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일부 근로자들은 수사기관에서 임금이 지급되지 않으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한다고 진술하였고, 그 후 피고인이 임금을 지급하였으므로, 근로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원심판결 범죄일람표에 근로자로 기재되어 있는 I, L은 피고인이 도급을 준 사람들로서 근로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판단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4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처벌불원의 의사표시 주장에 관하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2항은 "같은 법 제36조를 위반한 자에 대하여는 피해자의 명시적인 의사와 다르게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반의사불벌죄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희망하지 아니하는 의사표시나 처벌을 희망하는 의사표시의 철회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피해자의 진실한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어야 하고, 반의사불벌죄에 있어서 피해자의 조건부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를 인정하게 되면 조건의 성취 여부에 따라 법원의 심리와 재판이 크게 영향을 받아 형사소송절차가 불안정해지는 결과가 발생하므로 조건부 처벌불원의 의사표시는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4. 6. 25. 선고 2003도4934 판결, 대법원 2012. 9. 13. 선고 2012도316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근로자 F이 노동청에서 "임금을 미지급할 경우 처벌을 원한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제기 전인 2018. 5. 2. F의 미지급 임금을 모두 지급한 사실은 인정되나(증거기록 75, 401쪽), 이러한 사실만으로는 F의 처벌불원 의사가 명백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표현되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 외에 피고인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만한 근로자들은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도급관계 주장에 관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 도급계약 또는 위임계약인지 여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과 같은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8. 4. 26. 선고 2016두4937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인은 목재상가를 통하여 소개받은 목수업자인 I과 그 아들인 L에게 일당으로 각 25만 원씩을 지급하기로 하고 건설현장에서 목수일을 담당하게 하였던 점(증거기록 347~348쪽), ② 피고인은 공사현장에 상주하면서 I, L에게 구체적인 작업지시와 지휘감독을 하였던 점(증거기록 349~350쪽), ③ I, L의 근무시간(08:00 ~ 17:00)과 근무장소가 정해져 있었고, I, L은 그에 따라 작업을 하였던 점(증거기록 201쪽), ④ 피고인이 목수일에 필요한 자재를 모두 제공하였고, I, L이 지급받기로 한 일당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279, 350쪽), 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고용노동청 조사 시 잘못된 판단으로 도급을 주장하면서 혐의를 부인하였지만, 오늘 다시 진술하는 바와 같이 I, L 등은 일당제 근로자다."라고 이 부분 공소사실을 인정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기도 한 점(증거기록 390쪽) 등을 종합하여 보면, I, L은 피고인이 고용한 근로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이 일부 근로자들에게 미지급 임금을 지급한 점 등의 사정은 인정되나, 이는 원심의 양형에서 이미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이를 비롯하여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회사를 운영하면서 근로자 8명의 임금 합계 약 1,100만 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한 것으로, 근로자의 수와 미지급된 임금의 액수 등에 비추어 죄책이 무거운 점,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1회, 벌금형 9회의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고, 특히 피고인은 2017. 11. 15.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017. 11. 23. 위 판결이 확정되어 집행유예기간 중에 있었음에도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피고인은 원심에서 이 사건 범행을 자백하였다가 당심에 이르러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범행을 부인하고 있는 점 등의 사정들과 동종·유사사건과의 양형의 형평성,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식(재판장) 김태진 김회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