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갑 제1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20. 7. 29.부터 2022. 9. 30.까지 'C'이라는 상호로 육류 소매업 등을 영위하는 피고에게 고용되어 서빙 업무 등을 담당하면서 근무를 제공한 사실, 원고가 2023. 6. 8.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안산지청으로부터 퇴직급여 5,462,001원을 체불 퇴직급여로 확인받은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급여 5,462,001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22. 10.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17조에 의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원고와 피고 사이에 '퇴직금은 매월 지급하는 월급액 등에 분할․포함해서 수령함을 약속한다.'는 약정이 있었고,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2021. 12. 10.부터 2022. 10. 10.까지 임금에 퇴직금을 분할․포함하여 지급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제1주장).
위와 같은 퇴직금 분할지급약정이 강행법규에 위반하여 무효라면 원고는 이로 인하여 퇴직금 상당의 돈을 법률상 원인 없이 부당이득하고 그로 인하여 피고에게 손해를 가한 것이므로 위 돈은 부당이득으로서 피고에게 반환되어야 한다. 따라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채권 중 1/2을 초과하는 부분에 대하여 상계한다(제2주장).
관련 법리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한편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임금 지급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위 대법원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참조).
판단
제1주장에 대하여
을 제1호증의 기재에 의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피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약정이 있었던 사실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2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위 약정은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8조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가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피고의 제1주장은 이유 없다.
제2주장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를 특정하였다거나,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근로자인 원고에게 불이익하지 않다는 점을 뒷받침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는 등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드는 증거와 사정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 즉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체결되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가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을 체결하였다는 점을 전제로 한 피고의 제2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기각한다.
판사 안동철(재판장) 이효진 박미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