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방법원판결

수원지방법원 2026. 6. 25. 선고 2025노395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학원의 강사로 근무한 D와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으므로 D에 대한 주휴수당, 휴일근로수당 및 미사용연차수당(이하 '각종 수당'이라 한다) 지급의무가 없었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D에 대한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었기 때문에 이를 지급하지 않은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와 달리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1>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벌금 5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기 광명시 B건물, 2층에 있는 주식회사 C(이하 'C'라고만 한다)의 대표이사로서 상시 27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학원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1)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12. 18.부터 2023. 12. 30.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D의 각종 수당 합계 13,581,640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7. 12. 18.부터 2023. 12. 30.까지 근로하고 퇴직한 D의 퇴직금 21,205,782원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들어 D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 봄이 상당하고, 피고인이 비율제를 약정함에 따라 D가 근로자성을 상실하였다고 주장하고 있음에 비추어 그가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주휴수당 등을 포함한 포괄임금을 정하는 취지로 비율제 약정을 하였다고는 보이지 않는바, 피고인에게는 D에 대한 각종 수당 및 퇴직금 지급 의무가 있고, 피고인에게는 근로기준법위반죄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죄의 고의도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판단하였다.

다.

이 법원의 판단

1)

근로기준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감시 · 단속적 근로 등과 같이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근로시간의 산정이 어려운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법정수당까지 포함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면서도 법정 제 수당을 구분하지 아니한 채 일정액을 법정 제 수당으로 정하여 이를 근로시간 수에 상관없이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내용의 이른바 포괄임금제에 의한 임금 지급계약을 체결하더라도 그것이 달리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고 여러 사정에 비추어 정당하다고 인정될 때에는 유효하다(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4다234971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살피건대,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초 · 중 · 고등학생을 상대로 하는 학원의 특성상 수강생들의 학교 시험기간 중에는 주중 연장수업과 주말 보충수업으로 인하여 강사들의 근로시간이 증가하는 반면, 중간 · 기말고사가 종료된 후, 또는 수학여행, 체육대회, 소풍 등 수강생들의 학교 일정에 따라 강사들의 근로시간이 단축되기도 하며, 학기 중과 방학기간에 근로시간 변동의 폭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② 일정하지 않은 학원 강사들의 근로시간을 정확히 산정하는 것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는 점, ③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경기도지사의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조례에 따라 중학교 재학생에 대한 교습시간이 22:00까지로 정해져 있기 때문에 학원 수업시간이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한계가 있는 점, ④ 학원에서는 수업시간표를 정하여 수강생을 모집하고 계획된 바에 따라 수업을 진행하게 되므로, 정해진 시간표에 불구하고 강사가 연차를 사용한다는 것은 상정하기 어려운바, 이는 직업적 특성에 의한 제약이라고 볼 수 있는 점, ⑤ D가 6년 동안 피고인이 운영하는 C 학원에서 근무하면서 각종 수당을 청구한 바 없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과 D 사이에 각종 수당을 포함하여 급여를 지급하기로 하는 포괄임금약정이 묵시적 합의에 따라 성립하였다고 볼 수 있고, 그러한 포괄임금약정이 근로기준법이 정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포함하는 등 D에게 불이익하다거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은 그가 운영하는 학원에서 고정급을 받지 않고 수강료 수입의 40%를 분배받는 '비율제 강사'로 근무한 D와 각종 수당이 모두 포함된 포괄임금약정을 체결하였다고 보이는바,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D에 대하여 추가적으로 각종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2)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관한 판단

가)

관련 법리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것이라면 사용자가 그 퇴직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어서 사용자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지급거절이유 및 그 지급의무의 근거, 그리고 사용자가 운영하는 회사의 조직과 규모, 사업 목적 등 여러 사항, 기타 퇴직금 등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한 다툼 당시의 여러 정황에 비추어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7도1539 판결, 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09도824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보건대, 원심과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 즉 ① C 측과 D 사이에 '공동사업에 대한 수익배분 계약서'가 작성되었는데, 위 계약서에 의하면 D는 고정급이 아닌 비율제(강의료 매출액의 40%)로 강의료를 지급받고, '노동법상 근로자로서 퇴직금 등의 주장을 하지 않기로 한다'는 계약 내용에 동의한다고 서명하였던 점, ② 위 계약 내용을 두고 피고인과 D 사이에 근로자성 및 포괄임금약정 인정 여부에 대한 다툼이 있었던 점, ③ D는 피고인에게 각종 수당과 퇴직금의 지급을 요청하였다가 위와 같은 이유로 거부당하자 C를 상대로 각종 수당 합계 13,581,640원 및 퇴직금 21,205,782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한 점(서울중앙지방법원 2024가단5290577), ④ 위 민사소송에서 D의 근로자성은 인정되나, C와 D 사이에 포괄임금약정이 체결되었다고 보아 C 측에 각종 수당 지급 의무가 없고, 그에 따라 퇴직금도 D가 주장하는 위 21,205,782원에서 일부 감액된 19,077,596원<2>만이 인정된 판결이 선고되어 그대로 확정된 점, ⑤ 피고인은 2025. 10. 21. 위 판결의 취지에 따라 D에게 미지급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합계 25,830,542원을 지급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D가 근로자라는 점 및 피고인에게 공소사실 기재 퇴직금 지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보이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에게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제44조 제1호, 제9조 제1항 위반죄의 고의가 있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없이 증명되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1.

공소사실의 요지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다.

2.

판단

위 제2항의 '다. 이 법원의 판단' 부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미주(재판장) 김규완 이채영

각주1) 피고인은 2026. 5. 28. 당심 제1회 변론기일에서 이 부분 항소이유 중 D의 근로자성을 부인한다는 주장을 철회하였다.

각주2) 퇴직금 산정 기준 임금에서 각종 수당 상당액을 제한 후 다시 산정되었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