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벌금 500만 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
사실오인
피고인과 E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대화를 나눈 것은 사실이나, E이 먼저 부서이동을 희망하면서 면담을 요청하여 그와 같은 내용의 대화를 나눈 것에 불과하므로, 피고인에게 노동조합 운영에 대한 지배 또는 개입의 범의가 없었음에도 피고인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끼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4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검사
원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판단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관련 법리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81조 제4호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 등을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단결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배제·시정함으로써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회복하려는 데에 그 취지가 있고(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7두8881 판결, 대법원 2013. 2. 15. 선고 2010도11281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한 발언의 내용, 그것이 행하여진 상황과 시점, 그것이 노동조합의 운영이나 활동에 미치거나 미칠 수 있는 영향 등을 종합하여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로서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고, 또 그 지배·개입으로서의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의 침해라는 결과의 발생까지 요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3. 5. 23. 선고 2010도15499 판결, 대법원 2022. 5. 12. 선고 2017두54005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원심판결서 3~4쪽에서 구체적으로 이유를 설시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하였다.
원심의 이와 같은 판단을 기록과 면밀히 대조하여 살펴보고, 여기에 원심이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당시 피고인은 선행도장부 운영과장으로서 위 부서의 인사, 교육, 복지, 행정 등 부서 전반의 운영업무를 맡고 있었고, 노동조합 대의원들과 소통하는 창구로서의 역할도 아울러 수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인은 2017. 1. 31. 실시 예정인 제29대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노조 대응 업무의 일환으로 조합원 성향, 대의원 예상 출마자, 부서의 정서 및 후보자 개별 평판 등을 분석한 ‘2017년 제29대 대의원 선거계획’이라는 문건을 작성하였던 점, ③ 피고인은 대의원 선거 약 1개월 전인 2016. 12월경 E과 면담을 하였는데, E은 제27대 및 제28대 선행도장부 강성 대의원으로 활동한 바 있었고, 그 무렵 제29대 대의원 선거에 출마할 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는 상황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④ 피고인은 E과 면담을 하던 중 E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에 기재된 바와 같이 말하였고, 녹취서에 기재된 전체적인 대화의 맥락을 보더라도 피고인이 ‘E이 희망하는 부서이동을 위하여 대의원 불출마 혹은 조합원 탈퇴 등의 선결조건이 갖추어졌을 때 인사부서를 통한 적극적인 협의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회사측 입장을 E에게 전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점, ⑤ E이 이 사건 이전부터 피고인에게 부서이동을 적극적으로 희망하여 왔고, 이 사건 당시 피고인과 E이 비교적 친밀한 관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피고인과 E의 회사 내 지위 및 이 사건 면담이 이루어진 시기와 경위 등을 감안할 때, 피고인이 ‘대의원 불출마’ 또는 ‘조합원 탈퇴’ 등을 언급한 것이 오로지 E과의 친분관계로 인하여 부서이동을 시켜주겠다는 단순한 호의에서만 비롯되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⑥ 피고인이 작성한 ‘2017년 29대 대의원 선거계획’에 ‘Q(E의 개명 전 이름)은 실질적으로 합리파로 전향시켰고, 대외적으로는 강경파로 보이도록 관리하고 있으며, 대의원 선거에 적극 출마토록 설득 진행 중’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증거기록 제1028쪽), 다른 한편 피고인은 검찰 조사를 받을 당시에 ‘위 부분은 제가 소설을 쓴 것이고, 사실과는 다릅니다. Q은 당시에도 굉장히 강성이었기 때문에 대의원 선거에 실제 활용할 수 있어서 별표로 표시한 것이 아니고, 그냥 제가 강성 대의원을 잘 관리하고 있다고 홍보하기 위하여 거짓 작성한 것입니다.’라고 진술한 바 있어(증거기록 제2166쪽) 위와 같은 선거계획의 기재 내용만으로 이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 E으로 하여금 대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도록 회유할 유인이 없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⑦ E이 피고인과 면담한 이후에도 결국 대의원 후보로 출마하기는 하였으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부당노동행위의 성립에 반드시 근로자의 단결권 침해라는 결과의 발생까지 요하는 것은 아닌데다가 E의 수사기관 진술에 의하면, 실제로 피고인이 제안한 부서이동에 관한 발언이 E으로 하여금 대의원 선거 직전에 후보에서 사퇴하게 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는 점을 더하여 보면, E과 면담을 할 당시에 피고인에게 노동조합의 조직이나 운영 및 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의사가 있었다고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는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과거에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할 수 있으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이른바 ‘강성파’ 노동조합원에게 소속 부서의 이동을 조건으로 노동조합 대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도록 권유하는 방법으로 근로자의 노조운영에 개입한 사안으로 헌법상 노동3권 보장의 취지 등에 비추어 그 죄책이 무겁고, 진지한 반성이 필요한 점 등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을 비롯하여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직업, 환경, 성행 등 형법 제51조 소정의 양형조건을 두루 종합하여 보면, 원심의 양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검사의 주장은 이유 있고, 피고인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다시 판결한다(한편,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하나, 검사의 항소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는 이상 주문에서 따로 선고하지 아니한다).
[파기부분에 대하여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