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단체급식, 식자재 유통 등 식품 관련 사업을 하는 회사이고, 원고들은 피고에 고용되어 근무하다가 2021. 12. 31.(원고1 A 내지 원고17 Q) 및 2022. 12. 31.(원고 18 R 내지 원고 34 AH) 각 정년에 도달하여 퇴직한 근로자들이다.
정년 연장 관련 법 개정
1)「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은 1991. 12. 31. 법률 제4487호로 제정될 당시 제19조에서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하는 경우에는 그 정년이 60세 이상이 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그 후 고령자고용법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개정되면서 제19조 제1항에서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 같은 조 제2항에서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여 근로자의 정년을 만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 제19조의2 제1항을 신설하여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면서 부칙에서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경우 2016. 1. 1.부터 제19조, 제19조의2 제1항의 개정규정이 시행되는 것으로 규정하였다.
피고의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 도입
2014. 11. 1. 취업규칙 개정 전 피고 근로자의 정년이 55세였으나, 피고는 위 취업규칙 개정을 통해 근로자의 정년을 2014년 만 58세, 2015년 만 59세, 2016년 만 60세로 적용하여 시행하는 것으로 개정하였다.
위 취업규칙 개정에 따라 원고는 2017. 5.부터 적용되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취업규칙을 개정하였는데, 임금피크제의 주요 내용은 ‘만 59세의 경우 기본급, 근속수당, 품질향상수당의 동결, 상여금 600%, 만 60세의 경우 기본급 동결, 근속수당, 품질향상수당 미지급, 상여금 500%’이다.
이후 피고는 노조와 사이에 2019. 1. 1.부터 적용되는 임금피크제 개선에 대한 합의를 하였는데, 그 주요내용은 ‘만 59세의 경우 기본급 동결, 상여금 600%, 근속수당, 품질향상수당 지급, 만 60세의 경우 기본급 동결, 상여금 500%, 근속수당, 품질향상수당 지급 및 2018. 12. 정년 퇴직자에 대한 일시금 30만 원의 지급’이다.
위 임금피크제 개선 합의 이후 피고는 2023. 10. 30. 노조와의 합의를 통해 2017. 6. 도입한 임금피크제를 2023. 1.부로 폐기하기로 하면서 2023년 정년퇴직 예정자에 대하여 소급기간을 2022. 8.부터 2023. 7.까지로 하여 2022년 임금인상분과 상여금 미인상분, 제수당 동결분, 2023년 상여금 삭감분 및 임금인상에 따른 변동급여 차액분을 지급하기로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 2호증의 각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들의 주장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을 차별하는 것으로 고령자보호법 제4조의4에 위반하였고,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취업규칙의 변경이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무효인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지 않았다면 지급되었어야 하는 2020. 12.분부터 발생한 임금 및 퇴직금 등의 차액을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하는데, 그 금액은 별지 1 기재와 같다.
판단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효력
관련 법리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아니하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아니한 경우를 말한다. 사업주가 근로자의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이른바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그 적정성,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하여 사용되었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5. 26. 선고 2017다292343 판결 참조).
판단
위 인정사실에 더하여 을 제1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할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을 위반한 합리적 이유가 없는 연렬상 차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취업규칙 변경에 있어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볼 수도 없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형태
고령자고용법은 2013. 5. 22. 법률 제11791호로 일부 개정되면서,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도록 의무화하는 한편(제19조), 제19조의2에서 ‘제19조 제1항에 따라 정년을 연장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와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를 대표하는 자를 말한다)은 그 사업 또는 사업장의 여건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을 두었다. 이는 정년 연장이 의무화되면서 사업주의 재정부담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정년 연장에 따른 기존 인력의 구조조정, 신규 인력 채용의 감축 등과 같은 부작용을 방지 또는 완화하기 위하여 사업주가 정년 연장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고용보험법령 역시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이 시행되기 전부터 정년 연장에 따른 근로자의 임금 삭감 제도를 예정하고 이에 대한 지원금 제도에 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있었으며(고용보험법 제23조, 같은 법 시행령 제28조<1>), 정년 연장이 시행될 무렵에는 고용보험법 시행령(2015. 12. 4. 대통령령 제26690호로 개정된 것)에 제28조의2<2>를 신설하여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한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55세 이후부터 임금을 감액하는 제도를 시행하는 경우 2018. 12. 31.까지 일정한 지원금을 지원하도록 규정하였다. 이처럼 관련 법령에서는 법정 정년 연장에 대응하여 일정 연령 이상 고령자를 대상으로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임금을 삭감하는 임금피크제와 같은 임금체계 개편 조치를 이미 예정하고 있고, 특히 고용보험법령은 임금피크제 등으로 인해 정년이 연장된 근로자의 임금이 감액될 수도 있음을 예상하고 있었다.
위와 같은 법률 개정에 따라 근로자의 정년 연장이 강제되면서 임금체계 개편의 일환으로 공공기관은 임금피크제의 도입이 권고되었고<3> 많은 회사들 역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 시작하였으며, 피고 역시 정년 연장에 더하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였다. 다만 피고의 경우 2016. 1. 1.부터 정년이 60세로 연장되었음에도 2017. 4.에야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2017. 6. 임금피크제를 도입하여 정년연장과 임금피크제 도입에 시차가 있다. 그러나 이는 AJ로부터 공장 내 식당 운영을 도급받아 운영하고 있는 피고 사업의 특성상 피고가 AJ의 요구에 응할 수밖에 없고, AJ로부터 AJ에 준하는 임금피크제를 적용하는 것을 기준으로 인건비를 책정할 것을 요구받은 피고로서는 AJ가 최종 결정한 임금피크제 적용기준을 고려하여 피고의 임금피크제 적용기준을 정할 수 있었을 것인데 AJ가 2016. 11.경에야 임금피크제 적용기준을 마련하여 피고는 그 이후에야 후속절차를 진행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 정년 연장 이후 임금피크제 도입까지 다소 시간적 간격이 있기는 하나 그 도입 경위에 비춰볼 때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기본적으로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임금피크제는 고령 근로자의 고용 유지 및 안정 및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일환으로 도입된 것으로, 고령 근로자의 임금을 일부 축소하는 대신 정년을 연장 또는 보장하여 서로 상생하면서 고령화 사회에 대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제도이다. 설령 피고가 정기승급에 따라 호봉이 올라가는 현공급적 보수체계를 운영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정년 연장에 따른 인건비의 급격한 상승은 불가피하다. 피고는 당초 피고 근로자들의 기존 정년에 따른 인력의 수급과 배치, 임금체계를 구성하고 AJ와 도급 계약을 체결하게 되는데, 근로자들의 정년을 일률적으로 60세로 상향한 고령자고용법의 개정으로 상당한 수준의 추가적인 인건비 부담을 떠안게 되었다.
피고는 고령 근로자에 대한 인건비 부담을 경감하고 기업가치를 유지하며 고령 인력의 적체현상으로 인한 신규인력 채용의 위축을 방지하기 위해 이 사건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것으로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5 제4호에서 정한 연령차별금지의 예외사유인 ‘고령자고용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특정 연령집단의 고용 유지·촉진을 위한 지원조치를 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에 따른 정년 연장의 합리적인 시행을 위해 도입된 조치로 정년 연장과 유기적인 연관성을 갖는다. 비록 원고들의 정년 연장이 법률 개정에 따른 당연한 결과로 기대되기는 하였으나, 반대로 기존 임금이 어느 정도 감액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
2017. 6.부터 적용되는 임금피크제에 의하더라도 기본급의 삭감 없이 59세의 경우 기본급, 근속수당, 품질향상 수당이 동결되는 정도, 만 60세의 경우 기본급이 동결된 상태에서 근속수당, 품질향상수당이 미지급되고 상여금이 100% 삭감되는 정도라서 급여 인상분을 지급받지 못함으로 인한 기대수익의 감소가 있다고 볼 수는 있으나 기존 임금 대비 임금의 삭감 정도는 그리 크지 않다. 더욱이 원고들은 2019. 1.부로 개선된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만 60세에도 근속수당, 품질향상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게 되어 임금 삭감의 정도가 피고와 노동조합이 자율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 범위 내의 비율로 보이고, 그것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게 수인할 수 없을 정도의 일방적인 불이익을 강요로 평가되지 않는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들에 대하여 복리후생에 관한 사항은 종전과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어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금피크제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는 불이익이 과도하다고 보기 어렵다.
결국 원고들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기존 정년인 만 55세에서 만 60세로 연장된 것에 더하여 58세까지는 임금의 삭감이 없고 59세 이후에도 일부 임금 삭감 외에 근로의 제공 및 임금 수령의 기회가 생겼으므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시행 이전과 비교하여 실질적인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고 보기 어렵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방법과 정도 등에서 그 불이익이 심대하여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차별이라고 할 수도 없다.
임금 삭감에 대한 대상 조치의 도입 여부 및 감액된 재원의 사용처
이 사건 임금피크제와 같이 정년 연장에 연계하여 연장된 기간에 한하여 임금피크제가 실시되는 경우, 정년 연장 자체가 임금 삭감에 대응하는 가장 중요한 보상이고, 연장된 근로기간에 대하여 지급되는 임금이 감액된 인건비의 가장 중요한 사용처라 할 수 있다. 더욱이 피고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면서 휴가비 30만 원, 환갑휴가 2일 부여 등과 같은 복리후생을 신설하기도 하였다.
절차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원고는 피고가 취업규칙의 변경 없이 임의로 기준을 정하여 임금을 감액하는 형태로 임금피크제를 시행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설령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에서 규정한 취업규칙의 불이익 변경시 요구되는 과반수의 집단적동의 취득 과정에서 집단적 의사형성을 위한 집단적 회의절차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았으므로 취업규칙 변경에 절차적 위법이 있다고 주장한다.
갑 제1호증, 을 제3 내지 6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는 2017. 6.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하여 사전에 임금피크제 도입 배경이나 이로 인한 처우 변경에 대한 설명 후 소속 근로자들로부터 동의를 받아 취업규칙을 변경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2017. 6. 취업규칙의 변경이 없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이 사건 임금피크제의 도입으로 인해 만 59세 및 60세 근로자들에게 임금삭감의 결과를 가지고 온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실만으로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이 곧바로 취업규칙의 불이익한 변경으로 볼 수는 없고, 설령 이를 불이익한 변경으로 보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근로자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어 시행한 것으로 그 취업규칙을 무효로 볼 수 없다.
더욱이 원고들에게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시점의 취업규칙은 2019. 1. 30.자 취업규칙인데, 위 취업규칙은 노사 합의에 따라 기존 임금피크제를 개선한 것으로, 설령 2017. 6. 취업규칙이 무효라고 하더라도 새로운 합의에 기한 2019. 1. 30.자 취업규칙까지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라서, 2019. 1. 30.자 취업규칙에 따른 임금피크제를 무효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적용에 있어 절차상 위법이 있고 이로 인해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적용할 수 없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우정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