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의 반소에 대한 부분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을 초과하는 원고(반소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5,194,994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10. 14.부터 2025. 1. 16.까지는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에 대한 항소 및 반소에 대한 나머지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본소에 대한 항소비용은 원고(반소피고)가 부담하고, 반소에 대한 소송 총비용 중 90%는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이하 본소와 반소에 관하여 함께 본다.
기초사실
원고는 2016. 12. 1. 수원시 장안구 D건물, E호 소재 ‘F’(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고 한다)이라는 상호로 사업자등록을 마친 G와 사이에 원고가 G로부터 수강생을 위탁받아 관리하고 G로부터 수수료를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위탁사업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2016. 12. 12.부터 이 사건 학원에서 중등부 영어 과목의 강사로 근무하였다.
이 사건 계약에서 이 사건과 관련 있는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다음
이후 G는 2020. 10.경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이 사건 학원을 양도하였고, 피고보조참가인은 2020. 11. 4. 그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학원 영업을 하였다.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이 이 사건 학원을 양수한 후에도 별도의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이 사건 학원에서 계속하여 영어강사로 근무하였다.
한편 피고는 2018. 11. 10.경부터 이 사건 학원에서 고등부 수학과목 강사로 근무하였는데, 그러던 중 2022. 7.경 피고보조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학원을 양수하여 2022. 8. 19. 피고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마치고 학원 영업을 하였다.
피고는 2022. 8. 5. 원고에게 2022. 9. 5.자로 원고를 해고한다고 통지하였고, 원고는 2022. 9. 5. 이 사건 학원에서 퇴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6, 7호증, 을 1, 2호증, 을 4호증의 1 내지 4, 7, 을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요지
원고의 본소청구
원고는 이 사건 학원에서 2016. 12. 12.부터 2022. 9. 5.까지 근무를 하다 퇴직하였으므로, 2022. 8.경 이 사건 학원을 양수한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2,150,000원을 전부 임금으로 지급받기로 한 것이고, 별도의 퇴직금 분할 약정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임금을 기준으로 한 퇴직금 12,066,37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본소에 대한 항변 및 반소청구
피고는 이 사건 학원에서 근로자로 근무한 것이 아니고, 설령 근로관계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피고는 피고보조참가인으로부터 이 사건 학원을 양수하면서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지 아니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가사 근로관계가 승계되었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매월 임금과 함께 퇴직분할금 159,927원을 지급받았으므로, 더 이상 원고가 지급받을 퇴직금은 없다.
또한 퇴직금 분할 약정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원고가 퇴직금 명목으로 2017. 2.부터 2022. 9.까지(2016. 12. 12.부터 2022. 9. 5.까지) 68개월 동안 매월 지급받은 159,927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받은 임금에도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부당이득반환으로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금원의 합계 10,875,036원(= 159,927원 × 68개월<1>) 및 이에 대하여 매월 지급한 퇴직분할금의 이자액을 매년 마지막 달에 일괄 지급한 것으로 보아 매년 마지막 달 지급일 다음날부터 제1심법원의 1차 변론기일인 2023. 10. 17.까지의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이자 1,876,093원의 합계 12,751,129원(= 원금 10,875,036원 + 이자 1,876,093원)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는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 채권의 1/2을 초과하는 부분 7,332,390원{= 6,033,189원(= 원고의 퇴직금 채권 12,066,378원 × 1/2) + 이에 대한 2022. 9. 20.부터 2023. 10. 17.까지의 이자 1,299,201원}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상계항변함과 아울러 상계하고 남은 5,418,739원을 예비적 반소로써 구한다.
피고보조참가인의 주장
피고보조참가인은 피고에게 이 사건 학원의 영업을 포괄적으로 양도하였고, 원고에게 퇴직금을 매월 분할하여 모두 지급하였다.
본소 및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본소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원고의 근로자성 여부
갑 1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는 이 사건 학원에서 부여한 업무인 영어 강의, 학부모 상담, 보강, 원비 결제 등 운영업무를 원장의 상당한 지휘감독 아래 수행한 점, 원고는 수강하는 학생수의 증감에 관계 없이 일정금액의 보수만을 지급받은 점, 출퇴근 시간 및 근무장소가 구속되어 있었고, 병가 등의 사유가 발생할 경우 원장에게 구두로 보고한 점, 업무도구 등을 이 사건 학원에서 모두 제공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사용자인 G,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의 근로관계가 피고에게 승계되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영업이 양도되면 반대의 특약이 없는 한 양도인과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원칙적으로 양수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고, 영업양도 당사자 사이에 근로관계의 일부를 승계의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특약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따라 근로관계의 승계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다(대법원 1994. 6. 28. 선고 93다33173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을 4호증의 4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와 피고 보조참가인이 2022. 8. 8. 이 사건 학원을 양도양수하면서 작성한 인수인계서에는 ‘학원을 인수함에 있어 강사는 (승계, 해임)하고 인계인수 전 기존 수강의 교습비 및 기타경비 환불 요구사항이 있을 시 인수자가 승계(환불)한다’고 기재되어 있고, 위 (승계, 해임) 부분 중 해임 부분에 동그라미 체크가 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2, 5호증, 을 8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위 인수인계서에 구체적으로 누구를 해임한다고 특정되지 않았고, 포괄적으로 강사는 해임한다는 취지의 내용만 기재되어 있는 점, 그럼에도 피고는 고등부 영어강사 H, 중등부 수학강사 등 이 사건 학원에서 기존에 근무하고 있던 원고를 제외한 나머지 강사들과는 여전히 근로관계를 유지한 점, 원고가 2022. 8. 26. 피고보조참가인에게 “원장님 피고와 학원 계약하실 때 새학원에서는 저를 고용하지 않는 걸로 하신건가요?”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내자 피고보조참가인은 원고에게 “그런 얘기는 없었습니다.”라고 답한 점, 원고는 같은 날 피고 보조참가인과의 전화통화에서 피고보조참가인이 자신을 해고한 것인지 물었고, 이에 대하여 피고보조참가인은 “저 같은 경우에는 선생님에 대한 해고 뭐 이런 권한이 없어요. 저는 이제 학원을 그대로 넘긴 거기 때문에. 제가 선생님을 경질을 하고 그럴 이유는 없죠. 제가 선생님에 대한 경질 권한은 없어요, 저는 최대한 새 원장님에게 학원을 승계해드리는 게 맞거든요.”라고 말한 점, 피고가 원고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지 아니한 것이라면, 이 사건 학원의 양도인인 피고보조참가인이 원고에게 해고 통지를 하였을 것인데, 피고가 근로관계를 승계하였음을 전제로 2022. 8. 5. 원고에게 해고를 통지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와 피고 보조참가인 사이에 원고와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특약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가 이 사건 학원을 양수하면서 피고보조참가인과 원고 사이의 근로관계는 피고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었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는 원고의 사용자로서 이 사건 학원에서 퇴직한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구체적인 퇴직금액의 계산
나아가 구체적인 퇴직금액에 관하여 보건대, 을 3, 6, 7호증의 각 기재, 제1심법원의 우정사업정보센터장에 대한 각 금융거래정보제출명령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22. 7. 15. 6월분 임금, 2022. 8. 15. 7월분 임금, 2022. 8. 31. 8월분 임금으로 각 1,984,615원(실지급액은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한 1,919,123원)을 각 지급받은 사실<2>(뒤에서 본 바와 같이 분할되어 지급된 나머지 금원 165,385원은 임금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또 원고는 2022. 9. 5. 임금과 퇴직분할금을 분할하지 아니한 358,349원을 지급받은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고, 평균임금은 이를 산정하여야 할 사유가 발생한 날 이전 3개월 동안에 근로자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을 그 기간의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하는바(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2022. 6. 6.부터 원고가 퇴직한 2022. 9. 5.까지의 기간에 대한 원고의 1일 평균임금은 64,715원(= 1,984,615원 × 3 ÷92일, 원 미만 버림, 이하 같다)이고, 이에 따라 원고에게 인정되는 퇴직금은 11,138,072원{= 30일 평균임금 1,941,450원(= 1일 평균임금 64,715원 × 30일) ×(2016. 12. 12.부터 2022. 9. 5.까지의 재직일수 2,094일 ÷ 365일)}이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에 대한 약식명령에서 원고의 퇴직금이 12,066,378원으로 인정되었으므로, 위 약식명령에서 인정된 대로 원고의 퇴직금액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갑 4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2023. 7. 31. 수원지방법원 2023고약6064호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건에서 원고에게 퇴직금 12,066,378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에 대하여 벌금 1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발령받았고, 그 약식명령이 2023. 8. 18. 확정된 사실은 인정되나, 관련 형사판결에서 인정한 사실은 민사재판에 있어서도 유력한 증거가 되기는 하나 민사재판에 있어서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므로, 이 사건에서 제출된 증거들에 비추어 위 약식명령의 사실인정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약식명령에서 인정한 퇴직금액과는 다르게 사실인정을 하였다고 하여 이를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2. 2. 26. 선고 99다67079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피고의 항변 및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퇴직금 분할 약정의 존부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실질적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대법원 2022. 3. 17. 선고 2018다244877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갑 10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2022. 9. 5. 원고에게 5일분의 급여를 지급하면서 총 급여 2,150,000원을 기준으로 1일 급여를 71,667원으로 하여 5일치 급여 358,340원에서 원천징수세액 11,825원을 공제한 346,520원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앞서 든 증거 및 갑 17, 19호증, 을 1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가 근로를 개시할 당시 작성한 근로계약서(갑 7호증) 제4조에서는 강사 수수료를 ‘원천징수세액과 퇴직금을 포함하여 2,150,000원’으로 정하고 있고, 제10조에서는 ‘퇴직금은 상호 합의하에 원고의 요청에 따라 매월 분할지급하며, 계약 종료 시 별도의 퇴직금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는 점, ② 원고는 2017. 1. 15.부터 2017. 10. 15.경까지 2,079,050원을 일시에 지급받다가 2017. 11. 15.부터 퇴직시인 2022. 8. 15.경까지 4년 9개월 동안 매달 1,984,615원(원천징수세액 65,492원을 공제한 실지급액은 1,919,123원)과 165,385원(원천징수세액 5,458원을 공제한 실지급액은 159,927원)으로 나누어 월급을 지급받았고, G와 피고보조참가인은 적요란에 1,919,123원에는 ‘급여’, 159,123원에는 ‘퇴직분할금’이라고 각각 명시하여 위 각 금원을 송금한 점, 이렇듯 원고는 매달 급여 명목의 돈과 퇴직분할금 명목의 돈을 명확하게 구분하여 지급받았고,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금원의 액수가 특정되는 점, ③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을 포함하는 원고의 근로계약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일반적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특별히 근로자인 원고에게 불이익한 수준으로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④ 피고는 원고가 퇴사하기 직전인 2022. 9. 5. 원고에게 총 2,150,000원을 기준으로 5일치를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였는데, 이는 임금과 퇴직분할금을 합친 금원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G, 피고보조참가인 등이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로서 원고와 피고보조참가인 내지 피고와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한다고 봄이 상당하다(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분할 지급된 금원이 실제로는 임금을 정한 것으로 피고보조참가인이나 피고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지급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이라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퇴직금 분할 약정의 무효 및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의 발생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같은 법 제34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한 경우 이는 어디까지나 위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것인바, 그것이 위와 같은 이유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사용자는 본래 퇴직금 명목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위 약정에 의하여 원고가 이미 지급받은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같은 법 제18조 소정의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같은 법 제18조 소정의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고가 퇴직금을 분할하여 지급받기로 하는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달리 그 약정이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된다는 점에 관한 자료가 없으므로, 그 퇴직금 분할 약정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따라서 원고가 위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지급받은 금원은 퇴직금에도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도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원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음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이익을 얻고 피고보조참가인으로부터 근로관계를 승계한 피고에게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혔다고 할 것이므로,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피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부당이득반환의 범위
나아가 부당이득반환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갑 17호증, 을 6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 사건 학원에 근무하면서 2017. 2. 15.부터 2022. 8. 31.까지(2020. 9. 15.자 79,963원, 2020. 10. 16.자 128,885원 및 2022. 8. 31.자 159,927원 제외) 65회에 걸쳐 매월 14일 내지 15일에 159,927원을, 2020. 9. 16.에는 79,963원을, 2020. 10. 15.에는 128,885원을, 2022. 8. 31.에는 159,927원을 각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원고가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원금은 10,764,030원{=(159,927원×65회)+79,963원+128,885원+159,927원}이라고 할 것이다.<3>
이에 대하여 피고는, 매년 마지막 달에 퇴직금을 일괄 지급한 것으로 보아 기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에 대하여 매년 마지막 달 지급일 다음날부터 제1심법원의 1차 변론기일인 2023. 10. 17.까지의 연 5%의 비율에 의한 이자도 가산하여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산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부당이득에 있어서 악의의 수익자만이 그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할 의무가 있고(민법 제748조 제2항), 여기서 ‘악의’라고 함은, 자신의 이익 보유가 법률상 원인 없는 것임을 인식하는 것을 말하고, 그 이익의 보유를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것이 되도록 하는 사정, 즉 부당이득반환의무의 발생요건에 해당하는 사실이 있음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24187, 24194 판결 참조), 원고가 위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받을 당시 자신의 이익 보유가 법률상 원인 없는 것임을 인식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고, 피고가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있음을 주장하며 반소를 제기하여 그 반소장이 2023. 10. 13. 원고에게 송달된 때에야 비로소 원고가 악의의 수익자로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는 퇴직금 명목으로 수령한 금원의 합계 10,764,030원 및 이에 대하여 2023. 10. 14.부터 연 5%의 비율로 계산한 이자를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피고의 상계항변에 관한 판단
구 근로기준법(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42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이미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어 사용자가 같은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게 된 경우에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때에도 적용된다. 한편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한편 민법 제492조 제1항에서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라 함은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이행의 청구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지 채무자가 이행지체에 빠지는 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므로, 기한의 정함이 없는 채무의 경우 성립과 동시에 이행기에 있다(대법원 1981. 12. 22. 선고 81다카10 판결 참조).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행 기한이 없는 채무인 부당이득반환채무(대법원 1995. 11. 21. 선고 94다45753, 45760 판결 참조)는 부당이득을 한 날에 각각 성립함과 동시에 이행기에 있게 된다.
앞의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원고가 퇴직금 명목으로 금원을 지급받은 2017. 2.경부터 2022. 8.경까지 사이에 각각 성립함과 동시에 이행기에 이르렀고, 원고의 퇴직금채권은 퇴직일로부터 14일이 도과한 2022. 9. 20.에 이행기에 이르렀으므로, 원고와 피고의 양 채권은 2022. 9. 20. 상계적상에 있었다고 할 것이고, 피고의 위 부당이득반환채권과 원고의 퇴직금채권 중 1/2을 초과하는 부분을 예비적으로 상계한다는 의사표시가 담긴 2023. 10. 10.자 준비서면이 2023. 10. 11. 원고에게 송달된 사실은 기록상 분명하므로, 이로써 원고의 퇴직금채권 11,138,072원 중 2분의 1을 초과하는 5,569,036원(=11,138,072원÷2)은 위 상계적상일인 2022. 9. 20.에 소급하여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 원금 10,764,030원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소멸하였다 할 것이니, 피고의 위 예비적 상계 항변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제1심법원의 1차 변론기일 예정일이었던 2023. 10. 17.에 원고와 피고의 양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었고, 매년 마지막 달에 퇴직금을 일괄 지급한 것으로 보아 기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 및 이에 대하여 매년 마지막 달 지급일 다음날부터 제1심법원의 1차 변론기일인 2023. 10. 17.까지의 연 5%의 비율에 의한 이자를 가산한 금액이 원고의 퇴직금채권과 상계적상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의 반소장이 원고에게 송달된 2023. 10. 13.에야 비로소 원고가 악의의 수익자로 되어 그 다음날부터 피고가 이자를 반환할 의무가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그 이자 발생일이 위 상계적상일인 2022. 9. 20. 이후임이 분명하므로, 그 이자가 상계적상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소결론
본소
결국 원고의 퇴직금 채권은 상계로 소멸하고 남은 5,569,036원의 범위에서 잔존하는바,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5,569,036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22. 9. 2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법원의 판결 선고일인 2024. 1. 16.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반소
또한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원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 중 원금 10,764,030원은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채권 5,569,036원과 대등액의 범위에서 소멸하였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부당이득반환으로 상계되고 남은 원금 5,194,994원(=10,764,030원–5,569,036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반소장부본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23. 10. 14.부터 원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법원 판결선고일인 2025. 1. 16.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그 중 원고가 악의의 수익자가 된 이후인 2023. 10. 14.부터 피고가 구하는 2023. 10. 17.까지는 악의의 수익자로서 부당이득의 이자로서의 성격도 가진다)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와 피고의 반소청구는 각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각 나머지 본소청구와 반소청구는 각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의 본소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제1심판결의 반소에 대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의 반소에 대한 부분 중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피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범(재판장) 권태관 장지혜
각주1) 피고는 원고가 2017. 1. 15.과 2022. 9. 5.에 각 지급받은 금원에 대하여 퇴직분할금 주장을 하지 않고 있다.
각주2) 법원이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하지 아니하고 퇴직금의 지급을 명하는 것이 위법한 것은 아니므로(대법원 1992. 9. 22. 선고 91다40931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이 원천징수세액을 공제하지 아니한 급여를 기준으로 원고의 퇴직금을 계산한다.
각주3) 피고는 원고가 2017. 1. 15. 및 2022. 9. 5.에 각 지급받은 금원을 제외하고 위와 같은 상계항변을 하고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해선 판단하지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