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2. 10. 18. 선고 2020가단503506 판결

주문

1.

피고는 별지 표 순번 1 내지 22 기재 원고들에게 각 500,000원 및 위 각 금원에 대하여 2018. 11. 15.부터 2022. 10. 1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2.

별지 표 순번 23 내지 26 기재 원고들의 청구와 별지 표 순번 1 내지 22 기재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3.

소송비용 별지 표 순번 1 내지 22 기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 중 80%는 위 원고들이, 나머지 20%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별지 표 순번 23 내지 26 기재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위 원고들이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AB단체 소속의 AC단체 ‘AD 노동조합’(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은 주식회사 AE(이하 ‘이 사건 회사’라 한다)의 기업별 대표노동조합으로서 2017. 12. 26. 설립신고를 마치고 피고를 위원장으로 선출한 다음, 2018. 1. 18.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되었다. 원고들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로서 이 사건 회사의 근로자이거나 근로자였던 자들이다.

나.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 대다수는 2018. 6.경부터 단체협약 및 임금협약의 체결이 지지부진하고, 피고가 교섭 진행 상황을 조합원들에게 제대로 공유하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로 피고를 탄핵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피고는 그러한 상황에서 이 사건 노동조합의 대표자로서 2018. 7. 13. 단체교섭 교섭위원의 참여 없이 홀로 이 사건 회사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제1차 협약’이라 한다), 이 사건 제1차 협약 체결 전의 취업규칙 제23조(휴게)에 의하면 ‘휴게시간은 … 근로시간 중 12:00시부터 13:00시까지로 한다. 또한 오전 2시간 근무 후 15분 오후 2시간 근무 후 15분씩을 휴게시간으로 한다’고 정하고 있었으나, 이 사건 제1차 협약 제46조(휴게시간) 제1항에 의하면 ‘1일의 8시간 노동에 대한 근무시간 중 휴게시간은 11:30~12:30(60분)으로 한다’고 정하여 그 규정상 하루당 휴게시간이 30분씩 축소되었다.

다.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대다수는 이 사건 제1차 협약 체결 이후 피고에 대하여 위와 같이 체결된 단체협약의 재교섭과 피고를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직에서 해임하는 등 내용의 임시총회 소집을 요구하였으나, 피고는 계속하여 임시총회 개최 요구를 거부하면서 2018. 8. 3. 단체교섭 교섭위원의 참여 없이 홀로 이 사건 회사와 임금협약을 체결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제2차 협약’이라 한다), 위 임금협약 제9조(기본시급의 결정)에 의하면 ‘사원의 기본시급은 업무의 난이도, 책임도, 근속년수 등을 고려하여 회사가 결정한다’고 정하여 기본시급을 노사간 합의가 아닌 회사가 결정하도록 허용하였다.

라.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제2차 협약 체결 후 그 사실을 2018. 8. 6.에 이르러서야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에게 알렸고, 2018. 8. 7. 다시 단체교섭 교섭위원의 참여 없이 홀로 이 사건 회사와 임금 보충협약을 체결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제3차 협약’이라 한다), 이 사건 제3차 협약 제2조에 의하면, ‘① 임금은 포괄월급제로 정하며 평일 1일 1시간, 월 22시간분의 연장근로수당을 포함하여 매월 지급한다. 업무형편상 전사적으로 단축근로하게 되는 경우에는 당일의 1시간분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한다. ② 전항의 평일연장근로 1시간은 기본적으로 하여야 하며 개인적으로 연장근로를 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정하는 등으로 포괄임금제를 규정하여 원고들이 하루에 한 시간씩 초과 근로를 하여도 이 사건 제2차 협약에서 인정되던 통상임금의 50% 할증을 적용받을 수 없게 되었다.

마.

이 사건 제1, 2, 3차 협약의 체결과 관련하여 피고가 사전에 조합원 총회를 개최하여 조합원들의 의견을 청취한 바는 없다.

바.

원고 A를 비롯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은 2018. 11. 15. 및 2018. 11. 21. 각 임시총회를 개최하여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에서 피고를 해임하는 의결을 하고, 원고 A를 이 사건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 새로이 선임하는 의결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4 내지 6, 10 내지 13, 15, 18, 19, 22 내지 29, 31, 3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변론 전체의 취지

2.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헌법 제33조 제1항은 “근로자는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제22조는 “노동조합의 조합원은 균등하게 그 노동조합의 모든 문제에 참여할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의 개개 조합원의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을 직접 결정하는 규범적 효력을 가지는 것이므로 단체협약의 실질적인 귀속주체는 근로자이고, 따라서 단체협약은 조합원들이 관여하여 형성한 노동조합의 의사에 기초하여 체결되어야 하는 것이 단체교섭의 기본적 요청이다.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제3호는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을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여 노동조합 대표자가 단체교섭 개시 전에 총회를 통하여 교섭안을 마련하거나 단체교섭 과정에서 조합원의 총의를 계속 수렴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그리하여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의 의사를 반영하고 대표자의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 업무 수행에 대한 적절한 통제를 위하여 규약 등에서 내부절차를 거치도록 하는 등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의 행사를 절차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그것이 단체협약체결권한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아닌 이상 허용된다(대법원 2014. 4. 24. 선고 2010다24534 판결 참조). 이러한 헌법과 법률의 규정, 취지와 내용 및 법리에 비추어 보면, 노동조합의 대표자가 위와 같이 조합원들의 의사를 결집․반영하기 위하여 마련한 내부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아니한 채 조합원의 중요한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 등에 관하여 만연히 사용자와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 그 단체협약의 효력이 조합원들에게 미치게 되면<1>, 이러한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헌법과 법률에 의하여 보호되는 조합원의 단결권 또는 노동조합의 의사 형성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8. 7. 26. 선고 2016다205908 판결 참조).

노동조합법 제16조 제1항 3호 및 이 사건 노동조합 규약(갑 제3호증) 제17조는 단체협약 체결에 관한 사항을 총회의 의결사항으로 정하고 있는바, 피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대표자로서 총회의 의결을 거쳐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그 의견을 반영하여 단체협약을 체결하여야 한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 총회를 거치지 아니하고 독단적으로 이 사건 회사와 이 사건 노동조합 조합원들에게 불리한 내용이 포함된 이 사건 제1, 2, 3차 협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이는 원고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이 사건 조합의 조합원들이 이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하므로 피고는 이 사건 조합의 조합원들이 입은 정신적 고통을 금전으로 위자할 의무를 부담한다. 다만, 원고 W, X, Y, Z은 스스로 자인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제1, 2, 3차 협약의 체결 당시 이 사건 노동조합의 조합원들이 아니었으므로, 위 원고들의 위와 같은 권리가 침해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위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이하 위 원고들을 제외한 원고들을 ‘나머지 원고들’이라 한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이 사건 제1, 2, 3차 협약의 체결 경위, 나머지 원고들의 임금 및 근로조건이 불리하게 변경된 정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참작하면 피고가 나머지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는 1인당 각 5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는, 위 불법행위의 공동불법행위자인 이 사건 회사의 대표였던 AF이 나머지 원고들에게 합의금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가 면책되었다고 주장하나, 나머지 원고들의 이 부분 청구는 이 사건 노동조합 내부에서 조합원의 단결권 또는 노동조합의 의사 형성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절차적 참여권에 관한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이므로, AF과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3.

재산상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들 주장의 요지

피고는 이 사건 제3차 협약에서 포괄임금제를 합의하여 원고들이 하루에 한 시간씩 초과 근로를 하여도 통상임금의 50% 할증을 적용받을 수 없게 되었는바, 그와 같은 청구권원을 상실한 2018. 8. 7.부터 2019. 7. 31.까지 잔업수당의 차액(별지 표 ‘재산상 손해’란 기재)의 지급을 구한다(근무기간에 따라 이를 청구하지 않거나 일부만 청구하는 원고들이 있다).

나.

이 법원의 판단

아래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들이 주장하는 사정과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의 위 불법행위와 원고들이 주장하는 잔업수당 차액 상당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위 주장은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하여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①

원고들은 이 사건 제3차 협약의 내용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였고, 피고가 이 사건 제3차 협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행위는 대표권 남용행위에 해당하며, 이 사건 회사도 이를 인식할 수 있었으므로, 이 사건 제3차 협약이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데, 만일 그 주장과 같이 이 사건 제3차 협약이 무효라면, 원고들은 이 사건 회사에 잔업수당의 차액에 상응하는 채권을 행사할 수 있었으므로 원고들에게 그와 같은 손해배상채권이 있다고 볼 여지가 없다.

②

피고의 위 불법행위로 인한 조합원들의 손해는 위와 같이 절차적 권리를 침해당한 것으로서 비재산적 손해이다. 원고들의 주장처럼 이 사건 제3차 협약으로 인하여 원고들의 잔업수당이 감소하는 재산적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원고들이 이 사건 제3차 협약의 적용대상이 되었기 때문이지 위와 같이 절차적 권리를 침해당하였기 때문이 아니다.

③

피고가 단체교섭 개시 전에 총회를 통하여 마련된 교섭안만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여야 한다면, 이는 대표자의 단체협약체결권한을 전면적·포괄적으로 제한함으로써 사실상 단체협약체결권한을 형해화하여 명목에 불과한 것으로 만드는 것이어서 노동조합법 제29조 제1항에 반한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노동조합의 의결 등을 통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를 거쳤더라면 이 사건 제3차 협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4.

결론

따라서 피고는 나머지 원고들에게 위자료로 각 5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불법행위일 후로서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2018. 11.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22. 10. 1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나머지 원고들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 및 원고 W, X, Y, Z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환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