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A에게 5,590,000원, 원고 B에게 5,312,000원, 원고 C에게 3,104,750원, 원고 D에게 4,250,000원, 원고 E에게5,375,000원, 원고 F에게 4,625,000원, 원고 G에게 5,250,000원, 원고 H에게 5,500,000원, 원고 I에게 4,500,000원, 원고 J에게 3,312,000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2019. 1. 16.부터 2020. 7. 7.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피고 주식회사 L에 대한 청구에 관한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들 주장
원고들은 불법취업 문제로 형식적으로는 피고 주식회사 K(이하 '피고 K'라고 한다)으로부터 노무도급을 받은 M 운영의 N에 소속된 근로자이나 실질적으로는 2018. 8. 1.경부터 2019. 1. 15.까지 O 주식회사(이하 'O'이라고 한다)로부터 선박 블록제작 작업 등을 하도급받은 피고 K에 소속되어 위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고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피고 K가 원고들의 사용자이다.
P은 피고들을 사실상 지배하면서 피고 K의 산업재해 처리 문제가 발생하자 산업재해 책임과 불법체류자 고용, 체불임금 등을 면탈하기 위해 사실상 동일한 회사인 피고 주식회사 L(이하 '피고 L'이라고 한다)을 내세워 O과의 하도급 계약을 양수하도록 하였다.
피고 K는 원고들의 사용자로서 또는 N의 피고 K에 대한 임금 채권을 대위한 원고들의 채권자대위권 행사에 따라 원고들에게 청구취지 기재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피고 L은 피고 K와 연대하여 원고들에게 미지급한 2018. 12. 1.부터 2019. 1. 5.까지의 임금인 청구취지 기재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주장
원고들은 피고 K가 하도급을 준 N 소속의 직원들이고, 피고 K가 원고들을 고용한 사실은 없다. 대위 청구와 관련하여 N의 무자력이 입증되지 않았다.
피고들은 완전히 별개의 법인으로 피고 L은 원고들의 임금에 대한 아무런 책임이 없다.
판단
원고들이 피고 K의 근로자들인지 여부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제3자의 사업장에서 제3자의 업무에 종사하는 자를 제3자의 근로자라고 할 수 있으려면, 원고용주는 사업주로서의 독자성이 없거나 독립성을 결하여 제3자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 할 수 있는 등 그 존재가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사실상 당해 피고용인은 제3자와 종속적인 관계에 있으며, 실질적으로 임금을 지급하는 자도 제3자이고, 또 근로제공의 상대방도 제3자이어서 당해 피고용인과 제3자 간에 묵시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되어 있다고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대법원 1999. 11. 12. 선고 97누19946 판결, 대법원 2003. 9. 23. 선고 2003두3420 판결, 대법원 2008. 7. 10. 선고 2005다75088 판결, 대법원 2018. 12. 27. 선고 2016다204271 판결 등 참조). 민법상의 고용계약이든 도급계약이든 근로계약의 형식이 어떠하든간에 근로의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것이라면 그는 근로기준법 제14조 소정의 근로자에 해당하고, 용역계약은 비록 형식적으로는 노무도급계약의 외관을 띠고 있으나, 원고들이 그 계약에 기하여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는 실질에 있어서는 피고의 구체적, 개별적이 지휘감독 하에 일정한 근무장소 및 근무시간 내에서 근로를 제공하였다면 원고들이 피고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1. 7. 26. 선고 90다20251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1 내지 13호증, 을2 내지 4호증의 각 기재(가지번호 포함), 증인 Q의 증언, 이 법원의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형식적으로 피고 K가 N에게 하도급을 주고 N가 원고들을 고용한 것으로 처리되었으나 N의 존재 형식적 명목적인 것에 지나지 않아 독립적으로 원고들의 업무를 지휘·감독하였다고 볼 수 없고, 원고들은 실질적으로 피고 K와 노무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피고 K의 구체적 개별적 지휘·감독하에 일정한 근무장소 및 근무시간 내에 근로를 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은 근로기준법상 피고 K의 근로자라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 K는 원고들을 비롯한 외국인근로자들 중 불법체류자를 직접 고용할 경우 발생할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Q을 통해 형식적 하도급업체로 N를 소개받았다. 피고 K는 N의 운영자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는 것으로 보이고, 피고 K와 N 사이에 체결된 하도급 계약서는 제출되지 않았다.
원고들은 2018. 8. 1.부터 2019. 1. 15.까지 피고 K가 하도급 받은 블록제작 작업 중 사상작업을 수행하였고, 피고 K가 진행한 안전교육에 참석하였으며, 피고 K가 지정한 사업장 내에서 근무하였다. N가 원고들의 작업 수행과 관련하여 작업도구를 제공하거나(피고 K또는 O이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들을 지휘·감독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고, N는 피고 K과 O 사이의 하도급계약이 종료된 2019. 1. 31.자로 폐업하였다.
O은 사내협력업체인 피고 K에게 선박 블록제작 등을 하도급 주었고, 피고 K가 N에 블록제작 작업 중 사상작업 부분을 재하도급하는 형식을 취하였는데,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은 위 사상작업팀 근로자인 R이 사망한 재해 관련 조사에서 원고들을 Q 물량팀장에게 소속된 근로자들로 파악하였고, N 상대로는 아무런 조사를 하지 않았다.
피고 K가 출근일지를 관리하면서 사상작업팀 반장인 원고 A에게 기성예상금액표를 교부하고, 원고 A은 이를 확인하고 조정을 하여 피고 K에게 다시 위 금액표를 보내면, 피고 K는 N 계좌로 근로자 임금 총액을 이체하였고, Q이 원고 A을 도와 작업자별 일당, 작업공수, 계좌번호를 정리해서 N에 알려주면 N는 작업자별로 임금을 지급하였으나 N는 피고 K로부터 임금을 지급받아 원고들에게 재송금하는 것 외에 구체적으로 임금 지급과 관련하여 개입하였다고 볼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
피고 L의 임금 지급 책임 여부
관련 법리
기존회사가 채무나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사업의 형태와 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신설회사를 설립했다면, 그 신설회사 설립은 기존회사의 채무나 강제집행을 피한다는 위법한 목적을 위해 회사제도를 남용한 것이므로, 기존회사의 채권자에게 두 회사가 별개의 법인격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닥도 할 것이어서 기존회사의 채권자는 위 두 회사 어느 쪽에 대하여서도 채무 이행을 청구할 수 있고, 이와 같은 법리는 어느 회사가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기업의 형태. 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이미 설립되어 있는 다른 회사를 이용한 경우에도 적용된다. 여기서 기존회사가 채무나 강제집행을 피하기 위해 사업의 형태와 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한 신설회사를 설립했는지는 기존회사의 폐업 당시 경영상태나 자산상황, 기존회사에서 신설회사로 유용된 자산이 있는지와 그 정도, 기존회사에서 신설회사로 이전된 자산이 있는 경우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지급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11. 5. 13. 선고 2010다94472 판결, 대법원 2016. 4. 28. 선고 2015다13690 판결 등 참조).
판단
위에서 든 증거, 을1, 2, 3, 5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O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과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 K와 피고 L은 P이 사실상 지배하는 동일한 회사로서, P은 산업재해, 불법체류자 고용문제와 임금 체불 등의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O과 관계를 종료하고 기존에 설립되어 있던 피고 L을 내세운 것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므로, 피고 L이 원고들에게 피고 K와 피고 L이 별개의 법인격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 원칙상 허용될 수 없다. 결국, 피고 L도 원고들에게 체불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P은 O 사내협력업체인 주식회사 S(2015. 9. 16. 설립, 2017. 4. 28. 폐업)의 대표이사였고, 위 경영진은 P 외 사내이사 T, U, 감사 V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017. 4. 4. 설립된 주식회사 W(2017. 12. 31. 폐업)의 경영진은 대표이사 X, 사내이사 Y, T,감사 V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 피고 주식회사 K(2017. 9. 28. 설립, 2019. 5. 1. 폐업)의 경영진은 대표이사 P의 모친 Z, 사내이사 Y, V, 감사 T로 구성되어 있고, 피고 L(2018. 12. 28. 설립)의 경영진은 대표이사 P, 사내이사 AA, AB, 감사 AC로 구성되어 있는 점, 피고 K의 주주는 Z, Y, T, 피고 L은 P, AB, AA으로 구성되어 있는 점, 위 4개 회사의 등기부상 사업목적, 본점 소재지가 동일한 점, 위 4개 회사가 순차적으로 O의 협력업체로 등록되었고, 4개 업체 모두 O으로부터 취부·용접·사상작업에 대한 하도급을 받은 것으로 보이는 점, P은 피고 K의 경영대리인으로, 피고 L의 대표자로 O과 하도급계약을 각 체결한 점, 앞서 본 R 사망과 관련하여 울산지방검찰청은 P을 피고 K의 실운영자로 보고 기소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4개 회사의 실질 운영자는 모두 P이라고 봄이 타당하다.
P은 Q에게 N와 같은 위장업체 이용에 따른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고 체납 세금이 과점주주나 대표이사에게 전가되는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주주 1인의 지분을 과반수가 되지 않도록 하고 대표이사 이름도 변경하는 것일 뿐 종전 업체를 폐업하고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여도 종전 업무 관계는 변함이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하였다.
피고 K는 2019. 1. 31. O과 하도급관계를 중단하였고, 피고 L은 2019. 2. 1. 피고 K의 공사 및 작업을 양수하여 O과 하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피고 L이 O과 위와 같이 하도급계약을 체결하기 직전인 2019. 1. 15. 앞서 본 R의 산업재해가 발생하였고, 원고들 청구의 이 사건 체불임금도 2018. 12. 1.부터 2019. 1. 15.까지 발생한 것으로, 피고 K는 위 산업재해로 인한 조사과정에서 불법체류자 고용, 위장하도급 업체 이용 등에 대한 책임을 부담할 수 있다고 인식한 것으로 보이고, O에서도 하수급 업체인 피고 K 사업장 내에서 발생한 위와 같은 산업재해, 불법체류자 고용과 관련한 문제로 도급인으로부터 수급받지 못할 것을 우려하여 피고 K와 하도급계약을 종료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 L 이사인 AB, AA 이 피고 K의 안전교육 참석자로 기록되어 있고, 피고 K의 감사 T가 피고 L의 안전교육 참석자로 기록되어 있는 등 직원 구성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 K와 피고 L은 별다른 재산이 없으며, 피고 L이 피고 K의 본점 소재지를 그대로 승계하고 O과의 하도급계약 지위를 양수하면서도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
체불 임금액
원고들이 주장하는 체불 임금액에 대하여는 청구취기 기재와 같다는 점에 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결론
따라서 피고 L은 피고 K와 연대하여 원고 A에게 5,590,000원, 원고 B에게 5,312,000원, 원고 C에게 3,104,750원, 원고 D에게 4,250,000원, 원고 E에게 5,375,000원, 원고 F에게 4,625,000원, 원고 G에게 5,250,000원, 원고 H에게 5,500,000원, 원고 I에게 4,500,000원, 원고 J에게 3,312,000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퇴직일 다음날인 2019. 1. 16.부터 원고들이 구하는 바에 따라 이 판결 선고일인 2020. 7. 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받아들인다.
판사 정재욱
각주1) Q은 2016년경부터 피고 K의 실질적 대표인 P이 대표이사이던 ㈜S의 사상작업팀에서 근무하다가 원고 A을 작업반장으로 소개하고 사업작업 업무를 그만두었으나, P과 원고 A의 요청으로 사상작업팀 임금 계산과 송금 업무를 도왔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