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방법원판결

울산지방법원 2024. 1. 25. 선고 2022가합12332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 M 주식회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석유, 석탄 및 천연가스 등을 원료로 하는 석유화학제품 등의 제조업 등을 영위하기 위하여 설립된 회사이고, 원고들은 N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위 회사가 피고 회사로 흡수 합병된 뒤 피고 회사에서 퇴직한 근로자들이다.

나.

구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 제19조는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2013. 5. 22. 고령자고용법이 개정됨에 따라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2항은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라고 규정하게 되었다.

다.

피고 회사는 위 고령자고용법 개정 이전인 2012. 4. 1.경 피고 회사의 기능직 근로자들의 정년을 만 55세에서 만 57세로 연장하고, 만 56세에는 만 55세 임금의 80%, 만 57세에는 만 55세 임금의 70%를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이후 피고 회사는 위와 같이 개정된 고령자고용법 부칙 제1호<1>에 따라 2016. 1. 1.부터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다.

라.

피고 회사는 2014. 2.경 3차례에 걸친 노사협의회 및 사원설명회를 거친 후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 341명 중 306명(동의율 89.7%)의 동의를 얻어 2014. 3. 1. 취업규칙을 변경한 뒤 2016. 1. 1.부터 아래와 같은 내용의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5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 취지

2.

원고들의 주장

가.

이 사건 임금피크제 관련 합의가 존재하지 않고, 가사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취업규칙 개정은 근로조건의 불리한 변경에 해당하여 근로자들 사이에 충분한 의견교환이 이루어지는 등 절차가 보장되어야 하나, 위와 같은 절차가 보장되지 않아 무효이다.

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을 차별하는 것으로 고령자고용법 및 동일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3.

판단

가.

취업규칙 변경의 절차적 하자 존부에 관한 판단

1)

취업규칙의 변경이 근로자에게 불이익한지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조건을 결정짓는 여러 요소 중 한 요소가 불이익하게 변경되더라도 그와 대가관계나 연계성이 있는 다른 요소가 유리하게 변경되는 경우라면 그와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8다255488 판결 참조).

취업규칙의 작성 · 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서 취업규칙을 작성 · 변경할 수 있고, 다만 취업규칙의 변경에 의하여 기존 근로조건의 내용을 일방적으로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려면 종전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 집단의 집단적 의사결정 방법에 의한 동의를 요하는 것이므로, 그 동의 방법은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의, 그와 같은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들의 회의방식에 의한 과반수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근로자의 과반수라 함은 기존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 집단의 과반수를 뜻한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다85997 판결 등 참조). 2)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피고 회사와 근로자들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에 관한 합의가 존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취업규칙에 불이익한 변경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 회사는 2014. 2.경 3차례에 걸친 노사협의회 및 사원설명회를 통하여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 배경 및 그 방법 등에 관하여 근로자들과 협의를 거친 뒤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 과반수로부터 이에 관한 동의를 받았던 점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임금피크제 대상 근로자들이 사원설명회에 참석할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였다거나 근로자들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 관련 의견교환의 기회가 박탈되었다는 등의 다른 사정도 존재하지 않는 점에 비추어, 피고 회사와 근로자들 사이에 이 사건 임금피크제도입에 관한 합의가 존재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②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의 정년연장 또는 보장으로 고용안정을 도모하면서도 이에 따른 사업주의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신규 채용을 증가시켜 청년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노사 간의 입장을 적절히 조율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비록 이 사건 임금 피크제의 시행으로 인하여 임금지급률이 감소되기는 하였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만 57세였던 정년을 만 60세로 3년간 연장하면서 정함이 없던 구간에 대하여 새로운임금제도를 신설한 것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불이익만을 입게 되었다고 볼 수 없다.

③

오히려 종전 임금피크제에서는 만 56세에는 만 55세 임금의 80%, 만 57세에는 만 55세 임금의 70%를 지급하기로 하였으나,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만 56세에는 만 55세 임금의 90%, 만 57세에는 만 55세 임금의 81%를 지급하기로 하는 등 원고들에게 유리하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변경되었다는 사정도 존재한다.

다.

연령차별금지원칙 위반 여부에 관한 판단

1)

고령자고용법은 제4조의4 제1항에서 "사업주는 모집·채용(제1호), 임금, 임금 외의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제2호), 교육·훈련(제3호), 배치·전보·승진(제4호), 퇴직·해고(제5호) 분야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자를 차별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제2항에서 "제1항을 적용할 때 합리적인이유 없이 연령 외의 기준을 적용하여 특정 연령집단에 특히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는 경우에는 연령차별로 본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등 참조).

한편,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 5는 ① 직무의 성격에 비추어 특정 연령기준이 불가피하게 요구되는 경우, ② 근속기간의 차이를 고려하여 임금이나 임금 외의 금품과 복리후생에서 합리적인 차등을 두는 경우, ③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을 설정하는 경우, ④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는 제4조의 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으로써 일정한 연령의 근로자들은 개별적인 업무성과 등에 관계없이 오직 근로자가 일정한 연령에 이르렀다는 사정만으로 임금이 감액되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의 임금에 관하여 차등을 두는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앞서 든 증거들, 을 제6 내지 9, 12 내지 1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으로 정년이 60세로 연장되자 이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조치의 일환으로 도입되었다. 2013. 5. 22.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 개정에 따라 2016. 1. 1.부터 300인 이상의 사업장의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의무화하면서 인건비 증가가 예상되었다.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는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제19조의2 제1항에서 규정한 '임금체계 개편 조치'로서 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②

고령 근로자에 대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차별을 금지하기 위하여 2008. 3. 21. 법률 제8962호로 '사업주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에게 임금 등을 차등 지급해서는 아니 된다.'라는 내용의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가 신설되었다. 다만 같은 법 제4조의5도 신설하여,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않는 것으로 정하였으며, 정년연장을 위한 임금피크제는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맞춘 정년연장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봄이 타당하다.

③

정년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고 보아야 한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 대상 근로자들에 관하여 임금피크제 시행 이후 직무변경 등을 통한 업무경감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고, 가사 업무량이나 업무강도 등에 관한 명시적인 저감조치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합리적인 이유 없는 연령차별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④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하여 원고들을 비롯한 기능직들의 정년은 만 57세에서 만 60세로 3년 연장되었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매년 지급되는 임금이 감축되기는 하나, 정년연장으로 인하여 원고들이 정년까지 총 받을 수 있는 임금은 증가된 것으로 보이는 바, 이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원고들에게 불이익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재우(재판장) 이주황 이충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