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법리오해
이 사건 천막은 경기도교육청의 직장 갑질과 집단 따돌림, 계속되는 성비위와 성추행 등을 척결하고 경기도교육청 공무원들의 근로조건을 개선, 유지하려고 E 노동조합중심으로 설치되었다. 피고인의 천막 농성은 불과 3일에 그쳤고, 피고인의 천막 농성으로 차량 통행이나 시민들 출입, 경기도교육청 공무원들의 업무에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 경기도교육감은 단체협약에 따라 노동조합이 요청하는 장소와 시설을 이용하게 해야 한다. 피고인의 행위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고 한다) 제4조, 형법 제20조의 정당행위에 해당함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1,000,000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노동조합법 제4조 본문에 따른 정당행위 해당 여부
노동조합법 제4조 본문은 "형법 제20조의 규정은 노동조합이 단체교섭 · 쟁의행위 기타의 행위로서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 적용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노동조합의 조합활동은 근로자가 가지는 결사의 자유 내지 노동3권에 바탕을 둔 것으로서 노동조합법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 정당한 행위에 대하여는 형사상 면책이 되는데, 노동조합의 활동이 정당하려면 주체의 측면에서 행위의 성질상 노동조합의 활동으로 볼 수 있거나 노동조합의 묵시적인 수권 혹은 승인을 받았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2020. 7. 29. 선고 2017도2478 판결 등 참조).그러나 피고인의 이 사건 천막 설치 행위를 노동조합의 조합활동으로 볼 근거가 부족하고, 피고인이 노동조합법이 규정하는 노동쟁의 절차를 거친 다음 이 사건 천막을 설치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며,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이 상당한 기간 동안이 사건 천막을 철거하지 아니하여 사용자의 청사관리권한을 침해하였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형법 제20조에 따른 정당행위 해당 여부
관련 법리
형법 제319조 제2항의 퇴거불응죄는 주거나 건조물 등의 사실상의 평온을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으로, 거주자나 관리자 · 점유자로부터 주거나 건조물 등에서 퇴거요구를 받고도 응하지 아니하면 성립한다(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6도9773 판결 등 참조). 또한 퇴거불응죄는 행위자가 거주자나 관리자 등의 의사에 반하지 아니하고 주거나 건조물 등에 들어갔으나 이후 거주자나 관리자 등의 적법한 퇴거요구에 불응하면 성립하는 범죄로서, 퇴거요구를 받은 행위자가 즉시 응할 수 없는 객관적 · 주관적 사정이 있지 않은 이상 퇴거요구를 받고 즉시 퇴거하지 않으면 성립한다.
형법 제20조가 규정하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는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한다.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대법원 2002. 12. 26. 선고 2002도5077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천막의 설치시기와 설치장소, 청사관리자의 퇴거요청 횟수와 피고인의 퇴거불응의 경위, 피고인의 퇴거불응의 지속 기간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경기도교육청 직원으로부터 3회에 걸쳐'청사 불법점거에 따른 퇴거 요구'를 받았음에도 이에 불응한 행위를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피고인은 2021. 11. 21. 21:00경 F노동조합 조합원 3~4명과 함께 경기도교육청청사 내 본관 건물 앞 주차장에 이 사건 천막을 설치하였다. 이 사건 천막에는 '경기도교육청 부패정화 시민 · 노동조합 연대투쟁본부'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는데, 위 현수막에 표시된 위 단체의 구체적인 실체를 확인할 수 없다(피고인의 진술에 따르면 위 단체는 이 사건 천막 설치일인 2021. 11. 21. 피고인을 본부장으로 하여 발족되었다). 그리고 이 사건 천막에는 직장 갑질과 부당노동행위를 중단하라는 내용이 포함된 9개 요구 사항이 있는데, 그 중에는 해임된 피고인을 즉시 복귀시키라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경기도교육청 청사의 방호업무 담당자는 2021. 11. 22. 18:00경부터 2021. 11.24. 16:00경까지 3회에 걸쳐 피고인에게 이 사건 천막의 철거 및 청사 내 퇴거를 요구하는 내용의 '청사 불법점거에 따른 퇴거 요구 및 행정대집행 계고' 서면을 전달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경기도교육청 청사의 관리권한을 위임받은 공무원의 적법한 퇴거요구에 불응하였고, 경기도교육감이 피고인을 퇴거불응 등의 혐의로 고소한 2021. 12.7.경까지도 이 사건 천막을 철거하지 않았다.
피고인이 이 사건 천막을 설치한 장소는 경기도교육청 청사 내 본관을 기준으로 오른편에 있는 주차장인데, 위 주차장은 경기도교육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과 경기도교육청을 방문하는 민원인들이 함께 사용하는 곳이다.
피고인이 경기도교육청 공무원들의 근로조건을 개선, 유지하려는 목적에서 이 사건 천막을 설치하였더라도, 그러한 목적이 경기도교육청 청사의 사실상의 평온이라는 법익침해를 정당화할 수 없고, 피고인의 이 사건 천막 설치 및 퇴거불응이 그 수단과 방법에서 상당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위 목적 달성에 긴급하고도 불가피한 수단으로 볼 수도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공판중심주의와 직접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형사소송법에서는 양형판단에 관하여도 제1심의 고유한 영역이 존재한다.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이 사건 범행의 경위와 내용, 피고인이 주된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면서 법리적인 측면에서 다투고 있는 점, 피고인의 범죄전력,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너무 무겁다고 볼 수는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홍득관(재판장) 김행순 이종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