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4. 2. 7. 선고 2022나70551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20. 1. 1.부터 2020. 12. 31.까지 피고가 운영하는 노인요양복지시설인 C 요양원(이하 ‘이 사건 요양원’이라 한다)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20. 1. 1.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주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다.

원고는 2020. 1. 29. 피고와 위 나.항의 근로계약 내용 중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과 ‘임금’을 아래와 같이 변경하는 내용의 변경계약을 체결하였다(이하 위 나.항의 근로계약과 통틀어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 한다).

라.

한편 피고는 2020. 2.경부터 원고를 비롯한 요양보호사들을 D1, D2, D3, N 4개조로 나누어 교대근무를 하도록 하였는데, 원고는 2020. 2.경부터 2020. 12.경까지 아래 표와 같이 D1 총 59회, D2 총 59회, D3 총 51회, N 총 83회에 걸쳐 교대근무를 하였다.

<1>

[인정근거] 갑 1, 2호증, 을 5, 6, 22, 2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최저임금 미달액 청구

원고는 피고와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2020년 1월분 급여 중 최저임금 미달액 73,425원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근로계약상 원고의 2020년 1월분 시간급 최저임금은 8,590원(= 기본급 1,262,730원 ÷ 근무시간 147시간)으로서 최저임금법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이 결정고시한 2020년 시간급 최저임금 8,590원과 동일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연장·야간 가산수당 미지급금 청구

원고는 2020. 1.경 실제로 14일을 근무하였음에도 피고로부터 13일분의 연장·야간 가산수당만을 지급받았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1일분의 연장·야간 가산수당 미지급금 73,000원(= 연장수당 64,410원 + 야간수당 8,590원)<2> 및 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

그러나 을 1, 4,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취지에 의하면, 피고는 2016. 7. 1. 근로자 대표와 연장, 야간, 휴일 근로에 대한 보상휴가제도를 운영하기로 하는 내용의 ‘인사노무제도의 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작성한 사실, 원고도 2020. 1. 1. 위 합의서 내용을 열람하였고 이에 동의한다는 취지에서 ‘인사노무제도 운영 합의서 인정 및 근로자대표 선임동의서’에 자필 서명한 사실, 원고는 위 보상휴가제도에 따라 2020. 1.경 한 연장·야간 근로에 대하여 피고로부터 임금을 지급받는 대신 2020. 2. 7. 유급휴가를 사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휴게시간 미부여에 따른 임금 청구

1)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상 규정된 휴게시간을 전혀 보장해주지 않았는바, 원고는 휴게시간에도 입소자들을 돌보거나 긴급 상황을 대비해 항상 대기 중인 상태에 있었고 자유롭게 외출할 수도 없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휴게시간 미부여에 따른 임금으로서 2020년 1월분 2,284,940원[= {11시간(휴게시간) × 14일(근무일) × 8,590원(시급) × 1.5(연장근로 가산율)} + {5시간(휴게시간 중 야간근무시간) × 14일(근무일) × 8,590원(시급) × 0.5(야간근로 가산율)}]과 2020년 2월~12월분 3,543,375원[= {1시간(휴게시간) × 15일(주간 근무일) × 8,590원(시급) × 1.5(연장근로 가산율) × 11개월} + {1.5시간(휴게시간) × 5일(야간 근무일) × 8,590원(시급) × 2(연장근로와 야간근로의 중복 가산율) × 11개월)]의 합계 5,828,315원(= 2,284,940원 + 3,543,375원)<3>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9다14110, 14127, 14134, 14141 판결, 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등 참조).

나)

원고에게 약정된 휴게시간이 보장되었는지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를 비롯한 요양보호사들의 근무형태나 휴게시간이 2020년 2월 이후 변경되었으므로, 아래에서는 위 변경 시점을 기준으로 그 기간을 나누어 살펴본다.

(1)

2020년 1월의 경우

앞서 든 증거, 을 8, 9호증의 각 기재, 항소심 증인 D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2020년 1월에 약정된 휴게시간을 가졌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요양원에는 휴식이나 수면이 가능한 1층 물리치료실(침대 8개, 4명 정도가 누울 수 있는 평상 등이 구비되어 있고, 야간에는 입소자들이 이용하지 않기에 휴게공간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요양보호사실(요양보호사들이 휴식할 수 있도록 각 층별로 별도로 마련된 독립된 공간으로서 간이침대가 설치되어 있다) 등이 마련되어 있어 원고가 휴게시간 동안 독립된 공간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②

이 사건 근로계약에 의하면 휴게시간이 일정한 시간으로 정하여져 있기는 하나, 피고는 2016. 7. 1. 근로자 대표와 ‘이 사건 요양원은 부여된 총 휴게시간을 근로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며, 근로자는 가능한 한 약정한 시간에 사용하도록 하되 요양업무의 특성을 고려하여 본인의 자율적인 판단으로 탄력적으로 사용하기로 한다.’는 내용의 인사노무제도의 운영에 관한 합의서를 작성하였다.

③

피고는 2020. 1. 2. 직원 월례회의를 개최하여 요양보호사들에게 휴게시간 동안 보호자 면회소, 물리치료실, 관리실 등 별도로 마련된 휴게공간을 활용하여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도록 안내하기도 하였다.

④

원고를 비롯한 요양보호사들은 2020년 1월에 이 사건 요양원에서 10:00부터 다음날 10:00까지 상주하면서 2인 1조로 교대근무를 하였다. 그러나 대부분의 활동은 주간에 이루어졌으며 야간에는 거의 모든 입소자들이 소등 이후 잠을 잤고, 요양보호사 2명 모두가 입소자들을 돌보아야 하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는 드문 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오히려 야간에 2인 1조로 근무해야 하는 요양보호사 2명이 동시에 수면을 취하는 경우도 있었다). 주간에는 요양보호사들뿐만 아니라 간호사, 사회복지사들이 근무하고 있었으므로 요양보호사들이 교대를 통하여 융통성 있게 충분히 휴게시간을 가질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2)

2020년 2월부터 2020년 12월까지의 경우

이 사건 근로계약은 원고의 주간 근무(D1, D2, D3)에 대해 휴게시간을 각 1시간, 야간 근무(N)에 대해 휴게시간을 1.5시간으로 정하고 있는데, 앞서 든 증거, 을 13호증, 을 18호증의 2의 각 기재, 항소심 증인 E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주간(D3) 휴게시간 중 20:00부터 20:30까지 0.5시간, 야간(N) 휴게시간 중 1.5시간은 요양보호사 업무를 실제 수행하였거나 그 업무 수행을 위하여 대기하는 시간으로서 실제 근로시간으로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020. 2.부터 원고를 비롯한 요양보호사들을 D1, D2, D3, N 4개조로 나누어 교대근무를 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이 사건 요양원 내 요양보호사들의 근무형태가 변경되었는데, 구체적으로 07:00부터 13:00까지 및 16:00부터 18:00까지의 시간대에는 층당 2인이 근무하였고, 13:00부터 16:00까지의 시간대에는 목련 3층의 경우 층당 2인이, 목련 3층을 제외한 나머지 5개층의 경우 층당 3인이 각 근무하였다. 그런데 D3, N조가 근무하는 시간대 중 18:00부터 다음날 07:00까지에는 목련 3층의 경우 층당 2인이 근무하였으나, 목련 3층을 제외한 나머지 5개층의 경우 층당 1인만 근무하였다. 한편 18:00 이후에는 각 층에 근무하는 요양보호사를 제외한 다른 직원들은 근무하지 않았다.

②

이 사건 요양원의 입소자들은 치매나 신체적 문제 등으로 일상 생활에서 전적으로 또는 상당 부분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노인들이다. 이러한 특성상 야간에도 요양보호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요양대상자가 불규칙적이긴 하여도 상시로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③

원고는 이 사건 요양원 중 백합 4층에 상주하면서 약 10~13명의 입소자들을 담당하는 형태로 근무하였는데, 원고 1인만 근무한 18:00부터 다음날 07:00까지의 시간대에는 휴게시간에 교대인원이 배치되어 있지 아니하여 휴게시간을 자유롭게 이용하는 데 근본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피고 소속 간호사 1명이 요양보호사들의 근무형태가 위 ①항과 같이 변경된 이후 야간에 각 층을 돌면서 휴게 중인 요양보호사들을 감독하기도 하였다.

④

설령 원고가 위 18:00부터 다음날 07:00까지의 시간대에 요양보호사 업무를 실제로 수행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요양보호사의 업무 특성상 그 업무 수행을 위하여 해당 층에서 대기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바, 이러한 대기시간 역시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2020. 2.부터 2020. 12.까지 원고가 휴게시간임에도 실질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2시간(= 주간 0.5시간 + 야간 1.5시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산정한 임금 합계 2,467,477원[= 328,567원{= 51회(D3 주간 근무횟수) × 0.5시간(휴게시간) × 8,590원(통상시급) × 1.5(연장근로 가산율)} + 2,138,910원{= 83회(야간 근무횟수) × 1.5시간(휴게시간) × 8,590원(통상시급) × 2(연장근로와 야간근로의 중복 가산율)}]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요지

원고는 이 사건 근로계약에 따른 근무기간 중 근로기준법상 부여된 11일의 연차휴가를 모두 사용하였음에도, 피고로부터 법률상 원인 없이 연차수당 합계 944,900원을 추가로 지급받았다. 또한 이 사건 근로계약은 해고에 의해서가 아니라 계약기간 만료로 종료되었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해고예고수당 2,061,600원은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한 것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 대한 위 연차수당 및 해고예고수당 상당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 임금채권과 상계한다.

나.

판단

1)

자동채권의 존재

가)

연차수당 상당 부당이득반환채권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연차휴가를 주어야 하고(제60조 제1항),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도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제60조 제2항).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 또는 연차휴가수당 청구권은 근로자가 전년도에 출근율을 충족하면서 근로를 제공하면 당연히 발생하는 것으로서, 연차휴가를 사용할 해당 연도가 아니라 그 전년도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에 해당하므로, 다른 특별한 정함이 없는 한 그 전년도 1년간의 근로를 마친 다음 날 발생한다(대법원 2018. 6. 28. 선고 2016다48297 판결 참조). 결국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은 최초 1년간 80% 이상 출근한 근로자가 그다음 해에도 근로관계를 유지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2년 차에 15일의 유급휴가를 부여하는 것이어서, 1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1년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됨과 동시에 근로계약관계가 더 이상 유지되지 아니하는 근로자에게는 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에 따라 최대 11일의 연차휴가만 부여될 수 있을 뿐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에서 정한 15일의 연차휴가가 부여될 수는 없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27100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 을 4, 24호증, 을 26호증의 1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기간을 2020. 1. 1.부터 2020. 12. 31.까지 1년으로 정하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가 2020. 12. 31. 계약기간 만료로 퇴직한 사실, 원고는 위 근무기간 동안 총 11일의 연차휴가(연장, 야간 근로에 대한 보상휴가 1일 제외)를 전부 사용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한편 원고가 2020. 2.경부터 2020. 12.경까지 피고로부터 각 월별 급여 지급기일(매월 7일)에 연차수당 85,900원을 각 지급받는 등으로 합계 944,900원을 지급받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와 1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1년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됨과 동시에 근로계약관계가 더 이상 유지되지 아니하는 근로자로서 근로기준법에 따라 부여된 최대 11일의 연차휴가를 전부 사용하였음에도, 법률상 원인 없이 피고로부터 연차수당 합계 944,900원을 지급받는 이득을 얻고, 이로 인하여 피고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부당이득으로서 위 연차수당 합계 944,900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해고예고수당 상당 부당이득반환채권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된다. 근로자와 사용자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라 하더라도, 그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었다고 볼 것이나(대법원 1998. 5. 29. 선고 98두625 판결, 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두5673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는 처분문서인 근로계약서의 문언에 따라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 맺어진 것이라고 봄이 원칙이다(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도2247 판결, 대법원 2014. 6. 26. 선고 2011다33825 판결 등 참조).

원고가 피고와 근로계약기간을 2020. 1. 1.부터 2020. 12. 31.까지 1년으로 정하여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가 2020. 12. 31. 계약기간 만료로 퇴직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가 2021. 1. 25. 원고에게 해고예고수당 2,061,600원을 지급한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한편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는 명칭이나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근로계약기간의 만료로 근로관계가 자동으로 종료된다고 정하고 있는 점, ② 이 사건 근로계약상의 계약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거나 원고가 갱신계약의 체결을 원하였고 피고가 이에 대하여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계약의 체결을 거절하였다고 볼만한 자료는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원고를 해고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근로계약이 해고에 의해서가 아니라 계약기간 만료로 종료된 이상,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한 해고예고수당은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한 것이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부당이득으로서 위 해고예고수당 2,061,600원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2)

상계적상 및 상계의 의사표시

피고의 원고에 대한 위 각 부당이득반환채권은 그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으로서 그 성립과 동시에 이행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그 채권의 성립일에 상계적상에서 의미하는 이행기가 도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대법원 2022. 2. 17. 선고 2020다254037 판결 등 참조). 자동채권 중 연차수당 상당 부당이득반환채권은 각 월별 급여 지급기일(2020. 2.경부터 2020. 12.경까지 매월 7일)에, 해고예고수당 상당 부당이득반 환채권은 2021. 1. 25.에 각 발생하여 상계적상에서 의미하는 이행기가 도래하였다. 수동채권인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 임금채권은 각 월별 급여 지급기일(2020. 2.경부터 2020. 12.경까지 매월 7일)에 이행기가 도래하였다.

그렇다면 수동채권인 임금채권은 자동채권 중 연차수당 상당 부당이득반환채권과는 각 월별 급여 지급기일에, 해고예고수당 상당 부당이득반환채권과는 2021. 1. 25.에 모두 이행기가 도래하여 상계적상에 있었다.

한편 위 각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을 서로 대등액에서 상계한다는 피고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2023. 10. 20.자 준비서면이 2023. 10. 25. 원고에게 도달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다.

3)

상계충당

상계의 경우에도 민법 제499조에 의하여 민법 제476조, 제477조에 규정된 변제충당의 법리가 준용된다. 따라서 여러 개의 자동채권이 있고 수동채권의 원리금이 자동채권의 원리금 합계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우선 자동채권의 채권자가 상계의 대상이 되는 자동채권을 지정할 수 있고, 다음으로 자동채권의 채무자가 이를 지정할 수 있으며, 양 당사자가 모두 지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법정변제충당의 방법으로 상계충당이 이루어지게 된다(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2다94155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여러 개의 자동채권이 있고 수동채권인 임금채권액 2,467,477원이 자동채권인 위 각 부당이득반환채권액 합계 3,006,500원(= 944,900원 + 2,061,600원)에 미치지 못하는데, 양 당사자 모두 상계의 대상이 되는 자동채권을 지정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의 위 임금채권은 민법 제477조 제3호에 따라 이행기가 먼저 도래한<4> 연차수당 상당 부당이득반환채권에 먼저 충당된다.

그러므로 원고의 위 임금채권 2,467,477원<5>은 위 상계적상일인 각 월별 급여 지급기일에 소급하여 피고의 연차수당 상당 부당이득반환채권 944,900원<6>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소멸하였다. 나아가 원고의 위 임금채권 중 위와 같이 상계로 소멸되고 남은 1,522,577원(= 2,467,477원 – 944,900원)<7>은 2021. 1. 25.에 소급하여 피고의 해고예고수당 상당 부당이득반환채권 2,061,600원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소멸하였다[한편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의 미지급 법정수당을 청구하는 경우에 사용자가 같은 기간 동안 법정수당의 초과 지급 부분이 있다는 등의 이유로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상계하는 것이 허용되나(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1다7729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이미 임금채권의 2분의 1 이상을 지급받았음에도 일부 과소 지급받은 임금을 청구하는 것이어서 전액 상계를 인정함이 상당하다].

4)

소결론

결국 원고의 피고에 대한 위 임금채권 및 피고의 원고에 대한 연차수당 상당부당이득반환채권은 상계로 모두 소멸하였고, 피고의 원고에 대한 해고예고수당 상당 부당이득반환채권은 539,023원(= 2,061,600원 – 1,522,577원)이 남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의 위 상계항변은 이유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이효진(재판장) 전용수 박수미

각주1) 이 사건 근로계약상 D2조의 근무시간은 ‘09:00~19:00’로 기재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D2조의 요양보호사들은 위와 같이 ‘08:00~18:00’에 근무하였다.

각주2) 원고는 연장·야간 가산수당 미지급금의 구체적인 액수에 관한 주장을 여러 차례 변경하였는바, 원고의 이 부분 청구금액은 원고가 마지막으로 주장한 금액을 기준으로 한다(원고의 2022. 7. 4.자 항소이유서 1쪽 참조).

각주3) 원고는 휴게시간 미부여에 따른 임금의 구체적인 액수에 관한 주장을 여러 차례 변경하였는바, 원고의 이 부분 청구금액은 원고가 마지막으로 주장한 금액을 기준으로 한다(원고의 2022. 3. 7.자 준비서면 2쪽 참조).

각주4) 민법 제477조 제1호, 제3호가 정한 ‘이행기의 도래’는 채권자가 그 때에 변제를 청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권의 경우 그 채권이 성립한 때부터 이행기가 도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자동채권인 위 각 부당이득반환채권은 모두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권으로서 법정변제충당을 함에 있어 먼저 성립한 채권에 대하여 이행기가 먼저 도래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각주5) 원고는 위 임금채권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을 뿐, 그전인 위 각 상계적상일까지의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지는 않다.

각주6) 피고는 ‘연차수당 및 해고예고수당 상당 부당이득반환채권 합계 3,006,500원과 원고의 임금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한다.’고 진술하였는바, 위 각 부당이득반환채권에 대한 지연손해금은 고려하지 않고 이를 상계한다는 취지로 보인다.

각주7) 원고는 위 임금채권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의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을 뿐, 그전인 위 상계적상일 2021. 1. 25.까지의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지는 않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