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5. 9. 25. 선고 2023고단7727 판결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화성시 B, C동에 있는 '주식회사 D'의 대표로서 제조업을 경영한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및 퇴직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1. 2. 1.경부터 2023. 5. 31.경까지 근무하고 퇴직한 근로자 E의 11개월분 임금 합계 36,300,000원(매월 3,300,000원씩 2021. 8.분,2021. 9.분, 2021. 10.분, 2021. 11.분, 2022. 10.분, 2022. 11.분, 2023. 1.분, 2023. 2.분, 2023. 3.분, 2023. 4.분, 2023. 5.분 등 총 11개월분), 2021년 연말정산환급금918,390원, 2022년 연말정산환급금 1,001,880원 등 합계 38,220,270원 및 퇴직금 7,517,867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았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주체는 '사용자'이고, 근로기준법 제2조 제2호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조는 '사용자란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사업주'란 사업경영의 주체를 말하고, '사업경영담당자'란 사업경영 일반에 관하여 책임을 지는 자로서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을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를 말하며(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7도1199 판결 등 참조),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 함은 근로자의 인사·급여·후생·노무관리 등 근로조건의 결정 또는 업무상의 명령이나 지휘·감독을 하는 등의 사항에 관하여 사업주로부터 일정한 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자를 말한다(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8도5984 판결 등 참조).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대외적으로는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는 회사의 업무를 집행할 권한을 가지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기준법 소정의 사업경영담당자로서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나, 탈법적인 목적을 위하여 특정인을 명목상으로만 대표이사로 등기하여 두고 그를 회사의 모든 업무집행에서 배제하여 실질적으로 아무런 업무를 집행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그 대표이사는 사업주로부터 사업경영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하여 포괄적인 위임을 받고 대외적으로 사업주를 대표하거나 대리하는 자라고 할 수 없으므로 사업경영담당자인 사용자라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0. 1.18. 선고 99도2910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주식회사 D을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사용자라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주식회사 D과 개인사업체인 D은 모두 G가 설립하였고, 같은 곳에 사업장을 둔 채 사실상 하나의 회사처럼 운영되었다. 피고인은 주식회사 D에 입사하여 오랜 기간근무한 끝에 이사가 되었고, 2018. 6.경 당시 대표이사였던 F(G의 아들)가 가정사로 인해 사임을 하자, G의 요청에 따라 법인등기부상 대표이사로 오르게 되었다.

2)

피해자뿐 아니라 주식회사 D에서 기술직 및 경리로 근무하였던 H, I은 모두 이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입사 시 면접은 G가 보았고, G를 사장으로 알고서 입사하였다.', 'G가 회사의 자금과 조직, 영업 전반을 관리하였고, 근무시간이나 급여 등에 대해서도 G와 논의를 하였다.', '업무에 관한 지시도 G만이 하였고, 피고인으로부터 업무 지시를 받은 적은 없다.', '피고인은 회사에서 주로 CS나 기계 조립 등의 기술적이고 실무적인 업무를 하였고, 자금이나 조직 관리 등의 사무적인 업무는 별로 관여하지 않았다.', '퇴사할 때도 G에게 이야기하고 피고인에게는 따로 이야기한 사실이 없다.', '직원들 모두 G를 사장이라고 생각했다. 호칭도 G를 사장이라고 불렀고, 피고인은 이사라고 불렀다.', '피고인을 전문경영인으로 쓰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본인이 대표이사를 할 경우 지게 될 법적 책임 등을 회피하기 위해 G가 피고인을 대표이사로 내세운 것 같다.'라는 내용으로 주식회사 D의 실질적 대표자가 피고인이 아닌 G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위 증인들의 각 진술은 상당히 구체적이고, 서로 간에 일관되며, 현재 주식회사 D을 모두 퇴사하여 회사나 G와 아무런 이해관계가 없다는 점에서 그 객관성과 신빙성이 매우 높다고 평가할 만하다(피고인은 피해자와 비슷한 시기에 피해자와 마찬가지로 10개월분에 가까운 급여를 지급받지 못한 적이 있는 반면, G는 주식회사 D의 자금을 임의로 인출하거나 융통할 수 있었는바, 피고인은 그 직함과는 달리 실질적으로 피해자 등 다른 직원과 유사한 지위에 있었다고 판단된다).

3)

피해자는 G를 사장으로 알고 있으면서도, 형식적으로라도 피고인이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로 등재되어 있다는 점에서 G와 피고인을 함께 고소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과거에도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 지위에서 임금 등의 미지급을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은 사실이 있고, 이 사건의 수사단계에서도 본인이 회사의 대표자가 아니고 G가 실질적 대표자라는 주장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피고인신문 과정에서 확인된 것처럼 당시 피고인은 법률전문가의 조력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형식적인 명의상 대표자의 경우 임금 등의 미지급에 대하여 형사처벌을 받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제대로 알지 못하여 본인의 범죄 성립을 다투지 못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이 과거에 동종 사건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것이 피고인이 주식회사 D의 실질적인 대표자라는 것을 담보하지는 않는다(한편 G는 이 법원으로부터 거듭 증인으로 출석할 것을 요청받았음에도 수개월 동안 이를 무시한 채 불출석하였는바, 이러한 G의 태도 역시그가 주식회사 D의 실질적 대표자임을 암시하는 강력한 정황 증거라고 판단된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되,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 판결의 요지는 공시하지 않기로 한다.

판사 김달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