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벌금 5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 상당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수원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5고단2709
판결선고
2025. 10. 15.
수원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화성시 B건물, C호에 있는 주식회사 D의 대표이사로, 상시근로자 20명을 사용하여 제조업을 영위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23. 8. 21.경부터 2024. 1. 16.경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E을 30일 전 예고 없이 2024. 1. 16.자로 해고하면서 위 E에게 해고예고수당6,484,320원을 해고일에 즉시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증인 E, F의 각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일부 진술기재
E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해고통지서, 내사자료 입수보고(증거목록 순번 제7번, 첨부서류 포함)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근로기준법 제110조 제1호, 제26조 본문, 벌금형 선택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
가납명령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근로자 E은 거래처로부터 금품을 수수하는 등의 행위를 함으로써 피고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 이는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3호에서 정한 해고예고의 예외사유에 해당하고, 피고인은 이를 이유로 E을 해고하였던 것이므로,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피고인을 처벌할 수는 없다.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 제26조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적어도 30일 전에 예고를 하여야 하고,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하였을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해고예고제도는, 사용자가 갑자기 근로자를 해고하면 근로자의 생활에 어려움이 있을 수 있으므로, 새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거나 그렇지 않으면 그 기간의 생계비를 보장하여 해고로 인한 근로자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 그 취지가 있다. 근로기준법에 마련된 해고예고제도는 근로조건의 핵심적 부분인 해고와 관련된 사항일 뿐만 아니라, 근로자가 갑자기 직장을 잃어 생활이 곤란해지는 것을 막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근로자의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합리적 근로조건에 해당한다. 따라서 근로관계 종료 전 사용자로 하여금 근로자에게 해고예고를 하도록 하는 것은 개별 근로자의 인간 존엄성을 보장하기 위한 최소한의 근로조건 가운데 하나에 해당하므로, 해고예고에 관한 권리는 근로의 권리의 내용에 포함된다. 해고예고제도는 돌발적 실직의 위험으로부터 근로자를 보호하려는 데그 취지가 있고, 사용자에게는 대체근로자를 찾는 과정에서 해당 근로자의 해고를 재고하는 일종의 숙려기간으로 작용하기도 하고, 근로자에게는 정당한 해고 사유의 유무에 대한 자기변호의 기회를 부여하기도 한다. 한편,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는 천재·사변, 그 밖의 부득이한 사유로 사업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또는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 경우에는 해고예고의무를 준수하지 않아도 되도록 규정함으로써,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의 이해관계 조정을 반영하고 있다. 이런 점을 종합하여 보면, 일반적으로 해고예고의 적용배제사유로 허용할 수 있는 경우는 근로계약의 성질상 근로관계 계속에 대한 근로자의 기대가능성이 적은 경우로 한정되어야 한다(헌법재판소 2017. 5. 25. 선고 2016헌마640 결정의 취지 등 참조).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3호는 해고의 예고에 관한 예외사유의 하나로서 '근로자가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경우로서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시행규칙 제4조 및 [별표 1]에서는 해고예고의 예외가 되는 근로자의 귀책사유를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다.
구체적 판단
판시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실관계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근로자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 근로기준법 제26조 단서 제3호에서 정한 예외사유가 있었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에게는 미필적으로나마 그러한 사정에 관한 인식과 의사도 있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이와 다른 피고인 측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E은 2023. 8.경 피고인이 운영하는 D의 개발부에 '부장' 직급으로 입사하여 근무하기 시작하였는데, 당시 피고인과 E이 작성한 근로계약서 중 '업무범위'란에는 '전장설계 등'이 명시되어 있었다. 한편 피고인은 2023. 10.경 거래처로부터 E이 담당하던 업무에 관한 불만사항을 접수하게 되자, E에게 '고객사 지원에 더 신경을 써달라'는 취지로 부탁하였고, E은 '적응기간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취지로 답하였는데, 2024. 1.중순경에도 E과 위 거래처에 대한 지원업무의 범위를 둘러싼 이견이 해소되지 않자, 같은 달 16.경 E에게 '해고통지서'를 발송하면서 '해고의 사유'란에 '본인(E)이 생각하는 업무 SCOPE와 회사와의 ALIGN에 문제가 있다'라는 취지를 기재하였다.
한편 E이 2023. 9.경 거래처인 G(F) 측에 금품을 요구하여 그 무렵 F으로부터 100만 원을 받았고, 위 F이 같은 해 12.경 피고인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린 적이 있었는데, 피고인은 E에게 해고통지서를 발송한 다음날인 2024. 1. 17. F에게 100만 원을 송금하였다.
먼저 피고인이 '해고통지서'에서 '해고의 사유'로 삼은 내용에 관하여 살펴보면, E이 피고인의 업무지시가 근로계약상 업무범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들에 따르더라도 위와 같은 E의 태도가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오거나 재산상 손해를 끼친 것(제9호)'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피고인이 제출한 자료들에 의하면, E은 2023. 10.경 피고인으로부터 '고객사 지원에 더 신경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은 이후 해당 거래처와 업무연락을 하였고, 그 이후에도 피고인은 E에게 회사의 인력이 부족한 사정 등을 언급하면서 고객사 지원을 지시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데, 근로계약상 업무의 범위에 관한 E의 주장이 부당하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근거나 자료가 충분히 뒷받침되어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설령 위와 같은 E의 태도가 부당하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사회통념상 고의로 사업에 막대한 지장을 가져왔다거나 그로 인하여 피고인에게 재산상 손해를 초래하였다고 평가하기도 어렵다.
다음으로 E이 거래처에 금품을 요구하여 현금 100만 원을 수수한 행위에 관하여 살펴보면, ① E이 거래처로부터 금품을 수수하였다고 하여 그것이 곧바로 (피고인에 대한) 횡령 또는 배임행위에 해당되지 않는 점, ② 그 이후 피고인이 거래처에 현금 100만 원을 돌려주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법률상 의무 없이 자의로 한 행위 일 뿐이므로, E의 행위로 인하여 현실적인 재산적 손해 또는 그 위험이 초래되었다고 평가할 수도 없는 점, ③ 설령 E이 금품을 수수한 이후 거래처가 피고인의 업체에 다소 높은 견적서를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내부검토의 과정을 통하여 견적서에 표시된 금액과 같은 계약이 체결되는 결과에 이르지는 않았던 점, ④ 피고인이 이러한 사유를 '해고통지서'에 '해고의 사유'로 명시하지도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알 수 있으므로, E의 위와 같은 행위가 '직책을 이용하여 공금을 착복, 장기유용, 횡령 또는 해임한 경우(제5호)'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위에서 본 사정들에다가 피고인의 나이, 경력, 사회경험, E이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경기지방노동위원회가 2024. 6.경 피고인이 한 해고가 부당해고라고 판정하였던 점 등을 더하여 보면, 피고인에게는 해고예고의 예외사유 없이 E을 해고하면서 E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점에 관한 미필적인 의사나 인식이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벌금 20,000,000원 이하
선고형의 결정: 벌금 500,000원
피고인은 자신의 업체에서 근무하던 E을 해고하면서 정당한 사유 없이 E에게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는데,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으면서 현재까지도 해고예고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있으므로, 그 책임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의 사실관계 자체는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아무런 형사처벌의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근로자 E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일부나마 참작할 사정이 있는 점 등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을 참작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벌금형을 선고하기로 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강영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