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1. 1. 14. 선고 2020나78186 판결

주문

1.

이 법원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택시여객운수업을 영위하는 회사, 원고는 피고와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라 2008. 1. 21.경부터 2011. 10. 31.까지 택시기사로 근무하다 퇴사하였다가 2019. 1. 21. 재입사하여 2019. 5. 9.까지 근무하였다(원고는 위 퇴사 이전에는 운송수입금 중 일정액만 사납금 명목으로 피고 회사에 납부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을 자신이 차지하며, 이와 별도로 피고 회사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이른바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았다).

나.

피고는 2009. 10. 30.경 피고 소속 택시기사들이 가입한 C분회(이하 '이 사건 노조'라 한다)와 근로시간을 1일 8시간 등으로 하는 내용의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이하 '이 사건 협약 등'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2011. 1. 20.경 이 사건 노조와 근로시간을 1일 4시간 등으로 하는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체결하였다.

다.

원고를 포함한 택시기사들은 2014. 1. 23.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2014가합20278호)에 피고를 상대로 '피고와 이 사건 노조는 2011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서 근로시간을 1일 4시간으로 정하였으나, 실제로 원고들은 근로시간의 단축 없이 여전히 1일 12시간(휴게시간 4시간 포함) 교대제로 근무하였다. 이는 2010. 7. 1.부터 택시업계에도 최저임금법이 적용됨에 따라 피고가 지급하는 임금 등이 최저임금법에 따른 기준액에 미치지 못하게 되자 형식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으로 정한 것으로,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 단축의 합의는 무효이므로, 피고는 실제 근로시간 8시간을 기준으로 산정한 정당한 임금과 야간근로수당, 그리고 이를 적용하여 산정한 퇴직금을, 이미 지급한 임금과 퇴직금이 있는 경우 그 차액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주장하며 임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이하 '이 사건 종전 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였다.

라.

제1심 법원과 항소심법원(서울고등법원 2015나2052174호)은 택시기사들의 주장을 배척하는 취지로 청구기각 및 항소기각 판결을 각 선고하였고, 원고는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해 상고하지 않아 원고에 대한 위 항소심 판결은 확정되었다.

마.

그런데, 위 종전 소송의 일부 택시기사들이 불복하여 다시 상고하였는데, 대법원은 '이 사건 협약 등에서 위와 같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은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이 사건 협약 등이 위 조항 시행에 따른 사납금 인상으로 수입 감소를 염려한 근로자들과 피고 회사 양측의 이익을 위하여 자발적이고 진정한 의사에 따라 이루어진 합의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대법원 2019. 8. 14. 선고 2016다208068호 판결. 현재 환송 후의 소송이 계속 중이다).

바.

원고는 피고 회사에 재입사하면서 2019. 1. 21. 아래 내용의 재입사 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

근로시간은 1일 3시간, 1주일 15시간을 기본근로시간으로 하고, 1일 배차시간은 오전근무는 02시부터 12시(휴게시간 포함)까지로 하고, 오후 근무는 12시부터 22시(휴게시간 포함)까지로 하며, 오전, 오후 각 9-10시간 범위 이내로 하되 소정근로시간 3시간을 제외한 휴식시간(과로방지 휴식시간, 식사시간 6-7시간)은 근로자가 자유롭게 사용한다.

○

택시사업장의 근로가 순항식 영업형태(불특정 다수의 도로를 배회하며 손님을 맞는 형태)로 초과 근로를 측정하기 어려운 차고지 밖 영업형태이므로 정해진 소정근로시간 외에는 실제 운행여부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사적인 사용시간으로 하여 초과(연장)근로시간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

기본급, 통상임금은 월 90시간(주휴포함), 1일 3시간 기준으로 산정하고 이에는 주휴수당이 포함된 것으로 한다.

○

[운송수입납입관리]

-

소정근로시간내의 영업에 따른 운송수입금전액을 납입 관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정액급여 산정을 위한 월, 일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고 노사쌍방은 동 기준액 책임수납을 철저히 이행하여야 한다.

-

기준운송수입금은 최저임금법에 의한 최저시급이 변동하거나 또는 택시요금의 변동등이 있으면 이에 연동하여 변동할 수 있도록 한다.

-

매년 변동되는 최저임금인상분만큼 1일 납입운송수입기준금(사납금) 납부를 최저임금인상분과 임금인상에 따른 제세공과금분 만큼 근로자들이 1일 납부하는 사납금을 자동으로 인상하는 것으로 정하고, 인상된 납입기준금은 임금협정 제9조 승무수당으로 지급하기로 정하고, 또한 제세공과금에 대해서는 회사가 정산하여 납부하기로 한다.

[인정근거] 다툼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제5, 6호증, 제12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취지

2.

원고 주장 요지

피고는 최저임금법을 위반한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하고 실제 택시운전 근로형태의 변경이나 운행시간 단축이 없는 상황에서 2011. 2. 1.부터는 최저임금을 이유로 원고의 종전 임금보다 더 낮은 임금을 지급하여 최저임금법 제6조 제2항<1>에 위반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 또한 원고는 재입사하여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위 근로계약의 약정과 다르게 1일 8시간의 근로를 하였으나 피고로부터는 위 근로계약에 기한 1일 3시간, 1주일 15시간을 기본근로시간으로 산정한 임금만을 지급받았는 바 위 근로계약은 최저임금법의 제한을 회피하기 위한 탈법행위이다. 따라서 원고는 근로기간 동안 받아야 했던 정당한 임금 및 연차유급휴가수당과 실제로 지급된 임금의 차액, 정당한 임금을 전제로 산정된 퇴직금과 실제로 지급된 퇴직금의 차액인 10,857,545원 상당의 손해를 입었는 바 그 손해배상을 구한다.

3.

판단

가.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2008. 3. 21. 법률 제8964호로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상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러나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단체협약 또는 취업규칙상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탈법행위로 무효이어서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계산한 결과 사후적으로 사용자가 최저임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지급한 것이 인정된다고 하여 곧바로 사용자에게 최저임금법 제6조 제1항, 제28조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5. 10. 선고 2015도676 판결 등 참조).

나.

2011. 10. 31.까지 근로기간 동안의 미지급 임금, 연차유급휴가수당, 퇴직금 상당손해와 관련한 원고의 주장에 대해 위 법리를 토대로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할 때,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에게 불법행위의 성립을 위한 고의 또는 과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된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1)

개정된 최저임금법 제6조 제5항(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내용)이 2009. 7. 1.부터 시행됨에도 불구하고 기존 소정근로시간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일반택시운송사업자로서는 택시운전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고정급이 큰 폭으로 상승하게 됨에 따라 고정급의 주요 재원이 되는 사납금을 증액하려는 유인이 커지게 된 반면, 정액사납금제 택시운전근로자의 입장에서는 고정급이 어느 정도 인상되더라도 사납금이 증액되는 경우 초과운송수입금의 감소로 이어지게 되어 반드시 총수입이 증가하게 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2)

이에 사납금 증액 여부를 둘러싼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물리면서, 일반택시운송사업자로서는 사납금을 증액하지 않으면서 최저임금법 저촉 문제를 피하고, 택시운전 근로자로서도 사납금 증액을 피하면서 초과운송수입금을 종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3)

그 결과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이 사건 협약 등이 체결된 것으로 보이고, 그와 달리 피고가 자신의 일방적 이익만을 위하여 이 사건 협약 등 체결을 강행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4)

원고는 최저임금을 이유로 종전의 임금수준을 낮춘 불법행위를 피고가 저질렀다고 주장하나, 갑 제19호증, 을 제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협약 등 체결 이전에는 원고 등 택시기사들의 월 기본급(월 24일 만근 기준)은 323,520원, 체결 이후의 기본급은 436,800원으로 증가하고, 또한 제수당을 포함한 급여액도 위 협약 등 체결 이전에는 근로기간에 따라 월 24일 만근 기준으로 382,880원에서 483,980원까지 지급되었으나 협약 이후에는 566,160원에서 623,560원으로 늘어났으며 원고의 임금대장을 살펴보아도 이 사건 협약 등 체결 이후 원고가 주장하는 것처럼 전체적인 임금수준이 낮아졌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다.

원고가 재입사한 2019. 1. 21.부터의 이 사건 근로계약과 관련한 피고의 최저임금법 위반의 불법행위가 인정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 보건대, 원고의 위 주장의 전제는 위 근로계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1일 3시간이나 원고는 실제로 1일 8시간의 근로를 하였으므로 차이나는 근로시간, 즉 1일 5시간에 상응하는 미지급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원고가 위 소정근로시간인 1일 3시간을 초과하여 근로를 제공하였다는 점에 대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이 사건 근로계약서에 의하면 소정근로시간 3시간을 제외한 휴식시간은 근로자가 자유롭게 사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또한 위 근로계약에서 정한 소정근로시간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자발적 합의에 의한 것으로 위 계약에서 소정근로시간을 정한 규정이 탈법행위로 무효라고 단정할 수 없다(원고는 피고가 임의로 작성한 근로계약서에 재입사 조건으로 어쩔 수 없이 서명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가 없고, 원고가 내키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서명하였다고 하여도 그것이 피고의 강요 또는 강박에 이르는 행위 등에 의한 것이 아닌 이상, 그 자체로 자발적이 아니었다고 볼 수도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그렇다면 당심에서 변경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정덕수(재판장) 하성원 송승용

각주1) 사용자는 이 법에 따른 최저임금을 이유로 종전의 임금수준을 낮추어서는 아니 된다(최저임금법 제6조 제2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