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법원에서 추가된 선택적 청구를 포함하여 제1심판결 중 원고와 피고에 대한 부분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이 사건 소 중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을 대위하여 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을 구하는 청구를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항소취지, 부대항소취지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7. 12. 4.경부터 2018. 4. 18.경까지 주식회사 F로부터 G 제작, 설치공사 등을 하도급받았다. 원고는 2017. 5. 16.경 E(H회사)과 물품제작공급계약을 체결한 후 E에게 주식회사 F로부터 하도급받은 공사 중 크레인 및 구조물 설치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고 한다)를 재하도급주었다.
E은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2017. 10. 30.부터 2018. 4. 5.까지 근로자 임금 지급 등 명목으로 합계 6,500만 원을 차용하고 그 중 4,500만 원을 변제하였다.
E은 위 대여금의 변제 명목으로 2018. 5. 1.경 피고에게 E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공사대금채권 중 5,300만 원을 양도하였고(이하 ‘이 사건 채권양도’라고 한다), 2018. 5. 23.경 원고에게 양도 사실을 통지하였으며, 2018. 5. 8.경 피고로부터 3,000만 원을 추가로 차용하였다.
한편, E은 2018. 3. 30.경부터 2018. 7. 15.경까지 I 등 근로자 22명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하였고, 이에 근로복지공단은 2018. 10. 12.경부터 2018. 12. 19.경까지 근로자 18명에게 체당금으로 54,270,000원을 지급하였고, 2019. 2. 19.경 근로자 4명에게 체당금으로 9,215,000원을 지급하였다.
근로복지공단은 원고에게 ‘위와 같이 체당금 63,485,000원(= 54,270,000원 + 9,215,000원)을 지급하였고,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라 직상수급인으로서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납부를 요청한다.’라는 내용의 문서를 보냈고, 원고는 2020. 6. 30. 근로복지공단에 63,485,000원을 납부하였다.
원고는 2020. 9. 7.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건설업자로 등록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가 제2 내지 4, 10, 17 내지 19호증, 을가 제1, 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근로복지공단 경인지역본부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E에 대한 구상금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한 사행행위취소 및 원상회복 청구에 관한 판단
피보전채권이 존재하는지 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2에 따라 E이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임금에 대하여 E과 부진정연대채무를 부담하는데, 그 종국적인 책임은 E이 지는 것이므로, 원고는 E에 대한 구상금채권이 있는바, 이는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
판단
근로기준법 제44조2 제1항은 “건설업에서 사업이 2차례 이상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1호에 따른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에 같은 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사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제1항의 직상 수급인이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사업자가 아닌 때에는 그 상위 수급인 중에서 최하위의 같은 호에 따른 건설사업자를 직상 수급인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는 근로기준법 제44조2 제1항에 따라 직상 수급인은 건설사업자인지 여부와 무관하게 하수급인과 연대책임을 지는 것이고, 직상 수급인이 건설사업자가 아닌 경우 근로기준법 제44조2 제2항에 따라 그 상위 수급인 중에서 최하위의 건설사업자까지 함께 연대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주장하나, 위 규정을 그와 같이 해석할 수는 없다.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09조는 건설업에서 2차례 이상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 건설산업기본법 규정에 따른 건설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경우 하수급인의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지도록 하면서 이를 위반한 직상 수급인을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는 직상 수급인이 건설업 등록이 되어 있지 않아 건설공사를 위한 자금력 등이 확인되지 않는 자에게 건설공사를 하도급하는 위법행위를 함으로써 하수급인의 임금지급의무 불이행에 관한 추상적 위험을 야기한 잘못에 대하여, 실제로 하수급인이 임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이러한 위험이 현실화되었을 때 그 책임을 묻는 취지인데(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8도9012 판결), 원고의 주장과 같이 볼 경우 위와 같은 취지에 반하여 형사처벌의 대상이 확대되는 불합리한 결과에 이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2항은 “제1항의 직상 수급인이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사업자가 아닌 때에는 그 상위 수급인 중에서 최하위의 같은 호에 따른 건설사업자를 직상 수급인으로 본다.”라고 하여 직상 수급인이 건설사업자가 아닌 경우 제1항에서 연대책임을 부담하는 직상 수급인을 새로이 정하고 있음이 그 문언에 비추어 명백하다.
위와 같은 해석에 비추어 보건대, 원고가 E에게 이 사건 공사를 재하도급주고, E이 근로자들을 고용하여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게 될 당시 원고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건설사업자가 아니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에게는 E과 연대하여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었음이 명백하다. 따라서 원고가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는 이 사건 채권양도가 이루어진 2018. 5. 1.에는 피보전채권의 성립에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조차 발생되어 있지 않았다고 보아야 한다. 원고가 2020. 6. 30. 근로복지공단에 63,485,000원을 납부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법률상 납부할 의무가 없음에도 납부한 것에 불과하므로, 이로써 원고의 E에 대한 구상금채권이 당연히 성립한다고 볼 것도 아니고, 설령 구상금채권이 성립한다고 하더라도 사해행위 이후에 발생된 것임이 명백하므로, 이는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없다(원고는 2020. 9. 7. 건설업자로 등록하였으므로, 하자가 치유되었다는 주장도 하고 있으나, 원고가 뒤늦게 건설업자로 등록하였다고 하여 연대채무가 소급하여 발생한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
피보전채권이 존재하지 않는 이상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을 대위한 근로복지공단의 E에 대한 구상금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한 사행행위취소 및 원상회복 청구에 관한 판단
채권자취소권도 채권자가 채무자를 대위하여 행사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런데 민법 제404조 소정의 채권자대위권은 채권자가 자신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자신의 이름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리라 할 것이므로, 채권자가 채무자의 채권자취소권을 대위행사하는 경우, 제소기간은 대위의 목적으로 되는 권리의 채권자인 채무자를 기준으로 하여 그 준수 여부를 가려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2. 27. 선고 2000다7304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민법 제406조 제2항 소정의 채권자취소권의 행사기간은 제소기간이므로 법원은 그 기간의 준수 여부에 관하여 직권으로 조사하여야 하고 그 기간이 도과된 후에 제기된 채권자취소의 소는 부적법한 것으로 각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3. 24. 선고 2007다17741 판결 등 참조).
원고는 2019. 6. 24. 제1심법원에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사실조회신청서를 제출하였는데, 사실조회촉탁의 목적에, ‘E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채권양도에 따른 사해행위의 피보전채권(체당금 상당의 구상금채권)의 존부 및 그 금액을 명확히 하여 청구취지를 특정하고자 함’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제1심은 2019. 6. 25. 위 사실조회신청서를 첨부하여 근로복지공단에 사실조회를 하였고, 근로복지공단은 2019. 7. 4. 사실조회회보서를 작성하여, 2017. 7. 9. 제1심에 제출한 사실은 기록상 명백하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근로복지공단은 늦어도 2019. 7. 4.에는 사해행위로서 이 사건 채권양도가 이루어진 사실을 알았다고 보아야 하는데, 원고는 그로부터 1년이 경과한 2020. 8. 7.에서야 부대항소를 제기하면서 선택적으로 근로복지공단의 E에 대한 구상금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한 사행행위취소 및 원상회복 청구를 추가하고 있으므로, 이 부분 청구는 제소기간을 도과하여 부적법하다.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원고가 근로복지공단을 대위하여 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을 구하는 청구를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해야 하는데, 제1심판결 중 원고와 피고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 중 원고와 피고에 대한 부분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원근(재판장) 강정연 김회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