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1. 11. 10. 선고 2020가합2607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관계

피고 조합은 지역 C조합이고, 원고는 1994. 3. 2. D조합에 입사한 후 B, E, F조합 등을 거쳐 2017. 9. 25. 피고 조합으로 전입하였고, 2017. 10. 16.부터 아래 폭행치사 사건이 발생한 2018. 9. 29.까지 피고 조합의 인사팀장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의 폭행치사 범행 및 그에 대한 형사처벌

원고는 2019. 2. 15. 수원지방법원(2018고합583)에서 아래와 같은 범죄사실(이하 ‘이 사건 범행’이라 한다)에 대하여 폭행치사죄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원고와 검사의 항소(서울고등법원 2019노800) 및 원고의 상고(대법원 2019도7674)가 모두 기각되어, 위 판결은 확정되었다.

다.

피고 조합의 원고에 대한 직권면직처분

피고 조합은 원고의 상고가 2019. 7. 25. 기각되자, 2019. 7. 30. 피고 조합의 인사규정 제61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원고를 2019. 9. 9.자로 면직한다는 내용의 면직안내서를 원고에게 발송하였고, 위 안내서는 2019. 7. 31. 안양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던 원고에게 송달되었다(이하 위 직권면직처분을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라.

이 사건 처분과 관련된 피고 조합의 인사규정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20, 21호증, 을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가.

절차상 하자

이 사건 처분은 근로자인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실질상 해고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에 따라 해고사유와 해고시기가 서면으로 통지되어야 하고, 피고 조합의 인사규정 제13장 및 회원조합 징계변상 업무처리준칙 제3장 제27조, 징계변상규정(예) 제8조에 따라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후 소명기회를 부여하여야 함에도, 원고에게 송달된 면직안내서에는 면직사유가 되는 구체적인 사실 또는 비위 내용을 기재하지 아니한 점, 이 사건 처분 당시 인사위원회도 개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 소명기회도 전혀 부여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은 무효이다.

나.

내용상 하자

이 사건 처분은 실질상 해고이므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근로기준법 제23조), ① 이 사건 처분의 원인이 된 이 사건 범행은 피고 조합장의 전권인 지역C조합간 인사교류업무와 관련된 것일 뿐 원고의 직무와는 무관한 것일 뿐만 아니라, 망 G의 원고에 대한 사적인 화풀이로 인해 우발적으로 발생한 것인 점, ②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피고 조합의 위계질서나 기업질서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할 뿐만 아니라, 피고 조합이 소재한 화성시 관내 C조합 조합장들 및 직원들이 원고의 재판과정에서 탄원서를 제출하였고, 원고가 이 사건 처분에 대한 재심을 청구하자 피고 조합은 당초 견책으로 재의결하고자 하는 등 원고와 피고 조합 간의 신뢰관계는 깨지지 않았다는 점, ③ 원고의 피고 조합에서의 근무태도가 우수할 뿐만 아니라 과거 징계전력도 없었던 점, ④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 혼자 오롯이 감내해야만 하는 손해가 매우 크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처분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3.

판단

가.

관련 법리

사용자가 어떤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 또는 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 달리한 경우에 그 당연퇴직사유가 근로자의 사망이나 정년, 근로계약기간의 만료 등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보이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에 따른 당연퇴직처분은 근로기준법 제23조 소정의 제한을 받는 해고라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7다62840 판결 등 참조), 취업규칙 등에서 근로자가 형사상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는 당연퇴직한다고 되어 있어 마치 위 규정상의 요건에 충족되기만 하면 곧바로 퇴직되는 것과 같은 형식으로 규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하는 당연퇴직조치도 일종의 해고로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의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1993. 10. 26. 선고 92다54210 판결 등 참조).

한편, 직권면직처분과 징계처분이 따로 규정되어 있으면서도 직권면직처분에 관하여는 일반의 징계처분과 달리 아무런 절차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고, 그 면직사유가 동일하게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라면, 사용자가 직권면직처분을 함에 있어 일반의 징계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5. 6. 30. 선고 94다35350 판결, 대법원 2000. 10. 27. 선고 2000다16206(본소), 2000다16213(반소) 판결 등 참조].

나.

절차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1)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조합이 원고에게 발송한 면직안내서(갑 제20호증)에는 ‘인사규정 제61조 제1항 제1호의 사유에 의거 면직’한다는 기재와 함께 그 아래 관련 조항이 명시되어 있는 사실, 위 면직안내서는 원고가 이 사건 범행으로 1심 법원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그에 대한 항소 및 상고가 모두 기각된 후에 원고에게 송달된 사실이 각 인정되고, 그에 따르면 원고는 면직사유가 무엇인지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볼 것이고, 단지 면직안내서에 면직사유인 이 사건 범행의 구체적인 내용 등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처분이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또한, 앞서 본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이 사건 처분은 원고가 안양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과정에서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게 소명기회를 부여하는 절차를 거치지는 않았으나, 피고 조합의 인사규정, 회원조합 징계변상 업무처리준칙에 의하면 징계해직 등과는 별도로 직권면직을 규정하고 있고, 직권면직 중 이 사건 처분과 같이 결격사유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경우에는 인사위원회의 의결 없이도 직권면직이 가능하도록 되어 있는 점(인사규정 제61조 제2항), 이 사건 처분의 사유와 동일한 내용이 징계사유로 규정되어 있지 않은 점 등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조합이 이 사건 처분을 함에 있어 회원조합 징계변상 업무처리준칙 등에 따른 징계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위 징계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다.

내용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1)

직권면직(해고)사유의 존부

원고가 이 사건 범행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이는 피고 조합의 인사규정 제61조 제1항 제1호 및 제7조 제1항 제3호에서 직권면직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

2)

정당한 이유의 존부

앞서 본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처분에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규정된 해고에 있어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다.

①

취업규칙 등에서 해고사유로서 ‘금고 이상의 형의 판결을 받았을 때’라는 규정을 두고 있는 취지는 통상 그러한 유죄판결로 인하여 ⓐ 근로자의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태가 장기화 되어 근로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었기 때문일 뿐만 아니라 ⓑ 기업 내의 다른 종업원과의 신뢰관계나 인간관계가 손상되어 직장질서의 유지를 저해하거나, ⓒ 당해 근로자의 지위나 범죄행위의 내용여하에 따라서는 회사의 명예와 신용을 심히 훼손하거나 거래관계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대법원 1997. 9. 26. 선고 97누1600 판결 등 참조).

②

위와 같은 취지에 비추어 보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 직권면직하도록 한 피고 조합의 인사규정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그와 같이 직권면직사유를 정한 것이 사회통념상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 규정들의 취지는 존중되어야 한다(대법원 2005. 6. 10. 선고 2004두10548 판결 등 참조).

③

원고가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음에 따라 근로자의 기본적인 의무인 근로제공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태가 장기화되었던 점, 이 사건 처분의 원인이 된 이 사건 범행의 내용도 인사팀장이었던 원고가 인사문제로 항의하는 직장동료를 폭행하여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는 것으로 다른 직원들과의 신뢰관계나 인간관계가 손상되어 직원들 간의 인화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 조합의 명예나 신용과도 무관하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피고 조합 간에 신뢰를 바탕으로 한 고용관계의 계속이 어렵게 된 것에 대하여 원고에게 상당한 책임이 있고, 피고 조합으로서는 근무 질서를 저해하는 직원들의 폭력행위 등에 대하여 엄하게 징계하여 유사한 폭력행위의 재발을 예방하고 근무 질서 및 기강을 확립하여야 할 필요성 역시 적지 않다.

4.

결론

그러므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재판장 판사 박평균

판사 김동석 이은경

각주1) 원고는 당초 2019. 9. 9.자 직권면직처분의 무효를 구하다가, 위 처분은 근로자인 원고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인 피고의 일방적인 의사에 따라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실질적인 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청구취지를 위와 같이 변경하였다.

각주2) 지역 C조합 간 인사교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각주3) 그러나 L단체가 피고 조합으로 하여금 원고를 직권면직(해고)하도록 하였다는 것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