(1)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①

기초사실

피고인들은, F가 D을 상대로 물품대금 청구의 소를 제기함에 따라 D이 2012. 10. 9.경 9,400만 원을 공탁하였으나 2012. 12. 7.경 위 소송에서 패소하자, 위 공탁금을 배당할 때 임금 등 채권이 우선순위인 사실을 이용하여 공탁금을 회수하기로 마음먹었다.

피고인들은 D에서 실제로 임금을 받았으며 퇴직하지 않고 계속 근무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고용노동청에 D의 명의상 대표이사인 E에게서 임금 및 퇴직금을 받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허위의 사실을 진정하고 허위의 체불금품확인원을 발급받아, 이를 근거로 위 공탁금 채권을 가압류하고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지급명령이 확정되면, 위 공탁금 채권을 압류하여 공탁금 채권의 배당 절차에서 돈을 교부받기로 공모하였다.

②

2013. 8.분 임금의 체불금품확인원 발급 관련 무고

피고인 B은 2013. 9. 3.경 서울 마포구 독막로 320에 있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서 피고인들 외 3명의 근로자가 2013. 8.분 정기임금 합계 42,583,330원을 받지 못하였으니, D의 실제 운영자인 E을 조사하여 달라는 취지의 허위의 진정서를 작성하여 담당 공무원에게 제출하였다. 피고인 A는 남편 E과 함께 조사를 받으면서 E에게 D의 실제 사용자로서 정기지급일에 근로자들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허위의 진술서를 작성하게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들 및 G, H은 2013. 8. 30.경 2013. 8.분 정기임금을 차명계좌로 지급받았고, C은 D의 실제 운영자로서 사용자의 지위에 있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었으며, E은 D의 명의상 대표이사로서 임금을 지급할 사용자의 지위에 있지 않았다.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E이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진정을 하여 무고하였다.

③

퇴직금 체불금품확인원 발급 관련 무고

피고인 B은 2013. 9. 25.경 서울 마포구 독막로 320에 있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서부지청에서 피고인들 외 2명의 근로자가 2013. 8. 31.자로 퇴직하였으나 퇴직금 합계 36,456,793원을 받지 못하였으니, D의 실제 운영자인 E을 조사하여 달라는 취지의 허위의 진정서를 작성하여 담당 공무원에게 제출하였다. 피고인 A는 남편 E과 함께 조사를 받으면서 E에게 D의 실제 사용자로서 기일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못하였다는 취지의 허위의 진술서를 작성하게 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들 및 G은 D에서 퇴직한 사실이 없고 그 이후에도 계속하여 D에서 근무하면서 대가로 임금을 받았고, C은 D의 실제 운영자로서 사용자의 지위에 있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가 아니었으며, E은 D의 명의상 대표이사로서 임금을 지급할 사용자의 지위에 있지 않았다.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E이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허위의 진정을 하여 무고하였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하였다.

(3)

이 법원의 판단

무고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타인이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이 있어야 한다. 무고죄의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은 그 결과발생을 희망하는 것까지 요하지 않고, 피무고자의 승낙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무고죄는 성립한다(대법원 2005. 9. 30. 선고 2005도2712 판결, 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2도2468 판결 참조).

그런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에게 E이 형사처분을 받게 할 목적 즉, 형사처분 결과발생에 관한 미필적인 인식조차 없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부당하다.

①

피고인들은 처음부터 근로감독관에게 허위로 진정하여 공탁금 회수에 필요한 체불금품확인원을 발급받은 후 바로 진정을 취하하기로 E과 공모하였다(수사기록 742쪽), 실제로 피고인들은 2013. 8.분 임금 미지급을 이유로 2013. 9. 3. 진정서를 제출하였는데, 체불금품확인원 작성에 필요한 E의 진술서가 제출된 후 그날 바로 진정을 취하하였다(수사기록 128쪽, 136쪽). 한편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한 2013. 9. 25.자 진정도 그날 바로 취하하였다(수사기록 69쪽), 이러한 경위를 고려하면, 피고인들이 E의 형사처벌을 목적으로 진정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②

피고인들이 허위로 신고한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행위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는 범죄이다(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따라서 피고인들은 진정을 취하함으로써 언제든지 신고내용에 관한 E의 형사처벌을 막을 수 있는 지위에 있었다. 나아가 피고인 B은 사전에 담당 공무원에게 문의하여 '대표이사가 출석하여 체불 사실을 시인하면 체불금품확인원을 바로 발급해 줄 수 있고 그런 후에 바로 진정을 취하하면 아무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었고, 피고인 A 및 E과 공모할 당시 이러한 사정을 설명해 준 것으로 보인다(수사기록 764쪽). 그러므로 피고인들에게는 E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관한 미필적인 인식조차 없었던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③

무고죄는 국가의 형사사법권 또는 징계권의 적정한 행사를 주된 보호법익으로 하고, 개인이 부당하게 처벌받거나 징계를 받지 않을 이익을 부수적 보호법익으로 한다(대법원 2017. 5. 30. 선고 2015도15398 판결 참조). 앞서 본 피고인들과 E의 관계, 허위신고의 목적과 진정을 취하한 시기, 임금 및 퇴직금 미지급 범죄의 반의사 불벌죄로서의 성격과 진정 취하로 수사가 바로 종결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의 진정으로 인하여 국가의 형사사법권의 적정한 행사를 그르치게 할 위험이나 부당하게 처벌받지 않을 개인의 법적 안정성이 침해될 위험이 발생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고용보험법 위반의 점에 관한 직권판단

원심은 고용보험법 위반의 점에 대하여 고용보험법 제116조 제2항을 적용하였다. 그런데 현행 고용보험법 제116조 제2항(법정형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은 2015. 1. 20. 법률 제13041호로 개정되어 그날부터 시행되었다. 현행법 시행 이전에 피고인들이 범한 원심 판시 범죄사실에 대하여는 현행법이 아닌 구 고용보험법 제116조 제2항(법정형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이 적용되어야 하므로, 이 부분 원심판결은 유지될 수 없다.

4.

결론

원심판결

중 고용보험법 위반의 점에 관하여는 위와 같은 직권파기 사유가 있고, 각 무고의 점에 관한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있다. 원심은 위 각 부분이 나머지 부분과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다는 이유로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그러므로 피고인들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을 생략하고,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한 후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고용보험법 위반 및 사기의 점, 사기미수의 점에 관한 피고인들의 항소를 주문에서 따로 기각하지 않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