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5. 4. 10. 선고 2023가단606604 판결

주문

1.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76,864,283원 및 이에 대한 2021. 10. 13.부터 2025. 4. 10.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나머지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2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주식회사 C(이하 ‘피고 C’라 한다)는 화성시 D에서 사업장(이하 ‘이 사건 사업장’이라고 한다)을 운영하면서 닥트 등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고,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B’이라 한다)은 전자제품 제조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재외동포(F-4) 비자를 보유하고 있는 러시아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로, 2021. 2.경부터 피고 B의 파견에 따라 피고 C가 관리·운영하는 이 사건 사업장에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2021. 10. 13. 다른 근로자와 함께 이 사건 사업장의 철판 보관 랩에서 STS철판 1장을 직접 들고 이동하다가 원고가 잡고 있던 철판이 미끄러져 원고의 오른쪽 팔뚝 위로 떨어지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요골동맥 및 척골동맥의 파열, 전완부 심부열상 등의 손상을 입었다.

다.

원고는 2021. 10. 13.부터 2022. 11. 18.까지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0,482,850원, 휴업급여 26,542,400원, 장해급여 12,199,040원을 수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 8호증(각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가.

관련 법리

1)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5. 16. 선고 99다47129 판결 등 참조).

2)

근로자파견관계에서 파견사업주는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용사업주와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여 근로자를 파견하고, 이에 따라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되므로, 파견근로자가 파견근로 중에 직면하는 생명, 신체, 건강에 대한 위험은 대부분 사용사업주가 지배·관리하는 영역에서 발생한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35조 제1항 본문에서 “파견 중인 근로자의 파견근로에 관하여는 사용사업주를 산업안전보건법 제2조 제4호의 규정에 의한 사업주로 보아 같은 법을 적용한다.”고 규정하여 근로자파견 관계에서 산업안전보건법의 규정에 따른 산업재해 예방 및 근로자의 안전과 보건 유지·증진 등에 관한 의무를 원칙적으로 사용사업주에게 부과함으로써,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의 생명, 신체, 건강에 대한 위험을 예방하고 파견근로자의 안전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아니할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등에서 정한 형사적 또는 행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도록 한 것도 이러한 점을 고려한 취지로 볼 수 있다.

위와 같은 근로자파견에서의 근로 및 지휘·명령 관계의 성격과 내용 등을 종합하면, 파견사업주가 고용한 근로자를 자신의 작업장에 파견 받아 지휘·명령하며 자신을 위한 계속적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그 자신도 직접 파견근로자를 위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을 용인하고, 파견사업주는 이를 전제로 사용사업주와 근로자파견계약을 체결하며, 파견근로자 역시 사용사업주가 위와 같은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함을 전제로 사용사업주에게 근로를 제공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그러므로 근로자파견관계에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견근로와 관련하여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는 점에 관한 묵시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사용사업주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으로 손해를 입은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와 직접 고용 또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한 경우에도 위와 같은 묵시적 약정에 근거하여 사용사업주에 대하여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의 위반을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참조).

나.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과 앞서 든 각 증거, 을 제 1, 2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 내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 B은 원고와 직접적인 고용계약을 체결한 파견사업주로서, 피고 C는 원고에게 지휘·명령하여 근로에 종사하게 한 실질적인 사용사업주로서, 원고를 포함한 근로자들이 철판을 직접 손으로 운반하지 않도록 지휘하고, 철판이 떨어지는 등의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하여 안전화, 안전복 등의 보호구를 제공하는 등으로 사고를 방지하여야 할 안전배려의무 또는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한 과실이 있고, 피고들의 이러한 과실로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1)

원고가 이 사건 사고 당시 운반한 철판은 아래 [사진 1]과 같이 직사각형 모양의 길쭉한 형태로 그 두께가 얇고 절단면이 날카로운데 피고가 근로자들에게 제공한 대차는 아래 [사진 2]와 같은 구조로 위 철판과 같이 두께가 얇은 물체를 고정할 수 있는 장치 등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서, 위 철판을 해당 대차 위에 올려놓고 운반하기는 곤란한 것으로 보이며, 위 대차를 이용하더라도 철판을 대차에 올려놓은 후 직접 손이나 다른 장치를 이용하여 그 위치를 고정시킨 후 운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근로자들은 위 철판을 평소 대차 등을 사용하기보다는 직접 손으로 들어 올려 옮기는 방식으로 운반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2)

한편 위 철판은 그 무게가 상당하고 단면이 날카로워 이를 운반하는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할 위험성이 높은데, 피고들은 원고 등 근로자들이 직접 철판을 옮기는 작업을 적극적으로 제지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3)

피고는 근로자들이 위 철판을 대차 등의 장비를 이용하여 운반하는 경우에도 철판이 대차에서 미끄러져 떨어지는 경우 등을 대비하여 안전화, 안전복 등의 보호구를 지급하였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가 작성한 ‘보호구 지급 대장(을 제1호증)’에는 반코팅 장갑과 귀마개만이 제공된 것으로 기재되어 있어 안전화 등의 보호구는 지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달리 위 보호구를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라.

다만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 즉 원고는 철판을 직접 손으로 들어 운반할 경우 그 철판을 놓쳐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피고들 측에 보호구의 지급을 요청하지 않고, 동료 1명과 함께 반코팅 장갑만을 착용한 채 철판을 직접 운반하려고 하였던 점 등 이 사건 사고의 경위와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 스스로 안전에 유의하지 못한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원고의 과실이 이 사건 사고의 발생 및 손해의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들이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액을 산정함에 있어 이를 참작하기로 하여, 피고들의 책임을 60%로 제한한다.

3.

손해배상의 범위

아래에서 별도로 설시하는 것 이외에는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의 각 해당 항목과 같고,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마지막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의 현가 계산은 월 5/12푼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당사자의 주장 중 이하에서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모두 배척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7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E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수원출입국·외국인청장에 대한 사실조회회신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가.

일실수입

1)

인적사항

가)

생년월일: F생, 남성

나)

가동종료일: 2049. 5. 23.

2)

직업 및 소득: 원고는 재외동포(F-4) 비자를 취득하여 2017. 12. 19. 국내에 입국한 러시아 국적의 동포로서 국내에 체류하면서 소득활동을 하고 있었으므로, 도시일용노임에 종사하는 보통인부의 노임을 기준으로 일실이익을 산정하되, 가동일수는 월 20일로 제한한다[피고는 원고가 국내 체류기간 종료일인 2025. 11. 17.까지만 국내 소득을 얻을 수 있고, 그 후부터 러시아 소득을 기준으로 일실수입이 산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외국인의 일실수입을 산정함에 있어서는 예상되는 국내에서의 취업가능기간 내지 체류가능기간 동안의 일실수입은 국내에서의 수입(실제 얻고 있던 수입 또는 통계소득)을 기초로 하고, 국내에서의 취업가능기간은 입국 목적과 경위, 사고 시점에서의 본인의 의사, 체류자격의 유무 및 내용, 체류기간, 체류기간 연장의 실적 내지 개연성, 취업의 현황 등의 사실적 내지 규범적 제 요소를 고려하여 인정함이 타당한데(대법원 1998. 9. 18. 선고 98다25825 판결 참조), 재외동포의 출입국과 법적 지위에 관한 법률(이하 ‘재외동포법’이라 한다) 제10조 제2항, 같은 법률 시행령 제16조 제1항에 의하여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나 출입국관리법 등 관련 법령에 정한 위반 사항이 없는 한 체류기간 연장 허가를 계속 받을 수 있고, 원고가 재외동포법 또는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으며, 원고는 앞서 본 것과 같이 재외동포(F-4) 비자를 취득하여 2017. 12. 19. 입국한 이후 계속 국내에 체류하면서 소득활동을 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배우자 및 자녀들과 함께 국내에 거주하고 있고, 원고는 러시아로 되돌아갈 의사 없이 삶의 터전을 옮겨 국내에서 계속하여 경제활동을 할 의사를 가지고 국내에 입국하였다는 것이므로, 원고는 65세인 가동 종료일까지 국내에 계속 체류할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위와 같이 일실수입을 산정한다.].

3)

후유장해 및 노동능력상실률

○

정형외과(복합장해) 우측 정중신경 및 척골신경 손상 : 19.01%, 영구장해(맥브라이드 장해평가표 말초신경장해 상지의 신경 B-2-b-(1)항 9%, B-3-b-(1)항 11%)

4)

계산

원고는 요양기간(2021. 10. 13. ~ 2022. 11. 18.) 종료일 다음날인 2022. 11. 19.부터 일실수입 손해를 청구하는바, 아래 [일실수입] 표 기재와 같이 합계 123,639,512원이다.

5)

공제

원고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장해급여로 12,199,040원을 수령하였고 이를 공제해야 한다는 점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이를 공제하면 잔존 손해는 111,440,472원(= 123,639,512원 - 12,199,040원)이 된다.

6)

책임의 제한

일실수입 합계액 111,440,472원에서 과실비율에 따라 피고들의 책임을 60%로 제한하면, 피고들의 책임액은 66,864,283원(= 111,440,472원 × 60%, 원 미만 버림)이다.

나.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상해의 부위 및 정도, 노동능력상실률과 원고의 나이 등 이 사건 변론 전체에 나타나는 제반 사정들을 참작하여 위자료를 10,000,000원으로 정한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76,864,283원(= 재산상 손해 66,864,283원 + 위자료 1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일인 2021. 10. 13.부터 피고들이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4. 10.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받아들이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이정권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