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당시 주식회사 D(이하 'D'이라고 한다)이 경영부진으로 자금사정이 좋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는 D의 대표이사 H의 법정진술 뿐으로, 오히려 ① D이 F에게 기성고를 지급한 점, ② D은 용인시 E 주택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 외에도 진행하던 다른 공사가 있었던 점, ③ 원심 법원도 '피고인이 F에게 이 사건 체불임금을 지급한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고 하여 D에게 임금을 지급할 능력이 있었음을 인정하는 듯 보이는 판시를 한 점에 비추어보면, D의 비상대책위원장인 피고인이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임금을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입증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한 원심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판단
피고인이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사업 경영 담당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인이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사업 경영 담당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 판시의 사정에,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2016. 8. 29.자 주주총회 결의서에는 대책위원장에게 회사가 정상화 될 때까지 대표이사가 갖는 모든 권한을 위임하며, H은 운영에 대한 모든 권한을 비상대책위원회에 일임하고 등기상 대표이사직만 유지하도록 한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② 원심 증인 I은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현장의 총괄책임자로, 자신과 이 사건 공사현장의 근로시간을 조정, 업무분장, 근로조건을 협의하였고, D로부터 기성금 지급에 관한 결정권을 위임받기도 하였으며, 2016. 10. 18.자 E 현장 계약서도 피고인이 작성하였다고 진술한 점(공판기록 62쪽~66쪽 참조), ③ 증인 H도 자신은 2016. 10. 18. 이후 회사업무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실질적으로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아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D을 대표하여 업무를 진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O 피고인은 D의 '사업 경영 담당자'에 해당한다.
피고인에게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 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36조에서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등의 기일 내 지급의무위반죄는 사용자가 그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경영부진으로 인한 자금사정 등으로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사회통념에 비추어 인정되는 경우에만 면책되는 것이고, 단순히 사용자가 경영부진 등으로 자금압박을 받아 이를 지급할 수 없었다는 것만으로는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 그리고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기일 내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사용자가 퇴직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하여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하게 제시하고 이에 관하여 근로자 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 근로자 등의 처지에서 상당한 정도 수긍할 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행하여졌는지 여부도 하나의 구체적인 징표가 될 수 있다(대법원 2015. 1. 15. 선고 2014도9691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도10539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기록에 의하면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D(당시의 이름은 'L')은 M, N이 운영하던 회사로 2014. 9. 17. H이 이를 매수하였으나, H이 잔금을 납입하지 못한 상황에서 국세 체납으로 M, N의 재산이 압류되기에 이르자 M, N은 2016. 8. 10. 자신의 주식을 I, O, P에게 양도하고, 위 주주들은 2016. 8. 29. 주주총회를 열어 피고인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하였다. 피고인은 대표이사가 갖는 모든 권한을 위임받았고, H은 운영에 대한 권한을 비상대책위원회에 일임하고 등기상 대표이사직만 유지하였다.
H은 E 주택공사(이하 이를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평당 750,000원에 수주하고, 2016. 7.경부터 공사에 착수하였다. 피고인은 2016. 10. 18.경 기존에 골조공사를 진행하던 F과 하도급 계약을 체결하고, 평당 680,000원에 골조공사에 필요한 모든 자재, 인력, 장비 경비를 포함하기로 하는 'E현장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피고인과 F은 자재 및 식대는 D에서 직접 지불하기로 하고, 공사가 진척됨에 따라 D이 F에게 기성금을 지급하며, F은 위 기성금으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하였다.
피고인은 2016. 11. 16.경 원청인 J회사로부터 3,500만 원을 입금 받아 노무비 명목으로 F 명의의 농협 계좌에 2,000만 원을 송금하였다.
F은 위 노무비 명목 2,000만 원을 인부들에게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은 2016. 12. 22.경 및 2016. 12. 23.경 E 노임 명목으로 약 1,0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고, 2016. 12. 28.경 피고인, F, 노무자 반장 Q 및 다른 노무자들은 피고인이 노무비 1,000만 원을 추가로 지불하면 공사를 계속하기로 합의하였으며, F은 그와 같은 취지의 직불동의서를 작성하였다. D은 이에 따라 2017. 1. 2. Q에게 1,000만 원을 입금하였고, Q은 그 중 250만 원을 송영식에게 지급하였다.
F은 2017. 1. 10.경, 체불된 금액 3,000만 원을 책임지기로 한다는 각서를 작성하였다.
구체적 판단
원심 판시의 사정 및 위 2)항의 인정사실을,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에 비추어보면 피고인에게는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 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인다.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R이 이 사건 공사를 수주하기 전부터 D은 상당한 경영난을 겪고 있었으며, 이 사건 공사로도 별다른 수익을 기대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H은 D을 양수하고도 잔금을 납입하지 못하여 D의 전 소유자인 M, N의 재산이 압류되었고, M, N은 R이 잔금을 납입하기도 전에 H에게 대표이사 지위를 양도하였다. H도 D이 재정적으로 힘든 상황이었다고 진술하였는데, H이 결국 실무에서 배제되고 비상대책위원회가 구성되었던 점에 비추어보면, D이 상당한 재정난을 겪고 있었던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최초에 R이 지나치게 낮은 금액으로 이 사건 공사현장을 수주하여 수익을 낼 수 없었다고 진술하였다. 증인 R, S도 이 사건 공사현장을 너무 저가에 수주하여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웠다고 진술한 점(공판기록 60쪽, 120쪽), H은 영업했던 공사가 2건 정도 있었다고 진술하였으나, 해당 공사는 계약 단계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공판기록 112쪽, 118쪽), D은 이 사건 공사현장을 평당 75만원에 수주하였는데, 해당공사는 2016. 7.경부터 진행되었음에도(공판기록 79쪽 참조) 2016. 10. 18. F에게 하도급 비용으로만 평당 68만원을 지급하기로 한 점, F이 공사를 수행한 부분의 기성고는 4,000만 원인데 D은 이 부분에 관하여 4,000만 원을 초과하는 지출을 한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보면 위 공사로 수익을 마련하기 어려웠다는 피고인의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피고인이 2016. 11. 16.경 F에게 2016. 12.경까지의 인건비 명목으로 2,000만 원을 송금하였으나, F이 지급하지 않았다는 진술은 신빙성이 있다.
피고인은 2016. 11. 16.경 원청 업체인 J회사 주식회사로부터 35,200,000원을 송금받아 그 중 2,000만 원을 F에게 송금한 것 외에도 자재비 명목으로 I 등의 계좌로 나머지 1,500만 원을 송금하였으며, 2016. 11. 18.경 및 2016. 12. 20.경에도 자재비 명목, 식대 명목으로 추가 비용을 지출하였다. 이에 비추어보면 피고인이 F에게 지급한 2,000만 원은 자재비와 식대를 제외한 인건비 명목으로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현장에서 근무하였던 I도 F이 인건비를 지급한다고 하여 D 측에서 F에게 인건비를 지급하여 주었는데, F이 인건비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하였다고 진술하였다(공판기록 63쪽).
F은 위 2,000만 원을 인건비로 나누어주었다고 진술하였으나, F은 2016. 12. 28.경 직불동의서를 작성하여 주었고, 이어 2017. 1. 10.경에는 3,000만 원(I의 진술에 따르면, 이는 위 2016. 11. 16.자로 송금한 2,000만 원 및 2017. 1. 2.자로 송금한 1,000만 원의 합계액이다)에 대하여 책임진다는 각서를 작성한 점에 비추어보면, 위 2,000만 원은 본래의 용도로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이와 달리 볼만한 증거가 없다.
피고인은 당심 제6회 공판기일에, 2016. 12. 22. 및 2016. 12. 23.경 지출한 노임은 다른 노동자들의 노임이고, 2017. 1. 2.자로 송금한 1,000만 원은 공소사실 기재근로자들(이하 '옹벽팀 근로자'라고 한다)의 노임이라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위 1,000만 원의 지급으로 옹벽팀 근로자의 미지급 임금에 대한 정산이 마무리 되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D의 계좌거래내역에 의하면, 2016. 12. 22.부터 2016. 12. 23.까지 'E노임' 명목으로 약 1,000만 원이 지출되고, 2017. 1. 2. 같은 명목으로 1,000만원이 추가 지출되었다.
피고인은 당심 제6회 공판기일에서 2016. 12.경 Q에게 1,000만 원을 주면 일을 다시 하기로 옹벽팀 근로자 G와 합의가 되었으나, G 등이 돈을 받고 일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진술하였고, I의 진술도 그에 부합하며(공판기록 80쪽), G도 D에서 직불처리해 주기로 하여 D에 체불금품 지급을 요청하였다고 진술한 점(수사기록 10쪽), F은 2017. 1. 10.자로 체불된 금액 3,000만 원을 2017. 1. 15.까지 입금하기로 하기로 하는 합의서를 작성하여 주었는데, I의 진술에 따르면 D이 Q에게 지급한 1,000만 원도 위 체불금에 포함되는 점(공판기록 80쪽)에 비추어보면, 실제로 피고인과 근로자들 사이에 노임 정산에 대하여 합의가 있었고, 2017. 1. 2.자로 지급된 1,000만 원은 노임 정산 합의에 따라 지급된 것으로 보이고, 이와 달리 볼만한 증거가 없다.
Q이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수입, 지출목록'에 따르면 Q은 2017. 1. 3.경, 2017. 1. 2.자로 지급받은 1,000만 원 중, 250만 원만을 G에게 인건비 명목으로 지급한 것으로 되어 있어(공판기록 52쪽), 옹벽팀 근로자들에게 1,000만 원을 지급하였다는 피고인 진술의 신빙성에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그런데 G는 총무를 봤던 'X'이 출역일보(일명 '데쓰라')를 잘못 작성하여 혼선이 있었다고 진술한 바 있는데(수사기록 10쪽), 'X'이라는 서명이 되어 있는 12월 노임대장(수사기록 16쪽)에 의하면 타이핑 되어 있던 출역 일수, 노무비 총액 항목의 각 내용에 삭선이 그어져 있고, 수기로 다음 표와 같이 수정되어 있다.
피고인과 노무자들 사이에서는 D이 일정 금액을 지급하면 공사를 계속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보이는 점, 출역일보에 혼선이 있어 옹벽팀 근로자들의 출역일수와 노무비 총액이 사후에 늘어난 것으로 수정된 점, 피고인은 이 사건 진정이 이루어지기 전까지 옹벽팀 근로자들로부터 체불임금 지급 청구를 받은 적이 없다고 진술한 점, 피고인은 2017. 3. 17. 근로감독관 K과 통화하면서 옹벽팀 근로자에 대한 미지급금을 부인한 것이 아니라, Q의 출역일보에 따라 정리한 옹벽팀 근로자에 대한 미지급금이 10,225,580원이라고 인정한 점(증거기록 21쪽)에 비추어보면 피고인은 'X'이 작성한 출역일보를 기준으로 하여 위 1,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이로써 정산이 끝났다고 판단하였다가 사후에 옹벽팀 근로자들이 Q이 정리한 출력일보를 기준으로 추가적인 미지급금을 청구하자 비로소 미지급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보면, 피고인과 D은 경영부진으로 자금압박을 받고 있고, 이 사건 공사로 수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옹벽팀 근로자들의 노임을 성실히 지급하였으나 피고인이 책임질 수 없는 사정으로 일부 임금이 미지급된 것으로 보이고, 피고인이 옹벽팀 근로자들과의 체불임금 협상에도 임하여 체불임금을 지급하기도하였으나 출역일보의 혼선으로 일부 돈이 지급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피고인으로서는 임금 지급을 위하여 최선의 노력을 다하였으나 불가피한 사정으로 기일 내에 임금을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결론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기각한다.
판사 박석근(재판장) 차영민 서형주
각주1) 원심은 피고인이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2호의 '사업 경영 담당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하였고, 검사도 이에 대하여 다투지아니하였으나 변호인은 당심에서도 피고인은 주주총회결의서를 형식적으로 작성하였을 뿐 실질적으로 근로조건을 결정하거나 업무상 지휘 · 감독할 권한이 없다고 다투고 있으므로 이에 대하여도 판단하기로 한다.
각주2) I은 피고인과 친분관계가 있고 원심에서도 피고인에게 유리한 진술을 하였던 점에 비추어보면, 이 부분 진술은 신빙성이 높다.
각주3) 당심에 제출한 변호인 의견서(2019. 10. 17. 접수)의 '첨부자료 1 통장사본'에 의하면, F에게 2,000만 원을 송금한 것 외에2016. 11. 16.자로 자재비로 총합 15,190,200원을 지출하고, 2016. 11. 18.자로 4,218,500원,2016. 12. 20.자로 식비 및 합판비용으로 9,300,000원을 지출한 것으로 보이고, 2016. 12. 22.경부터 2017. 1. 2.경까지 노임으로 약 2,000만 원을 추가로 지출한 것으로 보인다(피고인 제출 증 제5호증 참조)
각주4) 피고인 당심 제출 증 제5호증 참조
각주5) 피고인은 미지급금 중 240만 원에 대해서는 Y회사의 현장노임이라고 진술하였으나, Q이 정리한 출역일보의 내용은 인정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